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의 비밀(손진길 소설)

圓의 비밀14(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0. 15. 03:09

圓의 비밀14(작성자; 손진길)

 

윤하선은 혼자가 되자 자신의 방에서 지금까지 밝혀낸 사실들을 한번 정리해본다. 그리고 그 사실들을 기초로 하여 앞으로 밝혀내야 하는 비밀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그가 머리속으로 정리하고 있는 내용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일본의 지도자들은 국토의 상당부분이 이미 방사성 물질에 오염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많은 국민들을 이주시켜야만 한다. 그 대상으로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의 금수강산을 탐내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어떻게 하면 한국을 다시 자신들의 식민지로 만들 수가 있을까? 은밀하게 그것을 추진하기 위하여 비밀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어떠한 경로로 이해당사국과 합의를 도출하고 있는 것인지 그 경로와 비밀회담의 전모를 한시바삐 파악해야만 한다.

셋째로, 한국은 그 옛날의 은둔의 나라 조선이 아니다. 세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경제건설을 계속하고 있는 나라이며 전자산업과 인터넷 산업의 강국이다. 그러한 한국을 일본의 종으로 만들기 위해서 일본정부는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걸고서 경제전쟁과 기술전쟁부터 시작하고 있다. 과연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

넷째로, 일본은 극동에서 미국을 대신하여 군사적인 활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핵무장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미국과 일본의 국민들이 그것을 용인할 것인가? 그리고 주변국들이 그러한 변화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결국 그 문제는 일본정부가 은밀하게 미국과 어떠한 이익을 서로 주고 받으며 합의를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 점을 추적해야 한다.

다섯째로, 중국의 국내총생산이 일본을 훨씬 앞서고 있다. 그리고 군사력도 일본에 못하지 아니하다. 더구나 핵보유국이다. 그러므로 일본정부는 극동에서 미국을 대신하기 위하여 중국과 모종의 타협을 시도할 것이다. 일본이 과연 중국에게 무엇을 주고 자신들은 한국으로 진출하고자 하는지 그 비밀을 탐지해야만 한다.

적어도 위의 다섯가지 사항 가운데 2-5번의 비밀내용이 밝혀져야 한다. 그것을 알기 쉽게 윤하선은 다음과 같이 정리를 해본다; (1) 일본의 대미 로비의 경로 및 비밀회담의 내용, (2) 중국에 대한 일본의 협상 카드, (3) 한국의 경제력을 무력화시키는 일본의 숨은 한방, (4) 북한의 핵을 통제하는 방법, (5) 일본정부가 자국민을 설득하고 동원하는 묘책 등이다.

무려 다섯가지나 된다. 그것을 채 20일도 남지 아니한 시간에 어떻게 밝힐 수가 있을까? 난감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 윤하선은 젊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의 역사섭리를 믿고 있는 기독교인 청년이다. 일본정부가 아무리 은밀하게 감추려고 해도 피조물인 사람들이 하는 일이므로 분명히 빈틈이 있을 것이다. 윤하선은 그것을 보게 하는 하나님의 계시와 인도하심이 있을 것이라고 내심 믿고 있다.

그러한 신앙고백을 하면서 기도하는 심정으로 윤하선이 첫번째의 문제부터 해결하고자 한다. 그 내용은 물론 일본정부의 은밀한 대미 로비이다.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윤하선은 책상에 앉아서나 침대에 누워서나 그 생각 뿐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에 갑자기 번개처럼 자신의 머리에 떠오르는 인물이 한사람 있다.

그가 바로 윤하선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창인 절친 송우성이다. 어째서 송우성의 힘을 빌릴 생각을 자신이 지금까지 아니한 것일까? 그 문제는 송우성의 전공 분야인데 자신이 그를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송우성은 정치외교학과 출신이다. 그는 대학 2학년 때 입대하여 일반병으로 군대를 일찍 마치고 대학을 졸업하는 그해에 입법고등고시에 패스를 한 인물이다;

송우성이 국회사무처의 국제국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윤하선 자신에게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윤하선은 급히 자신의 핸드폰을 검색한다. 친구 송우성의 전화번호가 나타난다. 그는 통화를 시도한다. 송우성이 아직 잠들지 아니하였는지 바로 전화를 받는다.

윤하선의 목소리를 들은 송우성이 반갑게 말한다; “, 하선아, 이 밤에 어쩐 일이냐? 네가 나에게 전화를 걸 때가 다 있구나. 항상 내가 먼저 너에게 전화를 했는데 말이야..”. 송우성은 윤하선의 용건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하선이가 자신에게 전화를 했다면 그것은 다급한 일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윤하선이 조용하게 말한다; “우성아, 내가 너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일이 생겼다. 여기는 서울이 아니고 동경이야. 내 막냇삼촌인 윤치국 특파원이 최근에 동경에서 실종이 되었어. 그 실종사건을 내가 추적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일본정부가 미국의 지도자들에게 비밀리에 로비를 한 내용과 관련이 되고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만약 일본이 대미로비를 은밀하게 진행하고 있다면 그것이 어떠한 루트로 이루어지는 것인지 너에게 한번 물어보고자 하는 거야…”.

그 말을 듣자 송우성이 단박에 대답한다; “그러한 미국과의 비밀접촉이라고 하면 일본의 내각이 직접 움직인 것이 아니라 의원친선협회를 통하여 로비했을 가능성이 농후하군. 그러면 내일 하선이 네가 일본의 국회도서관을 방문하여 그곳에 제출이 되어 있는 일본국회 대미친선협회의 미국방문보고서를 쭈욱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분명히 그 내용의 실마리가 들어 있을 거야. 그렇게 꼬리를 잡으면 될 것으로 보인다”.

윤하선이 전화를 통하여 경청을 하자 송우성이 한마디 덧붙인다; “하선아, 그리고 네가 발견하게 되는 내용이 있으면 내게도 먼저 전화로 알려다오. 이거 굉장히 흥미가 있을 것 같애. 그리고 너의 삼촌의 행방을 빨리 찾기 바란다. 안녕…”. 윤하선도 고맙다고 인사하고 바로 전화를 끊는다.

다음날 아침식사를 하면서 윤하선이 하세가와 교수 부부와 유끼꼬에게 말한다; “오늘은 제가 일본의 국회의사당을 한번 방문하고 싶습니다. 일본의 내각은 국회에서 구성을 해주는 것이니까 그곳에 가면 일본정치의 현장과 현안문제를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금번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만 같습니다. 유끼꼬와 함께 가면 좋겠습니다”.

하세가와 교수 부부가 고개를 끄떡인다. 그래서 식사 후에 윤하선과 유끼꼬가 일찍 일본국회를 방문한다. 그런데 윤하선이 그곳에서 향하고 있는 곳은 대회의실이 있는 의사당 건물이 아니라 국회도서관이다;

 

 유끼꼬가 의아하게 쳐다보자 윤하선이 말한다; “사실은 일본의원들의 미국방문보고서를 보고 싶어서 이곳에 왔어요. 그 자료들을 검색하면 무언가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을 것만 같아서요…”;

유끼꼬가 그제서야 이해가 되는지 앞장을 선다. 일본의 국회도서관에는 방대한 자료가 비치가 되어 있다. 왜냐하면,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국립도서관이 바로 국회도서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대부분의 자료들이 이미 디지털로 처리가 되어 있어 컴퓨터로 자료검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윤하선은 유끼꼬의 도움을 받아서 컴퓨터로 금년 2019년에 미국을 방문한 일본의 의원친선협회가 제출한 보고서를 전부 열람한다;

 

그러자 우연하게도 특이한 보고사항이 들어 있는 것이 그의 눈에 뜨이고 있다. 그것은 일본의원들이 미국의 정치지도자들을 만날 때에 반드시 동행하고 있는 인물이 두 사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사람은 미국정부에 등록이 되어 있는 유능한 일본인 로비스트이다. 또 한사람은 일본인 재미교포들의 돈을 가장 많이 운용하고 있는 일본계펀드의 매니저이다.

보통 의원친선협회가 상대국의 지도자들을 예방하는 경우에는 그곳에 주재하고 있는 대사관 직원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하다. 그런데 대사관 직원이 아니라 일부러 로비스트와 펀드 매니저가 자리를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참으로 이상하다.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에 아주 빈번하게 일본의 의원친선협회가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 그때마다 일본인 대미 로비스트 기시와 펀드 매니저 사까다가 항상 동행하고 있다. 그들이 의원들과 함께 미국의 지도자들과 나눈 이야기가 보고서에 적혀 있는데 그 내용이 굉장히 부실하다.

예를 들면, 일본과 미국과의 현안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미국의 정치지도자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였다 또는 한국정부가 자꾸만 공산진영인 중국과 가까워지고 있는데 그것을 일본이 제지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 또는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미국정부가 나서 준다면 그 일에 대하여 일본이 감사할 것이다 라는 내용 등이다.

그 내용들을 바탕으로 하여 윤하선이 구체적인 일본의 로비내용이 무엇인가를 머리속으로 그려본다. 대충 그림이 그려진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은 것이다;

첫째, 한국으로 진출하려고 하는 일본의 정책을 미국이 지지해 달라는 것이다. 8년전 원전사고로 말미암아 일본 땅이 피폐하고 있으므로 한국을 그들의 식민지로 삼으려고 하기에 그것을 위하여 대미로비를 비밀리에 한 것이다. 지금 독도에 매장이 되어 있는 엄청난 불타는 얼음, 메탄 하이드레이트정도의 이권이 아니다;

 

장차 한국 땅을 뺏아서 자신들이 살고 싶은 것이다. 화강암 구조로 되어 있는 한국이 안전하며 일본 열도는 위험한 땅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본의 상당부분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이 되어 있지 않는가? 참고로, 화강암 지대가 아래 지도에서 짙은 분홍색으로 표시가 되어 있다;

 

그들은 다시는 일본 열도로 쫓겨가지 아니하려고 획책하고 있다. 그러므로 식민정책과 더불어 혼혈문화와 우상문화를 한국 땅에 만연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둘째, 한국정부가 공산권과 가까워지고 있으므로 그것을 빌미로 하여 미국과 일본이 한국을 징계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부와 일본의 정부가 그 점에 있어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그러므로 우선 경제적인 제재부터 일본이 시작할 터이니 그 다음단계의 제재가 가능하도록 미국이 도와 달라는 내용이다.

셋째, 극동에서 일본보다 센 중국을 일본이 맞상대할 수가 없으므로 미국이 도와 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미국이 중국을 잔뜩 경제적으로 제재하다가 그것을 조금씩 풀어주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에 일본이 중국과 담판을 마무리 하겠다는 것이다.

넷째,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통제한다는 구실로 북한으로 진출하도록 해주자는 것이다. 중국이 북한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이유는 그곳의 지하자원과 값싼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반도를 통과하는 고속전철과 고속도로가 장차 실크로드를 달릴 때에 그 통과이익의 대부분을 중국이 차지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미국이 그렇게 양해를 해준다면 일본은 극동에서의 미국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는 의미가 농후하다. 일본이 미국에게 주고자 하는 이권이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그것은 적어도 다음 4가지로 보인다; (1) 북한과 중국 사이에 있는 서한만 석유의 채굴;

 

(2)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대신에 일본군이 그 역할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미국의 경비절감 (3) 엄청난 미국의 무기 구매 (4) 일본인 재미교포들이 운용하고 있는 펀드가 미국 땅을 떠나지 아니하는 것 등이다.

그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들을 짐작할 수 있는 실마리가 그 보고서에 대충 담겨 있다. 그러므로 윤하선은 이제 일본의 가장 은밀한 계획이 무엇인지 감을 잡고 있다. 이제부터는 그것이 사실이라는 증거를 잡아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되는가? 사실은 그 점이 더 막막하다.

그렇다고 하여 그 사실을 규명하는데 있어서 역시 일본사람인 유끼꼬에게 자신이 짐작하고 있는 모든 내용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가 없다. 비밀은 한사람에게 알려주면 그때부터는 일파만파로 퍼져 나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 윤하선의 흔들리는 눈을 유끼꼬가 유심히 보고 있다. 일본의 국회도서관에서 자료들을 검색하면서 윤하선이 분명히 무슨 실마리를 잡고 있다. 유끼꼬 자신은 도저히 짐작할 수 없는 그 내용이 무엇일까? 어째서 그에게 시집을 가겠다고 말한 유끼꼬 자신에게도 윤하선이 그 내용을 숨기고 일체 함구하고 있는 것일까?

그때부터 유끼꼬가 윤하선을 보고 있는 눈이 역시 흔들리고 있다. 그녀가 어째서 그러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윤하선은 자신이 짐작하고 있는 그 내용 때문에 앞으로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지경에 처하게 되는지 전혀 깨닫지를 못하고 있다. 그것이 다행일까? 아니면 큰 불행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