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고냐(손진길 작성)

소설 여고26(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5. 2. 05:37


소설 여고냐26(작성자; 손진길)

 

주전 582년 초가을에 신바벨론제국의 군사령관 나보니더스가 나일강 지역의 파피루스를 이용하여 연을 몇 개 만들어 공중에 띄워본다. 그 다음에는 연의 일부에 양피지를 사용하여 또 시험을 해본다. 성공적이다.

그 다음에 그는 강풍을 이용하여 몇 개의 연을 고지대에서 멤피스성을 향하여 날려본다. 풍향과 연이 날아가는 방향을 그가 여러모로 시험하고나서 군단장과 천부장들에게 말한다; “이제 시험은 끝났다. 1만개 정도의 연을 만들어 풍향이 오늘과 같은 날 이곳에서 불을 붙인 후에 한꺼번에 곧바로 공중으로 날리면 된다”.

상당히 엉성한 전술로 보인다. 과연 그 작전이 성공할 것인가? 그런데 그것이 아니다. 불붙은 연들 가운데 절반정도가 목표물에 정확하게 내려앉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이 아직 양털에서 불이 타고 있는 상태이다. 그것이 건조한 날씨 덕분에 멤피스 성안의 수풀에 불을 붙이고 마는 것이다.

한밤중에 거센 바람을 타고 불이 붙은 연들이 하늘을 빽빽하게 수를 놓으면서 성안으로 날아들어오는 광경을 수비병들이 관찰하고 있다. 처음에는  불꽃놀이처럼 신기하게 보였지만 나중에는 그것이 아니다. 성안의 수풀지대에서 큰 화재로 번지고 마는 것이다.

멤피스성에서는 비상이 걸린다. 잠자리에 들었던 아프리에스 바로가 급보를 듣고 깨어나서 허둥거리고 있다. 갑옷까지 차려 입지를 못한 채 바깥으로 나가서 부하들에게 빨리 화재를 진압하라고 외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멤피스성은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가까운 지점에 강물이 없다.

할 수가 없어서 생활용수를 사용하여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그래도 불길이 자꾸만 번져온다. 기어코 흙과 돌과 나무로 지어져 있는 주택가로 번져오고 마는 것이다. 마구간이 타면서 군마들이 소리를 치고 있다. 그대로 성안에 있다가는 모두가 화마에 목숨을 잃고 말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서 아프리에스 바로가 결단을 내린다; “전군은 들으라. 지금 즉시 군사령관들은 군대를 정비하여 공격진영을 갖추고 한꺼번에 성을 탈출한다. 기마대가 앞장선다. 명심하라. 군사령관 보발은 동문으로, 보디베라 사령관은 남문으로, 바네아 사령관은 서문으로, 므라임 사령관은 휘하를 거느리고 북문으로 탈출한다. 모두들 살아서 남쪽의 바드로스 요새에서 만나기로 한다”.

30만명이 한꺼번에 4개의 성문으로 빠져나오고 있다. 그 뒤에는 성안의 백성들이 뒤따르고 있다. 50만명의 갈대아군대가 4대문 바깥에서 진형을 갖추고 먼저 화살을 날린다. 그 다음에는 기마대와 창병을 앞세워서 바로의 군대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 서슬에 절반 가까운 애굽의 군사와 백성들이 척살되고 만다.

아프리에스 바로가 남쪽으로 정신없이 달려서 그 도살의 현장을 탈출한다. 바로의 곁에서 충직하게 적들을 물리치고 있는 군사령관이 그 옛날 근위대 천부장 출신의 군사령관 보디베라이다. 그동안 27년의 세월이 흘러 그도 이제는 나이가 62세인 노장이다.

자신보다 젊은 황제인 아프리에스 바로를 모시고 보디베라가 무사히 바드로스 요새까지 들어간다. 도착하여 군사를 재정비하고 보니 10만명에 불과하다. 다행히 바드로스 요새를 지키고 있는 수비병이 10만명이나 있기에 도합 20만명이다. 그것으로 뒤따라 남하하고 있는 50만명에 가까운 갈대아군대를 막아낼 수가 있을까?

애굽의 군대와 함께 도망친 유다의 귀족 요하난 형제와 의병장 스라야가 미리 구축해 놓은 바드로스 성내의 유대인 난민촌에 무사히 도착한다. 하지만 멤피스성에 거주하고 있던 나머지 유대인들 가운데 대부분이 갈대아군대에 의하여 죽임을 당한 후이다.

바드로스의 유대인 난민촌에서 요하난 형제와 스라야가 개탄한다; “선지자 예레미야가 전한 여호와의 예언이 맞구나. 우리가 그 말씀을 무시하고 애굽으로 들어왔더니 이와 같은 역사적인 보응을 받고 있구나. 이제 어찌해야 하는가? 바드로스 요새마저 무너지게 된다고 하는 여호와의 예언의 말씀이 아닌가?... “.

그때 미리 바드로스의 유대인 난민촌에 정착하고 있던 선지자 예레미야와 그의 제자인 바룩이 요하난 형제와 스라야를 찾아온다. 그리고 예레미야가 말하기를 시작한다; “이곳 바드로스 요새까지 무너지고 애굽인들은 누비아 땅으로 쫓겨가게 될 것이요. 하지만 느부갓네살 황제가 회군하여 바벨론성으로 돌아가게 되면 20년 후에 바벨론이 쇠퇴하기 시작하고 이웃 엘람의 바사왕국이 일어서게 될 것이요.. “..

늙은 선지자 예레미야가 잠시 숨을 쉰 다음에 이어서 말한다; “훗날 바사의 왕으로 즉위하는 자가 고레스이며 그가 이사야 선지자의 글이 가리키고 있는 유대민족의 해방자가 될 것이요. 그러니 이곳 애굽을 떠나 바사로 들어가는 것이 훗날을 도모하는 길이 될 것이요. 내가 전하고 있는 여호와의 예언의 말씀을 명심하세요. 그것이 훗날 동족을 구하는 길입니다… “.

간곡한 선지자 예레미야의 권유이다. 그 말을 이제는 요하난 형제와 스라야가 무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바드로스에 있는 유대인 난민들을 집합시키고서 의견을 타진한다. 절반 정도가 동의한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은 코웃음을 치고 있다.

반대자들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일찍이 예루살렘에서 그러한 것처럼 하늘의 여왕에게 분향하고 전제를 드리면 이곳 애굽의 풍요를 맛볼 수가 있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가 그 먼 엘람까지 가야만 한다는 말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풍요로운 고장이 나일강변 애굽이 아닌가?... 가고 싶으면 너희들이나 가라... “(44:17).

그때 애굽에서 엘람까지 건너간 유다의 유민들이 훗날 자손들과 함께 선민 유다의 회복을 위하여 바사왕 고레스를 도와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리고 바벨론성 근교 그발 강가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 가운데 이미 자유를 누리고 있는 자들이 상당수 있다. 따라서 하달과 의병장 엘라아시노가 자유민들의 자제들을 무인으로 키우고 있다.

그들이 제자들과 함께 훗날 출옥하게 되는 여고냐를 찾아온다. 여고냐가 그들을 이끌고 엘람으로 가서 고레스가 왕이 되기를 기다린다. 그때가 느부갓네살의 후계자인 태자 에윌므로닥이 황제가 되고 이듬해 네르갈사레셀의 반란으로 죽임을 당한 직후인 주전 560년말이다.

주전 582년 가을이 지나가기 전에 천하의 영웅왕인 느부갓네살이 갈대아군대를 지휘하여 애굽의 바드로스 요새마저 정복하고 만다. 성이 완전히 함락되기 전에 아프리에스 바로가 보디베라 군사령관의 도움으로 겨우 남쪽으로 도망친다. 그곳 누비아 땅에서 수단의 군대를 모아 바로가 계속 갈대아군대에게 저항한다.

그것을 보고서 느부갓네살 황제가 뒷일을 큰 사위인 네르갈사레셀 군대장관에게 맡기고 자신은 느부사라단 군대장관과 함께 절반의 갈대아군대를 이끌고 바벨론성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러자 네르갈사레셀의 30만 갈대아군대는 아프리에스 바로가 이끌고 있는 30만명의 누비아 군대와 팽팽하게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

느부갓네살 황제는 이미 정복한 하이집트와 상이집트를 사위인 군대장관 네르갈사레셀에게 맡기고 나서 바벨론성으로 개선한 이후 20년 동안 신바벨론제국을 계속 통치하게 된다. 그때 제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하여 크게 기여한 인물이 3명의 총리 가운데 한사람인 다니엘 곧 벨드사살이다.

벨드사살은 느부갓네살 황제에게 여호와의 뜻과 예언의 말씀을 전했을 뿐만 아니라 전체 바벨론의 학자들의 큰 스승으로서 이름을 날리게 된다. 다니엘을 통하여 바벨론의 학자들은 히브리사상을 이해했으며 선지서의 내용을 알게 된다. 특히 그 가운데 이사야 선지자의 글이 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선지서의 내용은 중동의 패권을 행사하고 있는 자신들의 제국이 오래지 아니하여 사라지게 되고 그 자리를 바사의 고레스왕이 세우는 제국이 대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주전 561년에 늙은 느부갓네살 황제가 죽고 태자 에윌므로닥이 새로운 황제가 되자 상소를 올리기 시작한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폐하, 천하에는 우리들의 창조신 벨 므로닥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유대인들의 창조신 여호와의 예언에 따르게 되면 그들에게 자유를 주는 황제가 나타나서 천하의 패권을 행사하게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무쪼록 옥중에 있는 유다의 마지막 왕 여고냐를 석방하시기 바랍니다. 유다의 왕을 잘 대접하면 폐하의 제국이 여호와의 은총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37년 동안이나 감옥생활을 하고 있는 여고냐를 석방시켜주는 것은 황제의 입장에서는 심히 간단한 일이다. 벌써 유다왕국이 멸망한지 25년이 지나지 아니했는가?  그래서 에윌므로닥 황제가 가장 쉬운 그 방법을 선택한다(왕하25:27). 그는 그것으로 유다의 수호신 여호와의 은총을 듬뿍 받고자 생각한다.

그러나 여호와의 뜻은 그것이 아니다. 신바벨론제국 자체가 황제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백성에 이르기까지 우상인 벨 므로닥을 버리고 유일한 창조신 여호와를 하나님으로 섬기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여호와의 뜻을 거절하고 간교한 인간의 술책만을 선호하고 있는 바벨론의 황제인 에윌므로닥이다.

그 때문에 그는 다음해 곧 주전 560년에 애굽에서 회군한 군대장관 네르갈사레셀에 의하여 폐위당하고 만다. 늙은 네르갈사레셀이 애굽을 버리고 신바벨론제국을 선택하여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 그러나 그는 4년후에 향년을 맞이하고 그의 아들 라바시 마르둑이 뒤를 잇는다.

하지만 새로운 황제는 몇 달 만에  나보니더스 장군의 반란을 맞아 죽고 만다.  네르갈사레셀이나 나보니더스나 모두가 느부갓네살 황제의 사위들이다. 그러므로 부마들도 힘이 있으면 얼마든지 황제가 될 수 있다고 하는 불문율이 생겨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몇 년 사이에 두 차례의 반란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서 북부 아라비아 지역에서 이미 멸망한 왕국들을 되살리자고 하는 부흥운동이 활발하게 발생한다. 그것을 보고서 새로운 황제 나보니더스가 내정을 태자인 벨사살에게 맡기고 갈대아군대를 이끌고 북부 아라비아로 들어간다.

황제가 강력하게 반군들을 소탕하지만 토벌이 결코 쉽지가 아니하다. 그래서 그는 아예 그곳에 별궁을 지어 놓고서 10년 동안 전방을 지키고 있다. 그러한 시대에 바사에서는 고레스가 왕이 된다.

그것을 보고서 여고냐가 스승 하달을 비롯하여 80대의 노장 엘라아시노와 함께 고레스 왕을 찾아가고 있다. 과연 그들은 어떠한 일을 고레스를 위하여 하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여고냐는 어떻게 다윗의 가문을 되살리고 있는 것일까? 그는 어떻게 하여 아들의 수를 늘리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