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민수기 강해 제36강(민7:30-83)(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3. 9. 15. 04:27

민수기 강해 제36(7:30-83)

작성자; 손진길 목사(오픈 바이블 스터디 인도자)

작성일; 주후 2017 11 14()

 

2-4대의 9지파의 사령관들이 차례로 여호와께 제물과 봉헌물을 드리고 있는데 그 순서와 특징이 무엇인가?(7:30-83)

 

이스라엘 12지파는 각자 독자적인 군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각 지파의 군대는 자기 지파 출신인 한 사람의 사령관이 지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12지파의 독립적인 성격의 군대의 조직과 보유는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것입니다(1:1-4). 그렇게 지파별로 독립적인 군사력을 가지도록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1)  첫째, 그 뜻은 이스라엘 12지파를 각각 하나의 부족국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그 계기를 마련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훗날 요단 강 동편과 서편의 가나안 땅을 모두 점령한 다음에는 여호와께서 여호수아를 통하여 12지파의 영토를 분배해줍니다. 그러므로 그때부터 12지파는 자신들의 역량으로 각각 독립적인 고대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향후 문제는 과연 그들이 계속 여호와를 잘 섬기고 자신들의 역량으로 그러한 12개의 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12개가 아니라 단지 역사적으로 2개의 국가  곧 다윗왕조의 유다 왕국과 북조 이스라엘 왕국으로 발전하는데 그치고 맙니다.

(2)  둘째, 이스라엘 12지파를 전부 모세가 지휘하고 그들의 군대마저  독점하는 이른바 전제적인 왕정국가가 탄생하는 것을 미연에 막고자 한 것입니다. 만약 모세가 여호와로부터 부여 받은 권위를 가지고 이스라엘 백성들 위에 군림을 하면서 국가의 무력조직까지 한 손에 장악하고서 그 막강한 권력을 혼자서 휘두르게 된다고 하면 그것은 굉장히 효율적인 것 같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엄청난 공포입니다(삼상8:5-18). 신이 아닌 인간이 국가의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그는 고대사회에서 절대 왕권을 행사하고 있는 애굽의 바로와 같은 현인신이 되고 그 자신이 우상으로 백성들의 추앙을 받고 말 것입니다. 그러한 미래가 훤히 눈앞에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결코 패권적인 지도자를 여호와께서는 자신의 신정국가에 있어서 원하지 아니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아직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생활을 계속하고 있다는 현실입니다. 따라서 이스라엘 12지파의 군사력을 조직적으로 운용하여 적들을 물리치고 약속의 땅을 점령해야만 하는 군사적인 목표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12명의 사령관들 사이에 권력의 서열을 확실히 정하고 또한 4개의 진영 사이의 서열을 확실히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12명의 사령관들이 여호와를 섬기고 있는 최고지도자인 모세와 제사장들 나아가서 레위인들까지 모두 존중하며 여호와께 절대적인 충성의 맹세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방법이 민수기 제7장에서 두가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①하나는 여호와 앞에 수레 6대와 그 수레를 끌게 되는 소 12마리를 헌물로 바쳐서 그것으로 성막과 기구를 운반하고 있는 레위인들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②또 하나는 12사령관들이 그 서열대로 여호와께 나아가 하루씩 제물을 드리고 봉헌물을 바치도록 한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에 있어서 각 사령관들이 바치고 있는 제물과 봉헌물의 내용이 똑 같습니다. 하나의 차이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정도로 동일한 내용이 한 자도 틀림이 없이 되풀이하여 반복적으로 12번이나 기록이 되고 있습니다. 양피지의 값이 엄청 비싼 고대 국가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지루한 내용을 그렇게 기술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가 있습니다;

(1)  첫째, 12지파의 12명의 사령관들이 자신들의 군대를 대표하여 여호와께 드리고 있는 제물과 그들이 바치고 있는 그 봉헌물은 비록 꼭 같은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형식적으로 각각 다른 12나라의 사령관들이 여호와께 충성을 맹세하면서 바치고 있는 조공과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소홀하게 생략하거나 이하동문이라고 축약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2)  둘째, 첫째 날과 둘째 날 그리고 셋째 날 등이라고 사람들이 흔히 일상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그 날들은 모두 새로 창조가 되고 있는 날들입니다. 그러므로 새날 그 하루의 주인공은 완벽하게 그날의 사령관이고 그의 군대입니다. 그리고 그의 지파입니다. 그들이 여호와께 절대 충성을 하겠다고 제물을 바치고 봉헌물을 드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감격스러운 장면을 세세하게 기록으로 모두 남기지 아니할 도리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이상과 같은 사실들을 염두에 두고서 이제부터 본문의 말씀을 다음과 같이 효율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말씀의 묵상을 통하여 그 깊은 의미와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파악해봅니다;

첫째로,넷째 날에는 르우벤 자손의 지휘관 스데올의 아들 엘리술이 헌물을 드렸으니”(7:30), “다섯째 날에는 시므온 자손의 지휘관 수리삿대의 아들 슬루미엘이 헌물을 드렸으니”(7:36), “여섯째 날에는 자손의 지휘관 드우엘의 아들 엘리아삽이 헌물을 드렸으니7:42), “일곱째 날에는 에브라임 자손의 지휘관 암미훗의 아들 엘리사마가 헌물을 드렸으니”(7:48), “여덟째 날에는 므낫세 자손의 지휘관 브다술의 아들 가말리엘이 헌물을 드렸으니”(7:54), “아홉째 날에는 베냐민 자손의 지휘관 기드오니의 아들 아비단이 헌물을 드렸으니”(7:60), “열째 날에는 자손의 지휘관 암미삿대의 아들 아히에셀이 헌물을 드렸으니”(7:66), “열한째 날에는 아셀 자손의 지휘관 오그란의 아들 바기엘이 헌물을 드렸으니”(7:72), “열두째 날에는 납달리 자손의 지휘관 에난의 아들 아히라가 헌물을 드렸으니”(7:78);

(1)  이스라엘 12지파의 서열이 진영으로 보면 ①유다 진영, ②르우벤 진영, ③에브라임 진영, ④단 진영 등 4개로 나누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진영에는 3지파씩 참여를 하고 있으므로 그 점을 반영하면 12지파 군대의 서열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다 ②잇사갈 ③스불론 ④르우벤 ⑤시므온 ⑥갓 ⑦에브라임 ⑧므낫세 ⑨베냐민 ⑩ ⑪아셀 ⑫납달리 등입니다. 그와 같은 군부의 서열에 따라 첫째 날부터 열두째 날까지의 순서가 정해지고 있습니다.

(2)  첫째 날부터 열두째 날까지 진행이 되고 있는 12지파의 사령관들의 명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가 있습니다;

1)    처음 이스라엘 전체 회중 앞에서 확정이 된 12지파의 12사령관의 명단과 비교할 때(1:4-18) 하루씩 여호와께 제물과 봉헌물을 바치고 있는 12사령관의 이름에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7:12, 18, 24, 30, 36, 42, 48, 54, 60, 66, 72, 78). 각 지파 내에서 권력자의 변동이 아직 없다는 것입니다.

2)    또한 군 사령관들이 여호와께 제물을 바치고 헌물을 드리는 것이 민수기 제7장에 기록이 되어 있을 뿐 민간 지도자들인 족장이나 장로들이 자신들의 지파를 대표하여 여호와께 제물과 봉헌물을 바친 기록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미 12지파의 대표권은 민간인 지도자인 족장이나 장로가 아니라 군대를 장악하고 있는 사령관들에게 넘어가버렸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하겠습니다.

(3)  12지파 군부의 서열이 이제는 이스라엘 12지파의 전체 서열이 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4개의 진영을 형성하여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12지파가 이제는 동남서북이라는 4개의 진영으로 나누어지고 있으며 제1-4대까지의 서열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군사국가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온세상에 복음을 전파하는 교회나 성도들도 그 조직이 흡사 군대의 모습과 같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둘째로,그의 헌물도 성소의 세겔로 130세겔 무게의 은 쟁반 하나70세겔 무게의 은 바리 하나. 이 두 그릇에는 소제물로 기름 섞은 고운 가루를 채웠고, 10세겔 무게의 금 그릇 하나. 이것에는 향을 채웠고”(7:31-32, 37-38, 43-44, 40-50, 55, 61-62, 67-68, 73-74, 79-80);

(1)  이스라엘 12지파의 사령관들이 첫째 날부터 열두째 날까지 바친 헌물의 종류와 내용이 모두 동일합니다. 그들이 여호와의 성막에 봉헌한 것은 두가지 종류입니다. 은 그릇과 금 그릇입니다;

1)    은 그릇은 성소의 세겔로 130세겔의 은 쟁반 하나와 70세겔 무게의 은 밥그릇입니다. 성소의 세겔을 시중의 세겔인 11.4g의 두배로 보면 1성소 세겔이 22.8g입니다. 그러므로 은 쟁반의 무게는 2.9kg이 넘고 은 밥그릇의 무게는 1.5kg이 넘습니다.

2)    고대 이스라엘에서 시중의 은 1세겔은 4데나리온에 해당합니다. 1데나리온이 예수님 당시 장정의 하루 품삯입니다(20:2). 그것을 선진국의 하루치 임금을 반영하여 평균 100불로 볼 경우, 시중의 1세겔은 400불이고 성소의 1세겔은 800불입니다. 그러므로 은 쟁반 130세겔은 10 4천불입니다. 그리고 은 밥그릇 70세겔은 5 6천불입니다.

3)    더구나 금은 은의 15배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 그릇의 무게인 10세겔은 은 150세겔에 해당합니다. 그 값어치는 무려 12만불입니다.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각 사령관들은 12만불짜리 금 그릇을 하나씩 여호와의 성막에 바친 것입니다.

(2)  은그릇과 금그릇을 여호와께 봉헌할 때에는 그 그릇에 헌물을 담아서 드립니다. 그 헌물이 은그릇의 경우에는 기름 섞은 고운 가루인 소제물입니다. 그리고 금그릇에는 거룩한 향을 가득 담아서 봉헌을 하는 것입니다. 12사령관이 바치고 있는 헌물의 내용물이 모두 동일합니다. 비록 그들의 군사력에 있어서는 차이가 나지만 여호와께 봉헌하고 있는 그들의 헌물과 정성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을 수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12지파 모두가 자신들의 독자적인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 어엿한 하나의 부족국가라고 하는 의미가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셋째로,또 번제물로 수송아지 1마리와 숫양 1마리와 일 년 된 어린 숫양 1마리이며, 속죄제물로 숫염소 1마리이며, 화목제물로 소 2마리와 숫양 5마리와 숫염소 5마리와 일 년 된 어린 숫양 5마리라”(7:33-35, 39-41, 45-47, 51-53, 57-59, 63-65, 69-71, 75-77, 81-83);

(1)  사령관들이 각자 여호와께 바치고 있는 제물은 세가지 종류입니다;

1)    첫째, 번제물입니다. 그것은 사지(四肢, 2개의 팔과 2개의 다리 또는 4개의 다리)를 절단하고 목을 치고 몸통을 쪼개어 번제단 그물망 위에 얹어서 전부 태워 여호와께 바치는 제사입니다. 그 번제가 본래 제사의 기본입니다. 자신을 전부 쪼개고 태워서 여호와께 바친다고 하는 절대 충성의 표시입니다. 여호와의 명령과 말씀을 실천하지 아니하면 죽어도 좋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적인 헌신과 희생의 다짐을 번제로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2)    둘째, 속죄물입니다. 그것은 속죄의 제사를 위한 것이며 제사장의 몫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자신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는 가축을 제물로 삼아 완전히 태워서 번제로 드리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것을 약간 누그러뜨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름과 콩팥 등 사람이 먹어서 좋지 아니한 것들만 여호와께 화제로 태워서 드리고 나머지 살코기는 제사장이 거제로 들어 올려서 그것이 제물이라는 사실만 고하면서 자신들이 삶아서 식용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성막에서 여호와를 섬기고 있는 제사장들의 생계를 참으로 잘 챙기시고 계시는 여호와이심을 여실히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하겠습니다.

3)    셋째, 화목의 제물입니다. 그것은 기름과 콩팥 등을 태워서 여호와께 화제로 드리는 것은 속죄의 제사와 같습니다. 하지만 제사장에게 주는 몫이 있고 대부분의 살코기는 거제나 요제로 여호와께 바친다는 사실만 고하고 그 고기를 삶아서 제주(祭主, 제물을 드린 사람)들이 전부 나누어서 먹게 됩니다. 따라서 사령관과 그의 부하들이 나누어 먹고서 여호와를 섬기는 마음 안에서 일체를 이루고 화목을 다짐하는 것입니다.

(2)  12명의 사령관들이 번제물, 속죄물, 화목의 제물을 드리고 있는데 그 내용이 모두 동일합니다. 누구는 군사의 수가 적다고 하여 적게 제물을 드리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의미는 여호와께 헌신하고 희생한다면 12지파에게 주고 있는 여호와의 축복은 항상 동일하다는 의미입니다.

(3)  화목의 제물까지 드리고 나면 그 다음에는 이는 스데올의 아들 엘리술의 헌물이었더라”(7:35), “이는 수리삿대의 아들 슬루미엘의 헌물이었더라”(7:41)는 등의 표현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그러한 표현이 제83절에 이르기까지 12지파의 각 사령관의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후렴처럼 반복이 되고 있는 것이므로 여기서는 생략을 하고자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스라엘 12지파의 사령관들이 첫째 날부터 열두째 날까지 하루 한 사람씩 여호와께 나아가 제물과 봉헌물을 바치고 있습니다. 그들의 차례는 12지파의 서열을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나름대로 음미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루하게도 똑같은 내용을 열두 번이나 적고 있습니다. 단지 그 지파와 사령관의 이름만이 바뀌고 있을 뿐입니다. 어째서 그렇게 고루한 문장을 모세가 기술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만약 12개의 나라에서 그 대표자가 똑같은 조공을 황제에게 바치고 있다고 한다면 그 순서와 내용을 일일이 사관(史官, 역사를 기록하는 관리)에게 기록을 하도록 조치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조공과 진상의 절차가 제국의 영광을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여호와의 종이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성취한 결과는 그것이 똑같은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이하동문(以下同文, 다음의 내용이 위와 똑같으므로 반복을 생략하는 것)으로 생략할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그 성도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인생을 바친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을 여호와 하나님께서 일일이 인정해주시고 있는 것이 본문과 같은 기록의 양상이라고 하겠습니다.

그와 같은 깊은 의미를 생각하면서,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본문을 일일이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이름을 대입하여 읽어본다면 여호와 하나님께서 나 자신의 인생을 지루하게 생각하지 아니하시고 그 값어치를 인정해 주신다고 하는 감격을 새삼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무쪼록 본문을 읽으시면서 아버지 하나님께 올려드릴 나 자신의 헌물과 봉헌물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시는 은혜가 임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살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