圓의 비밀31(작성자; 손진길)
4. 미국에서 첩보활동을 시작하는 윤하선
윤하선이 중국항공기로 뉴욕 케네디공항에 도착한다. 그가 가방을 찾아서 입국장을 빠져나오자 ‘장하응’이라는 이름을 적은 팻말을 들고 서있는 젊은 남자를 만난다. 윤하선이 그에게 다가가자 ‘장하응’ 선생이냐고 그 남자가 묻는다. 윤하선이 자신의 위장된 여권을 보여주자 그가 고개를 끄떡인다.
자신의 자가용에 윤하선의 큰 가방을 싣고서 그 남자가 손수 운전한다. 윤하선은 별로 아는 사람이 없는 뉴욕에 자신을 공항에서 영접해주는 그 사람이 고맙다. 그래서 미소를 띄면서 운전 중에 있는 그 남자에게 말한다; “고맙습니다. 제가 성함을 여쭈어 보아도 될까요?”.
그 남자가 역시 미소를 띄면서 친절하게 대답한다; “저는 강수재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그리고 잘 오셨습니다”. 강수재가 도착한 곳은 뉴욕시내에 있는 오피스텔 건물이다. 그가 자동차를 지하주차장에 주차하고 트렁크에서 윤하선의 큰 가방을 꺼낸다. 그 가방을 엘리베이터에 싣고 윤하선을 3층으로 안내한다.
312호실 앞에 와서는 강수재가 자신의 신사복 안쪽 주머니에서 ‘312’라는 숫자가 적혀 있는 키를 꺼낸다. 그것으로 오피스텔 방문을 열고 함께 들어간다. 강수재가 방문을 확실하게 잠근 다음에 윤하선에게 말한다; “저는 윤하선 선생이 ‘장하응’이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윤하선이 깜짝 놀란다. ‘강수재가 누구이기에 자신의 정체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가? ‘ 의아하여 그의 입을 쳐다본다. 그러자 강수재가 말한다; “여기 오피스텔의 3층에는 저와 윤선생님의 막냇삼촌인 윤치국 특파원이 각각 다른 호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 미국에서는 윤치국 특파원이 ‘장병국’이라는 가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강수재가 주의사항을 말한다; “윤선생은 여기 미국에서는 언제나 자신의 이름이 ‘장하응’이라고 생각하시고 절대로 본명을 사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삼촌도 언제나 ‘장병국’이라고 부르십시오. 그렇게 완벽하게 행동해야 서로의 신변이 안전합니다. 그리고 저와 장병국이 활동하고 있는 조직과 그 일에 대해서는 잠시 후 삼촌으로부터 직접 설명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강수재가 거기까지 설명을 한 후에 방문을 열고 나간다. 그러자 5분후에 ‘장병국’으로 위장하고 있는 윤치국 특파원이 방문을 두드린다. 윤하선이 도어뷰어로 확인하니 막냇삼촌이다. 그래서 급히 방문을 연다. 윤치국이 반갑게 방안으로 들어오면서 말한다; “하응아, 오래간만이구나”. 윤하선도 별수가 없다. 그래서 급히 대답한다; “병국이 삼촌, 여기서 만나다니 꿈만 같습니다”.
그러자 윤치국이 웃으면서 장조카인 윤하선에게 말한다; “우리는 ‘파평 윤씨’이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이곳 미국에서는 ‘인동 장씨’로 활동하게 되었다. 그러니 서로의 안전보장을 위해서 열심히 장병국과 장하응으로 당분간 활동을 해야만 한다. 총명한 너이니 문제가 없을 줄 안다”. 참고로, 포항시 기계면에 있는 파평 윤씨의 종가집의 모습이 다음과 같다;
그리고 영주 화기리에 있는 인동 장씨의 종택의 모습이 다음과 같다;
그 말을 듣자 장하응이 질문한다; “병국이 삼촌, 그러면 아까 그 젊은 신사분 강수재는 어디 소속입니까? 또 삼촌은 지금 어디에 소속이 되어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장병국이 대답한다; “강수재는 ‘뉴 코리아 펀드회사’의 과장이다. 동시에 그는 비밀단체인 ‘Peaceko 21’의 요원이다. 나는 그들과 함께 여기서 일본의 ‘원의 비밀’을 계속 파헤치고 있다”.
장하응이 고개를 끄떡인다. 자신이 일본 오사카의 고현중에게서 들은 이야기에 비추어 보면 능히 짐작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비밀결사의 단체이름이 ‘Peaceko 21’이라고 하는 사실은 여기서 처음 듣게 된 것이다. 장병국이 이어서 말한다; “나는 310호실이고 강수재 과장이 311호실이다. 우리 3사람이 이제부터 한 팀이 되어서 정보수집활동을 하게 된다. 그렇게 알고 좀 쉬도록 해라. 이따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꾸나”.
11시 30분경에 장병국이 강수재와 함께 장하응의 방문을 3번 두드린 다음에 초인종을 누른다. 도어뷰어로 삼촌과 강과장임을 확인한 다음에 장하응이 방문을 열어준다. 방안에 들어서면서 장병국이 말한다; “그래 하응아, 좀 쉬었니?”. 장하응이 고개를 끄떡이자 그가 이어서 말한다; “나하고 강과장은 서로가 방문을 3번 두드린 다음에 초인종을 누르는 것을 암호로 사용하고 있다. 너도 그렇게 사용하면 편할게야”.
장하응은 그 암호가 자신과 유끼꼬가 일본 오사카에서 사용하던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괜히 쓴웃음이 나온다. 장병국과 감과장은 장하응을 데리고 뉴욕 시내 중심지 소호에 있는 한식집 ‘우래옥’으로 간다;
그곳에서 ‘도가니탕’을 3그릇 주문한다. 그러면서 말한다; “하응아, 여기서는 도가니를 정말 많이 준다. 서울보다 싸고 맛이 있으니 실컷 먹도록 하자”;
장하응이 먹어보니 정말 도가니 양이 많아서 간장에 찍어 먹기가 좋다. 그것을 보고서 강과장이 말한다; “저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에도 이곳에서 푸짐하게 먹었어요. 미국에 사는 보람을 여기서 찾았는가 봅니다. 하하하…”. 장병국과 장하응은 그럴 것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함께 웃는다.
식사를 마치고 3사람이 오피스텔로 돌아온다. 그들은 장하응의 방에 모여서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강과장이 장하응에게 자신들이 그동안 활동하여 얻은 결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말해준다; “장하응 선생이 일본 오사카에서 알아낸 일본계 로비스트 나카무라 겐죠와 펀드 매니저 기시 노부스께를 우리가 미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지요…”.
강과장이 자랑스럽게 설명한다; “나카무라 겐죠가 로비스트로 일하면서 엄청난 보수를 받고 있는데 그는 그 돈을 라스베가스에서 흥청망청 쓰고 있어요. 그 결과 빚을 지게 되어 고급정보를 중국인에게 비싸게 팔고 있더군요. 마침 그 중국인의 애인이 한국계라서 일본의 ‘원의 비밀’의 일부를 밝혀낼 수가 있었지요. 그 내용은 일본이 중국에게 북한을 무력으로 점령하고 핵을 관리하여 달라고 요청했다는 겁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장병국이 강과장을 대신하여 말한다; “그 정보를 여기의 강수재 과장이 직접 빼냈어. 참으로 대단한 일을 했지 그런데 그 정도가 아냐. 더 대단한 첩보는 일본이 미국과 중국에 돈을 주면서 동시에 그 작전을 실현시키고 있다는 거야. 그러니 미국에서도 북한이 위험하게 핵을 관리하는 것보다는 이왕의 핵 강대국인 중국이 그것을 관리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그 말을 듣자 장하응이 말한다; “저는 오사카에서 지난 7월에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통역으로 일한 적이 있는 중국인을 수배하여 그에게서 하나의 정보를 얻었지요. 당시에 일본측에서 중국측에 ‘1천억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제 보니 바로 그러한 맥락에서 나온 금액이군요…”.
그 말을 듣자 장병국과 강수재가 함께 고개를 끄떡인다. 그리고 강수재 과장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제부터는 일본이 미국을 설득하기 위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알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일본이 정말로 극동에서 미군을 대신하는데 그칠 것인지? 아니면 더 큰 야심을 가지고 있는지, 예를 들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하는지?를 규명해야 합니다. 나아가서 일본이 작성하고 있는 정한론의 비밀작전을 정확하게 밝혀내야 한국정부가 대응전략을 실효성 있게 세울 수가 있어요”.
당장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에 대한 경제적 도발이 시작되고 있어 한국정부가 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일본정부에서는 ‘새로운 정한론’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자위대로 미군을 대신하고자 하는 소위 ‘극동에서의 군사적 파워게임’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장병국과 장하응이 그 점을 밝혀내야 한다. 그래서 두사람이 고개를 크게 끄떡인다. 강수재 과장이 조금 긴장을 풀려는 의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개인적으로 장병국 선생이 저보다 3살이 많고 장하응 선생은 4살이 적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장하응 선생에게는 말을 놓겠습니다. 그래도 될까요? 장하응 선생?...”.
그 말을 듣자 장하응이 즉시 대답한다; “좋습니다. 저보다 4살이나 연상이신데 염려 말고 그렇게 대하십시오. 저도 그것이 편합니다. 그리고 저도 앞으로 편하게 ‘수재 형’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 말을 듣고서 장병국이 웃으며 말한다; “허허, 장하응 조카는 뉴욕에서 형을 얻게 되고 나는 졸지에 조카를 또 한사람 얻게 되었구만…”.
강수재 과장이 그 말을 듣자 역시 껄껄 웃으면서 말한다; “족보가 그렇게 됩니까? 그러면 제가 너무 손해인데요. 그렇게 조카로 대하시려면 매일 밥을 사십시오. 그러면 됩니다. 숙부가 그 정도는 베풀어야지요? 안 그렇습니까?”. 그러자 장병국이 재치 있게 되받아 친다; “내가 월급이 적어서 그렇게는 못하지. 그저 친조카인 하응이 밥만 살 테니까, 강과장은 더치페이로 하세요. 하하하…”.
윤하선이 미국 뉴욕에 도착한 첫날은 그리운 막냇삼촌도 만나고 든든한 강수재 과장도 만나서 참으로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렇지만 이제부터 그들 3사람이 함께 풀어야 하는 일본의 ‘원의 비밀’이 워낙 깊숙한 내용이라 소기의 목적을 어떻게 달성할지가 문제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간을 두고서 천천히 풀어야만 하는 매듭들인 것이다. 그렇게 윤하선의 뉴욕에서의 하루가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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