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의 비밀(손진길 소설)

圓의 비밀12(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0. 14. 17:39

圓의 비밀12(작성자; 손진길)

 

2. 미국을 설득하는 일본

 

레이꼬와 와타나베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하세가와 교수의 저택에서 별로 멀지가 않다. 그래서 다음날 정오가 되기 30분전에 유끼꼬가 윤하선과 함께 천천히 걸어서 그 아파트로 찾아간다. 아파트 현관 앞에 도착한 것이 정확하게 정오이다. 시간을 확인한 다음에 유끼꼬가 현관의 벨을 누른다.

레이꼬가 벌써 도어뷰어로 유끼꼬임을 확인했는지 현관문을 열면서 인사한다. 그리고 그녀는 유끼꼬 옆에 서있는 윤하선을 보고는 어머머라고 놀란다. 그리고 즉시 유끼꼬에게 말한다. 물론 일본말이다; “유끼꼬, 시바라꾸데스네. 소레데 다레데스까? 아나타노 고이비도데스까?”.

그 말을 듣자 유끼꼬도 쾌활하게 대답한다; “하이 소오데스, 레이꼬, 아나타가 게꽁시데 이마스까라 와타시모 게꽁스루도 오모이마스. 소레데 고노 히도와 와타시노 곤야꾸진데스. 쇼까이시마스. 윤상데스”. 그 정도의 일본말은 윤하선도 충분히 알아듣는다. 그래서 말한다; “고쇼가이시마스. 와타시와 윤하선도 모오시마스. 하지메마시데. 오네가이시마스”.

윤하선이 문간에서 인사말을 하자 그 집의 주인인 와타나베 상과 레이꼬가 예의 바르게 거실로 들어오라고 권한다. 거실 소파에 앉으면서 와타나베가 자신의 명함을 한 장 윤하선에게 주면서 깍듯이 인사한다. 윤하선도 안주머니 지갑에서 명함을 한 장 꺼내어 건네면서 마주 인사를 한다.

윤하선은 이미 유끼꼬를 통하여 레이꼬의 신랑인 오타나베 상에 대하여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얼른 그 명함을 살펴본다. 들은 정보 그대로 그는 미국 죠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관계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오타나베 상은 윤하선의 명함을 보고서야 그가 서울에 있는 한성고등학교 국사선생인 것을 처음으로 파악하고서 깜짝 놀란다.

자신의 아내 레이꼬의 절친인 유끼꼬가 한국에서 역사를 다시 공부하고 있는 줄은 알았지만 그곳에서 한국남자를 사귀고 이제는 결혼을 하려고 하는 줄은 천만뜻밖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끼꼬는 그 부친이 유명한 와세다대학교의 역사학교수인 하세가와이다.

와타나베도 와세다대학교 재학 시절에는 하세가와 교수의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다. 그가 정치경제학을 공부하기 위하여 한일관계의 고대사를 연구하고 있는 하세가와 교수의 강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자신의 은사인 하세가와 교수의 딸이 한국청년과 사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참으로 뉴스거리이다.

그래서 와타나베가 유끼꼬에게 물어보고자 한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다. 벌써 레이꼬가 그 점에 대하여 유끼꼬에게 질문을 많이 하고 있으며 유끼꼬의 대답이 쭈욱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옆에서 윤하선은 자신이 알아 들을 수 있는 일본어가 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말이 하도 빨라서 알아듣지를 못하고 있다.  

그래서 미소만 짓고 있는데 와타나베 상이 재치가 있다. 그는 일본어가 아니라 영어로 윤하선과 대화를 시도한다. 그러자 윤하선이 막힘이 없이 와타나베와 영어로 이야기한다. 와타나베는 지금 죠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영어를 잘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윤하선도 영어실력이 상당한 것이다.

분명히 한국의 역사를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선생이라고 하는데 어째서 영어에 능숙한 것일까? 와타나베는 그것이 상당히 이상하다. 하지만 윤하선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영어를 잘하는 것이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그는 초등학교를 마치자 마자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3년간 영어로 공부한 다음에 다시 한국으로 와서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그의 집안이 조선말기부터 개화파이며 기독교인 집안이다. 그러므로 자손들에게 중학시절 3년간 영어권에서 공부를 하도록 기회를 준다. 그 다음에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게 하고 대학교에서 전공분야를 공부하도록 한다. 만약 한국의 고등학교에 적응을 잘하지 못하면 그때에는 국제학교에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윤하선은 한국어로 하는 한국역사가 재미있다. 그리고 미국에서 배운 영어와 그 나라의 역사에도 흥미가 있다. 그러니 윤하선은 벌써 한미관계를 역사적으로 상당히 알고 있는 인물인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역사를 공부하다가 보니까 일본의 역사에도 상당히 밝다. 그래서 일본어 회화까지 제법 하고 있는 것이다.

레이꼬와 유끼꼬의 수다가 한참 진행이 되는 것을 보고서 와타나베 상이 부인에게 자신이 배가 고프다고 말한다. 그러자 레이꼬가 얼른 알아챈다. 그 말은 손님들에게 식사대접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자는 것이다. 손님들을 배려하고 있는 와타나베 상은 그 성격이 구김살이 없을 뿐만 아니라 손님과의 대화를 즐기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윤하선도 식사를 하면서 그리고 식후에 차를 마시면서 와타나베 상과 이야기를 즐긴다. 나이는 자신보다 분명히 3살이 어리다. 그러나 미일관계를 공부하면서 박사학위논문을 작성하고 있어서 그런지 은연중에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다. 물론 윤하선은 한국에서 3년 가까이 군에서 복무를 했고 와타나베 상은 군복무를 하지 아니한 사람이다. 그러니 사회경력으로만 따지면 비슷한 것이다.

여자들끼리 식후에도 학창시절의 이야기와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자 그 사이에 윤하선이 영어로 미국의 정치와 일본과의 관계에 관하여 와타나베 상에게 자연스럽게 슬쩍 질문을 해본다; “와타나베 상, 당신은 미국과 일본 사이의 현안문제가 무엇이라고 보고 계십니까?”.

와타나베 상이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하여 윤하선이 영어로 묻자 신이 나서 대답을 한다; “그것은 한마디로, 미국의 대통령인 트럼프의 정책을 일본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지요.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세계주의고립주의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최대한 챙기고 있는 정치인이지요. 그 점을 일본의 위정자들이 꿰뚫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세계주의는 역사적으로 이상적인 국제주의와 패권적인 국제주의로 갈라지고 유럽을 악으로 보고 멀리하자는 미국의 고립주의 노선도 가치중심 또는 물질중심으로 그림과 같이 둘로 갈라지고 있다;

윤하선은 와타나베 상이 참으로 정확하게 미일관계를 보고 있다고 하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을 할 때에 분명히 세계주의가 아니라 미국의 이익만을 우선하는 고립주의정책을 내걸었다. 미국의 우방이라고 하더라도 미국의 이익에 도움을 주지 아니하면 미군을 주둔하면서까지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그가 대통령이 되자 꼭 그렇게 장삿속으로만 처리할 수 없는 동맹관계가 즐비하다. 예를 들면, 유럽에서는 서구와의 관계가 그러하고 아시아에서는 미일관계와  한미관계가 대표적으로 그러한 것이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패권을 유지하자면 그러한 전통적인 우방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만 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한 동맹관계에 있어서도 이제는 미국이 당장의 이익을 챙겨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쯤 이해를 하고서 윤하선이 와타나베 상에게 중요한 질문을 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의 패권의 힘을 줄이고 정말 과거의 고립주의로 되돌아가려고 할까요? 와타나베 상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와타나베가 기분 좋게 웃으면서 말한다; “제가 작성하고 있는 논문이 바로 그 점을 밝히고자 하는 것입니다. 희한하게도 윤상이 그 대목을 묻고 있군요”.

신이 나서 와타나베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많은 일본사람들이 오해를 하고 있어요. 트럼프가 말하고 있는 군사외교정책은 미국이 세계주의를 버리고 고립주의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주둔비용을 줄이고 그 돈을 미국의 국내문제 해결에 사용하자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만큼 미국의 우방들이 부담하는 비용이 많아지는 것이지요”.

그 말을 듣자 윤하선이 말한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와타나베 상은 미국이 많은 군대를 해외에 주둔함으로써 얻고 있는 패권의 힘이 무엇이며 그 비용은 미국이 현재 어떻게 마련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미국의 재정입니까? 아니면 우방들이 지불하고 있는 돈입니까?”.

그 말을 들은 와타나베 상이 고개를 갸웃하면서 윤하선을 자세히 본다. 그러면서 말한다; “윤상은 한국의 역사를 서울에서 고등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국사선생이 아닙니까?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미국의 패권과 재정에 대하여 가장 깊숙한 질문을 하십니까? 혹시 부전공이 미국의 국제관계입니까?”.

윤하선이 속으로 아차한다. 와타나베 상이 나이는 어려도 예리한 사람이다. 지금 윤하선이 하고 있는 질문이 미국의 대외관계에 관하여 박사과정을 공부한 사람들이 토론하고 있는 주제임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을 일개 한국사선생인 윤하선이 질문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다고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윤하선이 다음과 같이 자연스럽게 설명한다; “사실은 저에게 7살이 많은 삼촌이 한 분 계십니다. 그분의 전공이 정치외교학이지요. 역사를 공부한 저와 많은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비록 한국의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선생이지만 그 삼촌의 영향으로 그러한 주제를 좋아하고 또한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하하…”.

와타나베 상이 쉽게 이해한다. 그렇게 이해를 하자 기분이 좋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가 가장 기본적인 사항만 간략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많이 깊숙하게 알게 되면 골치가 아프잖아요. 첫째로, 미국은 세계적인 군사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 힘으로 세계경제가 물같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으므로 세계의 경제인들이 그 대가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윤하선이 급히 묻는다; “세계인들이 미국에 지불하고 있는 그 대가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와타나베 상이 어렵지 않게 대답한다; “첫째, 무역을 하자면 미국의 달러를 먼저 사야 합니다. 그것이 기축통화이지요. 미국의 준비은행이 찍어내는 그 달러를 세상사람들이 무역과 송금을 하기 위하여 모두 사야합니다. 따라서 미국의 부채는 더 이상 미국의 것이 아니고 전세계인이 분담을 하고 말지요”.

잠시 숨을 돌리고 와타나베가 이어서 설명한다; “둘째, 석유와 자원도 세상사람들이 선물시장에서 사고 있습니다.  마치 증권회사에서 주식을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미국이 주도하는 그 선물시장에서 석유와 자원을 사면서 세상사람들이 그 수수료를 내는 것입니다. 셋째, 미국의 해군이 해양수송로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화물의 해상수송에 있어서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입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윤하선이 묻는다; “그러한 막대한 이익을 미국은 어디에 사용합니까?”. 와타나베가 대답한다; “미국의 경제가 세계최고였을 때 곧 세계 제2차대전이 끝났을 때에는 미국이 돈을 들여서 그러한 세계경제의 제도를 만들고 운영했습니다. 세계의 경제가 미국의 원조로 돌아가던 20세기 중반의 일입니다”.

와타나베 상이 조금 숨을 쉬고 이어서 말한다; “그러다가 1980년대 이후 국제화 지구촌 시대가 되자 그렇게 거두어 들인 돈으로 미국의 국방비가 충분히 마련이 됩니다. 그리고 전세계에 판매하고 있는 미국의 무기가 막대한 수익을 얻지요. 그것을 미국사람들이 흥청망청 사용한 것입니다. 미국의 산업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21세기가 될 때까지 풍요로운 미국인들의 삶이 계속이 된 것입니다”.

와타나베 상이 그 다음을 이야기한다; “둘째로, 21세기에 들어서서 미국은 재정적자가 심각합니다. 미군의 해외주둔비용은 패권의 힘으로 마련이 되고 있지만 미국의 무기만 팔아서는 미국인들의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사람들은 트럼프의 정책을 선호하여 그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입니다. 그의 정책은 한마디로 가장 쉽게 설명하자면, 우방에게 미군의 주둔비용을 많이 부담시키고 그렇게 거두어 들인 돈으로 미국의 재정적자를 메꾸는 것입니다”.

윤하선이 묻는 김에 하나를 더 질문한다; “그런데 미국의 고용이 증대가 되고 실업률이 크게 줄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와타나베가 설명한다; “그것이 이제부터 설명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셋째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내시장을 무기화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유럽공동체의 전략을 그대로 미국에서 사용한 것이지요. 미국에 물건을 팔고 싶으면 미국에 공장을 세우고 생산을 하라는 것입니다. 생산성이 낮아서 미국의 산업이 1980년대에 미국 땅을 떠났는데 이제는 거꾸로 미국에 물건을 팔기 위하여 미국으로 들어오라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들자 윤하선이 날카롭게 지적한다; “미국의 제조업이 미국 땅을 떠난 이유는 미국이 인건비가 비싸고 또한 방만한 경영으로 CEO들이 엄청 높은 보수를 받아가고 말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가격경쟁력이 없는데 미국에 다시 공장을 세우고 기업을 경영한다고 하면 그것이 세계적인 가격경쟁력이 없지 않겠어요?”.

와타나베 상이 자신의 무릎을 치면서 말한다;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미국의 국내시장용으로만 그러한 공장들이 돌아갈 따름이지요. 그렇게 생산하여 국제시장에 물건을 내다팔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을 윤하선이 하고자 한다. 그가 진짜 와타나베 상으로부터 묻고 싶은 것이다.

윤하선이 아주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이 와타나베에게 묻는다; “지금까지 말씀하신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패권적인 세계주의를 유지하면서 고립주의라는 카드를 가지고 우방을 위협하여 그들의 돈을 얻자는 전략이군요. 그런데 그 정책이 별로 효과가 없는 지역이 있다면 정말 트럼프 정부는 미군을 철수하고 고립주의로 돌아갈까요?’.

와타나베 상이 참으로 재미가 있다는 듯이 대답한다; “제가 작성하고 있는 논문에서 그 점을 말하고자 합니다. 저는 트럼프 정부가 결코 세계주의를 포기하지 아니할 것으로 봅니다. 세계 제2차 대전 후부터 오랜 세월 세계의 패권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입니다. 지금 그 앞에는 사실 진정한 패권도전국이 없습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패권으로 인한 이익이 막대한데 그것을 포기하겠습니까? 어림도 없는 억측입니다”.

참고로, 중국의 경제가 급성장하여 미국의 패권을 일부 위협하게 되자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과 같이 무지막지하게 상대하고 있다. 그것을 보면 미국은 결코 고립주의로 되돌아갈 의사가 없는 것이다;

 

어느 사이에 유끼꼬와 레이꼬 모두가 와타나베 상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신이 나서  젊은 와타나베가 설명을 계속한다; “다만, 중요한 요건이 충족이 된다면 일부 지역에서 진짜 고립주의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윤하선이 급히 묻는다; “그 요건이란 것이 무엇입니까?”.

와타나베 상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한다; “저는 저의 논문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일미관계의 새로운 플레임을 의미하지요. 그것은 극동에서 일본이 미국을 완벽하게 대신하는 것입니다. 주일미군 대신에 일본의 군대가 공산진영을 견제하면 되는 것입니다”.

윤하선이 급히 말을 하려다가 자제한다. 이제 핵심사항을 물어야 하는데 그 질문을 하게 되면 와타나베 상이 눈치를 챌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러한 낌새를 유끼꼬가 알고서 슬쩍 윤하선을 대신하여 다음과 같이 와타나베 상에게 묻는다; “극동에는 공산진영인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이 있는데 일본의 경제력과 군사력으로는 그들을 모두 견제할 수가 없잖아요. 미국이 아니면 일본이 도저히 상대가 안되지요?...”.

그 말을 듣자 와타나베 상이 하하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보통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지가 않아요. 제가 주일미군이 물러가고 그 자리를 일본의 군대가 대신한다고 분명히 말한 것은 미군만 물러가고 그들의 모든 장비와 무기는 일본이 돈으로 산다고 하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지금의 주일미군이 있는 것과 똑 같지요, 다만 그 장비와 무기의 운영권자가 일본군대가 되는 것이고요…”.

그러자 유끼꼬가 너무 놀라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것은 한마디로, 일본의 평화헌법이 바뀌고 미국이 극동에서 일본을 2의 미국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한 큰 변화를 과연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용인할까요? 그리고 그것은 돈이 엄청 들어가는 일인데 일본국민들이 찬성할까요?”.

그 말을 듣자 와타나베 상이 한마디로 말한다; “그것이 그렇지가 않아요. 미국은 극동에서 너무 골치가 아픈 일이 있으면 손을 떼게 됩니다. 예를 들면, 같은 우방인 일본과 한국이 서로 미워하고 전쟁위기까지 간다고 하면 미국은 고립주의를 선택하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극동에서 미국을 대신할 수 있는 나라로 일본을 선택하게 되고 말지요, 그 이유는 한국이란 역사적으로 중국과 너무 친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공산국가인 북한과는 동족이 아닙니까?”.

그 말을 듣자 윤하선이 핵심적인 질문을 하나 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미국이 극동에 걸려 있는 자신들의 이권 때문에 쉽게 물러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본정부는 미국정부에 무엇으로 큰 이권을 주고자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미국과 달리 일본은 과거 청나라 및 러시아와 전쟁을 했고 제국주의 시대에는 한반도와 만주 그리고 중국의 동해안 지역을 침략하여 다스린 역사가 있는데 어떻게 극동에서 미국을 대신할 수가 있겠습니까?’.

참고로, 일본의 피해를 입은 그 나라들이 다음과 같이 지금은 미국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는 막강한 국가들이다;

 

와타나베 상이 그 점에 대하여 말한다; “제가 일미관계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가장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대목이 바로 그것입니다. 분명히 일본의 정책이 지난 7월달부터 그러한 방향으로 가고는 있는데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세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아직 얻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윤하선이 급히 물어보면서 말한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혹시 제가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와타나베 상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윤상이 한국사람이니까 제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첫째 질문은, 일본정부가 어째서 극동에서 미국을 대신하고자 하는 야심을 보이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아베 수상의 집안이 정한론과 극우사상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이 충분한 설명이 못되기 때문이지요”.

와타나베 상이 잠시 숨을 쉰 다음에 이어서 설명한다; “둘째 질문은, 미국에게 일본이 과연 무엇을 주고서 극동에서 미국의 이익을 보장하는 유일한 우방이라는 인식을 얻고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 미국의 지원과 보증을 떠나서는 일본이 극동에서 아무 것도 독자적으로 할 수가 없는 국가라는 인식만 가지고서는 완벽한 설명이 못됩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달리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그 무엇이 있다는 말인데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그 해답이 저는 필요합니다”.

이어서 와타나베 상이 마지막 설명을 한다; “세번째의 질문은, 미국의 핵을 일본이 이전을 받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독자적으로 핵개발을 하는지 그것이 사실은 불분명합니다. 일본이 핵을 개발하게 되면 한국이 그 뒤를 따르게 되겠지요. 그러니 일단은 미국의 핵을 이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일단 어떤 모양이든지 일본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미국의 완전한 동반자가 될까요? 저는 그 다음 수순을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와타나베 상이 설명하고 있는 그 세가지가 사실은 윤하선이 찾고자 하는 해답에 대한 질문이다. 그런데 한가지 차이가 있다. 와타나베 상은 아직 논문을 완성할 때까지 적어도 1-2년의 시간이 남아 있지만 윤하선 자신은 남아 있는 기간이 20일도 못된다.

그는 교사이므로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에 교단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러니 그 마음이 무척 바쁜 것이다. 하지만 와타나베 상과의 만남이 참으로 유익하다. 그 점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 윤하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