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고냐(손진길 작성)

소설 여고냐31(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5. 6. 19:50


소설 여고냐31(작성자; 손진길)

 

신바벨론제국의 나보니더스 황제가 북부 아라비아에 있는 데마의 별궁에서 오래 살면서 현지인들이 주신으로 믿고 있는 달신의 신비에 다시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 이유는 그가 본래 달신을 섬기고 있는 하란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중동에서는 지역에 따라 ’, ‘난나르’, ‘루다’, ‘니누스등으로 다양하게 달의 신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데 그들의 달신은 밤의 달빛처럼 굉장히 신비로운 존재이다. 특히 아라비아의 광활한 사막과 광야에서 캄캄한 밤을 밝히고 있는 달은 신비롭기 이를 데가 없으며 그 자체가 하나의 신기루와 같다.

고즈넉한 밤 사면은 온통 적막한데 드넓은 대지를 보듬고 있는 그 은은한 달빛은 마치 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어머니처럼 본능적인 생명의 신비를 느끼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제국의 수도인 바벨론성에서는 토착신인 벨 므로닥을 유일한 창조신인 주신으로 섬기고 있다.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는 사자모양의 벨 신상은 이지적이며 용맹한 모습이다. 그와 달리 니누스 달신은 때로는 남신의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부드러운 어머니와 같은 이미지이다. 그 감성과 넉넉한 포용력이 나이가 많은 나보니더스 황제의 마음을 크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제국의 수도인 바벨론성에 달신을 섬기는 축제일을 정하고 특히 니산월을 가진 달력을 사용하게 한다. 그때부터 바벨론성의 대신들 사이에서는 토착적인 벨 므로닥을 숭상하는 벨파와 달신을 주신으로 섬기기를 원하는 니산파의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국론이 어느 신을 주신으로 삼느냐?의 문제를 가지고 분열이 된다고 하는 것은 가장 심각한 내분을 의미한다. 그러한 갈등과 분열을 자신도 모르게 제국의 수도에 파급시킨 자가 바로 나보니더스 황제이다.

여고냐하달은 제국의 수도인 바벨론성에서 발생하고 있는 그와 같은 종교적 사상적인 분열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은근히 달신을 섬기자고 하는 편에 힘을 보태면서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벨파 세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렇게 분열의 시간이 5년이나 지나고 있는 줄도 모르고 바벨론성에서는 내치를 책임지고 있는 벨사살왕이 여전히 각종 연회에 푹 빠져 있다. 그것을 보고서 의식 있는 신하들이 한마디씩을 한다; “이제 신바벨론제국도 국운이 다하고 있는 모양이다. 황제는 전선에 주로 나가 있으며 달신을 들여와서 종교적인 갈등만 야기하고 있다. 수도에 벨사살왕이 있으나 그는 국고만 축내고 있다... “.

그러한 신하들의 중론이 있는 줄도 모르고 벨사살왕은 벽면의 신비로운 글씨를 해석한 다니엘을 다시 재상으로 삼는다고 선포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다니엘은 적극 고사를 하고 그만 집으로 물러가고 만다. 그날 주전 53910월의 밤이 사실은 여고냐하달이 은밀하게 바산왕국의 고레스왕과 사전에 연락하여 기습적으로 안에서부터 성문을 열기로 한 날이다.

여고냐와 하달은 검은 복면을 하고 흑의를 걸친 채 젊은 제자들 30명과 함께 바벨론성에서 한밤중에 움직이기를 시작한다. 그들이 은밀하게 성문이 있는 쪽으로 접근하자 어느 사이에 50명의 복면인들이 합세한다. 그들은 두사람이 지난 10여년 동안에 바벨론성의 갈대아군대에 심어 놓은 인물들이다. 

여고냐와 하달 장군이 80명의 부하들을 이끌고 일시에 동문을 기습한다. 그들이 성문을 점령하자 마자 해자에 다리를 걸치게 기계를 조작한다. 바벨론성은 강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성안에서 다리를 내리지 아니하면 통행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안에서 그들이 다리를 내리자 수많은 군사들이 한꺼번에 성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마는 것이다.

사전에 군대를 이동하여 동문 바깥에서 메대와 바사의 왕들이 대기하고 있다. 그런데 밀약한대로 여고냐하달이 부하들과 함께 안에서 성문을 점거하고 다리를 연결한 것이다. 그러므로 20만 대군이 바벨론성으로 물밀듯이 밀고 들어온다. 그날 밤 너무나 쉽게 침략군이 바벨론의 황궁까지 점령하고 마는 것이다.

메대의 다리오왕은 벨사살왕을 잡아서 그 자리에서 처형하고 만다. 다리오왕은 다음날 날이 밝아오자 대신들을 입궐하게 하여 자신이 새로운 황제가 되었음을 선포한다.  그리고 유대인 출신 다니엘을 수석총리로 삼고 전격적으로 120개의 도에 방백을 새로 임명하게 한다.

그렇게 메대의 다리오왕이 내치를 담당하도록 해놓고서 바사의 고레스왕은 별도의 30만 대군을 이끌고 북부 아라비아로 원정을 떠난다. 데마성에 진을 치고 있는 나보니더스 황제의 갈대아군대를 치고자 하는 것이다. 그 일행 가운데 여고냐하달 장군이 참여하고 있다.

여고냐와 하달의 주위에는 지난 십 수년간 바사의 군대에서 복무하고 있던 유대인 젊은이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 숫자가 족히 200명이나 된다. 그들이 하나의 별동부대를 구성하고 있다. 그 수장이 여고냐인 것이다.

데마성이 멀리 보이는 지점에 바사의 군대가 진지를 형성한다. 벌써 10월 하순이므로 매서운 바람이 불기를 시작한다. 미디안의 동편인 그곳에서 고레스왕이 제장회의를 연다. 데마성을 쉽게 정벌할 수 있는 전략을 얻기 위한 것이다.

고레스왕이 천천히 말문을 연다; “갈대아군대의 정예병들은 이곳 전선에서 나보니더스 황제의 지휘 아래 반란군을 토벌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그들을 쳐부수어야 완전히 신바벨론제국을 정복할 수가 있습니다. 아직도 바벨론의 북부와 서부에는 강대한 세력들이 도사리고 있으므로 우리는 최소한의 희생으로 황제의 군대를 치고 그를 사로잡아야 합니다. 좋은 방법이 있으면 말씀들을 하세요”.

그 말을 듣자 왕족이며 젊은 장군인 다리오다리우스가 말한다; “소장의 생각으로는 역시 한밤중에 별동부대를 침투시켜서 데마성 안에 불을 지르고 성문을 여는 방법이 상책입니다. 오늘밤이라도 소장이 앞장을 서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여고냐가 말한다; “저도 다리우스 장군의 말에 찬성입니다. 그렇지만 오늘밤은 곤란합니다. 한밤중에 침투조가 은밀하게 적의 성벽을 넘자면 사전에 최대한 적의 기력을 빼놓아야 합니다. 3일 정도 주야로 공격하여 적병들로 하여금 지치게 만들어 놓으면 졸음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때 침투조를 들여보내야 성공확률이 높습니다”.

그 말을 듣자 고레스왕이 탄복하면서 말한다; “참으로 구체적인 좋은 전략입니다. 그대로 시행하면 되겠습니다. 그러면 내일부터 3일간 다리우스 장군이 앞장서서 주야로 데마성을 공격하세요. 그리고 여고냐왕은 별동부대를 이끌고 3일후 밤에 침투하여 성안에 불을 지르고 동문을 열어주세요. 무운을 빕니다”.

고레스왕이 여고냐가 옛날 유다왕국의 왕이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여고냐가 바벨론성을 점령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여고냐와 하달의 도움으로 거의 바벨론성에 무혈입성을 한 셈이다.

그러한 여고냐와 유대인 무인들의 능력을 직접 확인하였으므로 이제는 그를 어느 사이에 여고냐왕이라고 친근하게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고냐와 하달이 목숨을 내놓고 3일후 밤에 200명의 유대인 무인들을 이끌고 데마성으로 침투한다. 갈고리와 작은 줄사다리를 이용하여 성벽을 넘고 있는데 그 움직임이 마치 부엉이와 같다.

오랜 세월 전장의 무신으로 불린 하달 장군이 양성한 무인들이다. 그리고 37년간 감옥에서 무예를 극상으로 익힌 여고냐가 키워낸 인재들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신법과 무예가 탁월한 것이다.

200명의 여고냐 일행이 가볍게 성을 넘자 2무리로 갈라진다. 여고냐가 100명의 무인을 이끌고 동문으로 달려가서 수비병 1천명을 쓰러뜨린다. 그리고 성문을 열어젖힌다. 그 사이에 하달 장군이 나머지 100명의 무인들과 함께 성안의 창고를 찾아서 불을 붙이고 만다. 

3일간 밤낮없이 적의 공격에 시달린 갈대아군대가 피곤에 절어 있는데 난데없이 동문이 열리고 적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온다. 그리고 성안에 갑자기 화재가 크게 발생하고 있다. 그들이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그 결과 기마병을 앞세워서 고레스왕이 30만명의 바사의 군대로 밀고 들어오자 30만명이나 되는 갈대아군대가 막지를 못한다. 밤새도록 나보니더스 황제가 적에게 맞서라고 독려를 했지만 헛수고에 그치고 만다.

그것을 보고서 나보니더스 황제가 친위대를 이끌고 북문으로 탈출하고 만다. 그는 바벨론성으로 찾아가지도 못한다. 이미 적들에게 정복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북쪽으로 달아나고 만다.

대승을 거둔 고레스왕은 일부 군대만 데마성에 남기고 바벨론성으로 회군한다. 그리고 신바벨론제국의 북방에 있는 아르메니아 계통의 왕들에게 파발을 보낸다. 북쪽으로 탈출한 나보니더스 황제를 치고 그를 생포하여 달라는 전갈인 것이다.

고레스왕20만명의 대군을 이끌고 바벨론성으로 입성하고자 한다. 그러나 메대의 다리오왕이 성문을 열어주지를 아니한다. 그는 메대가 이제는 신바벨론제국을 대신하여 메소포타미아를 지배하는 제국이 되었다고 말하면서 고레스왕은 바사왕국으로 돌아가라고 사신을 보내어 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메대의 왕인 다리오가 고레스왕의 장인이다. 하지만 천하의 패권을 사이에 두고서는 일보의 양보도 없다. 천하의 권세는 장인과 사위 사이에 결코 나눌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고레스왕이 자신의 입술을 깨물고 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여고냐가 말한다; “고레스왕이여, 이제는 늙은 욕심꾸러기 다리오왕을 치시고 바사를 페르시아제국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모든 속국들이 평화와 번영을 누리게 약속해주신다면 제가 앞장서서 다리오왕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겠습니다. 그리고 고레스왕께서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페르시아제국의 황제의 자리에 오르십시오”.

여고냐의 말을 듣자 고레스왕이 크게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여고냐왕의 뜻을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유대인들의 해방과 광복에 대해서는 제가 이 자리에서 약속을 드립니다. 앞으로 페르시아제국에서는 많은 속국들이 평화와 번영과 자치를 누릴 것입니다. 그러니 저 다리오왕을 쳐부수어 주세요”.

그날부터 여고냐가 하달 장군을 비롯하여 스라야 장군 그리고 요하난 형제들과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세운다; “어떻게 하면 바벨론성을 쉽게 함락할 수가 있을까? … “. 물론 전번처럼 성안에서 성문을 여는 방법을 쉽게 사용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므로 보통 난제가 아니다.

그때 스룹바벨이 기발한 제안을 한다; “전하, 저에게 한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바벨론성은 유프라테스강의 지류들이 사면을 해자처럼 두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강물은 북에서 남으로, 그리고 동에서 서로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북에서 둑을 쌓고 동시에 동에서 방뚝을 쌓으면 능히 바벨론성을 건너갈 수가 있습니다”.

그 말에 일리가 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그 방법을 사용한다. 군사 10만명을 동원하여 북쪽과 동쪽에 방뚝을 쌓는데 1개월이 소요가 된다. 거대한 댐이 두개 건설되자 해자가 절반은 마른 땅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자 바벨론성을 지키고 있는 메대의 군사들이 초조해하고 있다.

3일간 주야로 역시 다리우스 장군이 앞장서서 총공격을 감행한다. 적들이 수비에 지쳐서 자신들도 모르게 잠에 빠지고 있을 때에 여고냐 일행이 성안에 침투하여 성문을 열어젖히고 있다. 남문과 서문이 한밤중에 동시에 열리고 마는 것이다.

2개의 성문으로 고레스왕의 바사군대 20만명이 밀고 들어온다. 그것을 보고서 늙은 다리오왕이 겁을 집어 먹는다. 그는 제대로 싸우지도 아니하고 북문을 통하여 도망을 치고 만다. 자신의 나라 메대로 피신하고 마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고레스왕이 뒤를 추격하지 말라고 지시한다.

그렇게 바벨론성을 점령한 다음에 고레스페르시아제국을 선언하고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 그는 제국의 수도를 일단 두곳으로 정한다. 바사의 수산성과 새로 점령한 바벨론성이다.

그러는 사이에 엉뚱하게도 북쪽으로 도망을 친 나보니더스 황제가 남서쪽에 있는 보르시파성에 숨어 있다는 정보가 들어온다. 그래서 고레스 황제는 심복인 고브리아스 장군을 보내어 나보니더스 황제를 생포하여 오도록 한다. 그리고 그를 멀리 떨어진 작은 성 곧 바사의 남부에 있는 카르마니아성에 유폐하고 마는 것이다.

이제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처럼 주전 538년 봄에 바사왕 고레스가 페르시아제국을 창건하고 초대황제가 되고 있다. 그는 새로운 제국의 시대가 열렸음을 선포하면서 유대인을 비롯하여 신바벨론제국에 끌려와서 포로생활을 하고 있는 모든 속국의 백성들에게 자유를 허용한다고 선언한다.

특히 유대인들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원하는 경우에는 예루살렘과 유다의 땅으로 돌아가서 살아도 좋다고 말한다. 더구나 예루살렘에 제2성전을 짓겠다고 하면 페르시아황실에서 재물을 내어 도와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참으로 여고냐 일행의 활약과 선지자 이사야의 예언에 감격하고 있는 고레스 황제의 선언인 것이다.

그에 따라 여고냐는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는 누구를 앞장세워서 예루살렘으로 보내어 제2성전을 짓도록 만들고자 하는 것일까? 그리고 새로운 제국의 영토에 남게 되는 동족들에게는 어떠한 신앙생활을 하도록 만들고자 하는 것일까? 또한 그의 가문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