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출애굽기 강해 제119강(출29:1-4)(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3. 4. 28. 16:13

출애굽기 강해 제119(29:1-4)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924()

 

모세가 가진 세 가지 권한 가운데 제사장의 직분이 아론 5부자(父子)에게 위임이 되다(28:1, 29:1-4)

 

하나님은 미디안 광야 호렙 산에서 모세를 불러 출애굽 역사의 주역으로 세운 바가 있습니다(3:1-10). 그때 모세에게 엄청난 권세와 권한을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크게 보아 세 가지의 권한입니다;

첫째로, 하나님의 말씀을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할 수 있는 선지자로서의 권한입니다(3:14-18). 하나님은 출애굽 이후에도 시내 산 정상에서 모세를 만나 그에게만 율법을 전수해주고 있습니다(19:3-9).

둘째로, 이스라엘 백성을 대표하여 애굽의 황제인 바로와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왕과 같은 권한입니다(10:8-11, 24-29). 그리고 하나님의 명령으로 이스라엘 자손을 인도하여 시내 산으로 데리고 갑니다(3:12, 19:1). 그곳에서 제사장나라 거룩한 백성들의 리더로 세움을 받고 있습니다. 모세를 최고지도자로 세우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시내 산에 친히 강림하시고 계십니다(19:9). 그러므로 모세를 이스라엘 나라의 국부(國父)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는 왕과 같은 권세를 가졌던 인물입니다.

셋째로, 모세는 여호와 하나님의 존전에 출입을 할 수 있는 권한을 혼자서 지니고 있습니다(24:12-18). 백성들의 요청으로 모세 혼자만이 시내 산 정상에 올라가서 하나님을 예방하고 있습니다(20:18-21). 광야생활 40년 동안 늘 그러합니다(12:6-8). 이제 회막 안에 성막이 세워지게 되면 지성소 증거궤와 속죄소 앞으로 모세가 나아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될 것입니다(25:22, 33:7-11). 그것은 모세가 제사장의 권한까지 지니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요컨대,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는 선지자이며 동시에 제사장나라를 세우고 있는 국부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집인 성막 그 지극히 거룩한 지성소까지 출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제사장입니다. 그런데 모세는 이제 그가 지니고 있는 세 가지의 큰 권한 가운데 하나인 대제사장의 직분을 형 아론에게 넘겨주려고 합니다(28:1, 29:1). 그것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른 것입니다; “(모세)가 그들(아론과 그의 네 아들)에게 나(여호와)를 섬길 제사장 직분을 위임하여 그들을 거룩하게 할 일은 이러하니 곧 어린 수소 하나와 흠 없는 숫양 둘을 택하고”(29:1).

왜 그와 같은 권력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요? 애초 하나님께서는 미디안 광야에서 장인의 양을 치면서 늙어가고 있던 80세의 모세를 불러서 출애굽의 사명을 맡기셨습니다. 그때 사명 맡기를 거절하고 있던 모세를 설득하기 위하여 그의 친형 아론을 유능한 보좌역으로 붙여줍니다. 레위 지파의 장로인 아론이 열두 지파에게 모세의 말을 전하고 백성들이 일치단결하여 모세를 따르도록 만들어주겠다는 것입니다. 그와 같은 표현이 다음과 같습니다; “모세가 이르되, 오 주여 보낼 만한 자를 보내소서. 여호와께서 모세를 향하여 노하여 이르시되, 레위 사람 네 형 아론이 있지 아니하냐? 그가 말 잘 하는 것을 내가 아노라. 그가 너를 만나러 나오나니, 그가 너를 볼 때에 그의 마음에 기쁨이 있을 것이라. 너는 그에게 말하고 그의 입에 할 말을 주라. 내가 네 입과 그의 입에 함께 있어서 너희들이 행할 일을 가르치리라. 그가 너를 대신하여 백성에게 말할 것이니, 그는 네 입을 대신할 것이요, 너는 그에게 하나님같이 되리라”(4:13-16).

분명히 모세의 보좌역 그리고 대변인으로 부름을 받고 있는 자가 아론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성막을 지으라고 모세에게 명령하시면서 동시에 형 아론과 그의 네 아들을 제사장으로 세우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28:1, 29:1). 모세의 대권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위임하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대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도행전 제6장을 참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도시대 예루살렘교회가 왕성해지자 많은 교포 유대인들이 개종하여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 헬라파 유대인들은 자기의 과부들이 매일의 구제에 빠지므로 본토 유대인 성도들을 원망하고 있습니다. 본래 그 일을 조정하고 접대를 행하는 것이 사도들의 몫입니다. 하지만 그 일은 사도들의 시간을 많이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도들이 헬라파 기독교인 7명을 집사로 세우고 집사들에게 그 일을 위임하고 있습니다. 사도들은 오로지 기도와 말씀사역에 전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6:1-6).

마찬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훗날 사도시대에 그러하게 되는 것처럼 모세오경에서는 모세에게 집중이 되고 있는 대권 세 가지가 세월이 지나자 이제는 모세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묵상하며 백성들에게 전하는 일. 둘째, 백성들을 통솔하는 일. 셋째, 제사장의 직무를 수행하는 일 등 세 가지를 모세가 도저히 혼자서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 가운데 한 가지를 보좌역 아론의 집안에 아예 넘기라고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28:1, 29:1). 그것은 매우 합리적이며 온당한 처사라고 하겠습니다. 백성들의 유익을 위해서는 분명히 그리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권력의 집중을 분산하고 독재를 완화하는 성경적인 큰 의미를 동시에 말해주고 있는 대목입니다; “모두가 흠이 있고 죄인인 인간입니다. 완전한 의인이 없는데 어떻게 황제와 같은 권한을 모두 부여할 수가 있을까요? 그것은 위험한 발상입니다. 그러므로 차선책은 집단지도체제를 형성하거나 대권을 나누는 것입니다. 사람을 절대권력자 또는 신으로 숭상하는 것은 기독교 내에서 가장 기본적인 금기사항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론이 가진 처음의 권한이 사라지자 그 다음 다른 권한이 위임이 되어 오다(4:15-16, 29:1)

 

모세는 40세에 동족들의 배신으로 도망자가 된 사람입니다. 그때 모세는 동족을 위하여 애굽인 하나를 쳐서 죽이고 모래 속에 암매장을 했습니다(2:12). 비록 애굽 바로의 황궁에서 자라난 모세이지만 그는 히브리인으로서 자부심을 지니고 있으며 동족인 이스라엘 백성들의 편이라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 것입니다(7:25). 그러나 동족들이 그를 믿지 아니했습니다. 살인자로 관청에 고발해버린 것입니다. 그 일이 탄로나자 모세는 미디안 광야로 도망을 친 사람입니다(2:14-15). 40년의 세월이 지나자 하나님은 모세를 불러서 출애굽의 주역으로 애굽에 파송을 하고자 하십니다. 하지만 동족에게 배신을 당한 쓰라린 경험을 지니고 있는 모세는 그 일을 맡지 아니하려고 합니다(3:11, 4:10, 13).

동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과 그들을 일치단결하여 모세를 지도자로 따르게 하는 일은 그의 친형인 아론에게 맡겨지게 됩니다(4:14-17, 27-31). 그 조건으로 모세가 승락을 한 것입니다. 아론의 도움으로 드디어 출애굽의 역사가 이루어집니다. 시내 산에서 율법의 반포가 이루어지고 하나님의 강림하심으로 모세의 대권은 확실해집니다(19:9, 16-21). 이제 그의 형 아론은 할 일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동생 모세를 도와주거나 아니면 집으로 물러가서 손주나 돌보아야 할 형편입니다. 바로 그러한 때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게 됩니다. 자신에게는 대제사장의 직임을 그리고 아들 네 명에게는 제사장의 직분을 행할 수 있는 영광이 주어지고 있습니다(28:1, 29:1).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하나님께서는 충성과 헌신을 귀하게 보십니다. 모세보다 세 살이 더 많으며 레위 지파의 장로의 신분인 아론입니다(6:20, 7:7). 그렇지만 하나님의 뜻이 모세를 통하여 나타나자 하나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동생을 왕으로 모시고 그 수족이 되어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그와 같은 헌신과 겸손한 마음을 하나님께서 높이 보신 것입니다. 그 결과 모세가 지니고 있는 대권 세 가지 가운데 한 가지를 아론의 집안에 주시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것은 일종의 하나님의 논공행상(論功行賞, 공을 따져서 상을 주는 것)이라고 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

 

모세가 여전히 지니고 있는 두 가지 권한은 나중에 누구에게 위임이 되고 있는가?(3:28, 31:3, 23)

 

제사장의 직분은 세습제입니다(28:1, 29:1, 9, 28-30). 대제사장 아론의 직무가 나중에 셋째 아들 엘르아살에게 승계가 됩니다. 장남 나답과 차남 아비후가 여호와께서 명령하시지 아니하신 다른 불을 향로에 담아 여호와 앞에 분향을 하다가 그만 죽임을 당했으며 그들은 후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10:1-2, 3:4). 따라서 삼남인 엘르아살이 대제사장의 직무를 상당부분 대행하게 됩니다(3:32, 4:16, 30:7-8). 그리고 아론이 죽자 숙부인 모세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대제사장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20:26-28).

그런데 모세의 아들들은 왜 아버지의 대권을 승계하지 아니하고 있는 것일까요? 모세는 죽을 때까지 두 가지의 대권을 계속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왕과 같은 최고 통치권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유권해석하고 백성들의 재판을 행할 수 있는 선지자의 권한입니다. 그 두 가지 대권을 모세의 아들이 전혀 승계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신분이 세습되고 있는 고대사회에 있어서 특이한 현상입니다. 그 이유는 모세가 미디안 족속인 아내 십보라에게서 두 아들 게르솜과 엘리에셀을 얻고 있었기 때문입니다(2:21-22, 18:2-5).

게르솜과 엘리에셀은 모두 아브라함의 후손이기는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야곱의 후손인 이스라엘 사람 모세와 조상인 이삭의 이복동생인 미디안의 후손 십보라와의 사이에 탄생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자손들은 그들의 정통성을 내세우기 위해서 아브라함, 이삭, 야곱으로 내려오는 직계의 혈통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삭의 이복형인 이스마엘이나 야곱의 쌍둥이 형인 에서의 혈통마저 배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좁은 혈통적인 선민사회에서 아브라함의 후처 그두라의 소생인 미디안의 후손은 도저히 발을 붙일 수가 없다고 하겠습니다(25:1-2). 그러므로 모세의 아들인 게르솜이나 엘리에셀이 아버지의 대권의 승계를 생각한다고 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 결과 모세의 대권은 훗날 그의 시종이며 총사령관인 여호수아에게 승계가 되고 있습니다(31:7). 여호수아는 모세와 지파가 다릅니다. 그는 레위 지파가 아닙니다. 여호수아는 에브라임 지파입니다(13:8). , 요셉의 아들인 에브라임의 후손입니다. 그렇게 색다르게 승계가 이루어진 것은 하나님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입니다(3:28, 3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