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고냐(손진길 작성)

소설 여고냐10(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4. 17. 07:44


소설 여고냐10(작성자; 손진길)

 

주전 598년에 들어서자 외무대신으로 오래 일한 아히감이 사의를 표명한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더 이상 국정을 돌보지 못하니 부디 자택으로 돌아가 편히 여생을 쉴 수 있도록 허락하여 달라는 간곡한 상소를 올린 것이다.

여호야김왕은 개인적으로 자신의 사돈이 되는 아히감 대감이 사직을 청하고 있으므로 그를 불러서 정중하게 물어본다; “사돈, 세자 여고냐의 장인의 입장이라 외무대신의 직임을 계속 맡기가 불편하신 것이요? 아니면 어디 몸이 불편하신 것이요?”.

아히감이 조용히 대답한다; “전하, 지금까지 10년 이상 외무대신의 일을 하였으니 이제 늙은이는 뒤로 물러나고 후진들에게 왕국을 위하여 크게 일할 기회를 주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니 소신의 물러 감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

그 말을 듣자 국왕 여호야김이 더 이상 만류하지 못할 것임을 깨닫는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묻는다; “그렇다면, 마음에 두고 있는 후임자가 따로 있는 것이요?”. 그 말을 들은 대신 아히감이 기쁜 낯빛으로 대답한다; “전하, 물러나는 소신에게 후임자를 천거하라고 하시니 그 신임에 대하여 감읍할 따름입니다”.

갑자기 여호야김왕이 허허라고 웃는다. 그리고 정색을 하고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돈, 지금은 신바벨론제국이 우리 유다왕국을 치려고 군사를 끌어 모으고 있는 시점입니다. 그들은 다국적군을 형성하여 금년에 틀림없이 우리 왕국으로 쳐들어올 것입니다… “.

잠시 숨을 쉬고서 여호야김왕이 이어서 말한다; “이러한 비상시국이므로 국제정세를 파악하고 대처해야만 하는 외무대신의 직무가 얼마나 중차대한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러니 대감만큼이나 유능한 후임자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 말을 듣자 아히감이 마음에 두고 있는 한사람을 천거한다; “소신이 생각하기로는 오래 외무서기관으로 일한 유능한 엘리사마가 적임자로 보입니다. 전하의 마음에 드실 지 모르겠습니다만… ”.

그 말을 들은 여호야김왕이 크게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엘리사마를 후임자로 삼으면 무난하게 외무대신의 직무를 수행할 수가 있겠군요... 잘 알겠습니다. 짐이 그렇게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돈, 그동안 오래 수고하셨으니 이제는 아무쪼록 자택에서 손주들을 잘 키우면서 좀 편하게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사실 아히감이 외무대신의 자리에 오래 있었다. 왜냐하면, 여호야김왕을 모시기 시작한 다른 대신들은 전부 현직에서 물러나고 말았기 때문이다. 재작년에 벌써 궁내대신이 바뀌어 지금은 그마랴가 그 자리를 맡고 있다. 그리고 군부대신도 바뀌어 있다.

작년에 나이가 많은 군부대신 나홀이 사직을 청하고 물러나자 여호야김왕이 그 자리에 자신의 심복인 하나니를 앉힌 것이다. 그런데 군부대신 나홀은 자신이 물러나기 일년 전에 벌써 상비군 8개 군단을 조직하고 군단장들을 국왕의 이름으로 발령한 바가 있다.

구체적으로, 그 명단이 다음과 같다; 1군단장에 르우 장군, 2군단장에 오벳 장군, 3군단장에 갈마 장군, 4군단장에 멜기 장군, 5군단장에 앗디 장군, 6군단장에 요담 장군, 7군단장에 엘라 장군, 8군단장에 아시노 장군 등이다.

참고로, 르우 장군은 본래 제2군단장이었는데 수평이동으로 제1군단장을 맡은 노장이다. 오벳갈마 그리고 요담은 근위대에서 천부장을 지낸 장군들이다. 멜기앗디는 여호야김왕의 외척이며 공신들이다. 기타 엘라아시노는 상비군에서 오래 천부장을 지낸 유능한 지휘관들이다.

작년 곧 주전 599년에 유다왕국의 군부대신이 된 하나니는 상비군을 재배치한다. 1군단부터 제3군단까지는 왕성인 예루살렘성의 수비를 맡도록 하고 제4군단과 제5군단은  서남쪽에 있는 라기스 요새를 지키도록 조치한다. 그리고 북쪽 최전방인 세겜성에 제7군단과 제8군단을 배치하고 그 남쪽에 있는 미스바 요새에 요담 장군이 지휘하고 있는 제6군단을 배치하고 있다.

그렇게 정예병들을 배치하고 있는 하나니의 전략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만약 신바벨론이 다국적군대를 이끌고 해변길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쳐들어오는 경우에는 라기스 요새에서 먼저 2개의 군단병력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신으로서 형제간인 멜기 장군과 앗디 장군이 그 소임을 맡고 있다.

둘째로, 사마리아성을 차지하고 있는 신바벨론제국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사마리아성에 다국적군을 집합시키고 바로 남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에 대비하여 신임 군부대신인 하나니가 전투 경험이 많은 엘라 장군과 아시노 장군의 군단들을 세겜성에 배치하여 가장 먼저 침략군을 저지하고자 조치하고 있다.

셋째로, 세겜성의 남쪽에 있는 미스바 요새에 요담 장군이 지휘하고 있는 제6군단을 배치하고 있다. 최전방에 있는 세겜성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을 때에는 요담 장군의 군단이 적의 배후를 치도록 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그와 같은 상비군단의 배치를 끝낸 후에 군부대신 하나니1년간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가상의 적이 북쪽의 사마리아성에서 집결하여 세겜성을 치는 경우를 먼저 대비하여 세겜성의 상비군 2개 군단이 방어훈련을 실시하고 동시에 미스바 요새의 상비군 1개 군단이 기마병력으로 적의 후방을 치는 훈련을 실시한다.

그 다음에는 해안길을 타고서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있는 가상의 적을 라기스 요새에서 어떻게 막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훈련을 통하여 상비군으로 하여금 체득하게 한다. 그 결과 군부대신 하나니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고 있다.

그 다음해인 주전 598년이 되자 갑자기 외무대신 아히감이 사직하고 후임으로 엘리사마가 들어선다. 그것을 보고서 군부대신 하나니가 여호야김왕에게 진언한다; “국왕 전하, 국제관계란 군사전략과 외교전략을 동시에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신임 외무대신 엘리사마에게 지시하여 바벨론성으로 사절을 보내어 친선관계를 도모하게 하십시오”.

그 말을 듣자 여호야김왕이 말한다; “짐은 지금까지 3년간 바벨론으로 조공을 보내지 아니하고 있어요. 우리의 사절이 바벨론성을 방문한다면 느부갓네살 황제는 틀림없이 다시 조공부터 보내라고 말할 것이요. 그러니 긁어서 부스럼을 만드는 모양새가 되지 않겠어요?... “.

그 말을 들은 하나니가 싱긋 웃으면서 대답한다; “전하, 그것이 아닙니다. 그러한 질문을 받게 되면 우리의 사절단이 그들에게 우리가 처하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요구에 대하여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하면서 시간을 끌어야 하지요. 그 동안에 사절단에 포함시킨  첩보부대가 신바벨론제국의 허실을 탐지해야 합니다”.

그 말을 듣자 여호야김왕이 자신의 무릎을 탁 치면서 말한다; “맞는 말이요. 그렇지요. 국제관계라고 하는 것이 단숨에 황소의 뿔을 뽑는 것이 아니고 말고요. 서로 협의를 하는 과정에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고 그 동안에는 군사적인 행동이 주춤하게 되어 있지요. 그리고 왕래를 하는 사이에 적의 형편을 살피면 되는 것이고요. 좋습니다. 그렇게 조치하지요”.

그러나 그러한 노력으로 신바벨론제국의 침입을 늦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단지 6개월 정도 적의 군사행동을 지연시켰을 뿐이다. 마침내 유다왕국의 사절들이 시간만 끌고 있다는 것을 느부갓네살 황제가 눈치채고서 노발대발한다.

황제는 즉시 군사령관 바르단을 불러서 특명을 내린다; “그대는 휘하의 5개 군단을 이끌고 저 괘씸한 유다왕국을 치도록 하라. 그리고 짐은 아람과 모압 그리고 암몬으로 하여금 각각 1개 군단 씩의 병력을 내도록 명령할 것이다”.

주전 598년 늦여름에 사마리아성에 바르단이 지휘하고 있는 바벨론의 5개 군단과 속국의 군대 3개 군단 등 도합 8개 군단 20만명에 가까운 병력이 집합한다. 그들이 한꺼번에 남진한다. 그러자 세겜성의 유다왕국 2개 군단이 평소에 훈련한대로 작전을 개시한다.

구체적으로, 엘라 장군이 지휘하고 있는 제7군단이 세겜성을 철통같이 수비한다. 그리고 아시노 장군이 지휘하는 제8군단의 병력이 둘로 갈라져서 남쪽의 그리심산과 북쪽의 에발산에 매복한다. 그에 따라 바르단이 총지휘하고 있는 8개 군단의 침략군이 세겜을 통과하지를 못하고 그물에 걸리고 만다.

 시간이 너무 지체가 되자 바르단이 바벨론 장군 및 속국의 장군들과 협의한다. 그러자 모압의 지원군 사령관인 메사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장군, 유다왕국의 수도인 예루살렘을 점령하자면 우회하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바르단이 얼른 물어본다; “그것이 무엇이요?... “.

메사의 말이 심히 간단하다; “일부의 병력을 빼내어 비밀리에 해안지역으로 이동하면 됩니다. 해안길을 이용하여 남하한 다음에 계곡을 타고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면 되지요… ”. 바르단이 추가로 질문한다; “그러면 그곳을 지키는 유다의 요새가 무엇이요?”.

메사가 즉시 대답한다; “라기스 요새입니다. 그곳만 점령하면 곧바로 예루살렘으로 들어갈 수가 있지요… ”. 그 말을 듣자 바르단이 결정을 내린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군사를 둘로 나누어 제1진은 세겜성을 계속 공격하고 제2진은 나와 함께 해안길로 이동하여 라기스 요새를 치고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도록 합시다”.

바르단5개 군단 가운데 3개 군단을 이끌고 우회한다. 메사의 모압 군단이 앞서 나가며 길을 안내하고 있다. 그들이 마침내 라기스 요새가 보이는 지점에 도착한다. 그러한 움직임을 사전에 세겜성의 양쪽 산에 매복하고 있는 아시노 장군이 탐지하게 된다 따라서 그는 전령을 통하여 라기스 요새의 멜기 장군에게 긴급하게 통보하고 있다.

바야흐로 그 유명한 요새 라기스에서 다시 신바벨론제국의 군대와 유다왕국의 군대 사이에 전투가 발생하고 있다. 그 전투의 전개과정이 어떠하며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