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민수기 강해 제9강(민2:32-34)(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3. 8. 30. 17:11

민수기 강해 제9(2:32-34)

작성자; 손진길 목사(오픈 바이블 스터디 인도자)

작성일; 주후 2017 10 13()

 

12지파의 군대를 모두 동원하면 무려 군사의 수가 60 3,550명이나 되는데 그들이 모세와 여호수아의 휘하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고 반대로 사사기 시대에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2:32-34)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신정국가에서 대제사장은 대단한 권위를 지니고 있습니다. 매년 10 10일이 되면 대제사장만이 모든 백성들의 죄를 속죄하는 제사를 여호와께 드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16:29-30). 그날 대제사장만이 홀로 지성소에 들어가서 언약궤와 속죄소에 제물의 피를 뿌리고 신탁의 말씀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16:12-34, 25:22).

여호와께서 임재하여 계시는 그 지성소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제사장이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출입을 할 수가 없습니다. 성소에서 지성소로 들어가는 그 휘장을 제멋대로 젖히게 되면 곧 바로 죽임을 당하게 되기 때문입니다(19:21-24, 28:35, 10:1-2). 그러므로 대 속죄일에 그 휘장을 열고서 지성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대제사장의 권위라고 하는 것은 실로 대단한 것입니다.

그 지성소에 살아 생전에 자주 들어갈 수 있는 인물이 한 사람 있습니다. 그가 바로 신정국가(神政國家)의 지도자인 모세입니다(25:22, 34:10). 그는 일찍이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대표하여 시내 산에 홀로 올라가서 여호와 하나님을 만나고 그 말씀을 배워 하산하여 신정국가의 법률인 율법으로 선포한 장본인입니다(20:20-21, 24:2-8).

당시 시내 산에 강림하신 여호와 하나님의 음성을 백성들이 직접 듣고서 두려워합니다(19:16-25). 피조물인 자신들이 창조주의 거룩하고 위엄에 찬 음성을 계속 듣게 되면 잘못하다가는 죽임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20:19). 그와 같은 피조물 본연의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그들은 시내 산 정상으로 모세의 등을 떠다 민 것입니다(5:24-27). 홀로 죽든지 살든지 시내 산 꼭대기로 올라가서 여호와를 만나 그 말씀을 듣고 하산하여 자신들에게 전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성실하게 그 말씀을 무조건 지키겠다는 다짐입니다.

시내 산에 임재하시던 여호와께서 이제는 모세의 텐트인 회막 내에 설치가 되어 있는 성막 그것도 지성소에 임재하여 계십니다(25:8, 33:7-11, 40:34-35). 그 옛날 시내 산 정상으로 모세를 꼬박꼬박 부르신 그 예에 따라 지금은 성막의 지성소 안으로 그를 부르십니다. 그러므로 모세야 말로 신정국가의 왕이신 여호와 하나님의 대리자입니다.

선민 이스라엘 12지파는 모세의 권위 앞에 그저 복종할 따름입니다. 최초의 대제사장인 아론도 모세의 명을 따르고 있습니다(4:15-17). 그것은 출애굽 이전에 여호와께서 모세를 자신의 대리자로 세워 주신 그 영광과 전통이 여전히 살아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34:30-35).

그와 같은 전통이 출애굽후 광야생활 가운데 살아 있기 때문에 12지파가 제각각 자신들의 독자적인 군대를 보유하고 있어도 별로 문제가 없습니다. 12지파가 자파(自派)의 장정들을 병력으로 삼아 독자적인 군대를 형성하고 또한 자파에서 선출한 사령관을 정점으로 군대의 지휘체계를 확립하고 있어도 모세의 12지파 군대에 대한 통수권이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1:3-16). 예를 들면, 전쟁을 치르게 되는 비상시에는 자연히 12지파의 사령관들이 모두 모세와 아론 앞에 모여서 작전회의를 하고 여호와의 뜻을 전해 듣게 되는 것입니다(1:4, 17).

그리고 평상시에는 세 지파가 하나의 진영을 형성하여 함께 작전을 전개합니다(2:2-31). 예를 들면, 레위인들이 성막을 분해하여 운반하고 있을 때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뒤를 따라 함께 행진을 하고 있으므로 4개의 진영이 전방에서는 제1대와 제2대가, 후방에서는 제3대와 제4대가 성막과 백성들을 호위하게 됩니다(2:9, 16-17, 24, 31). 그리고 레위인들이 행진을 멈추고 성막을 조립하여 다시 세우게 되면 그 동남서북의 방향에 제1대부터 제4대까지 차례로 자신들의 진영을 구축하는 것입니다(2:3, 10, 18, 25).

그와 같이 여호와를 자주 알현하게 되는 모세의 무상(無上)의 권위와 일년에 한차례 대 속죄일 제사를 드리며 지성소에 임재하신 여호와의 음성을 듣고서 죄 사함의 기쁜 소식을 백성들에게 전해주고 있는 대제사장 아론의 권위가 살아 있기에 광야생활 40년 동안에는 12지파의 군대가 진영 별로 합동작전을 수행하고 또한 모세 및 아론과 함께 작전회의를 하여 전투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전통이 요단 강을 건너 가나안 땅을 정벌하는 기간에도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모세 대신에 여호수아가, 아론 대신에 엘르아살이 그 일을 대신하고 있을 뿐입니다(1:5-9, 20:26-29). 그런데 문제는 12지파가 자신들이 원하는 땅을 기업으로 분배를 받고 난 그 이후의 역사입니다. 12지파의 군대는 이제 진영의 개념도 무시합니다. 그리고 여호수아가 죽고 나자 더 이상 12지파의 사령관들이 함께 모여서 작전회의도 하지를 않습니다. 모두가 제 각각입니다(2:10, 17:6, 21:25). 그것이 사사시대의 특징입니다(2:10, 21:25).

12지파의 군대는 오로지 자신들의 지파의 이익만을 위하여 전쟁을 수행할 따름입니다. 그 누구의 지시나 요청도 듣지를 않습니다. 그러한 분열의 모습은 한 마디로, 가나안 일대에 하나의 선민 이스라엘의 군대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12개의 부족국가가 제멋대로 자신들의 이익의 극대화를 위하여 생존경쟁을 벌리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12지파가 여호와신앙으로 함께 모여서 단결을 하고 있을 때에는 그 신정국가의 군대가 무려 60 3,550명의 병력으로서 그 규모가 대단합니다(2:32). 그러나 12조각으로 분열이 된 결과 그저 3만 명에서 7만 명 남짓 되는 부족국가 수준의 군대에 불과합니다(1:20-43). 적들이 사방에서 수십만의 병력으로 침탈할 경우에는 꼼짝 없이 수탈의 대상이 되고 맙니다.

그 옛날과 같은 진영(陣營)의 개념이나 모세 또는 여호수아와 함께 12지파의 사령관들이 작전회의를 하던 전통이 사라졌기에 그저 12개의 약한 이스라엘의 부족국가들만이 가나안 땅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 요단 강 동편의 르우벤, , 므낫세 반 지파는 모압과 암몬 그리고 미디안과 아람의 공격을 자주 받다가 그만 지도상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또한 가나안 땅에서도 블레셋의 공격으로 그 북쪽 해안을 가로막고 있던 단 지파가 사라지고 맙니다.  

그와 같은 역사적인 사실들을 염두에 두고서 이제부터 본문의 말씀을 한 구절씩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말씀의 묵상을 통하여 그 깊은 의미와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파악해봅니다;

첫째로,이상은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의 조상의 가문을 따라 계수된 자니, 모든 진영의 군인 곧 계수된 자의 총계는 60 3,550이며”(2:32); 다음 두가지의 개념을 모두 내포하고 있는 본문입니다;

(1)  첫째, 이스라엘 자손들의 장정 가운데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병력의 수가 무려 603, 550명이나 된다고 하는 말입니다; 군대의 규모가 60만명이 넘어서고 있으므로 한 마디로, 대군이며 강력한 군사대국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모세나 여호수아와 같은 최고의 지도자가 여호와의 명령에 의지하여 이스라엘의 군대를 하나로 지휘하고 있을 때에는 군사적인 측면에서 강력한 이스라엘입니다. 요단 강 동편과 서편의 원주민 여러 족속의 병력으로써는 쉽게 대항을 할 수가 없는 이스라엘의 강력한 군사력이라고 하겠습니다.

(2)  둘째, 총계가 60 3,550명이지만 그들의 조상을 따라 12지파로 갈라져 있는 군대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60만명의 병력이 평균 5만명씩 12지파에게 소속이 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자파의 사령관이 강력하게 지휘하고 있는 독자적인 군대들입니다. 40년 광야생활에 있어서는 12지파가 함께 머물고 또한 행진을 했기에 항상 4개의 진영을 형성하여 움직였습니다. 따라서 3지파가 하나의 진영의 군기 아래 연합작전을 수행했습니다. 정복전쟁에 있어서는 신정국가의 최고지도자인 모세나 여호수아의 지휘아래 12지파의 모든 군대가 총동원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시대가 지나고 사사시대에 들어오게 되면 그러한 전통이 일체 사라지고 맙니다. 12개의 지파가 각자의 땅을 분배 받고 나서는 서로 돕지를 않습니다. 요컨대 12개의 부족국가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하여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로,레위인은 이스라엘 자손과 함께 계수되지 아니하였으니,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심과 같았느니라”(2:33);

(1)  12지파의 장정들로 12개의 군대를 형성할 때에 레위 지파의 장정들은 제외하였다는 말입니다.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을 성막에서 섬기는데 전념하고 있으므로 칼을 빼어 들고서 적들과 직접 싸우지를 않습니다. 그러므로 행진을 할 때에는 그 전방과 후방에서 나머지 12지파의 군대가 호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막을 세우고 한 자리에서 머물게 될 때에서는 동남서북 등 사방에서 12지파가 4진영을 형성하고서 방어를 합니다.

(2)  그렇다고 하여 레위인 장정들이 전혀 무장을 아니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두가지의 임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①하나는 성막을 분해하여 운반하고 그것을 조립하여 세우는 일입니다. ②또 하나는 성막에서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며 평소에 그 주변에 진을 치고서 최후적인 방어를 담당하는 것입니다.  

셋째로,이스라엘 자손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다 준행하여 각기 종족과 조상의 가문에 따르며 자기들의 기를 따라 진치기도 하며 행진하기도 하였더라”(2:34); 광야생활을 하는 동안에 이스라엘 자손들은 12개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특징이 다음과 같습니다;

(1)  첫째, 이스라엘 군대의 형성은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12지파가 독자적인 군대를 보유하고 자파의 사령관이 독점적인 지휘체계를 갖추도록 한 것도 전부 여호와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애초부터 군사력의 보유와 운용에 있어서 여호와 하나님의 뜻은 세상임금들이 군사력을 완전독점하고 있는 그러한 제도적인 운영이 전혀 아닌 것입니다.

(2)  둘째, 12지파와 수 많은 가문들이 모두 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의 깃발은 각 가문의 것입니다;

1)    주전 1,876년에 야곱이 70명에 가까운 아들과 손자들을 데리고 애굽으로 이주하였을 때에는 12지파의 조상들만이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46:6-27). 그러나 430년 동안 애굽에서 자손들이 번성하게 되자(46:3, 47:27, 1:12),  12지파 내에서는 가문별로 갈라져 나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50:22-23, 6:14-25).

2)    같은 일가(一家)라고 하더라도 촌수(寸數)가 많이 멀어지게 되면 씨족사회(氏族社會)의 범위를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12지파는 이제 부족사회의 특징을 보이게 됩니다. 백성들은 부족사회보다는 친숙한 씨족사회에 머물고자 합니다. 따라서 가문별로 족장이 다스리고 있는 자연적인 부락이 여전히 대세이며 그들이 가문의 문장과 고유한 깃발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3)    그런데 12지파에 하나씩 군대를 형성하라고 여호와께서 명령을 내리십니다. 그에 따라 가문의 족장들이 모여서 회의를 합니다. 먼저 자신들의 지파의 사령관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그 휘하에 자파의 장정으로 독자적인 군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에 따라 지파별로 군기(軍旗)를 만들어 사용하게 됩니다.

(3)  셋째, 12지파의 군대가 성막을 중심으로 4개의 진영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12지파가 독자적인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전략과 전술에 있어서는 연합을 하고 있습니다. 모세는 3지파로 하나의 진영을 형성하도록 제도화하고 있습니다(2:2-31). 그리고 다른 2지파를 리더하여 하나의 진영을 형성할 수 있도록 그 주장이 되는 지파를 임명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유다, 르우벤, 에브라임, 단 지파들입니다. 그들이 행진을 할 때에는 제1대부터 제4대까지를 각각 지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막이 한 장소에 머물게 될 때에는 동남서북에 각각 진영을 설치하게 됩니다.

(4)  넷째, 모세가 여호와의 말씀으로 명령을 내리고 있으므로 그가 살아 있는 동안과 죽고 난 다음에 12지파의 군대의 운영에 있어서 변화가 발생하게 됩니다;

1)    여호와께서 직접 명령을 내리실 때에는 반드시 모세를 불러서 하십니다(4:15-17, 20:18-21, 5:27-33).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모세는 여호와 하나님의 대리자입니다. 그 무상의 권위 앞에 12지파의 사령관들이 순종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요단 강 동편지역을 점령할 때에 단 5개월 만에 큰 땅을 차지하게 됩니다(33:38-39, 20:29, 1:3, 2:13-18). 르우벤, , 그리고 므낫세 반 지파에게 먼저 분배해준 그 땅의 규모는 요단 강 서편의 가나안 땅과 비교할  때 그 절반에 해당하는 큰 땅인 것입니다(32:33).

2)    모세의 후계자인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을 점령함에 있어서 모세와 같은 권위로 12지파의 사령관들을 지휘하고 있습니다(1:1-7). 따라서 강한 원주민들을 격파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호수아가 죽고 나자 12지파는 지리멸렬(支離滅裂)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각자의 땅을 기업으로 배분 받고 나서 그 생각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12지파가 독자적인 군사력을 키워서 서로 더 넓은 땅을 차지하고자 열심입니다. 다른 지파가 곤궁에 처해도 도와주지를 않습니다. 분열과 쇠퇴가 사사기 시대를 슬픔으로 물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60만명의 대군을 자랑하는 군사대국이 될 것인가? 아니면 각자 5만명 정도의 군사만을 보유하고 있는 12지파라고 하는 부족국가의 모습으로 남아 있을 것인가?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은 한시적으로 모세나 여호수아와 같은 충성된 종이 있을 때에는 이스라엘 12지파가 하나로 단합하여 그들의 지휘를 받아서 약속의 땅으로 진군을 하라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세상의 임금이 군사력을 독점하고 있는 체제에 대해서는 무엇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일까요? 그것은 훗날 대사사이며 선지자인 사무엘의 입을 통하여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는 내용과 동일합니다(삼상8:4-22). 그 내용은 여호와를 섬기는 신정국가에 있어서도 백성들이 마치 세상나라들처럼 왕을 두자고 요청할 때에 왕정의 폐단에 대하여 미리 말씀하신 것입니다. 왕정이 잘못 운영이 되게 되면 사울 왕이 보여주고 있는 바와 같은 권력의 독점과 여호와의 뜻을 무시하는 독재자의 전횡만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다윗대왕과 같은 현군의 시대에는 선민의 영광이 이스라엘제국에 넘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대단히 한시적인 것입니다. 그후 다윗왕조 유다 왕국의 타락과 멸망의 역사가 그 점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에는 12지파의 군대로 분리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4개의 진영으로 군사력을 연합하여 운영하는 것이 모범답안으로 보입니다.

그와 같은 민수기의 기록은 오늘날 여러 진영외교와 10여개의 강대국의 견제와 균형의 시대를 미리 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쪼록 민수기의 기록을 역사적인 거울로 삼아 자신과 이 시대를 비쳐보는 지혜를 얻으시기를 축원합니다. 살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