圓의 비밀36(작성자; 손진길)
미국에서 장하응으로 불리고 있는 윤하선은 한국에 핫라인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세 군데나 된다; 첫째가, 정보부에서 윤하선의 활동을 보고 받고 그 자료를 분석하여 상부에 보고하는 장준호 선배이다. 그는 ‘호크마 21’이라고 하는 첩보용 최신 핸드폰을 윤하선에게 맡긴 사람이다.
둘째가, 국회사무처 국제국에 근무하고 있는 절친 송우성이다. 윤하선은 그와 자주 통화하여 한국의 정치상황이나 국제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그리고 송우성에게는 자신이 취득한 정보 가운데 그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알려준다. 의원들에게 그러한 사실을 일부 알려주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윤하선과 송우성이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가, 양경자와 강철민 부부이다. 그들은 겉으로 보면, 윤하선의 같은 대학교 같은 역사학 전공의 동기동창이다. 그러나 내밀한 그들의 정체는 그것이 아니다. 그들 부부는 한국의 정보조직의 비밀요원이다. 특히 강철민은 그의 삼촌이 북한의 정보조직의 실무 총책이므로 정기적으로 평양을 방문하여 양국사이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윤하선은 그러한 네트워크만 한국에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일본에도 협조를 구할 수 있는 라인이 있다. ‘뉴 코리아 펀드회사’의 오사카 지사장의 신분으로 일하고 있는 고현중 선생이 윤하선의 정보수집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일본정부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고선생이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2019년 9월 하순에 윤하선이 안부를 겸하여 일본 오사카의 고현중 선생에게 오래간만에 전화를 낸다. 그러자 고선생이 반갑다고 하면서 뜻밖에 한가지 정보를 제공해준다. 그 내용이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일본의 내각조사실에서 평생 일을 하다가 최근에 퇴직한 ‘요시무라 이찌로’라고 하는 사람과 개인적으로 고선생이 이웃하여 살고 있는데 그와 술을 마시다가 우연히 취중에 그가 중얼거리는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그 내용이 딱 한마디이다; “내년 봄이면 나는 환갑잔치를 서울 한복판에서 크게 벌일 수 있다. 나는 할아버지가 물려준 혼마찌의 땅을 되찾아 멋지게 떵떵거리고 살 것이다. 이 ‘요시무라’를 무시하지 말란 말이야. 나는 부자라고… 하하하…”;
고현중 선생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윤하선은 ‘하세가와’ 교수 부부가 갑자기 생각난다. ‘하세가와’ 교수와 똑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요시무라’라는 사람이다. 그들은 조부가 일본강점기 때 한국으로 건너가서 경성의 혼마찌 곧 오늘날의 서울 명동거리에 자리를 잡은 상인 집안이다.
그들은 일본정부가 비밀리에 군사력으로 한국을 접수하고자 하는 거대한 계획 ‘원의 비밀’에 대하여 일부분 알고 있는 자들이다. 그런데 내각조사실에서 일했다고 하는 그 퇴직자 ‘요시무라’가 취중에 절대로 흘려서는 안되는 극비정보를 흘린 것이다. 그 핵심내용이 내년 ‘2020년 봄’이면 서울을 일본인의 것으로 만들 수가 있다는 것이다;
윤하선이 고현중 선생과의 전화가 끝난 후에 혼자서 곰곰이 생각한다; “그렇다면, 금년말까지 일본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공작을 마감하겠구나. 그리고 내년초에 어떤 모양이든지 그들은 중국의 군대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자위대를 움직일 것이다. 따라서 나는 그들의 작전을 저지하기 위하여 금년 안에 방책을 마련하고 또한 실행해야만 한다. 그 방법이 과연 무엇일까?...”.
지금까지 윤하선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얻은 결론은 하나이다; “일본이 미국과 중국을 움직이고 있는 힘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미국에 나가 있는 일본부자들의 돈줄이다. 그것을 관리하고 있는 회사가 ‘뉴 저팬 투자회사’이다. 또 하나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아니할 경우에는 3달내로 핵탄두와 대륙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다는 엄청난 일본의 기술력이다. 그러므로 그 두가지를 무력화시켜야만 한다. 그 방법이 과연 무엇인가?”;
그런데 9월 하순에 미국에서 장하응으로 불리고 있는 윤하선이 강수재 과장으로부터 일본에 대한 미국의 특이한 견해를 하나 듣게 된다. 요즈음 거의 일주일에 한차례 장병국과 장하응이 강수재 과장과 더불어 오피스텔에서 토론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 자리에서 나온 미국의 대외정책 이야기이다.
강수재가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핵과 대륙간탄도탄을 함께 가지고 있는 진짜 핵 강대국에 대해서는 언제나 한수 양보를 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불란서가 그러한 대접을 받고 있지요.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또 그러합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중국이 핵 강대국에 머무르지 아니하고 경제적으로 미국의 세계패권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에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수재 과장이 자기도 모르게 중요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미국이 역사적으로 진짜 핵 강대국을 굴복시킨 경우가 딱 한번 있는데 그것이 소련입니다. 핵탄두를 대륙간탄도탄에 매달고서 미국과 소련이 서로 전쟁을 하게 되면 승자가 없는 공멸의 길만이 남게 됩니다. 따라서 사실 그것은 ‘전쟁 억지용’에 불과합니다”.
도도한 강과장의 지론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진짜 승부는 경제분야에서 나고 있지요. 소련이 미국과 과도하게 군비경쟁을 하다가 그만 경제가 파탄이 나고 말았지요. 그 결과 많은 위성국을 잃어버리고 나중에는 소수민족들이 독립을 하고 이제는 러시아인들이 중심이 된 ‘러시아연방’으로 남게 된 것입니다”.
강과장이 주장하고 싶은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국은 유일한 라이벌 소련에 대한 1990년의 대승리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때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독일이 통일이 되기도 했지요. 그래서 미국은 똑같은 전략을 중국에 대해서도 지금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해외교포의 자산까지 합하면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인 일본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으로 무장을 하겠다고 나서면 어떻게 될까요?...”.
드디어 강수재 과장이 진실로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그때부터 일본은 소련, 중국에 이어 미국의 적이 되는 것입니다. 미국이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의 이익을 일본에서 도모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도리어 손해를 보고 있을 때에는 미국은 당장 일본을 적대시하고 일체 안면을 몰수하고 있습니다”;
강수재 과장의 설명이 계속된다; “그것이 미일관계의 본질이므로 일본이 실제로 핵무기와 ‘ICBM’을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만 밝혀내게 되면 미국은 일본을 치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의 묵인과 협조를 얻어서 일본의 비밀기지를 없애 버릴 수가 있지요…그렇지 않습니까?”;
장병국과 장하응은 눈이 번쩍 뜨인다; “그렇다. 강수재가 말하고 있는 내용이 앞으로 우리가 풀어야 하는 숙제이다. 일본이 어디에서 ‘정한론’을 구체화하는 비밀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는지 그리고 어디에서 비밀리에 ‘핵개발’을 하고 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그리하면 미국의 협조를 얻어서 그것을 깨부술 수가 있게 된다. 그것이 정답이다”.
장하응은 한시가 급하다. 그는 늦어도 연말까지 그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끼꼬도 데리고 와야 한다. 따라서 급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그가 그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그가 알고 있는 요로에 협조를 요청한다.
그는 윤하선이라는 이름으로 절친 송우성에게 부탁한다; “우성아, 혹시 한일간의 의원친선협회의 접촉을 통하여 최근에 일본의 정한론에 대하여 나온 이야기가 있으면 무엇이라도 좋으니 나에게 좀 알려다오. 그리고 이것은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일본이 핵개발을 할 것이라는 주장이 일본인지도자의 입을 통하여 취중에라도 나온 것이 있으면 내게 좀 알려다오”.
그 다음에 윤하선이 한국의 정보요원인 장준호 선배와 양경자 부부에게 부탁하고 있는 내용은 대단한 것이다. 그것은 일본이 어디에서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대륙간탄도탄을 만들 수 있는 첨단기술을 어느 연구소에서 보유하고 있는지를 좀 알아보아 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부탁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일단 그렇게 그들에게 말을 꺼내고 있는 윤하선이다.
윤하선이 생각하기로는 일본 오사카에 주재하고 있는 고현중 선생의 정보망에 그러한 것이 걸려들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래서 그는 하루 고현중 선생에게 정중하게 문안인사를 드리고나서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 이웃사람인 ‘요시무라 이찌로’에게 술을 더 먹여서라도 그러한 정보를 좀 얻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러한 부탁을 윤하선으로부터 들은 고선생의 반응이 재미있다; “윤선생, 그것은 내가 먼저 알고 싶은 내용입니다. 윤선생의 부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가 그와 더 깊이 사귀면서 앞으로 술을 계속 먹이거나 최면을 걸거나 하여 반드시 그 비밀정보를 캐내어볼 생각입니다. 내가 성공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윤선생에게도 알려줄께요”.
윤하선은 그렇게라도 두루두루 연락을 취하여 협조를 부탁하고 나니 조금 마음에 위안이 된다. 그물을 많이 치고 통발을 여러 개 던져 놓으면 어느 그물이나 통발에 반드시 이무기가 걸려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방법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확률이 무지하게 낮고 장담할 근거는 전혀 없지만 그래도 아무 것도 하지 아니하는 것보다는 분명이 나은 방법이다.
한편 장병국은 장하응과는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그는 두달째 한 인물을 계속 미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자로부터 비밀을 취득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 인물이 바로 일본계 펀드 매니저인 ‘기시 노부스께’이다. ‘어떻게 하면 그와 친해지고 술이라도 한잔 나눌 수가 있을까?’;
장병국의 고민이 그것이다. 그래서 그는 항상 그 문제를 생각하고 있다. 과연 장병국은 어떠한 전리품을 얻을 수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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