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고냐(손진길 작성)

소설 여고냐25(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5. 1. 12:15


소설 여고냐25(작성자; 손진길)

 

주전 582년 여름에 신바벨론제국의 황제인 느부갓네살이 대규모의 갈대아군대를 이끌고 애굽제국으로 쳐들어간다(44:1, 46:13, 52:30). 당시의 애굽제국은 제26왕조의 시대이며 바로인 아프리에스(통치기간 주전 589-570)가 통치하고 있다.

애굽의 제26왕조는 앗수르제국에 충성서약을 한 느고1가 주전 664년에 세운 왕조이다. 당시에 앗수르의 아슈르바니팔 황제가 애굽의 제25왕조인 구스왕가를 몰아내고서 하이집트를 간접 통치하고자 한다. 그때 선택이 된 왕이 느고1세이다.

과거 애굽의 통일왕조인 애굽인의 제20왕조가 제21왕조와 제22왕조로 분열이 되자 리비아와 튀니지에서 동진한 해양세력들이 제23왕조와 제24왕조를 형성하면서 북진하는 구스인들과 천하의 패권을 다투었다. 그때 승리한 구스인들이 제25왕조를 이룬 것이다.

그러므로 느고1세의 제26왕조는 사라진 제24왕조의 부활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수도가 그 옛날 해양민족들이 수도로 삼은 나일강 삼각주 서편에 있는 사이스이다.

26왕조의 느고2세는 주전 612년에 앗수르제국이 메대와 바벨론의 연합공격으로 수도인 니느웨를 빼앗기자 그 틈을 노려서 대군을 이끌고 주전 609년에 북상하여 유프라테스강 상류의 요새지 갈그미스를 점령하고 서부 시리아를 차지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전 605년에 영웅왕으로 불리는 느부갓네살이 신바벨론제국의 황제가 되면서 애굽의 세력이 위축되기를 시작한다. 그해에 갈그미스와 서부 시리아를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페니키아와 가나안 지역의 지배권까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애굽의 바로인 아프리에스가 반() 바벨론 동맹에 의지하여 갈대아군대의 서진을 막아보려고 애를 쓰지만 허사로 끝나고 만다. 그는 주전 587년초에 한차례 위기에 처한 예루살렘을 구원하기 위하여 출병했지만 그 다음에는 국내의 복잡한 정치상황으로 말미암아 출전하지를 못한다(37:5-10).

그 사이에 가나안 일대의 왕국들이 모두 느부갓네살에 의하여 완전히 멸망을 당하고 만다. 가나안 남부의 강국인 에돔왕국마저 주전 585년에 느부갓네살의 군대에 의하여 멸망을 당하고 나자 애굽은 고립무원의 처지가 된다.

페니키아의 세력이 두로섬에 갇혀서 저항을 계속하고는 있지만 그것은 천하의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한 때에 마침내 주전 582년에 느부갓네살 황제가 대군을 몰고서 애굽의 고센 땅으로 쳐들어오고 있다.

그러한 미래가 멀지 아니하여 전개가 될 것이라고 선지자 예레미야가 벌써 상세하게 예언하고 있다. 그 내용은 한마디로, “애굽에 동에서부터 남으로 유대인들의 난민촌이 형성이 되겠지만 그것이 차례로 갈대아군대의 공격을 받아서 폐허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44:1, 12-14).

느부갓네셀 황제가 바벨론성에서 애굽을 향하여 서진하기를 시작하자 군부대신이 같은 전차를 타고 가면서 눈치껏 황제에게 보고한다; “폐하, 소신이 마지막으로 두가지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만… “. 느부갓네살이 군부대신 아디스가 무척 조심스럽게 입을 떼자 궁금하여 선뜻 대답한다; “무슨 제안인가? 서슴지 말고 말해 보게나”.

일단 황제의 허락을 받자 아디스가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연다; “하나는, 애굽제국과 과거 앗수르제국과의 전쟁에 관한 건이고 또 하나는, 우리의 갈대아군대를 두개로 나누는 문제입니다”. 중요한 안건이므로 느부갓네살이 귀를 기울인다.

군부대신 아디스가 말한다; “폐하, 80년전에 앗수르의 아슈르바니팔 황제가 애굽을 거의 정복한 바가 있습니다. 그는 구스인들을 물리치고 리비아인들에게 정권을 내주면서 조공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저희들이 애굽을 차지하게 되면 그때 앗수르처럼 하실 것입니까?”.

그 말을 듣자 느부갓네살 황제가 대답한다; “애굽제국은 넓은 땅이야. 우리가 이주하여 직접 다스리기에는 너무 멀고 그곳의 인구가 매우 많지. 그러므로 앗수르처럼 우리도 간접통치를 하는 것이 좋을 거야그런데 그 다음 문제가 무엇이지?... “.

군부대신 아디스가 즉시 대답한다; “폐하, 애굽은 나일강을 따라 북에서 남으로 대도시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좁고도 긴 나라이지요. 따라서 종심으로 대도시를 점령하면서 계속 그 주변을 정복해 나가야 합니다. 그에 따라 우리의 군대를 둘로 나누어 제1군은 종으로 밀고 내려가면서 제2군은 횡으로 주변지역을 계속 정복해야 합니다… “.

그 말을 듣자 느브갓네살 황제가 말한다; “맞는 말씀이요. 그렇다면, 군대장관인 느부사라단에게 제1군을 맡겨서 하이집트에서부터 상이집트를 거쳐 누비아와 구스까지 남진하면서 종으로 대도시들을 점령하라고 하세요. 그리고 군대장관 네르갈사레셀에게는 제2군을 맡기고 대도시를 제1군이 점령하는 대로 횡으로 그 주변지경을 모조리 정복하도록 지시하세요. 두개의 군으로 편성하는 문제는 군부대신이 책임지고 군대를 나누고 인선까지 하세요”.

황제의 허락을 얻자 군부대신 아디스가 신이 나서 일사천리로 다음과 같이 두개의 군을 편성한다;

첫째로, 30만명의 갈대아군대로 제1군을 형성한다. 1군의 임무는 애굽제국의 대도시를 종으로 점령하는 것이다. 일단 대도시를 점령하면 즉시 제2군에게 넘겨주고 다시 남진을 계속한다. 1군의 총사령관은 군대장관인 느부사라단이 맡는다. 군사령관 나보니더스오르갈이 느부사라단을 보좌한다.

둘째로, 역시 30만명의 갈대아군대로 제2군을 형성한다. 2군의 임무는 제1군이 대도시를 점령하면 그 도시를 접수하고 나서 그 주변지역을 횡으로 정복하여 다스리는 것이다. 2군의 총사령관은 군대장관인 네르갈사레셀이 맡는다. 그리고 군사령관인 발라단삼갈네부가 네르갈사레셀을 보좌한다.

셋째로, 기타 10만명의 갈대아군대는 황제의 직할부대가 된다. 그 지휘는 황제의 명을 받아 군부대신이 직접 맡는다. 황제를 직접 호위하고 있는 시위대는 군부대신의 명령이 아니라 황제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

신바벨론제국의 황제인 느부갓네살이 갈대아군대를 이끌고 애굽의 동쪽국경을 넘어선다. 그러자 애굽제국의 군대가 고센 땅에서 갈대아군대를 맞아 싸운다. 애굽군 50만명이 고센 땅의 요새지에서 수성작전을 펴는 동시에 전차와 기마대로 갈대아군대를 공격하는데 결사적이다.

사실 애굽제국에서 가장 풍요로운 고장이 나일 삼각주가 있는 하이집트이다. 그곳의 동편이 고센 땅이며 그들의 동쪽 국경지대이므로 애굽의 바로인 아프리에스가 곡창지대를 지키고자 결사적으로 그 방어에 나선 것이다.

느부갓네살의 갈대아군대가 70만명이라고는 하지만 적성을 공격하는 입장이므로 그것은 넉넉한 군사력이 아니다. 따라서 동쪽 국경지대인 믹돌다바네스에서의 전투가 치열하면서 오래 걸린다.

전장에서 멀지 아니한 곳에 친 애굽파 유대인 귀족인 요하난 형제가 유대인 난민촌을 형성하고 있다. 그들이 그 옛날 출애굽 당시를 생각하면서 고센믹돌다바네스에 난민촌을 세운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애굽과 바벨론 사이의 전쟁 때문에 위험지구가 되고 만다.

요하난과 요나단 형제의 마음속에서는 일찍이 베들레헴 근방에서 선지자 예레미야가 예언한 여호와의 말씀이 자꾸만 떠오르고 있다; “애굽 땅에 사는 모든 유다 사람 곧 믹돌다바네스바드로스 지방에 사는 자에 대하여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임하니라”(44:1). 유다의 난민촌에 관한 예언인 것이다.

그 내용이 처참하기 이를 데가 없다; “내가 또 애굽 땅에 머물러 살기로 고집하고 그리로 들어간 유다의 남은 자들을 처단하리니, 그들이 다 멸망하여 애굽 땅에서 엎드러질 것이라. 그들이 기근에 망하되, 낮은 자로부터 높은 자까지 칼과 기근에 죽어서 저주와 놀램과 조롱과 수치의 대상이 되리라”(44:12).  

그러므로 요하난과 요나단 형제는 의병대장 스라야와 상의하여 유대인 난민촌을 삼각주의 중심지역으로 옮기고자 한다. 그들이 선정한 대도시가 바로 지역이다. 에는 대도시 헬리오폴리스가 있고 에는 옛날 수도인 멤피스가 자리를 잡고 있다.

설마 하이집트의 중심지인 그곳까지는 갈대아군대에게 점령을 당하지 아니할 것으로 요하난 형제가 예단하고 있다. 고센 땅 요새지에서 애굽의 50만 정예병이 느부갓네살 황제의 갈대아군대 70만명과 전투를 벌이고 있으므로 수성작전이 성공할 것으로 그들이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다. 애굽군과 싸우고 있는 갈대아군대의 우두머리가 영웅왕이며 정복왕인 느부갓네살 황제이기 때문이다. 느부갓네살이 라암셋 요새에 침투조를 보내어 야간에 화공을 개시하고 만다. 성이 불타고 있으므로 수비병들이 성문을 열고 탈출을 시도한다.

그때 갈대아군대가 폭풍과 같이 화살을 쏘아 댄다. 그 때문에 고센 지방을 지키던 애굽군의 태반이 쓰러지고 만다. 적과 교전을 시작한지 한달도 되지 아니하여 그렇게 라암셋이 함락되자 그때부터 애굽군은 정신없이 쫓기게 된다.

하이집트의 중심인 놉의 멤피스성에 피신한 아프리에스 바로가 다시 결사적으로 항전하고자 의지를 불태운다. 멤피스성에 30만명의 수비군이 있으며 양식과 물이 넉넉하게 저장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제 65만명으로 줄어든 갈대아군대를 능히 상대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면서 요하난 형제와 스라야는 자신들이 유대인 난민들을 이끌고 재빨리 놉과 온 땅으로 이주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하난의 마음속에서는 선지자 예레미야가 선포한 말씀이 자꾸만 걸리고 있다. 분명히 바드로스도 갈대아군대에 의하여 정복이 된다고 하는 여호와의 예언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하난 형제와 스라야는 상의한 후에 온 땅에 있는 유대인 난민촌을 바드로스까지 이전하기로 결정한다. 그렇지만 천하의 요새지인 언덕 위의 멤피스성  안전할 것으로 생각하여 그곳의 정착촌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멤피스성을 두고서 쌍방 간에 교전이 치열하다. 군대장관 느부사라단은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30만 군사로 도저히 그 성을 함락할 수가 없다. 그것을 보고서 느부갓네살 황제가 친위부대 10만명을 이끌고 합세한다.

당시 군대장관 네르갈사레셀의 제2군은 고센 땅의 여러 성들을 정복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느부갓네살 황제가 제2군 가운데 10만명을 멤피스 쪽으로 이동하게 한다. 그리고 50만명의 대군으로 성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아프리에스30만명의 수비군으로 지키고 있는 성이므로 끄떡없다.

2달이 지나도 멤피스성을 함락하지 못하자 느부갓네살 황제가 제장회의를 소집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연다; “멤피스가 하이집트의 오랜 수도이며 철옹성이다. 그러므로 비상한 방법이 아니면 함락을 시킬 수가 없다. 좋은 의견이 있으면 말해보라”.

별다른 의견들이 없다. 무거운 침묵이 지나가고 있는데 갑자기 군사령관 나보니더스가 손을 든다. 그는 느부갓네살 황제의 사위 가운데 한사람이다. 황제가 고개를 끄떡이자 그가 발언한다; “소장에게 하나의 생각이 있습니다. 그것은 화공에 관한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느부갓네살 황제가 즉각적으로 말한다; “그대가 적성에 침투하여 화공을 하겠다는 것인가?”. 그 말을 들은 젊은 나보니더스가 미소를 띄면서 말한다; “폐하, 그것이 아닙니다. 공중에 나는 연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모두들 어리둥절해 한다.

제장들과 대신들이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자 나보니더스가 진지하게 설명한다; “소장은 땅을 두루 살펴보았습니다. 이곳 멤피스에만 높은 언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근처에도 여러 개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습니다. 그 풍향만 잘 이용하면 불이 붙은 연을 성안으로 들여보낼 수가 있습니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듯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을 보고서 나보니더스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애굽의 성내에는 숲이 우거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불이 붙은 연을 일시에 수 만개 성안으로 날려보내게 되면 숲이 먼저 탈 것이고 종내에는 성안에 연기가 가득차고 불바다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느부갓네살 황제가 무릎을 탁 치면서 말한다;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좋은 의견이다. 당장 실행하도록 하라”. 기상천외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제 멤피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