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가 망하고 동주의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되는 역사적 의미 3가지(참조; 방랑가족의 서안과 낙양 이야기)
하나; 훈족의 영향권 아래 있는 진나라의 도읍이 서안인데 그곳에서 발흥한 서주가 천하패권을 행세하지만 12대 유왕이 미인 포사에게 반하여 나라를 돌보지 아니하고 패륜을 저지르며 제후들을 우습게 여깁니다. 그 결과 서쪽에서 훈족이 쳐들어오는데 제후들이 일체 도움을 주지 아니하고 있습니다.
둘; 중원사상의 영향을 받아 동서남북의 이민족을 모두 한자로 오랑캐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서융, 북적, 동이, 남만이라고 모두 도적들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중원사상의 발흥지가 서안에서 동쪽으로 880리 떨어져 있는 낙양인데 그곳의 입김에 주왕실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셋; 내분과 외적의 침입으로 주왕실이 망하자 폐위된 세자가 폐허가 된 서안을 버리고 말짱한 낙양으로 천도하여 동주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명색만 그러할 뿐 사실은 천하의 제후들이 주왕실의 위에서 설치는 시대입니다. 그것이 바로 춘추전국시대의 개막인 것입니다. 그와 같은 사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좋은 자료가 있기에 아래에 첨부합니다(이상은 정치학박사 손진길의 의견입니다).
방랑가족의 서주와 동주 이야기[출처] 서주(西周)의 망국과 동주(東周) 춘추시대가 열리다. 미색에 취하여 나라를 망국으로 이끈 주 유왕(幽王)과 요녀 포사(褒姒)|작성자 방랑가족
지난 이야기에서 주(周)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주의 역사 8백년에, 지금의 서안인 호경(鎬京)에 도읍했던 서주(西周)와 낙양(洛陽)에 도읍했던 동주(東周)로
나뉜다고 하였지요.
나라가 선 다음, 여러 가지 이유와 명분으로 도읍을 옮기는 일은 왕왕 있었고, 그럴 수도 있기는 합니다만.
도읍을 옮긴다는 것은 엄청난 대역사가 동반되어 백성들을 괴롭게 하므로 민심이 이반되고, 또 이는 정치적인
세력간의 다툼이나, 세력의 변동 등 나라의 내정에 반갑지는 않을 그런 변화를 동반하게 되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극약처방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불가피한 이유가 아니라면, 사실 천도(遷都)는 가능하면 하지 않는 것이 옳지요.
그런데, 그런 천도를.. 왜 주는 했던 것일까요?
기원전 771년부터 기원전 770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는데, 사연을 알고 보면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오랜 역사를 두고 상고해 보면..
나라에 망조(亡兆)가 들때에는 거의 예외없이 등장하는 게 있습니다.
어리석고, 무능하고, 거기에 무도한 임금과, 그런 임금을 더욱 병들게 하고, 막장으로 몰아가는 존재 얘기입니다.
보통..간신배의 농간과 치명적인 미색을 자랑하는 여자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지요.
주(周)의 경우는..주의 12대 왕인 유왕(幽王, 재위 BC781 ~ BC771)과 그의 총희인 포사(褒姒)가
등장합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주 본기(周本記), 십팔사략(十八史略), 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같은 당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서와 연의 형식 역사소설에 이들 관련해 많은 에피소드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포사의 등장 관련해서 전해지는 좋게 말하면 신비롭고, 나쁘게 말하면 황당무계하기까지 한..
전설이 있습니다. 이 전설 이야기는 큰 의미는 없다고 보고 따로 찾아보시면 될 터이니, 넘기고요..
일단 포사(褒姒)는 포나라 출신의 여인이란 의미인데, 포나라 제후가 주나라 왕실에 죄를 지어
당시 임금이던 유왕(幽王)의 노여움을 사 벌을 받게 되자 포나라 제후가 유왕에게 천하절색으로 성장한
포사를 바쳐 용서를 빌게 되었고, 유왕은 이렇게 얻은 미녀, 포사에게 한눈에 반해 버렸다는데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선대왕인 주 선왕의 갑작스런 승하로 주의 12번째 임금이 된 유왕(幽王)은 어떤 인물이었는가?
사서에서 말하는 그의 인물평을 보니..가관입니다.
천성이 난폭하고, 주색(酒色)을 즐겼으며, 그의 모후(母后)도 이를 말리지 못할 정도였는데..
그의 모후가 돌아가시자 주색을 탐하는 것이 더욱 심해져서 아주 국정을 돌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임금으로서 나쁜 것은 다 갖추었다.
심각한 자질 부족에..싹수가 노랬다는 얘기지요.
이렇게 주색을 탐하는 유왕이 포사라는 미녀를 얻었으니..어떤 일이 벌어졌나 보겠습니다.
千金買笑(천금매소)라는 고사성어가 있는데, 천금을 주고 웃음을 사다는 뜻입니다.
이 고사성어가 유왕과 포사 때문에 나온 말이랍니다.
무슨 사연인고 하니..포사의 문제라 할지, 그녀는 웃음이 없었다고 합니다.
유왕은 천하제일, 절색의 미녀인 포사가 웃는 모습, 그녀의 미소를 보는게 소원인데, 금은보화에
비싼 옷, 맛있는 음식, 연회에..뭔 일을 해도 절대 웃지 않는 미녀 포사 때문에 애간장이 다 탈 지경입니다.
그런데, 유왕은 그렇게 소원하던 그녀, 포사가 살짝 짓는 미소를 보고 아주 혼이 나가 버립니다.
그 비결이란게..비싼 비단을 찢는 것을 보고, 그 소리를 듣고 포사가 그랬답니다.
유왕은 그걸 보고 좋아서 매일매일, 그 비싸고 귀한 옷감인 비단을 그녀 앞에서 찢게 했답니다.
그녀의 웃음 한번 보려고..집안, 왕실, 나라의 살림이 기둥뿌리부터 뽑히게 생겼습니다.
포사도 그렇고, 유왕도 제 정신은 아닌 것 같네요.
그런데, 이짓도..하루이틀이지. 너무 많이, 계속하면 또 질리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유왕은 결국 소원을 이룹니다.
이번엔 포사의 살짝 짓는 미소 정도가 아니라 크게 웃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소원을 이루게 되었냐고요? 이게 또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예로부터 중국은 그들의 영역 외곽의 이민족들을 두고, 오랑캐라며 멸시하며 부른 이름이 있죠.
북적(北狄), 동이(東夷), 서융(西戎), 남만(南蠻).
주의 왕도인 호경(鎬京)의 경우..서융(西戎)과 대치하는 전선이 가깝습니다.
이 때문에 주의 경우는 주(周)나라의 영역, 주 왕실이 위험한 사태가 벌어지면 봉화(烽火)를 올리고,
이 봉화를 보면 주변의 제후들이 군사들을 이끌고 지체없이 달려와 왕도를 지키고, 적을 몰아내기로 약속되어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게 국가방위, 수도방어의 기본전략인 거죠.
어느 날, 실수로..적의 침입도 없었는데, 봉화가 올라가는 사건이 벌어지고, 이를 본 전국의 제후들이 급히
호경으로 달려와 집결했습니다.
그런데 적은 없고, 한마디로 헛수고에 허탕치고 허무하게 돌아가게 되어 제후들이 울화가 치미는데,
포사가 이 모습을 보고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크게 박수까지 치고, 좋아하는 것 아닙니까?
유왕은 또 이런 포사의 모습을 보고는 미칩니다.
이후, 유왕은 포사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을 때마다 수시로 봉화를 올렸고, 그때마다 급히 달려왔다가
허탕치고, 포사의 비웃음만 사고 농락당한 끝에 돌아가는 제후들은 환멸감만 느끼게 됩니다.
이걸 몇번 반복하게 되니..제후들은 봉화가 올라와도 무시하게 됩니다.
또 포사라는 요망한 여자가 웃는 거 보려고 유왕이 장난질하는 구나 이렇게 되는 거죠.
이게 바로..이솝우화에서 나오는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 효과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게 단순히 거짓말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유왕과 포사, 이 두사람 때문에 주나라의 국가안보와 수도방어 전략이 헝클어지고, 무력화된 겁니다.
그저 여자 웃는 거 한번 보고 싶다고 이런 일을 벌인건가요?
유왕과 포사의 몰락을 자초한 것은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패륜인데, 이게 좀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인륜, 사람의 도리를 말해주는 고사성어가 하나 있습니다.
옛날 후한 광무제 때의 일인데..송홍(宋弘)이란 대부가 있었습니다.
능력 있고, 어질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따랐습니다.
광무제의 누이 호양공주가 이른 나이에 과부가 되어 살았는데, 호양공주가 송홍을 흠모하여 오라비인 광무제에게
송홍과 결혼할 수 있게 중매를 서달라고 청을 넣어서..
광무제가 송홍을 불러 의중을 떠보게 됩니다. 이때 호양공주는 병풍 뒤에 숨어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거지요.
광무제가 송홍을 보고 이르기를,
"사람은 지위가 높아지면 친구를 갈아 사귀고,
부자가 되면 아내를 버리고 새 사람으로 바꾼다는데, 이런 것은 인간의 상정이 아니겠는가?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송홍이 단호하게 답하기를,
"신이 듣건대, 빈한하던 시절에 사귀던 벗은 잊지말고, 지게미와 쌀겨를 함께 먹으며 고생하던 아내는
버려선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광무제는 송홍에게 더 권하지 못하고 누이 호양공주를 보고는, 포기하라 했다고 하죠.
이때 대부 송홍이 광무제에게 했던 말이 바로..
貧賤之交不可忘, 糟糠之妻不下堂(빈천지교불가망, 조강지처불하당)입니다.
조강지처 고사를 얘기한 것은..왜냐? 유왕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포사를 맞아 들였으나, 원래 유왕에겐 왕후가 있었고, 다큰 아들 태자 의구(宜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왕은 정실왕후와 태자를 쫓아내고, 포사를 왕후 자리에 앉히고, 포사의 아들 백복을 태자로 삼았습니다.
당연히 유왕은 인륜에 반하는 최악의 선택을 한 겁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쫓겨난 왕후가 신(申)나라 제후의 딸이었던 것이죠.
잘못도 없이 억울하게 쫓겨온 딸과 손주를 본 신후(申侯)는 크게 분노하였고요.
신후만 그랬겠습니까?
신후(申侯)의 딸과 손주의 복수와, 무도한 사위를 혼내주려는 그의 노여움은 정당하지만..
문제는 그 방법이 옳지 않았습니다.
신후는 유왕을 치기 위해 유왕에게 불만을 가진 다른 제후들과 연합하고, 더 큰 문제는 이민족인 서융,
즉 견융(犬戎)족을 끌어 들인 것이었습니다.
나라 내부의 일에 외적을 끌여 들일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기니..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을 터입니다.
확실히 나라에 망조가 들긴 했네요.
기원전 771년, 신후는 견융과 연합하여 주의 왕도인 호경을 공격했습니다.
호경이 위태로워지자, 유왕은 급히 봉화를 올렸지만..그를 위해 달려온 제후는 없었습니다.
유왕과 포사가 심심한가 보구만, 또 장난질인가? 이렇게 넘겨 버린 거죠.
그게 아니었어도..유왕과 포사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하여 그들을 위해 싸우고, 충성할 자가 있었을지도
의문이긴 합니다.
당연히 호경은 무너지고, 유왕과 포사는 도주하였지만 얼마 못가서 견융들에게 붙들렸습니다.
유왕과 유왕과 포사의 소생인 태자 백복은 죽임을 당하였고, 포사는 이후 행적이 묘연합니다.
아마도 천하절색이니 만큼 견융에 끌려가 견융의 족장이 취하였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견융이 신후 등과 연합할 때 약조를 이행하지 않고 호경에 눌러 앉으려 했습니다.
힘들게 차지한 땅에, 새로운 문물을 보고 그들은 아마도 마음이 변하였을 겁니다.
신후와 여러 제후들이 그런 견융을 보다 못해 이들을 공격해 쫓아내고..
신후는 폐태자였던 의구를 새로운 주의 왕에 옹립하니, 그 의구가 주의 평왕이었습니다.
주 평왕이 새로 즉위하였으나, 이미 왕도인 호경은 폐허가 되었고..이때문에 부득이 동쪽의 부도(副都)인
낙양(洛陽)으로 천도하게 되고, 이로써 서주시대가 끝이 나고 동주시대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동주시대는 이전과는 같지 않았습니다.
이미 주왕(周王)의 권위는 땅에 떨어진지 오래, 왕은 힘을 잃었고..
각지의 제후들의 힘이 왕을 넘어서 이젠 제후들이 공공연히 왕의 권위와 명을 무시한지 오래되었습니다.
이제 왕은 허수아비, 전국 각지의 제후들이 각자 할거하며 세력다툼을 벌이는 본격적인 춘추전국시대가
열렸습니다.
경국지색(傾國之色).
나라를 기울게 만드는 미색, 미녀를 이르는 말입니다.
이런 여자들을 요녀(妖女)라고들 하죠.
혹자는 얘기합니다.
나라를 망하게 하고, 기울게 하는 것은 무능하고 어리석은 임금 탓이지..미녀 탓은 아니지 않나?
그렇게 묻는다면, 글쎄요.
물론 제1의 책임은 임금에게, 유왕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미색과 아첨으로 임금의 눈과 귀를 멀게하고, 판단을 흐리게 하는데 일조한 책임은 가볍지 않습니다.
왕이 나라를 망치고 패륜을 범하는데..그것에 일조하고 함께 하지 않았던가요?
그리고 그 폐해가 개인의 범위를 넘어 나라를 망하게 하고, 수없는 백성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파괴하니..
그 죄가 어찌 가볍다 하겠습니까?
주를 망국으로 이끈 유왕과 포사의 고사가 전하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주 유왕이 그들이 몰락시킨 은나라의 주왕과 달기의 고사를 생각했다면, 이럴 순 없었겠지요.
이들의 몰락은 그 악행에 대한 당연한 수순, 인과응보일 것입니다.
나라가 망하고, 망국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 몰락으로 가는 이유와 과정은 어쩜 이리 다들 비슷한지.
역사는 반복된다는 그 말,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이는 바꿔 말하면 비극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지난 역사를 알고, 그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게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 중 하나랍니다.
[출처] 서주(西周)의 망국과 동주(東周) 춘추시대가 열리다. 미색에 취하여 나라를 망국으로 이끈 주 유왕(幽王)과 요녀 포사(褒姒)|작성자 방랑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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