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선비 이야기(손진길 소설)

허굉필(許宏弼) 허선비 이야기19(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8. 13. 20:45

허굉필() 허선비 이야기19(손진길 소설)

 

허굉필은 금위영의 홍종사관을 만난 다음에 이틀이 지나자 한성부 판윤 김윤갑(金潤甲) 대감을 모시고 있는 교리 심원익(沈元翼)을 방문한다. 그와 단둘이 만난 자리에서 허직장은 자신이 파악하고 있는 무영의 불법밀수 건을 설명한다. 그리고 심교리를 통하여 판윤 대감의 도움을 얻어내고자 한다;

그것이 두가지 요청이다; 하나는, 자신과 강무관 그리고 최다모의 출장을 허가해 달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동래부사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서신을 써달라는 것이다. 심교리의 보고를 받자 판윤 김윤갑 대감이 집무실로 허직장을 불러들인다. 그리고 직접 허굉필로부터 자세한 상황설명을 듣는다.

그 다음에 판윤 대감이 허직장에게 말한다; “자네가 필요로 하고 있는 요청에 대해서는 내가 심교리를 통하여 그대로 시행하라고 지시하겠네. 그러니 이번 기회에 조선의 경제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 그 패거리를 모조리 소탕하도록 하게나!... 그리고… “.

오래 한성부의 수장인 판윤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윤갑 대감이 자신의 평소 생각의 일단을 내비치고 있다; “나는 내가 한성부 판윤으로 재직하고 있는 동안에 조선의 앞날을 위하여 그러한 기여를 하고 싶어. 그러니 허직장 확실하게 일처리를 해주게. 그대에게 필요한 지원과 나중의 상급은 내가 보장하도록 하지!... .

허굉필이 듣고 싶어하는 대답이다. 그는 조직의 수장을 잘 만났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허직장은 판윤 대감을 만나고 돌아오면서 속으로 중얼거린다; 어쨌든 공평무사한 김윤갑 대감이 판윤 자리에 있는 동안에 나는 2단계 위인 종6품 주부 자리에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 그의 추천을 받아 작은 고을 수령인 지방현감으로 발령이 날 것이 아닌가?... “;

허직장이 최다모와 함께 동래로 가기 위하여 한양을 떠난 시점이 헌종 13년인 184710월 보름이다. 그는 한성부 수장을 모시고 있는 심교리에게 보고하고서 한양을 떠나올 때에 도보로 동래까지 가는 것으로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을 아끼기 위하여 자비로 말 두 필을 세내어 최다모와 함께 신나게 달리고 있다.

1022일에 벌써 동래에 도착한다. 허굉필최선미를 데리고 동래의 서편에 있는 자신의 고향 김해로 들어선다. 그는 고향집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다. 그 대신에 그가 찾고 있는 장소가 선산 너머에 있는 깊은 산속이다. 그곳은 옛날에 그가 은밀하게 무예를 수련하던 곳이다.

그곳에는 큰 바위로 입구를 막아 놓은 깊은 동굴이 하나 있다. 그 사실을 아는 자는 허굉필 한사람 뿐이다. 그는 혼자서 무예수련을 하다가 우연히 그 동굴을 발견한 바가 있다;

 허직장은 최다모에게 그 은밀한 동굴을 보여주면서 말한다; “내가 짐작하기로 무영 일당은 엄청난 규모의 은괴와 조선 철전을 밀수할 것입니다. 그런데… “.

최다모가 허직장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심히 궁금하여 그의 얼굴을 직시하고 있다. 그녀의 귀에 허직장의 설명이 들려온다; “만약 은괴 1만개를 운반한다고 하면 쌍두마차에 1천개씩 싣는다고 하더라도 10대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

정작 허굉필최선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음과 같다; “우리가 그 꼬리를 밟아서 추격하면 틀림없이 그들은 흩어져서 필사적으로 마차를 몰겠지요. 그때 우리는 집중적으로 2대를 추격하여 그들을 이곳으로 몰아넣고 기술적으로 1대는 바다로, 1대의 물건은 이곳의 동굴 안으로 집어넣도록 하지요!... “.

최다모가 놀란 눈으로 허직장을 쳐다본다. 실로 과감하고서도 기상천외한 발상이다. 자신이 두사람의 앞날을 위하여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더니 그 방안을 그렇게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최선미가 입술을 한번 깨문 다음에 확실하게 말한다; “좋아요. 우리 한번 모험을 해보도록 합시다. 그 재물이 절실한 만큼 반드시 성공시키도록 해야 합니다!”. 허굉필이 그녀의 손을 잡으면서 말한다; “그대와 함께 나는 반드시 이 일을 성공시킬 것입니다!”.

김해지역의 산지를 방문한 다음에 두사람이 동래에 들러 초량에 살고 있는 통역 김준우의 집을 찾아간다. 왜관이 가까워서 그런지 김씨의 집은 왜색풍의 주택인데 료칸(旅館)으로 사용이 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준우의 부인이 왜국사람이기 때문이다.

허굉필은 여전히 김광수라고 하는 가명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김광수를 다시 만나자 통역 김준우가 대단히 반가워한다. 더구나 자신이 아내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료칸에 손님으로 왔으니 더욱 즐거운 것이다.

게다가 김광수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내로 내 친구 두사람이 이곳 료칸으로 나를 찾아올 것입니다. 우리들은 당분간 동래에서 일이 있어 이 집에 머물 생각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1025일이 되자 한양에서 강무관이 홍종사관을 데리고 동래 초량의 김준우의 료칸을 찾아온다. 그러자 허직장은 홍종사관과 함께 동래부사를 만난다. 허직장이 한성부 판윤 김윤갑 대감의 서신을 동래부사 정일용(鄭日傭)에게 보여주자 그가 긍정적인 답변을 한다; “잘 알겠어요. 김대감의 서신을 받았으니 필요한 병사를 지원하겠습니다. 더구나… “;

동래부사 정일용은 상당히 정치적인 성향의 인물이다. 그가 홍종사관을 보고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위영의 홍종사관께서 직접 이곳을 방문하셨으니 이번 검거작전에 본관이 최대한의 지원을 해드리겠습니다!... “.

허직장과 홍종사관은 10월 말일에 동래부사가 지원한 300명의 병사를 이끌고 절영도로 들어간다. 그들은 왜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피하여 그 반대편의 산속으로 들어가서 은신한다. 그리고 척후를 여러 바닷가로 내보내어 어느 쪽에서 왜국의 밀수선이 접근하고 있는지를 계속 정탐한다.

허직장은 조편성을 할 때에 자신과 최다모가 한편이 되도록 한다. 그리고 홍종사관이 강무관과 함께 행동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또한 동래부사가 지원한 병사 300명은 금위영의 종사관인 홍재덕이 전부 지휘하도록 하고 있다. 그의 부관으로 지금은 강무관이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임시 식량으로 가지고 간 미수가루와 찐쌀로 이틀을 버티고 있자 드디어 112일 오후에 대마도 쪽에서 출범한 왜국의 밀수선이 절영도 동쪽 해안에 도착하고 있다. 그러자 그 방향에 미리 은신하고 있던 무영무솔 그리고 부두목인 장우100명의 부하를 인솔하여 바닷가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 일당은 마차를 10대나 끌고 나타난다. 그 마차에는 일견하기로 무거운 궤짝들이 실려 있다. 그것들이 조선에서 왜국으로 들어가고 있는 귀중품이다. 서적과 약재 그리고 문화재급의 보물들인 것이다. 왜선에 그 짐이 실리면서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선박에서부터 많은 상자들이 해안으로 옮겨지고 있다.

한참 작업을 하더니 드디어 10대의 마차에 선박에서 하역한 궤짝들이 나누어서 실리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홍종사관의 지휘에 따라 300명의 병사들이 일제히 그 밀수선과 10대의 마차를 기습한다. 현장에서 무영 남매와 장우100명의 부하들에게 병사들을 작살내라고 독려하고 있다;

한참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얼른 2대의 마차가 동래에서 온 선박에 실리면서 절영도를 떠나려고 한다. 그것을 보고서 허굉필최선미가 재빠르게 그 배에 올라타고서 전투를 개시한다. 선상에서 결투가 진행되는 동안에 그 배가 육지에 닿는다.

배에서 2대의 마차가 육지에 내리고 무영의 부하들이 마차를 급히 몰기 시작한다;

 그것을 보고서 허직장과 최다모는 선상에 남은 무리들을 재빨리 해치우고 배에 실려 있는 말 2필을 타고서 그 뒤를 맹렬하게 추격한다.

쫓고 쫓기는 2대의 마차와 2필의 말이다. 그런데 허직장과 최다모의 추격이 참으로 이상하다. 그들은 2대의 마차가 서쪽으로 달리도록 교묘하게 마차에 대한 공격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한 시진 이상 시간이 지나자 멀리 허굉필최선미가 미리 보아 둔 산지가 보인다. 그때 갑자기 허직장이 말에 채찍을 가하면서 한대의 마차에 접근한다. 그리고 마차에 타고 있는 무영의 부하들을 모조리 칼로 도륙한다. 그 다음에 그는 그 마차에 뛰어 올라 그대로 몰고서 자신이 원하고 있는 그 산지로 들어서는 것이다.

무사히 그러한 변화가 발생하자 최다모가 다른 한대의 마차에 엄청난 화살공격을 퍼붓는다. 그 마차에 타고 있던 무영의 부하들이 전부 쓰러지고 겨우 마부만이 고삐를 잡고 있다. 그 상태로 최다모는 마차의 방향을 남쪽바다 쪽으로 바꾸도록 유도한다. 마부는 어쩔 도리가 없어서 그대로 마차를 몰고서 바다에 뛰어들게 된다.

그런데 그곳의 바다는 낭떠러지 벼랑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그것을 모르고 마차가 계속 진행하다가 깊은 바닷속으로 잠기고 만다. 그 모습을 벼랑 가까이에 접근한 최다모가 말에서 뛰어내려서 자세하게 살피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독백을 한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그 마차에 실린 은괴와 철전 그리고 죽은 무영의 부하들은 훗날 동래부사가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

한편 산속에 마차를 몰고간 허굉필은 말을 이용하여 궤짝들을 그 동굴로 옮긴다. 그 일이 전부 끝나자 그는 내력을 운용하여 거대한 돌을 움직여서 동굴의 입구를 완벽하게 막아버린다. 그 모습을 누군가 보았다고 한다면 놀라서 기절했을 것이다. 그것은 장정 10명 정도가 합력해야 가능한 일을 혼자서 내력으로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일이 모두 끝나자 허굉필은 자신의 말을 산지 입구에 묶어 두고서 빈 마차를 타고서 온 길을 되짚어 간다. 그가 중도에서 최선미를 만난다. 그는 그녀와 함께 마차가 굴러 떨어진 지점으로 간다. 그리고 자신이 몰고온 마차에서 말 2필을 떼 낸 다음에 마차를 그곳 절벽에서 바다로 떨어뜨려버린다.

두 사람은 말을 타고서 김해의 마시장을 찾아가서 마차에서 떼어낸 2필의 말을 팔아 치운다. 돈을 챙긴 다음에 최선미의 말을 함께 타고서 그 산지로 급히 간다. 그곳에서 허직장은 자신의 말을 다시 찾아서 각각 말을 타고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동래의 관청을 찾아간다.

그날 무영 일당의 소탕작전의 결과는 어떠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