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고냐(손진길 작성)

소설 여고냐18(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4. 24. 09:07

소설 여고냐18(작성자; 손진길)

 

여고냐가 바벨론성에서 감옥생활을 한지 5년이 지난 그때가 주전 592년이다. 그해 여름에 바벨론성에서 크게 멀지 아니한 그발 강가 유대인 난민촌에 살고 있는 하달의 집으로 두사람이 찾아온다.

그 정체가 그 옛날 세겜성을 지키던 군단장 엘라아시노이다. 그들은 바벨론의 포로의 신분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신바벨론제국의 느부갓네살 군대에게 항복한 것이 아니라 계속 저항하고자 의병들을 이끌고 은밀하게 바벨론으로 들어온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하달이 자신의 사랑방에서 그들을 정중하게 맞이한다. 그리고 조용히 말한다; “평생을 다윗왕조 유다왕국을 지키기 위하여 군부에서 일하신 두 분 장군을 여기서 뵙게 되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

그 말을 듣자 연장자인 엘라 장군이 먼저 말한다; “저희들도 늙었지만 하달 장군도 많이 늙으셨군요. 유다왕국 제1이 여기서 녹이 쓸어가고 있군요. 이제는 몸을 일으키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서 하달이 엘라 장군과 아시노 장군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본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시노 장군이 말한다; “하달 장군, 저희들은 이제 이곳에서 내부봉기를 일으켜야 되겠다고 생각하여 장군을 찾아온 것입니다… “.

그 말을 듣자 하달 장군이 신중하게 답변한다; “저는 여기서도 옥중에 계신 여호야긴왕의 근위대장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움직이자면 주군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제게 말미를 좀 주시지요. 전하를 뵙고서 은밀하게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엘라 장군과 아시노 장군이 고개를 끄떡인다. 그리고 엘라 장군이 말한다; “역시 하달 장군은 보기 드문 충신입니다. 전임자인 가이난 장군과는 정반대이군요. 보기가 좋습니다. 저희들은 그 대답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하달이 그들에게 다과를 권한다. 그러자 엘라 장군이 하달에게 묻는다; “장군, 요즈음 예루살렘 소식은 좀 듣고 계십니까?”. 하달 장군이 조용히 고개를 끄떡이면서 대답한다; “저는 작년에 이곳을 다녀간 시드기야왕의 측근으로부터 한가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애굽이 주도하고 있는 () 바벨론 동맹에 가입하여 바벨론과 전쟁을 벌이면 승전할 수가 있다는 여론이 예루살렘에서 대세라고 했습니다만… “(27:3, 28:1-12).

그 말을 듣자 엘라 장군이 말한다; “그렇습니다 저희들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이곳에서 내부반란을 일으키고자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무력이 약하므로 제1검이신 장군의 힘을 종 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

그 말을 들은 하달 장군이 크게 웃으면서 말한다; “하하하, 과찬의 말씀입니다. 제가 그 옛날에 유다왕국 제1검이라고 하더라도 지금은 52세의 늙은 무인에 불과합니다. 어떻게 젊은 무장들을 당하겠습니까?... “.

그 말을 들은 엘라 장군이 더 크게 웃으면서 말한다; “하하하, 장군이 늙은 퇴물이라고 말씀하시면 57세인 저는 완전 폐물입니다. 제 옆의 아시노 장군도 56세나 되었으니 마찬가지지요. 그러니 우리들이 더 늙기 전에 적의 심장부인 여기서 거사를 일으켜야지요. 장수는 전장에서 죽어야 제 본분을 다하는 것이 아닙니까?... 하하하… “.

하달 장군이 두 노장의 얼굴을 다시 본다. 그리고 조용히 말한다; “두 선배님의 말씀의 뜻을 잘 알겠습니다. 제가 옥중의 주군을 만나 뵙고 상세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에게 3일간만 말미를 주시지요… “.

그들을 배웅한 하달이 다음날 옥중의 여고냐를 찾아간다. 그리고 은밀하게 엘라 장군과 아시노 장군의 요청사항을 말씀드린다. 그러자 한참 생각을 하던 여고냐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부님, 시드기야왕이 애굽과 주변국들의 권유를 듣고서 반 바벨론 동맹에 가입한 사실을 알고 계시지요?... 그런데… “.

근래 자신의 제자인 여고냐의 얼굴에서 무공을 극성으로 연마한 자에게서 언뜻 엿보이는 그러한 광채가 한번씩 표출되고 있다. 그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을 유심히 보면서 하달이 정색을 한다. 그 순간은 인간의 오성과 이성이 극도로 발휘가 되고 있는 때이기 때문이다.

하달의 귀에 찬찬한 여고냐의 말이 들려온다; “저는 시드기야 숙부가 주전파인 신하들의 주장에 따라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애굽이 주도하는 동맹이라고 하는 것이 강력한 바벨론의 군대를 저지하는데 있어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두가지이지요. 하나는… “.

24세의 한창 나이인 여고냐의 생생한 목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바벨론의 군대가 정예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느부갓네살 황제가 지략과 전략에 아주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만한 영웅을 애굽이나 유다의 주변국에서 찾아볼 수가 없지요. 그 다음으로는… “.

하달이 고개를 끄떡인다. 그러자 여고냐가 이어서 말한다; “선지자 예레미야가 전하고 있는 여호와의 예언의 말씀을 참조하면, 바벨론의 강성함이 70년 내에 끝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아직은 그 때가 아닙니다. 그것은 단순한 주화파의 명분만이 아닙니다. 불필요한 왕국의 멸망과 백성들의 희생을 막자는 충정이지요… “(25:12).

그 말을 듣자 하달이 생각한다; “여고냐의 생각이 확고하구나. 강성한 지금의 바벨론과 전쟁을 한다는 것은 달걀로 바위치기와 같은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

그러자 여고냐가 스승 하달에게 조용히 말한다; “사부님,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엘라 장군과 아시노 장군에게 저의 뜻을 그대로 전달해주세요. 그리고 사부님의 선택은 스스로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저의 견해로 사부님을 구속하고 싶지가 않아요. 제가 받은 은혜가 얼마인데 감히 제가 사부님에게 어떻게 하시라고 강권하겠어요?... “.

그 말을 듣자 하달 장군이 제자인 여고냐를 한참 쳐다본다. 그리고 나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하는 옥중에서 무예만 연마하신 것이 아니시군요. 모세오경과 선지서의 내용을 벌써 통달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제가 두가지를 여쭙고 싶습니다; 하나는, 어째서 강성한 신바벨론제국이 70년 내에 망한다는 것입니까? 또 하나는, 먼 훗날 바벨론의 멸망을 앞당기자면 제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

그 말을 들은 여고냐가 조용히 대답하기를 시작한다; “사부님, 저는 작년에 감옥까지 저를 찾아온 바룩의 동생 스라야를 통하여 예레미야 선지자의 예언의 말씀의 핵심을 들었습니다. 그 내용이 바벨론이 멸망을 당하는 것은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바벨론이 섬기고 있는 수호신의 특징 때문입니다. 그것은… “.

처음 듣는 이야기이므로 하달이 경청한다. 그의 귀에 여고냐의 음성이 들려온다; “우리가 믿고 있는 여호와 하나님은 오직 하나뿐인 창조주이십니다. 그런데 바벨론이 섬기고 있는 그들의 수호신 벨 므로닥이 바로 유일한 창조주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

잠시 숨을 쉰 다음에 여고냐가 계속 설명한다; “바벨론의 황제가 속국들에게 자신들의 우상인 벨 므로닥을 유일한 창조주로 섬기라고 강요하고 있으므로 여호와께서는 반드시 그 제국을 멸망시키고 마신다는 것이지요. 그러한 예레미야의 예언은 선지자 이사야의 것과 동일한 것입니다”(46:1-2, 50:1-3).

하달이 경청하는 모습을 보고서 여고냐가 이어서 말한다; “여호와께서 그와 같이 악한 바벨론을 금방 멸망시키지 아니하는 이유는 선민의 나라와 이방나라들이 바벨론과 똑같은 죄를 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다른 나라들을 심판하시고 그 다음에 심판의 도구로 사용한 바벨론을 멸망시키는 것입니다”.

하달이 고개를 크게 끄떡인다. 그러자 여고냐가 자신의 말을 다음과 같이 맺고 있다; “그래서 저는 바벨론의 전반기가 아니라 후반기에 그들의 멸망을 앞당기고 싶습니다. 그 일을 위하여 인재를 양성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다윗가문을 이제는 여호와신앙의 토대 위에 튼튼하게 세울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이곳 바벨론에서 남은 인생 가운데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그 말을 듣자 하달이 빙그레 웃는다. 그리고 진심으로 말한다; “전하께서는 학문이 깊어지시고 이성과 오성이 탁월하게 되셨군요. 축하를 드립니다. 저는 전하의 뜻을 받들어서 같은 마음으로 후진을 양성하겠습니다. 그러니 전하께서는 풀려나시는 그때까지 아무 염려하시지 마시고 지금처럼 무공과 학문에 정진해주시기 바랍니다”.

하달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 인물이다. 그래서 이틀 후에 찾아온 엘라 장군과 아시노 장군에게 분명하게 말한다; “옥중에 계신 전하의 뜻을 들었습니다. 이번의 거사에는 얻는 것보다 희생이 더 클 것이므로 말리고자 하십니다. 그러니 저도 두 선배님의 거사에 함께 참여할 수가 없겠습니다”.

그 말을 듣자 엘라 장군과 아시노 장군이 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러면 거사는 저희들에게 맡기시고 장군께서는 저희들이 부탁하는 청소년들에게 체계적으로 무예를 좀 가르쳐주십시오. 5명정도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하달 장군이 좋다고 하자 그들이 3일 후에 청소년 5명을 데리고 온다. 그들의 이름이 하기스, 이루, 삼마, 사울, 오바다이다. 그들은 엘라 장군과 아시노 장군이 데리고 있는 의병들의 자손들이다. 그 가운데 엄선하여 뛰어난 기재 5명을 뽑아서 하달에게 맡긴 것이다.

훗날을 준비하기 위한 그들의 고충이 엿보이고 있다. 따라서 하달은 12세에서 14세 사이의 연령인 그들 5명의 청소년을 자신의 제자로 삼아 무예를 가르치기 시작한다한달 후에 여고냐의 삼남인 7살의 꼬마 브다야가 마지막 제자로 참여한다.

그 일에 전념하는 사이에 어느덧 4년이 지나가고 주전 588년이 된다. 그해에 과연 무슨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