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민수기 강해 제107강(민20:22-29)(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3. 10. 31. 06:36

민수기 강해 제107(20:22-29)

작성자; 손진길 목사(오픈 바이블 스터디 인도자)

작성일; 주후 201827()

 

에돔의 변경 호르 산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대제사장 아론에 대하여(20:22-29);

 

본문에서 규명해야 하는 두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①하나는 대제사장 아론의 죽음의 의미입니다(20:24-29). ②또 하나는 그가 향년을 맞이한 호르 산의 위치입니다(20:22-23). 대제사장 아론이 죽고 나자 한달 후에 이스라엘 자손들의 정복전쟁에 대한 모세의 기록이 시작이 되고 있기 때문에 아론의 죽음의 의미가 과연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죽은 호르 산의 위치를 가데스 바네아 인근으로 보느냐? 아니면 에돔 족속들의 소굴이 되고 있는 페트라 인근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이스라엘 자손들이 어느 길을 타고서 가나안 땅으로 진군하고자 했는지를 탐색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그러한 점들을 조금 상세하게 다음과 같이 살펴봅니다;

(1)  첫째로, 아론은 출애굽의 제2의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모든 백성들의 죄를 속죄하는 대제사장입니다. 또한 40년 동안 광야생활을 하고 있는 백성들의 고난을 진심으로 위로한 지도자입니다.  그러한 세가지 사항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첫째, 출애굽의 사명을 여호와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맡게 되는 모세는 그의 형인 아론의 도움을 받아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도자로 행세를 하게 됩니다(4:27-31). 모세는 40년 전에 애굽의 고센 땅에서 동족인 이스라엘 백성들을 규합하여 바로에게 반역을 하고자 시도하지만 동족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여 실패하고 맙니다(2:11-15). 그러므로 호렙 산에서 자신을 출애굽의 지도자로 삼겠다고 하시는 여호와의 말씀이 계시지만 선뜻 나서지를 못합니다(4:13). 그러자 여호와께서는 모세의 친형인 장로 아론을 그의 보좌역으로 붙여주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세의 편으로 만들어주는 모든 작업을 아론이 책임지고 수행할 것이라고 약속해 줍니다(4:14-16). 그제서야 모세는 신이 나서 여호와깨서 주신 능력의 지팡이를 들고서 애굽을 향하여 걸음을 옮기는 것입니다(4:17).

2)    둘째, 이스라엘 자손들이 출애굽을 하여 광야로 나왔지만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상대대로 애굽에서 살아 왔기에 애굽의 문화와 종교에 익숙합니다. 그 결과 여호와의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그 말씀을 애굽에서 우상을 섬기던 방식으로 실천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광야생활을 통하여 이스라엘 자손들이 여호와 앞에 얼마나 큰 죄를 자주 범하는지 모릅니다. 백성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모세와 아론이 자주 중보의 기도를 드립니다. 그리고 대제사장인 아론은 일년에 하루 대 속죄일이 되면 지성소까지 들어가서 자신의 목숨을 걸어 놓고서 모든 백성들이 일년간 지은 죄를 전부 용서 받고자 속죄의 제사를 드립니다(16:12-34). 요컨대, 아론은 백성들을 위한 진정한 대제사장인 것입니다.

3)    셋째, 이스라엘 백성들이 진정으로 믿고 따른 지도자는 대제사장인 아론입니다. 그는 통치자로서의 면모가 강한 모세와는 다릅니다. 레위 지파 아므람 집안의 족장이며 장로 출신인 아론은 애굽에서부터 동족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한 인물입니다. 그리고 긴 세월 40년동안  광야생활을 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끝까지 위로하고 그들의 죄를 대신 속죄하고자 애쓴 대제사장입니다. 그는 광야생활 40년이 끝나는 그해에 백성들이 여호와와 다툰 그 모든 죄를 지고서 에돔 땅 변경 호르 산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20:24). 그 소식이 전해지자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이 통곡을 합니다(20:29). 자신들의 죄를 대신 지고서 대제사장 아론이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자꾸만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들 백성들의 30일간의 통곡과 회개로 여호와 하나님과 다투고 원망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시대가 끝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세대가 이스라엘의 군대가 되어 여호와의 도우심으로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하여 힘차게 전진하게 되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2)  둘째로, 출애굽 제4051일에 호르 산에서 대제사장 아론이 죽고 그의 아들인 엘르아살이 새로운 대제사장이 됩니다(20:25-28, 33:38-39).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가 전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세는 30일간의 애곡기간이 끝나자 이제는 가나안 땅을 향하여 진군하겠다고 결심을 합니다. 그래서 여호와의 허락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먼저 북쪽으로 나아가서 네게브 지역 남단에 살고 있는 가나안 족속을 공격합니다. 호르마 지역에서 대승을 거둠으로써 그 옛날 호르마에서의 대패를 설욕하게 됩니다(14:45, 21:3).

1)    그러나 모세는 더 이상 북진을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그 옛날 10정탐꾼의 악평을 지지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반역사건 때문입니다. 그때 이스라엘 자손들은 헤브론에 웅거하고 있는 거인 족 아낙 자손들과의 전투를 거부했습니다. 그들과 전쟁을 하게 되면 반드시 패한다고 말하면서 여호와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13:32-14:4). 오직 여분네의 아들 갈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만이 승전을 할 수가 있다고 말했을 뿐입니다(14:6-9).

2)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이 말한 내용 그대로 심판하십니다(14:27-28). 그러므로 가데스 바네아에서 신(zin) 광야를 넘어 가나안 남부 네게브 지역으로 계속 북상하여 헤브론까지 들어가는 그 빠른 침공로를 이제는 허용하시지 않으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세는 네게브 남단 호르마에서 북진을 멈추고 있습니다(21:3).

3)    그 대신에 모세는 백성들을 이끌고 에돔의 남쪽 변경으로 우회를 하여 모압의 동편으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그곳에 아모리 족속들의 영토가 펼쳐져 있기 때문입니다. 세렛 시내를 건너 그 땅을 차지하라고 하는 여호와의 허락이 함께하고 있기에 모세와 백성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입니다(2:13-18).

4)    여기서 하나의 질문을 하고자 합니다. 모세가 호르마 전투를 수행한 때는 대제사장 아론이 호르 산에서 죽기 전일까요? 아니면 그 후일까요? 만약에 죽기 전이라고 한다면 호르 산의 위치는 페트라의 인근이 됩니다. 왜냐하면, 모세가 호르마 전투를 치르고 나서 한참 남동쪽으로 이동을 하다가 호르 산에서 형 아론의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입니다.

5)    그렇지만 민수기 기록의 순서를 그대로 시간의 흐름으로 보았을 경우에는 그 후가 됩니다. 그때에는 호르 산의 위치는 네게브 지역에 가까운 가데스 바네아 근처라고 하겠습니다. 그와 같은 두가지 해석이 가능하므로 오늘날에도 학자들에 따라서는 호르 산의 위치를 두가지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 위치에 대해서는 첨부한 지도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6)    특히 주후 1세기 유대인 역사학자인 요세푸스가 호르 산이 에돔 족속들이 웅거하고 있는 세일 산맥에 있는 바위산이며 페트라 인근이라고 말하고 있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사실 보다는 역시 민수기 제20장 첫머리에 기록이 되고 있는 미리암의 죽음과 결부시켜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녀는 출애굽 제40년 정월에 가데스 바네아에서 향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20:1).

7)    그런데 아론은 4달이 지난 시점인 제51일에 호르 산에서 죽습니다(20:25-28). 그렇다면 4달 동안이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데스와 그 인근 호르 산에서 머물렀다고 하는 것은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일단 네게브 호르마에서 가나안 족속들을 혼낸 다음에(21:3) 에돔의 남쪽 변경을 우회하다가 페트라 인근 호르 산에서 대제사장 아론의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보입니다(20:27-28, 21:4).

이상과 같은 사실들을 염두에 두고서 이제부터 본문의 말씀을 한 구절씩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말씀의 묵상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그 깊은 의미와 메시지를 파악해봅니다;

첫째로,이스라엘 자손 곧 온 회중가데스를 떠나 호르 산에 이르렀더니, 여호와께서 에돔 땅 변경 호르 산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시니라. 이르시되”(20:22-23); 다음과 같이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살펴봅니다;

(1)  이스라엘 자손 곧 온 회중가데스를 떠나 호르 산에 이르렀더니”(20:22);

1)    이스라엘 자손이 가데스에서 호르 산으로 이동을 하고 있습니다. 가데스는 에돔의 서쪽 국경의 바깥이며 바란 광야와 신(zin) 광야가 만나고 있는 지점인 가데스 바네아를 말하고 있습니다. 가데스에서 북쪽으로 진행을 하게 되면 신 광야를 넘어 가나안 남부의 반 사막성 기후를 가진 황야 네게브 지역으로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그 길은 그 옛날 12정탐꾼들이 은밀하게 가나안으로 들어간 길이며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13:17).

2)    그런데 여기서 이스라엘 자손들은 그 길로 하여 가나안으로 들어가지를 못하고 그 대신에 가데스의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호르 산으로 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동경로는 가나안을 향하여 북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에돔의 남쪽으로 우회하여 염해 동쪽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어째서 빠른 길을 두고서 멀리 우회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신명기 제2장에서 여호와의 말씀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에돔과 모압 사이에 있는 세렛 시내를 건너서 모압의 동쪽에 살고 있는 아모리 족속들의 땅을 점령하라는 것입니다”(2:13-18, 24-25).

3)    본문에서는 이스라엘 군대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도자들이 회막 앞에서 모세와 회의를 가짐으로 말미암아 백성들의 지도자로서의 회중이라는 말이 민수기 제14장까지 사용이 되고 있는데 그러한 의미를 이제는 부여하고 있지를 않습니다. 여기서 사용이 되고 있는 회중이라고 하는 말은 이스라엘 자손 전체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가나안 땅을 점령하기 위하여 새로이 전진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군부의 지도자나 민간인 지도자들에 의하여 통솔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의미가 강합니다. 그들은 모두가 심기일전하여 여호와의 허락만 얻게 되면 반드시 약속의 땅 가나안을 얻고야 말겠다고 하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것은 국민전체의 사기(士氣)가 여호와의 회막 앞에 서 있는 회중과 같이 높다고 하는 의미입니다.

(2)  여호와께서 에돔 땅 변경 호르 산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시니라. 이르시되”(20:23); 에돔 땅은 북쪽 국경이 염해(鹽海)입니다. 그리고 그 서쪽 국경은 신 광야입니다. 또한 동쪽 국경은 세렛 시내입니다. 남쪽에는 아라바 계곡을 따라 바위 산들이 세일 산맥을 이루고 있는데 그 끝이 아카바 만의 입구인 에시온 게벨입니다. 아라바 계곡은 해저 300-100미터 정도이지만 그 주위의 바위 산은 해발 900-1,700미터나 됩니다. 에돔 족속들은 그 세일 산맥에 웅거를 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해발 900미터의 페트라가 있고 1,440미터의 높은 산 자발하룬이 있습니다. 역사학자인 요세푸스는 그 자발하룬이 바로 호르 산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모세는 호르 산을 에돔 땅 변경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그곳 가까이 왔을 때에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아론에게 명령을 하십니다(20:23).  

둘째로,아론은 그 조상에게로 돌아가고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준 땅에는 들어가지 못하리니, 이는 너희가 므리바 물에서 내 말을 거역한 까닭이니라. 너는 아론과 그의 아들 엘르아살을 데리고 호르 산에 올라 아론의 옷을 벗겨 그의 아들 엘르아살에게 입히라. 아론은 거기서 죽어 그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라”(20:24-26); 네 부분으로 나누어서 살펴봅니다;

(1)  아론은 그 조상에게로 돌아가고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준 땅에는 들어가지 못하리니”(20:24a);

1)    선민 이스라엘과 한국 백성들 사이의 동일한 표현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 사람이 죽으면 그 조상에게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사람들은 죽었다는 말과 돌아가셨다는 말을 같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창세기를 보면 그러한 표현을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의 경우에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향년이 175세라. 그의 나이가 높고 늙어서 기운이 다하여 죽어 자기 열조에게로 돌아가매”(25:7-8).

2)    그런데 대제사장 아론은 모세와 마찬가지로 생전에 꼭 들어가보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입니다. 그렇지만 그곳으로 들어가지를 못하고 믿음의 조상들에게로 돌아가게 되는 향년을 호르 산 근처에서 맞이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한 사실을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아론에게 직접 말씀하십니다(20:23-24a).

3)    당장 그 말씀을 듣게 되는 모세와 아론은 서운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의 약속의 땅인 가나안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좋은 곳을 여호와 하나님께서 준비하고 계신다고 하는 사실을 알게 되면 오히려 감사할 것입니다(14:1-3). 그곳이 바로 여호와의 종들이 그 사명을 이 땅에서 완수하고 그리스도의 인도함을 받아서 들어가게 되는 영생의 천국인 것입니다(11:16). 그러한 상급을 모세가 바라고 있다고 히브리서의 저자가 증언하고 있습니다(11:25-26).

(2)  이는 너희가 므리바 물에서 내 말을 거역한 까닭이니라”(20:24b);

1)    여호와의 말씀은 동일하십니다. 여호와의 명령을 무시하고 그 지시사항을 어기는 종들에게는 불이익을 주십니다. 예를 들면, 가데스 바네아 반역사건을 심판하시면서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겠다고 부르짖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기성세대를 그 땅으로 결코 들여보내지 아니하시는 것입니다(14:28-30).

2)    그리고 거인 족인 아낙 자손들과 전투를 하지 아니하겠다고 한 10정탐꾼의 지지자들은 아낙 자손들이 살고 있는 헤브론 땅을 얻지 못하게 하십니다. 그 대신에 아낙 자손을 두려워하지 아니한 여분네의 아들 갈렙에게 그 땅을 정복하도록 훗날 허락하시는 것입니다(14:6-15). 그와 마찬가지로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에게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심판하십니다. 그 이유는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들이 조용하게 반석에게 명령하여 물을 내라고 지시하셨는데(20:7-8) 그들이 그 말에 불순종했기 때문입니다(20:24b).

3)    모세와 아론은 백성들에게 역정을 내고 있습니다(20:10a). 그리고 그들을 위하여서는 다시는 반석에서 물을 내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지팡이로 그 반석을 두번이나 내리치고 있습니다(20:10b-11a). 그것을 보시고 여호와께서는 백성들을 긍휼하게 여기셔서 직접 반석에서 샘물이 솟아나오도록 역사를 하시지만 모세와 아론의 죄를 결코 용서하실 수가 없으신 것입니다(20:11b-12). 그것이 제2의 므리바 물 사건입니다(20:13).

(3)  너는 아론과 그의 아들 엘르아살을 데리고 호르 산에 올라”(20:25); 호르 산은 요세푸스의 말에 의하면 세일 산맥에 위치하고 있는 자발하룬 산이며 그 높이가 해발 1,440미터나 됩니다. 그 높은 산으로 모세가 대제사장 아론과 아론의 3남이며 제사장인 엘르아살을 데리고 올라가야만 합니다(20:25). 여호와의 지시사항이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엘르아살을 함께 데리고 올라가라는 하는 말의 뜻은 대제사장의 승계를 위한 것입니다. 일찍이 여호와께서는 대제사장 아론의 예복을 그의 아들 가운데 한 사람이 물려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29:29). 그 예언을 이제 이루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4)  아론의 옷을 벗겨 그의 아들 엘르아살에게 입히라. 아론은 거기서 죽어 그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라”(20:26); 대제사장 아론의 옷을 호르 산 정상에게 벗겨 그의 아들인 제사장 엘르아살에게 입히는 것이 먼저일까요? 아니면 아론이 거기서 죽어서 조상에게로 돌아가는 것이 먼저일까요? 그 선후관계는 아무래도 아론의 죽음이 먼저일 것입니다. 세일 산맥 높은 산인 호르 산은 바람이 거세고 추운 곳입니다. 그 센 바람과 추위 가운데서 겉옷을 완전히 벗긴다고 하는 것은 산 사람의 경우에 있어서는 할 도리가 아닌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론의 숨이 끊어지자 그것을 보고서 모세가 그 대제사장의 예복을 벗겨서 제사장 엘르아살에게 입힌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셋째로,모세가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그들과 함께 회중의 목전에서 호르 산에 오르니라. 모세가 아론의 옷을 벗겨 그의 아들 엘르아살에게 입히매 아론이 그 산 꼭대기에서 죽으니라”(20:27-28a);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살펴봅니다;

(1)  모세가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그들과 함께 회중의 목전에서 호르 산에 오르니라”(20:27);

1)    여호와의 명령을 준행하기 위하여 모세가 아론 및 엘르아살과 더불어 높은 호르 산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 아래 산 기슭에서는 이스라엘 240만명의 백성들이 쳐다보고 있습니다(20:27). 수백 미터 올라갈 때까지는 나름대로 육안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천 미터가 넘게 되자 전혀 보이지를 않습니다. 너무나 까마득한 높이이기 때문입니다.

2)    그러므로 그 호르 산 정상에서 어떠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이스라엘 백성들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에 따라 그들은 모세와 아론 부자가 하산하여 빨리 내려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여호와를 섬기는 신정국가의 지도자 3인방이기 때문에 그들의 하산을 목을 빼고서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2)  모세가 아론의 옷을 벗겨 그의 아들 엘르아살에게 입히매 아론이 그 산 꼭대기에서 죽으니라”(20:28a); 모세의 글의 선후관계로 보면 아론이 죽기 전에 그의 대제사장의 예복을 모세가 벗겨서 제사장 아론에게 입힌 것으로 보입니다. 그 다음에 호르 산 꼭대기 그 추운 곳에서 늙은 아론이 죽게 되는 것으로 풀이가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표현상의 기법이지 사실적인 승계의 과정은 그러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추운 곳에서 한평생 여호와의 종으로 그리고 백성들의 죄를 속죄하는 대제사장으로 일한 아론을 그렇게 살아 생전에 옷을 벗긴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호르 산 정상에서 대제사장 아론이 이제는 약속의 땅 가나안이 아니라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준비하신 그 천국으로 들어가기를 소원하면서 눈을 감자 모세가 경건하게 그 예복을 벗겨서 엘르아살에게 입힌 것이라고 하겠습니다(20:28a).

넷째로,모세와 엘르아살이 산에서 내려오니, 온 회중 곧 이스라엘 온 족속이 아론이 죽은 것을 보고 그를 위하여 30일 동안 애곡하였더라”(20:28b-29);

(1)  무려 해발 1,440미터나 되는 그 높은 산에서 모세와 엘르아살이 아론의 시신(屍身, 죽은 몸)을 운구하여 평지로 내려오고 있습니다(20:28b). 산 기슭에서 그들의 하산을 기다리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워낙 고령인 아론이었으므로 그의 향년이 다다른 것이 아닌가 하고 짐작은 했지만 막상 그의 시신을 마주 대하고 보니 샘솟는 슬픔의 눈물을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20:29a).

(2)  생각해보면, 애굽의 고센 땅에서부터 이스라엘 자손들과는 한시도 떨어지지 아니하고 희로애락을 함께한 진정한 백성들의 지도자가 아론입니다. 여호와를 섬기는 신정국가의 최초의 대제사장으로서 무던히도 속을 썩이고 있는 미성숙한 백성들의 죄 사함을 위하여 전심으로 여호와께 속죄의 제사를 드리던 자가 바로 아론입니다. 그러한 아론의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은 통한의 눈물을 30일이나 흘리면서 애곡을 하고 있습니다(20:29b).

결론적으로, 이스라엘의 초대 대제사장인 아론의 죽음은 적어도 두가지의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1)  하나는 출애굽 이후 광야생활을 통하여 여호와의 율법을 어기고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던 기성세대의 죄를 아론이 속죄하면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입니다. 그의 대제사장 예복을 제사장 엘르아살이 입게 됨으로써 새로운 세대의 대제사장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대제사장 엘르아살이 언약궤를 모시고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2)  또 하나는 광야생활 40년 동안 한 뼘의 땅도 차지하지를 못했던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여호와께서 이제부터는 정복전쟁을 시작해도 좋다고 하는 허락을 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2:13-14). 그 일은 향년을 얼마 남기지 아니하고 있는 모세가 앞장을 서서 빠른 속도로 수행할 것입니다. 우선적인 정복의 대상지역이 바로 요단 강 동편 아모리 족속들의 땅입니다(2:24-25).  

아론은 그가 소원하던 약속의 땅 가나안에는 들어가지를 못하고 호르 산에서 눈을 감고 맙니다. 그러나 그가 원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것으로 여호와 하나님께서 상급을 주시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 상급이 바로 그리스도를 만나 함께 영생의 천국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무쪼록 왕 같은 제사장으로 한평생 살아가셔서 주님께서 준비하신 하나님나라에서 영생 가운데 다시 만나시는 성도님들이 모두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살롬!

 

(호르 산의 위치에 대한 두가지 지도; 하나는 가데스 인근, 또 하나는 페트라 인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