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고냐(손진길 작성)

소설 여고냐28(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5. 4. 05:40


소설 여고냐28(작성자; 손진길)

 

8. 여고냐가 다윗가문을 재건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다.

 

여고냐가 감옥에서 석방되고 며칠이 지나지 아니하자 새해가 밝아온다. 주전 560년 정월이 되자 여고냐가 이제는 56세가 된다. 그것을 보고서 대비 느후스다의 마음이 초조하다. 자신이 죽기 전에 다윗의 가문이 번성하는 것을 보고 싶은데 그렇지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가 안방에서 며느리인 아비가일안나에게 말한다; “비빈들은 들으시오. 그대들의 나이가 벌써 60이 가까워지고 있으므로 이제는 자녀들을 전혀 생산할 수가 없어요. 주상의 슬하에는 2명의 왕자와 2명의 손자가 있을 뿐이요. 그것으로는 이곳 바벨론에서 다윗가문을 중흥할 수가 없어요.. “.

잠시 두 며느리의 눈치를 살핀 다음에 느후스다가 착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한다; “그러므로 주상에게는 젊은 배필이 필요합니다. 내가 주상에게 이런 말을 하기전에 그대들이 알아서 먼저 그렇게 진언하고 일을 추진해주면 좋겠어요… “.

참으로 며느리들에게 같은 여자로서 꺼내기 어려운 말을 하고 있는 대비 느후스다이다. 그녀의 연세가 벌써 79세이다. 내년이면 80세가 되기 때문에 그 마음이 초조하여 그렇게 말하고 있다. 자신이 살아 생전에 다윗의 가문이 번성하는 것을 보고서 눈을 감고 싶어하는 대비 느후스다의 진심이 담겨 있다.  

그 말을 무시할 수가 없는 왕비 아비가일과 후궁 안나이다. 그래서 그녀들이 내밀하게 젊은 후궁감을 물색해본다. 그 결과 여고냐의 스승인 하달 장군이 젊은 아내를 얻어서 늦게 얻은 딸이 눈에 들어온다. 19세인 그녀의 이름이 마아가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찾은 처녀가 귀족 네리아의 손녀 곧 스라야의 딸인 이스가이다. 20세인 그녀가 아직 미혼이다. 그렇게 두 처녀를 물색해 놓고서 왕비 아비가일이 조용히 주군인 여고냐를 찾아간다.

그녀가 진지하게 말한다; “대비의 말씀이 계셨습니다. 왕자 2명과 왕손 2명으로는 이 넓은 바벨론에서 다윗가문의 중흥을 이룰 수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저희 비빈들도 동감입니다. 그러므로 더 늙기 전에 주군께서 젊은 처녀들을 간택하여 새 장가를 드셔야 합니다”.

대비의 생각을 알고 있는 여고냐로서는 반대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나이가 든 아비가일과 안나에게 소홀해지지 않겠는가? 그래서 쉽게 답을 못한다. 그것을 보고서 왕비 아비가일이 말한다; “같은 아녀자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꺼내기 힘든 말입니다. 그러나 왕가를 번성하게 하는 것이 저희들의 책무입니다. 가납하여 주세요… “.

마침내 여고냐가 고개를 끄떡인다. 그러자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예루살렘에서 근위대장을 지낸 충신 하달 장군으로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선선히 막내딸 마아가를 엘리야긴왕인 여고냐의 후궁으로 준다. 바룩의 형제인 귀족 스라야 역시 딸 이스가를 여호야긴왕 여고냐의 후궁으로 준다.

그 결과 젊은 후궁들이 각각 2명의 아들을 낳는다. 마아가의 소생이 세낫살호사마이고, 이스가의 소생이 여가먀느다뱌이다(대상3:18). 그렇게 여고냐가 바벨론에 살면서 자녀들을 생산하고 있는 동안에 신바벨론제국에서는 큰 반란사건이 발생한다.

에윌므로닥 황제의 매형인 네르갈사레셀 군대장관이 애굽에서 대군을 몰고서 바벨론성으로 들어온 것이다. 황제의 명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대군을 몰고 황성으로 들어오는 것은 반역이다. 따라서 바벨론성 북쪽에서 전쟁이 발생한다.

그렇지만 황제의 군대가 애굽의 전선에서 전쟁만 치다가 회군한 네르갈사레셀의 군대를 이길 수가 없다. 기어코 황궁이 뚫리고 에윌므로닥 황제가 폐위되고 만다. 그것을 보고서 지방에서 군벌들이 반란군을 치기 위하여 바벨론성으로 쳐들어온다.

하지만 강력한 네르갈사레셀의 군대를 이길 수가 없다. 따라서 3달 만에 소요가 완전히 진압되고 만다. 그 결과 이듬해 정월 곧 주전 559년초에 느부갓네살 황제의 큰 사위인 네르갈사레셀 군대장관이 무력으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고 만다.

하지만 그는 나이가 너무 많다. 노욕을 부려서 황제의 위를 처남에게서 찬탈했지만 그 자리를 오래 지키지를 못한다. 통치한지 4년만에 죽고 그의 아들인 라바시 마르둑이 새로운 황제가 된다. 그때가 주전 556년이다.

그런데 네르갈사레셀 만큼 야심이 있는 느부갓네살 황제의 사위가 또 한사람 있다. 그가 막내 부마로서 역시 군대장관인 나보니더스이다. 그는 경쟁자인 네르갈사레셀 황제가 죽고 나자 비밀리에 자신의 세력을 끌어 모은다. 그리고 새로운 황제가 등극하고 몇 달이 지나지 아니하여 반란을 일으키고 만다.

야전에서 오래 전투한 경험을 가진 나보니더스 군대장관의 군대를 귀하게 자란 새로운 황제가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 그 결과 나보니더스는 황제를 죽여버리고 자신이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앉고 만다.

그렇게 주전 560년부터 556년까지 4년 남짓 만에 연이어 반란사건이 발생하자 신바벨론제국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다. 그리고 군부가 어수선하다. 그 기회를 엿보고 북부 아라비아 땅에서 이미 망한 여러 왕국을 다시 세우자고 하는 독립전쟁이 우후죽순격으로 발생하고 만다.

오래 전부터 북부 아라비아 지역에는 부흥운동을 벌이고 있는 망명정부들이 여럿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세력이 강하지를 못했다. 그 이유는 신바벨론제국 갈대아군대의 힘이 무척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황제의 자리를 두고서 갈대아군대를 지휘하는 군부의 내부에서 갈등과 분열이 생기고 있다. 그 기회를 틈타서 부흥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군대장관을 지낸 새로운 황제 나보니더스가 원정을 떠나고 있다.

처음에는 몇 달 만에 부흥운동을 벌이고 있는 망명정부들의 군대를 모두 소탕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다. 그 뿌리가 너무 깊고 저항운동이 마치 초원의 불길처럼 거센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아예 그곳에 별궁을 지어 놓고 십년세월을 바쳐서 진압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그 사이에 국정은 태자인 벨사살왕이 대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황명에 따라 벨사살왕이 수도인 바벨론성에서 내치를 담당하고 있는데 그는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귀공자여서 그런지 연회를 무척 즐기고 있다. 그러므로 내치가 형편없다. 결국 신바벨론제국의 붕괴조짐이 수도에서부터 엿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은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여고냐가 서서히 자신의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그가 스승인 하달과 함께 가장 먼저 손을 대고 있는 일이 그발 강가 유대인 촌에서 자라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무예와 학문을 가르치는 것이다.

주전 560년에 네르갈사레셀의 회군으로 말미암아 에윌므로닥 황제가 폐위가 되고 나자 여고냐는 더 이상 황궁으로 불리어가서 황제와 함께 식사를 할 일이 없어진다. 그리고 재상인 다니엘도 더 이상 황궁에 출입하지 않는다. 그도 사직을 청하고 초야에 묻히고 말기 때문이다.

반란에 성공한 네르갈사레셀은 지방에서 들고 일어난 군벌들의 세력을 진압한 다음 주전 559년초에 새로운 황제로 즉위한다. 그때 여고냐하달은 처음으로 바벨론의 동남부에 있는 엘람지역을 방문한다. 오늘날의 이란 북부 고원지대이다.

그곳에는 정복민이 아리안족인 바사인이다. 그리고 피정복민이 원주민인 엘람인이다. 엘람사람들은 본래 셈족에 속한다. 그렇지만 아리안족인 바사인들은 그것이 아니다. 그들은 카스피해에서 만난 동양과 서양의 유목민들이 혼혈이 된 새로운 민족이다.

그러므로 셈족과 야벳족의 혼혈이다. 달리 말하자면 황인종과 백인종이 피를 섞어서 만들어진 새로운 종족인 것이다. 그들의 얼굴은 동양인도 아니고 서양인도 아니다. 그런데 혼합형의  얼굴과 모습이 나름대로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어쨌든 여고냐하달이 바사지역에 들어가서 두루 살펴보니 바사인들의 모습이 순수한 황인종인 엘람사람들과 쉽게 구별이 된다. 두사람이 염탐을 해보니 아직 고레스가 바사왕국의 왕이 아니다. 단지 태자의 신분일 따름이다.

그런데 바사왕국의 수도인 수산성이 한창 축제분위기이다. 그 이유는 42세인 태자 고레스가 북쪽에 있는 메대왕국의 공주를 새로운 아내로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메대의 왕인 다리오가 바사왕국을 모처럼 방문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메대왕국은 카스피해 바로 남쪽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들도 아리안족이다. 그러므로 엘람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는 바사왕조와 북쪽의 메대왕조와는 같은 혈족인 셈이다. 그들이 그렇게 결혼동맹을 통하여 힘을 모으고 있다. 그것은 다분히 신바벨론제국에 대항하고자 하는 정책으로 보인다.

그러한 사실을 탐지하면서 수산성에서 여고냐하달은 일종의 격려를 얻고 있다. 고레스가 왕이 되는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 그리고 메대와 바사가 결혼동맹을 맺고 있다. 그렇다면 메대와 바사의 연합세력이 틀림없이 신바벨론제국을 쳐부수고자 할 것이다. 그때에는 자신들이 힘을 길러서 내부에서 호응할 수 있어야만 한다.

가만히 바벨론에서 죽어지내서는 결코 완전한 유대인의 해방과 독립을 얻을 수가 없다. 스스로 힘을 키워야 하고 또한 신바벨론제국을 무너뜨리는 세력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해방과 독립의 때를 맞이할 수가 있는 것이다.

다음해 곧 주전 558년에 여고냐가 사부인 하달과 함께 다시 바사왕국의 수도인 수산성을 방문한다. 그때 그들은 감격스럽게도 43살의 고레스가 국왕으로 즉위하는 광경을 보게 된다. 이제 유대인들을 신바벨론제국의 압제에서 해방시켜주는 인물이 바사왕국의 왕이 되고 있다.

두사람은 이사야 선지자의 글을 상기하면서 감격스러움을 느낀다. 해방의 그때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그러므로 자신들은 더욱 유대인 젊은이들에게 학문과 무예를 잘 가르쳐서 쓸 만한 인재로 만들어야만 한다. 바벨론성 근교에서 그 일에 매진하고 있는 여고냐와 하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