원의 비밀(손진길 소설)

圓의 비밀34(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0. 18. 09:47

圓의 비밀34(작성자; 손진길)

 

강수재 과장은 서울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부모님을 따라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

 

그곳에서 영어로 생활하면서 고등학교를 마치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다. 아무리 늦어도 중학교 1학년때까지는 영어권에서 공부를 시작해야 원어민에 가까운 영어습득이 가능한데 그는 그 기회를 얻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강수재는 좌절하지 아니하고 학업에 정진했다. 그는 머리가 좋을 뿐만 아니라 끈기도 대단했다. 그 결과 오클랜드대학교 정치학과와 법학과에 동시에 합격하여 4년간 공부하고 복수전공으로 2개의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다음에 강수재는 미국으로 건너가서 워싱턴DC에 있는 죠지워싱턴대학교대학원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했다;

서른도 되지 아니한 나이에 정치학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미국의 대학에 교수진으로 남지 아니하고 뉴 코리아 펀드회사에 입사했다. 그 이유는 그가 박사과정 공부를 하고 있을 때에 만난 오철수 이사의 권유 때문이다. 그가 조국을 위하여 한번 헌신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자신의 의사를 타진했을 때에 강수재는 깊이 생각했다.

한국에서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나지 아니했으면 병역의무를 이행했을 것이다. 군에서 2년이상 조국을 지키느라고 복무를 했을 터인데 자신은 그것을 면제 받았다. 그러므로 이제라도 그 한국계 회사에 입사하여 한 3년 정도 봉사하는 것이 옳다고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그는 박사학위를 취득하자 마자 뉴 코리아 펀드회사에 입사했다.

당시에는 오철수 이사가 부장이었으며 갓 입사한 강수재의 상관이었다. 강수재가 맡은 업무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연구하고 한반도와 그 주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레포트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재미교포들의 돈을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지 그 여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일이 강수재의 흥미를 자극했다. 자신이 알고 싶은 내용을 연구하고 레포트로 작성하는 것이 신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심히 펀드회사에서 일을 하는 사이에 3년의 세월이 지나고 있다. 이제는 대학의 강단에 서는 길을 모색할 생각이 나지 아니하고 있다. 그보다는 자신이 현재 수행하고 있는 일이 더 흥미가 있고 또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강수재를 지켜보다가 펀드회사의 이사로 승진한 오철수가 자신의 방으로 따로 불렀다. 그리고 권유했다; “수재야, 네가 내 동생 같아서 내가 개인적으로 하는 말이다. 그동안 3년간 미국의 대외정책과 한국에 대한 영향을 살펴보았으니 너도 이제는 깨닫는 바가 있을 게야. 우리들의 조국인 한국의 생존과 번영의 문제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 일을 돕는 일을 나는 수재 너와 함께 계속하고 싶은데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그 말을 듣자 강수재가 크게 고개를 끄떡였다. 그러자 오철수 이사가 강수재를 그 회사의 사장인 제임스 박에게 데리고 간다. 그곳에서 박사장이 오철수와 강수재에게 말한다; “강수재 당신이 조국을 위해서 헌신할 생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내가 오이사에게 당신을 데리고 내 방으로 오라고 말했어요. 이제 함께 온 것을 보니 강수재 당신이 허락을 한 것으로 알겠소”.

박사장이 강수재의 얼굴을 한참 보고나서 말한다; “상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오이사를 통하여 듣도록 하시고 여기서는 내가 간단하게 말하겠소. 우리 회사는 겉으로 보면, 펀드회사가 맞아요. 하지만 그 안에는 비밀결사단체가 하나 숨어 있어요. 나와 오이사는 그 멤버이지요. 우리는 강수재 당신을 그 단체의 멤버로 받아 들이고자 해요. 이미 허락한 것으로 내가 알고 있겠소. 자세한 내막을 오이사에게 따로 들으시고 일체 함구를 해주세요. 부탁합니다. 강수재 선생…”;

 

강수재는 얼떨떨했다. ‘뉴 코리아 펀드회사만 해도 뉴욕 월가에 본사를 가지고 있는 거대한 조직이다. 재미교포들이 주로 자본 참여하고 있는 그 회사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자유진영에 많은 지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안에 더 엄청난 비밀조직이 숨어 있다고 하니 그것이 도대체 무엇인가?강수재의 의문은 오이사의 방에 단둘이 있게 되자 풀리고 있다.

오이사의 설명으로 그 비밀조직의 이름이 Peaceko 21’이며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정책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필요한 첩보활동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것은 두가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하나는, 조국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것이다. 또 하나는, 재미교포들의 돈을 안전하게 투자하고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강수재가 그 비밀조직에 가입하고 나자 곧바로 펀드회사의 과장으로 승진한다. 그리고 오철수 이사의 지시를 받아 은밀하게 활동한다. 그렇게 첩보활동을 병행하는 도중에 장병국으로 위장하고 있는 윤치국 특파원을 만나고 또한 장하응으로 불리고 있는 윤하선을 만난 것이다.

그 두사람을 만나서 같은 오피스텔에 살면서 함께 토론하는 사이에 강수재는 그들과 정이 많이 들고 있다. 장병국은 좋은 형님과 같고 윤하선은 성실한 동생과 같다. 생각 같아서는 형과 동생으로 부르면서 3총사가 되어 허물없이 지내고 싶지만 그것이 좀 어렵다. 그 족보라고 하는 것이 있어서 장병국이 엄연히 장하응의 삼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수재는 편하게 장병국을 동료로 대하면서 연하인 장하응에 대해서는 착한 동생으로 여기고 잘 보살펴주고 있다. 그런데 강수재가 보기에 장병국과 장하응은 하나의 공통점과 하나의 큰 차이점이 있다. 공통점은 정보분석능력이 다같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하나의 차이점은 본래 장병국은 정치학을 공부하고 한양신문사 특파원으로 오래 활동하였기에 그러한 능력이 발휘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장하응의 경우에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장하응은 그러한 스펙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장병국만큼의 놀라운 능력이 발휘되고 있다. 그는 본래 역사학도이고 고등학교 국사선생이다. 그런데 국제관계분야의 정보수집과 분석능력을 탁월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강수재는 거참 신기하다고 여기고 있다.  

강수재는 일본이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정한론의 내용을 장하응이 일본과 중국 그리고 미국의 입장에서 각각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나름대로 분석하는 것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장하응의 설명을 들으면 실제로 그들이 그러한 속셈을 가지고 그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접근이다. 그래서 강수재는 어쩌면 장하응이 그의 막냇삼촌인 장병국보다 국제정세와 대외관계를 바라보는 더 예리한 안목을 지니고 있는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강수재는 지난번 토론시간에 장병국이 부탁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최신 전략을 한번 수집해본다. 그는 Peaceko 21’의 비밀파일을 찾아서 그 분야의 내용을 먼저 점검한다. 그리고 죠지워싱턴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함께한 친구들을 일부러 찾아가서 그들의 견해를 청취한다. 그들이 모두 30대 중반의 연령이므로 한창 미국의 정계와 학계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 결과를 머리속으로 정리한 후 강수재 과장이 하루는 두 사람, 곧 장병국 및 장하응을 불러서 그 이슈를 주제로 하여 토론을 벌린다.  강수재의 발표가 끝나자 장병국이 말한다; “강 과장, 정말 고마워. 자네가 설명한 내용을 듣고 보니 미국의 최근 전략이 보이는 것 같구만. 그런데 나는 내 나름대로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강수재와 장하응이 귀를 기울인다. 그러자 장병국이 말한다; “첫째로, 일본이 미국을 설득하여 북한을 중국에게 주고자 하지만 미국이 현 상태 그대로 순순히 중국에게 줄 마음이 없는 것 같애. 왜냐하면, 중국에 대한 경제제재를 미국이 풀려고 하지 않거든...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한마디로, 세계의 패권국인 미국은 절대로 패권도전국이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기 때문이지. 따라서 미국이 북한을 중국에게 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중국이 완전히 패가망신하고 쪼개어진 다음의 일이 될거야…”;

 

그 말을 듣자 강수재가 반론을 제기한다; “그 말은 그대로 접수하기가 어려워요. 왜냐하면, 미국의 경제적 압력으로 중국이 무너질 것이라고 보기가 힘들어서 그래요. 특히 중국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을 모두 갖추고 있는 그야말로 핵 강대국의 하나이지요그러한 중국을 어떻게 미국이 완전히 굴복시킬 수가 있을까요? 왜소한 북한도 어려운데따라서 그것은 가능성이 없는 견해입니다”.

하지만 장하응은 찬찬히 오래 생각하면서 삼촌인 장병국의 말을 기다린다. 그는 삼촌이 어설픈 주장을 하는 것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자 장병국이 천천히 설명을 시작한다; “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중국이 그렇게 강력한 하나의 통일국가로 보이지가 않아. 왜냐하면, 지난 1980년부터 40년간 경제개발을 하면서 중진국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경제발전의 혜택은 아주 소수만이 향유하고 있는 것이거든. 따라서 적어도 80%의 중국사람들이 이제는 재분배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어…”;

 

잠시 숨을 쉬고서 장병국이 이어서 설명한다; “중국은 미국만큼 큰 영토를 지니고 있는데 지금 크게 경제가 발전한 지역은 주로 바다를 끼고 있는 동해안지역과 큰 강 유역의 일부 거대도시들 뿐이야. 그래서 중국은 사실 이제부터 경제발전의 성과를 내륙으로 파급시켜야만 해. 그래야 동부와 서부로 분열이 되지 아니하고 하나의 중화민국으로 계속 유지가 될 수 있다고 나는 보고 있어”;

장병국이 강과장과 장하응이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고서 계속 설명한다; “그러한 취지에서 중국정부는 진작에 서쪽 끝까지 가는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그리고 몇개의 거점도시를 무리하게 건설한 것이지. 이제는 그 일대일로와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하여 그 주변지역을 전부 경제성장지역으로 만들어야 하는 거야.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 직전에 미국으로부터 경제적인 압력을 크게 받게 된 거지”.

조금 숨을 쉰 다음에 장병국이 결론을 맺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우연이라고 볼지 몰라도 나는 기자의 감각으로 그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어. 그것은 사실 미국이 중국의 약점을 파악하고서 중국의 정책전환 직전에 의도적인 회심의 일격을 가한 것이지그러므로 미국은 동과 서로 소득의 차이가 극심하여 분열하려는 처지에 놓이게 된 중국이 자신들에게 두 손을 들고서 완전히 항복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어. 그러니 북한을 중국에게 양보하는 문제는 아마도 그 다음의 수순이 될 거야”;

그제서야 강수재 과장도 입을 다물고 장병국의 설명을 경청한다. 그 모습을 보고서 장병국이 이어서 설명한다; “이제 한가지 남게 되는 문제는 세계의 핵 강대국의 하나로 손꼽히는 중국이 미국에게서 그러한 수모를 당하고 그냥 굴복할 것인가? 하는 점이야. 그런데 중국은 직접 무력시위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북한의 핵이라고 하는 만만한 카드가 하나 있거든. 따라서 북한을 사주하여 미국의 영토 가까이 핵미사일을 한방 쏠 수도 있을 거야. 그것이 하나의 변수이겠지…”;

 

장하응은 속으로 생각한다; “그렇다. 지금의 국제관계는 경제문제 뿐만 아니라 군사적인 요소도 반드시 하나의 변수로 두고서 함께 생각해야만 한다. 그리고 미국이 중국에 대하여 사용하고 있는 대전략은 일본이 한국에 대하여 사용하고자 하는 비밀전략과 상당히 닮아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더 정보를 빼내고 분석을 해보아야 그 실체가 더 분명히 드러나겠구나! 역시 시간이 필요해…”.

장하응은 벌써 자신이 국사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한성고등학교에 휴직계를 제출해 놓은 상태이다. 그러므로 내년 봄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6개월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때까지 그는 그 문제를 풀어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그는 내년도 수업준비를 제대로 하기 위하여 가급적 일찍 연말까지 직장으로 복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따라서 장하응으로 미국에서 불리고 있는 국사 선생 윤하선은 다음과 같이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다; “금년말까지 일본의 가칭 원의 비밀의 전모가 밝혀지고 그것을 완전히 저지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한국과 일본이 허심탄회하게 새출발을 했으면 좋겠다. 나도 유끼꼬를 내 아내로 빨리 맞이했으면 좋겠다…”;

 

과연 윤하선의 바램이 긍정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