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고냐(손진길 작성)

소설 여고냐2(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4. 9. 07:17


소설 여고냐2(작성자; 손진길)

 

성군 요시야가 불의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고 나자 중신들이 앞일을 두고서 격론을 벌인다. 당시 예루살렘에는 두 파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하나는, 요시야왕의 노선을 따라서 다윗왕조 유다왕국의 자주성을 지키고자 하는 무리들이다. 또 하나는, () 애굽 노선을 거듭 주장하고 있는 세력이다.

요시야왕의 아들 가운데 장성한 왕자가 둘이다. 장남인 25세의 엘리아김과 차남인 23세의 여호아하스이다. 그 가운데 둘째인 여호아하스 왕자가 자주노선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에 첫째인 엘리아김 왕자가 친() 애굽 노선을 주장하고 있다.

성군 요시야왕의 영향으로 예루살렘에서는 자주파가 우세하다. 따라서 그들이 앞장서서 둘째왕자인 여호아하스를 후계왕으로 삼고서 회군하는 애굽의 바로인 느고2가 이끄는 군대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와 달리 친 애굽의 신하들은 첫째왕자 엘리아김을 지지하면서 그를 후계왕으로 삼고자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 유다왕국의 수도인 예루살렘에서 분열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단 3개월만에 애굽의 바로 느고2가 성공적으로 유프라테스강 상류의 요새 갈그미스를 점령하고서 회군하고 있다. 느고2세가 하맛 땅 리블라에 이르게 되자 예루살렘에서 급한 전갈이 온다. 엘리아김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보낸 급보이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폐하, 지금 예루살렘의 어리석은 신하들이 감히 폐하의 군대를 저지하고자 획책하고 있습니다. 둘째왕자인 여호아하스를 일방적으로 신왕으로 등극시키고 애굽의 군대를 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

그 다음의 내용이 중요하다; “저희들은 친 애굽 노선을 주장하고 있는 첫째왕자 엘리아김을 모시고 기회를 보아 그들을 치고자 합니다. 그러니 잠시만 리블라에서 기다려주십시오, 저희들이 예루살렘성에서 내분을 일으키고 신호를 올리면 그때 곧바로 성을 장악할 수 있도록 일부 군사를 성밖에 대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전략이다. 그래서 바로 느고2가 군사령관 호루가에게 명령한다; “짐은 여기 리블라에서 총본영을 설치하고 기다리고 있겠다. 그러니 그대는 휘하의 군사 10만명을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진격하여 성을 포위하라. 성안에서 신호가 올라오면 그때 입성하여 여호아하스왕을 사로잡으라”.

한편 예루살렘 성안의 엘리아김은 자신을 지지하는 신하들과 함께 모의하고서 은밀하게 리블라로 밀사를 보냈다. 엘리아김 왕자의 심복인 하나니가 주군의 밀서를 품에 감추고 동료인 하달과 함께 열심히 북쪽으로 말을 달린다.

하나니하달은 갈릴리 동남부 리블라 인근에서 남하하고 있는 애굽의 군대를 만난다. 그러자 하나니가 겁도 없이 애굽의 군사들에게 자신을 바로 느고2에게 데려다 달라고 요청한다. 하나니 하달 두사람이 애굽 말을 알고 있어서 이번에 밀사로 파송이 된 것이다.

애굽의 군사들이 먼저 자신들의 상관인 천부장 보디베라에게 하나니 하달을 데리고 간다. 보디베라는 애굽의 귀족가문의 자제이며 문무가 두루 뛰어난 인재이다. 그래서 그런지 30세 중반인 그가 벌써 천부장의 벼슬을 하고 있으며 아람어와 히브리어에도 능통하다.

보디베라가 히브리어를 사용하여 하나니하달에게 심문하듯이 묻는다; “너희들은 예루살렘에서 밀사로 여기에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너희 두사람이 칼을 품고 우리의 황제 바로를 암살하고자 여기에 왔다고 하는 의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너희들은 진짜 밀사라는 사실을 내 앞에서 한번 증명해보아라. 만약 실패하면 나는 두사람의 목을 벨 것이다”.

천부장 보디베라의 엄중한 말을 듣자 두사람은 등에서 식은땀이 난다. 그렇지만 그들은 주군의 밀서를 바로에게 전해야만 한다. 그래서 먼저 하나니가 침착하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승하하신 요시야왕의 장남인 엘리아김 왕자의 친서를 가지고 왔소. 하지만 당신 앞에 그것을 내놓을 수가 없소. 그것은 반드시 바로 앞에 내놓아야만 하는 중요한 밀서이기 때문이요”.

그 말을 듣자 보디베라가 코웃음을 치면서 말한다; “나는 바로를 직접 모시고 있는 근위부대의 천부장이다. 그러므로 아람과 히브리어로 적혀 있는 모든 문서는 나를 거쳐서 바로에게 보고가 된다. 나를 통하지 아니하고 유다왕국의 왕자의 글을 바로에게 올린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어떻게 하겠느냐?... ”.

하나니는 자신이 애굽의 사정에 대하여 참으로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애굽의 말을 열심히 배웠지만 바로를 모시고 있는 실력자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자신 앞에서 30대 중반의 젊은 무사가 큰소리를 치고 있다. 그가 진짜 근위부대의 천부장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하나니가 한번 상대방을 시험해보고자 한다; “당신이 바로를 직접 모시고 있는 천부장인지 내가 어떻게 알겠소? 신분이 확실해야 내가 주군인 우리 왕자님의 밀서를 전달할 수가 있소. 그러니 나에게 먼저 자신의 신분을 정확하게 증명해 주시요”.

그 말을 듣자 보디베라가 히브리어로 말한다; “, 너는 말이 많구나. 그렇다면 검으로 진실여부를 가릴 수밖에 없겠지내가 검으로 너를 이기면 내가 애굽 바로의 근위대 천부장이 아니겠느냐? 너 같은 유대인에게 진다면 그런 밀서를 볼 자격이 없는 자이겠지… “.

그 말을 들은 하나니가 웃음을 띄면서 대답한다; “거참 좋은 방법입니다. 저도 예루살렘에서는 검술로는 별로 진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나이답게 검으로 한번 진실을 가리도록 하지요”.

두사람이 연병장으로 자리를 옮겨서 검으로 대결을 벌인다. 보디베라의 부하들이 때 아니게 상관의 검술실력을 볼 수 있게 되어서 싱글벙글하면서 뒤를 따른다. 보디베라가 검을 두 자루 가지고 와서 한 자루를 상대방에게 주고 똑같은 검을 자신이 가진다.

그것을 보고서 하나니가 속으로 생각한다; “이 자는 굉장히 공명정대한 무장이구나. 검조차 똑같은 것을 사용하여 진정한 승부를 가리고자 한다. 아마도 유다의 검술이 어떠한지 한번 알아보고 싶어하는 것이구나. 그렇다면 최선을 다해서 이 자를 이겨야만 한다. 지면 유다왕국의 망신이 된다… “.

두사람이 상대방을 경시하지 아니하고 검술을 펼친다. 그 곁에서 하달이 유심히 보디베라의 무예를 지켜본다. 대단한 고수이다. 하달이 검으로는 하나니보다 더 고수이다. 그래서 보디베라의 실력이 자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내심 짐작한다.

그렇다면 그가 하나니를 이길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기고자 하지를 아니하고 있다. 어째서 그런 것일까? 그 이유는 애초에 보디베라하나니를 해칠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 대신에 보디베라는 하나니의 검술 가운데 암살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수법이 들어 있는지 그것을 20여합이나 겨루면서 유심히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엘리아김 왕자의 심복인 하나니도 예루살렘의 귀족가문의 자제이다. 그도 문과 무에 두루 뛰어난 인재이다. 왕자를 가까이서 모시는 호위무장이기에 암살을 하는 자들과는 전혀 다르다. 그러므로 그 무예가 깨끗하고도 당당하다.

그것을 확인하자 보디베라가 갑자기 검을 거두면서 말한다; “솜씨를 보니 암살자는 아니군요. 그렇다면 내가 폐하에게 두사람을 안내할 것이니 나를 따라오시오”. 그 말을 듣자 하나니가 자신이 사용하던 검을 보디베라의 부하에게 주고서 동료인 하달과 함께 그를 따라간다.

보디베라에 대한 느고2의 신임이 두터운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바로가 직접 하나니와 하달을 만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하나니가 제출한 밀서를 보디베라가 바로에게 읽어 준다. 그 내용을 들은 다음 느고2가 하나니와 하달에게 질문한다; “성군으로 불리던 요시야왕이 승하한 것이 맞느냐?”.

대표밀사인 하나니가 허리를 숙이면서 답변한다; “그러합니다. 폐하”. 느고2세가 다시 묻는다; “신왕이 된 여호아하스는 어떤 인물인가?”. 하나니가 즉시 대답한다; “부왕을 죽인 애굽을 쳐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예루살렘과 유다 땅에서는 전쟁의 기운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느고2세가 다시 묻는다; “예루살렘 성안에서 내란을 일으킬 것이니 애굽의 군대를 동원하여 성을 포위하여 달라고 요청하고 있구나.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병력이면 성사가 될 것으로 보는가?”.

하나니가 솔직하게 답변한다; “저의 주군인 엘리아김 저하께서는 적어도 10만명의 애굽군이 남하하여 예루살렘성을 포위하여야 성안에서 내란이 가능하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렇게 조치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 말을 듣자 느고2세가 쾌히 결정을 내린다; “좋다. 이번에 엘리아김 왕자의 실력을 짐이 한번 보고 싶구나. 그리고 나서 그에 대한 상급을 결정하겠다. 그러면 근위대장은 즉시 군사령관 호루가를 들게 하라. 그리고 이번에 근위대 천부장 보디베라로 하여금 호루가를 보좌하게 할 것이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

그 말을 들은 하나니가 감히 바로에게 말한다; “폐하, 저는 혼자 온 것이 아니라 제 옆에 서있는 저의 동료 하달과 함께 왔습니다. 그 역시 애굽 말을 사용하고 있으며 유다왕국의 지리에 밝습니다. 그러므로 그가 애굽군을 인도할 것입니다. 저는 먼저 이 소식을 예루살렘에 있는 저의 주군에게 전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허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느고2세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하나니라고 했지?... 그대는 즉시 엘리아김 왕자에게 나의 밀서를 전달하라. 그리고 하달호루가 사령관을 보좌하여 예루살렘까지 직행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라”.

하나니는 열심히 말을 달려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바로인 느고2세의 밀서를 주군인 엘리아김 왕자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구두로 보고한다; “시리아에서 남하하고 있는 애굽의 바로인 느고2세를 리브라에서 만나 주군의 밀서를 무사히 전달했습니다. 이것이 바로의 답변입니다”.

엘리아김이 밀서의 내용을 찬찬히 읽어본다. 그 내용이 매우 고무적이다; “그대의 계책대로 실행하라. 짐은 우리 애굽을 섬기고자 하는 엘리아김 왕자를 기특하게 생각한다. 군사령관 호루가가 지휘하는 10만 병력으로 예루살렘 성을 포위할 것이다. 성공하기를 바란다”.

전부 읽고 나자 하나니엘리아김 왕자에게 말한다; “지금 하달이 안내자가 되어 애굽의 군사령관 호루가가 이끄는 10만명의 군대를 예루살렘으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군께서는 빨리 내란을 일으킬 준비에 착수하셔야 합니다. 만약 우리의 병사가 부족하다면 제가 하달에게 연락하여 애굽군의 지원을 받아볼까 합니다”.

그 말을 듣자 엘리아김 왕자가 크게 고개를 끄떡인다. 그는 아무래도 자신의 사병의 수가 부족하여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까지 짐작하고 있는 하나니야말로 굉장히 유능한 심복인 것이다.

그렇게 예루살렘성에서는 반란의 조짐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엘리아김의 저택에서는 그의 장남인 꼬마 여고냐기 곤히 잠을 자고 있다. 부친이 반란에 성공하면 유다왕국의 왕좌를 차지하겠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멸족을 당할 운명인데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순진무구한 여고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