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용(손진길 소설)

불타는 용19(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5. 18. 23:41

불타는 용19(손진길 소설)

 

8. 이엑(EAEC)을 움직이는 엔진, EA5 정상회담의 결정

 

이엑(EAEC)으로 불리고 있는 동아시아경제공동체2033년에 그 성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3가지 거대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1)  첫째, 아세안 10개국이 한꺼번에 가입함으로써 무려 35개의 자치정부가 그 구성원이 되고 있다.

(2)  둘째, 동아경제공동체 내에서 주민들이 여행을 하거나 수출입을 하는 경우 결재수단으로 새로운 화폐로서 (Khan)를 만들어 사용하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3)  셋째, 그에 따라 패권국 미국이엑에 가입하거나 아니면 와해를 시도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그와 같은 시대적인 변화에 능동적으로 그리고 제도적으로 공동 대처할 수가 있을 것인가? 그러한 이슈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는 모임이 이름하여 EA5 정상회담이다;

35개 자치정부가 사실은 5명의 수장에 의하여 영도가 되고 있기에 그 5명의 수장들이 자주 만나서 주요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아주 급한 경우에는 화상회의를 통해서 정책결정을 하기도 한다.

그들의 면모를 보면 다음과 같다; 14개 자치정부를 거느리고 있는 중국합중국의 연방대통령, 6개 자치정부를 거느리고 있는 러시아연방의 대통령, 2개의 자치정부를 거느리고 있는 한민족연방의 대통령, 3개의 자치정부를 거느리고 있는 일본연방의 대통령, 그리고 아세안 10개국을 대표하고 있는 의장 등이다;

그해 203311월에 EA5 정상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 이유는 10월말에 갑자기 미국이 이엑에 가입하겠다고 신청서를 접수하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의도는 일찍이 기노네스토빈이 구상한 역발상(reverse idea)에 의한 것이다; “이엑을 와해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태평양국가인 미국이 이엑에 가입하고 주도권을 장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합중국이 50개의 주를 자치정부로 삼아 35개 자치정부를 가진 이엑에 가입하고 우세한 자치정부의 숫자로 주도권을 행사한다고 하면 동아경제공동체는 꼼짝 없이 미국에 의하여 움직여지는 지역공동체가 되고 말 것이다. 그것은 다분히 세계 제2차대전후에 국제연합이 처한 환경과 유사하다;

그러므로 그에 대한 대처가 긴급하다. EA5 정상회담이 숨가쁘게 진행이 되고 있다. 그 결과 203312월에 들어서자 하나의 성명서가 발표되고 있다; “우리 동아경제공동체에서는 지역적으로 명백하게 동아시아가 아닌 미국에 대하여 가입을 불허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다음에 발표가 되고 있는 또 하나의 성명서가 이엑의 성격이 크게 변모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우리 동아경제공동체는 공동화폐로 (Khan)를 만들어 내년 상반기에 공동체 내부에서 통용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그 관리를 맡도록 하나의 정부를 수립할 것이다. 내년 2034년에 공동체 의회를 구성하며 의원은 35개 자치정부에서 2명씩 선출하여 4년 임기로 공동체 의사당에 파견한다. 그리고… “;

그 다음의 내용이 더 중요하다; “공동체의 행정수반은 EA5정상들이 매년 한 명씩 돌아가면서 맡는다. 그 순서는 시계방향으로 중국합중국, 러시아연방, 일본연방, 아세안, 한민족연방의 정상들이다. 그에 따라 203411일부터 우리 동아경제공동체의 이름을 동아시아공동체(East Asia Community)로 변경한다. 그 약칭은 이코’(EACO)로 결정한다”;

그와 같은 성명서가 발표되자 이엑의 직원들이 엄청 바빠진다. 우선 공동체의 명칭변경에 따라 간판은 물론 모든 명패의 이름을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동체가 구비하고 있는 모든 기물에도 공동체의 이름이 변경되어 부착이 된다.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명함도 새로 새겨야 한다.

특히 이제는 공동체에서 의사국장이 된 장샤오핑이 바쁘다. 그는 의사국의 책임자이기에 이코(EACO)공동체의회가 들어올 의사당을 사전에 확보하고 70명의 의원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공동체의회사무처를 발족하기 위하여 기존의 동아경제공동체 의사국을 확대 재편하고 있다.

장샤오핑이 의사국의 다른 실무 국과장들과 함께 그 일을 처리하느라고 분주하다. 그리고 국제국에서 벌써 과장으로 진급한 리쑨원도 바쁘다. 그는 정치적 판단이 빠르고 일처리가 뛰어나다. 따라서 상관이 그에게 이코의 행정부를 구성하는 안을 마련해보라고 지시하고 있다.

리쑨원은 대담한 성격이다. 따라서 자신의 구상에 정보부국방부까지 집어넣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상관인 가토 기무라 국장이 질문을 시작한다; “리쑨원 과장, 우리 공동체가 따로 연합군을 편성하여 지역방어에 나선다고 하면 누구를 주적으로 보고 어디를 겨냥하며 그 본부와 기지를 어디로 정해야 하나요? 현재… “.

그 말을 듣고 있는 리쑨원의 얼굴에 긴장감이 드러나고 있다. 그것을 보면서도 가토의 말이 계속된다; “EA5 정상들이 각각 자신들의 군대를 통솔하고 있어요. 따라서 우리 공동체는 별도의 국방부를 설치하지 아니하고 단지 EA5 정상회의에 군사작전과 지휘의 일을 맡겨도 충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

가토 기획국장의 결론이 다음과 같다; “러시아, 중국, 일본, 한국, 북한 등은 벌써 핵무장을 하고 있어요. 그러므로 그들이 구태여 연합하지 아니하더라도 다른 핵 강대국들의 침략행위에 대처할 수가 있어요. 그러니 공동체 행정부에서 국방부는 빼도록 하지요. 어때요?... “.

그 말을 끝까지 경청한 리쑨원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순순히 물러난다. 그 밖의 공동체 행정부의 모든 직제와 편제는 리쑨원의 안이 거의 그대로 채택이 되고 있다. 그와 같은 준비가 갖추어지고 있는 가운데 20344월에 35자치정부에서 각각 2명씩 공동체 의원이 선출이 되어 이코의 의사당으로 들어온다;

70명의 의원들이 EA5 정상들이 마련하여 제출한 동아공동체 헌법을 만장일치로 채택한다. 그에 따라 20345월에 벌써 공동체 행정부가 출범한다. 초대 행정수반은 중국합중국의 연방대통령이다. 그의 임기가 1년이며 그 다음에는 러시아연방의 대통령이 뒤를 이어 1년간 공동체의 행정수반이 될 것이다.

그해 20346월에 동아시아공동체가 마치 유럽공동체처럼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자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패권국 미국의 입장이 참으로 미묘하다. 지난 20세기말에 유럽공동체가 유로화를 유통시키자 미국의 경제적 패권이 크게 손상이 되었다. 이제는 동아공동체가 칸화를 유통시키면서 정치적인 공동체로 탈바꿈을 하고 말았다;

그에 따라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삼고 있는 미국의 경제적인 영향력은 전세계적으로 절반의 수준으로 감소하고 만다. 경제적인 이득이 없는데 미군을 동아공동체의 지역에 배치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미국은 2034년 이전에 미군을 벌써 동아시아 지역에서 완전 철수시키고 만다;

그와 같은 변화가 발생하자 일본과 한국은 기존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을 완전히 철폐한다. 그 대신에 동아공동체 내에서 EA5 정상들이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그것을 20349월에 공동체의회에서 비준한다. 그에 따라 10월에 국제국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리쑨원에게 상부에서 지시가 내려온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우리 동아공동체 행정부에 국방부를 신설하는 안을 작성하라. 주내용은 상호방위조약을 이행할 수 있는 작전계획EA5 군들의 이동 및 연합훈련에 관한 것이다. 그 일을 담당하기 위하여 국방부에는 어떠한 부서가 필요한지 직제를 편성하여 보고하라!”.

그 지시에 따라 리쑨원 과장은 공동체의 행정부에 국방부를 신설하는 구성안을 작성하면서 신이 난다. 그 정도의 직제와 준비는 필요한 것으로 그가 진작에 예상을 했는데 자신의 생각이 적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고서 가토 기무라 기획국장이 싱긋 웃으면서 한마디를 하고 있다; “리쑨원 과장, 그대 생각이 맞았구만. , 이제 열심히 안을 짜보라고!... “. 그 말을 듣자 리쑨원 과장 역시 싱긋 웃고 있다.

이코에 국방부까지 신설되자 정치적 군사적으로 동아공동체는 미국이나 유럽공동체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독자적인 공동체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와 같은 일련의 변화를 바라보고 있는 패권국 미국의 입장에서는 11월의 찬바람이 마치 겨울철 칼날바람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그해 203412월 겨울은 유난히도 춥다.

그러나 이코가 취하고 있는 이듬해 2035년의 추가적인 경제조치가 패권국 미국의 위상을 더욱 크게 흔들고 만다. 그것이 바로 에너지와 식량자원에 대하여 이코가 자체적으로 선물시장을 설치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실 극동 3국 곧 중국, 일본, 한국에는 중공업과 중화학이 대세이다.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는 에너지와 천연자원은 러시아와 아세안이 보유하고 있다. 더구나 동남아에서 생산되고 있는 곡물의 양이 엄청나다. 따라서 일본과 한국은 대부분의 곡물을 동남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 때문에 미국과 호주의 농가들이 큰 피해를 진작에 입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에너지와 천연자원 그리고 곡물을 전부 공동체 내에서 선물시장을 설치하고 유통시키고자 나서고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영국의 선물시장은 어떻게 되는가? 따라서 패권국 미국영국유럽공동체와 협의하면서 이코에 대하여 모종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이코에서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