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마태복음 강해 제137강(마21:28-32)(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3. 7. 16. 23:33

마태복음 강해 제137(21:28-32)

작성자; 손진길 목사(오픈 바이블 스타디 인도자)

작성일; 주후 2015317()

 

예수님이 유대교의 최고 권력자인 대제사장들과 백성들의 최고 지도자인 장로들에게 두 아들의 비유를 말씀하시다(21:28-32)

 

예수님의 금번 예루살렘 입성은 굉장히 공식적인 일정입니다. 왜냐하면 공생애를 마감하는 마지막 유월절 행사를 앞두고서 예루살렘을 정식으로 방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21:7-11). 예수님은 이번 절기에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로서 공식적으로 유월절 어린 양 곧 속죄의 제물이 되어 모든 인류의 죄를 대속하는 십자가를 지실 것입니다(20:17-19, 1:29). 따져보면,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 36개월 동안에 4차례의 유월절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마지막 유월절을 예루살렘에서 지내시기 위하여 입성을 하신 것입니다.

예루살렘 입성 후에 행하신 첫 번째 행사도 굉장히 공식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정식으로 예루살렘 성전을 방문하시고 그 뜰을 만민이 기도하는 공간으로 삼고자 장사치들을 모두 내어쫓아버리신 것입니다(21:12-13). 그것은 성전의 주인이신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온전히 실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헤롯 왕가의 선심공약이나 산헤드린 대 공회의 이권사업 등은 하나님의 뜻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자성(自省, 스스로 반성함)을 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그 뜻을 전혀 헤아리지를 못하고 있는 한심한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예수님께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21:15-16). 상대할 가치가 없는지 예수님이 그곳을 벗어나서 성밖 동쪽 마을 베다니로 향하고 있습니다(21:17).

그런데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밤새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다음 날 일찍 예루살렘 성전을 찾아와서 설교를 하고 계시는 예수님께 다가와서 무례하게도 공식적으로 시비를 걸고 있기 때문입니다(21:18, 23a). 도대체 나사렛 예수가 무슨 권위로 산헤드린 대 공회가 결정하여 시행하고 있는 시책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지 공식적으로 예루살렘 성전 내에서 밝히라는 요구입니다(21:23b). 그것은 이미 전번 강해에서 설명을 드린 바와 같이 예수님의 신분과 정체성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파견한 선지자가 확실하다는 증명을 하지 못하면 처벌을 하겠다고 하는 의도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의 지혜로 역 공격을 가함으로써 위기를 무사히 벗어나고 있습니다(21:24-27).

그러나 예수님은 마음이 무겁고 한없이 불편합니다. 그 이유는 공식적으로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인물이 대제사장들과 백성들의 장로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한 마디로 로마제국의 치하에서 유일하게 유다 백성들을 대표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유대교의 최고권력자인 대제사장들, 그리고 유다 백성들의 원로들인 장로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그들이 성전 내에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대표하여 예수님에게 왔으므로 차제에 예수님이 선민 유대인들에게 꼭 하고 싶은 공식적인 이야기를 이른 바 두 아들의 비유로 각색하여 알기 쉽게 들려주고 있습니다(21:28-32).

예수님의 비유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어떤 사람이 두 아들에게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첫째 아들은 가겠다고 하고서 약속을 어겼습니다. 둘째 아들은 싫다고 했지만 뉘우치고 가서 일을 했습니다. 너희들은 누가 아버지의 뜻대로 행한 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입니다”(21:28-31a).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의 답변도 간결합니다; “둘째 아들입니다!”(21:31b). 그러나 예수님의 비유의 풀이는 결코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선민들이 죄인으로 취급하고 있는 세리들과 창녀들 그리고 이방인들이 먼저 회개를 하고 있다. 그러므로 만민을 구원하고자 하는 하나님의 뜻을 그들이 먼저 행할 것이며 하나님의 나라에도 먼저 들어갈 것이다”(21:31c)라고 하는 풀이이기 때문입니다.

한 순간에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 예수에 의하여 선민의 자존심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율법을 사람들 보기에 완벽하게 지키고 성전의 절기와 회당의 안식일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를 하며 속죄의 제사를 제대로 지내고 난지 8일만에 할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예수님이 말씀하고 계시는 회개를 하지 아니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하는 그리스도의 단호한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강력하게 지적하고 있는 선민 유대인들의 잘못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제사장나라 거룩한 백성으로 삼을 때 한 언약을(19:4-6) 어겼다는 것입니다. 이방인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회개하도록 속죄의 제사를 드려주어야만 하는데 그 제사장나라의 직분을 도무지 행하지 아니했다는 내용입니다. 둘째, 자신들 선민의 의로움을 과시하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동족이지만 세리와 창녀를 영원히 하나님의 용서를 얻을 수 없는 죄인으로 정죄하였으며 이방인들은 모두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의 대상이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그것이 이른 바 유대인들의 뿌리깊은 선민사상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만민구원의 뜻이 말씀과 율법의 근본취지임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나 선지자의 이야기를 자주 인용하시고 있습니다(12:39-41, 16:4). 여기서는 또 세례 요한의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습니다(21:32). 세례 요한은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오고 있으므로 빨리 회개를 하라고 선민들에게 외친 선지자입니다(3:2). 그런데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은 회개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회개의 물세례를 받지 아니했습니다. 오히려 죄인이라고 자책을 하고 있던 세리와 창녀들이 먼저 회개를 하고서 물세례를 받으며 구원주 그리스도의 오심을 믿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사도 마태가 제3장에서 기록하고 있는 내용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세례 요한이 유대교지도자들을 심하게 질책을 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요한이 많은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이 침례 베푸는 데로 오는 것을 보고 이르되,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임박한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3:7-9). 세례 요한의 그 심한 질책을 받고서도 유대교지도자들은 아직 회개할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도리어 유대교지도자들과 바리새인들이 여전히 예루살렘 성전에서 그리스도에게 시비를 걸고 있습니다.

그들 선민들의 행위를 개탄하고 계시는 예수님의 음성이 다음과 같습니다; “요한이 의의 도로 너희에게 왔거늘 너희는 그를 믿지 아니하였으되, 세리와 창녀는 믿었으며 너희는 이것을 보고도 끝내 뉘우쳐 믿지 아니하였도다”(21:32). 지금도 자신의 상대적인 의로움을 내세워서 자칭 선민처럼 복과 구원을 받고 미운 사람들은 죄인이나 이방인과 같으므로 모두 저주를 받고 지옥에 가야만 한다고 생각하면서 신앙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한다면 예수님의 위와 같은 개탄의 목소리는 계속 들려올 것입니다(5:43-48).

참고로, 지금까지 사도 마태가 기술한 바 있는 예루살렘에서 파견한 조사단 또는 이의(異意) 제기자의 인적 구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바리새인들(12:2, 24, 19:3), (2) 서기관과 바리새인 중 몇 사람(12:38), (3) 바리새인과 서기관들(15:1), (4)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16:1), (5) 성전세 수금원들(17:24), (6)  대제사장과 서기관들(21:15), (7)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21:23) 등입니다. 그 가운데 유일하게 유대교인들과 유다 백성들을 대표하고 있는 집단은 대제사장과 백성들의 장로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유대교의 최고권력자가 대제사장들이며 백성들의 최고지도자가 장로들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적으로, 예수님이 공생애를 살고 있는 당시의 유다는 로마의 속국이기 때문에 유대인들에게는 자주적인 정부가 없습니다.  유일한 자주기관이 로마제국이 인정하고 있는 유대교의 최고기관인 산헤드린 대 공회입니다. 그곳의 수장이 대제사장입니다. 당시의 현직 대제사장은 가야바인데 그는 전직 대제사장으로서 유대교의 실세인 안나스의 사위입니다(18:12-13). 따라서 현직 대제사장이 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문헌에서는 실세인 안나스를 포함하여 대제사장들이라고 자주 복수로 표기하고 있습니다(21:15, 23, 20:111:47).

그리고 산헤드린 대 공회에는 대제사장 외에도 70명의 공회원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다수는 백성들의 장로들입니다. 장로 가운데에는 레위인 제사장이 일부 포함이 되고 있습니다. 대제사장과 장로들은 모두 모세오경만을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강대국과 정치적인 타협을 하여 유대교를 지켜오고 있는 대제사장의 현실주의적인 노선을(13:7) 전통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자들이 이른 바 사두개인들입니다. 한편, 공회원 가운데에는 소수파라고 볼 수 있는 서기관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백성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율법학자들이며 공회 내에서는 교법사 곧 율법의 유권해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5:34). 수천 명의 율법선생들 곧 랍비들 가운데 소수만이 백성들의 신망을 얻어서 율법학자로서 공회원이 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랍비들과 서기관들은 바리새 파에 속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