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용20(손진길 소설)
2034년 12월에 이코(EACO) 곧 동아공동체 행정부에 국방부가 설치된다. 그러자 한국의 군부에서는 박일도 대장을 파견한다. 한국의 전방에서 사단장과 군단장을 차례로 거친 박일도 중장은 일계급 승진하여 대장이 되어 이코의 국방부로 파송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코의 국방부에서 전략본부장의 중책을 맡게 된다.
그런데 이듬해 2035년 9월이 되자 갑자기 말레이지아 남부 해안지역에 엄청난 함대가 쳐들어온다. 그들은 새벽에 상륙작전을 실시하고 단숨에 싱가폴을 점령한다. 이어서 말레이지아 남부지역을 전부 정복하고자 북진을 실시하고 있다.
그 작전에 투입이 되고 있는 항공모함과 전함들을 보고서 말레이지아 국방부는 침략군의 정체가 미군과 영국군을 위시한 나토군 및 호주군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말레이지아의 남부를 거의 점령하자 침략군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동아공동체 이코는 싱가폴 선물시장에서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생산하고 있는 곡물과 특히 호주의 지하자원에 대하여 차별을 일삼아오고 있다. 우리는 이코의 그러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하여 싱가폴과 말레이지아 남부를 점령하고 앞으로 이곳에 주둔하면서 이코의 모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자 한다. 그 점을 이해하고서 우리의 주둔을 양해하도록 하라!”.
그와 같은 성명서의 내용은 대대적인 침략을 합리화하기에는 너무나 명분이 약한 것이다. 그것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극동을 피하여 군사력이 약한 아세안 국가 중 하나를 선택하여 국지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동아공동체 가입국가들은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으며 집단방어군을 운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코의 국방부가 바빠지고 있다. 특히 전략본부장인 박일도 대장이 앞장서서 방어군의 이동을 실시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동남아에 가까운 일본군과 한국군 그리고 중국군에게 먼저 남진명령이 떨어진다. 아세안 국가 가운데에는 태국군과 월남군에게 역시 이코의 국방부에서 남진명령을 내리고 있다. 말레이지아에 인접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게는 이코의 국방부가 자국의 영토방어에 충실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군과 한국군 그리고 중국군의 항공모함과 전함 특히 핵잠수함이 남진을 하자 미국을 위시한 다국적 침략군들이 바짝 긴장을 한다. 잘못하면 핵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이 먼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핵무기를 탑재하고 있는 핵잠수함까지 남진하고 있는 것은 핵전쟁의 발발 위험성이 크다. 우리는 그와 같은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측의 요구조건을 수용해 달라.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첫째로… “.
박일도 전략본부장이 적들의 요구사항을 집약해보니 구체적으로 다음 5가지이다;
(1) 첫째, 이코는 선물시장에서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호주의 지하자원과 곡물을 차별하지 아니하고 거래하도록 하라.
(2) 둘째, 말레이지아와 싱가폴에 그들 다국적군대를 주둔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
(3) 셋째, 이코는 유럽공동체와 무관세로 무역을 실시하라.
(4) 넷째, 이코의 5정상회담에 미국대통령이 참석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
(5) 다섯째, 이코는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라.
적들의 요구사항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이코의 5정상들이 영상회의를 통하여 급히 의견을 모은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답변이 적들에게 주어지고 있다;
(1) 첫째, 공동체는 우선적으로 역내의 산물부터 거래한다. 그 다음에 필요한 산물을 역외에서 구입한다. 그 원칙은 유럽공동체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혜를 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므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2) 둘째, 일방적으로 침략하고 제멋대로 군대를 주둔하겠다고 하는 것은 상대국의 주권을 완전히 무시한 군사행동이다. 우리 공동체는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으며 집단방어가 원칙이다. 그러므로 우리 이코의 군사력으로 적들을 응징할 따름이다.
(3) 셋째, 유럽공동체가 이코에 대하여 무관세를 실시하면 상호주의에 따라 이코도 유럽공동체에 대하여 무관세를 실시할 것이다.
(4) 넷째, 이코의 5정상회담에 동아시아국가가 아닌 미국의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인정할 수가 없다. 단지 옵저버(observer)로서는 참석할 수가 있을 것이다.
(5) 다섯째, 우리 이코는 침략국과는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먼저 이코의 영역에서 완전히 물러가라. 그 다음에 그러한 논의를 시작할 수가 있을 것이다.
(6) 끝으로, 마지막 경고를 하고자 한다; “우리의 용이 일단 불을 토하면 그것은 전술핵에 의한 국지적인 핵무기의 사용에 그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침략군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핵무기를 사용하여 대항한다면 우리의 용은 불을 토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불타는 용이 될 것이다;
그에 따라 종래 하늘을 전부 태워버리고 말 것이다. 그것은 지상에서 인류가 전멸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대들이 그것을 원한다고 하면 우리는 그렇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그 점을 깊이 인식하고 전면전이 발생하기 전에 물러가라. 시한은 48시간 뿐이다!”.
최후통첩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대통령은 인류를 구할 것인가? 아니면 공멸할 것인가? 기로에 서게 된다. 상대가 그렇게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무식하게 나올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때서야 미국대통령은 이코에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북한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공산주의 전통을 가진 그들 국가들은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밀어 부칠 수가 있는데 그 점을 깊이 생각하지 아니한 것이다.
일이 급해지자 미국대통령이 캐나다, 영국, 호주, 그리고 유럽공동체의 국가원수들과 정상회담에 급히 들어간다. 영상회담의 결과 가능한 양보만 얻어내고서 일단 철수를 하자고 결론을 얻게 된다. 그 정도의 양보는 이미 얻어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40시간만에 완전철수를 하겠다고 미국대통령이 이코에 정식으로 통보를 한다;
그 대답을 듣자 박일도 전략본부장은 한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다. 일생일대의 도박이 일단 승리로 결론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불을 토하는 용은 무기로 사용이 되지만 자신을 태워버리는 불타는 용은 인류를 공멸하게 만드는 재앙 그 자체이다.
그러므로 박일도 대장은 인류가 불타는 용을 모두 제거하는 그날이 왔으면 참으로 좋겠다고 간절히 기도하는 심정이다. 현대인류는 이미 그러한 군축협상의 기회를 놓치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지구상의 인류의 역사는 언제까지 계속이 될 것인가?...
지구를 몇 번이나 태워버릴 수 있는 불타는 용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인류의 운명이 박일도 대장의 가슴을 시종 아프게 하고 있다. 그 점을 2035년 9월에 다국적군을 이끌고 말레이지아를 침략한 미국대통령 뿐만 아니라 적군을 물리치기 위하여 급히 의견을 모은 이코의 5정상들도 깊이 인식하고 있다.
그들 모두가 앞으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군축협상을 시작할 것인가? 그리고 그들의 시도가 과연 불타는 용을 없애는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가 있을 것인가? 그 먼 미래의 일을 다 짐작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후세의 일은 역시 후손들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간이 할 수 없는 그 일을 창조주께서 대신 섭리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할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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