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출애굽기 강해 제74강(출18:13-27)(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3. 4. 11. 03:47

출애굽기 강해 제74(18:13-27)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85()

 

백성들의 모든 재판을 혼자서 책임을 지고 있는 모세의 잘못(18:13-18)

 

하나님은 모세를 출애굽의 지도자로 세우신 바 있습니다(3:10). 그리고 그의 형 아론을 대변인으로 붙여주면서 친형에게 동생인 모세가 마치 하나님처럼 군림할 수 있도록 영적인 그리고 정치적인 권위를 부여해주었습니다(4:14-16). 그러한 하나님의 조치를 모세는 자신에게 단독으로 말씀의 계시와 해석의 권한을 부여해준 것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그는 미디안 광야 호렙 산에 도착하고 나서 하루 종일 백성들의 송사를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서 재판을 하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18:13-16).

그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던 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한 마디를 하고 있습니다; “네가 하는 것이 옳지 못하도다. 너와 또 너와 함께 한 이 백성이 필경 기력이 쇠하리니 이 일이 네게 너무 중함이라. 네가 혼자 할 수 없으리라”(18:18). 이드로의 지적은 중요한 사실 두 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게 되면 지도자와 백성에게 모두 이롭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둘째, 혼자서 하나님의 말씀을 받고 그것을 백성들에게 적용하도록 디자인이 되어 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첫째로, 한 사람이 하나님의 일을 모두 처리하고자 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서 모든 백성들은 하루 종일 기다려야만 합니다(18:13-14). 그 지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수 많은 업무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지쳐버릴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지도자에게나 온 백성들에게 모두 피해가 돌아갈 뿐입니다. 한 사람에게 모든 결정권과 재판권을 부여하고 있는 나라가 고대 부족국가의 왕정의 모습입니다. 지금 이스라엘 백성은 그 수가 240만명이나 되므로 부족의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큰 민족의 규모입니다. 그런데 정치제도는 엄청 원시적이며 낙후가 되어 있습니다. 모세만이 지도자이며 선지자입니다. 모세는 하나님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백성들은 또 그 모세만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산적한 현안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미흡한 장치라고 하겠습니다.

둘째로, 과연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만 말씀을 주시고 계시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의 형 아론에게도 주고 계십니다(4:15). 나중에는 그의 누나 미리암도 선지자의 반열에 올라서고 있습니다(15:20, 12:1-2). 그리고 각 지파의 장로들 가운데에서도 그들의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이삭 그리고 야곱과 요셉의 하나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있는 자들은 얼마든지 하나님의 메시지를 파악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4:29, 24:9-11).

기본적으로, 율법의 정신은 반드시 진실은 한 사람의 발언이 아니라 두세 사람의 증인의 증언을 통하여 그 진리성이 입증이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17:6, 19:15, 18:16). 그러므로 자신이 전하고 있는 하나님의 말씀만이 진리라고 강변하는 것은 이미 하나님의 설정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복음이 진리임을 증명하기 위하여 하나님 아버지의 증인되심을 말하고 있습니다(5:36-37). 자신의 말이 진리하고 하는 사실을 하나님께서 이미 선지자의 예언을 통하여 증거하셨으며 또한 향후 역사의 섭리와 부활의 능력을 통하여 입증하실 것이라는 설명입니다(11:27, 24:44-49). 그리고 훗날의 세대를 위하여서는 성령님을 보내어주셔서 무엇이 진리인지를 확정해주실 것이라고 예언하고 계십니다(14:26, 16:13-15).

 

모세를 도와서 재판의 책임을 분담하게 될 중간관리층을 마련하는 두 가지 중요한 이유(18:19-26)

 

첫째로, 모세의 재판의 피곤함을 덜어주고자 하는 것입니다(18:22-23). 재판은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습니다. 일일이 모든 것을 모두 모세가 재판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세가 후진을 키워서 그들이 작은 송사를 처리하면 됩니다(18:26). 모세가 똑똑하고 신실한 젊은 사람들을 말씀공부를 시켜서 그 일에 투입을 하면 될 것입니다(18:20-22).

둘째로, 모세를 정치적으로 그리고 행정적으로 직접 보좌할 수 있는 손발이 필요합니다. 장인 이드로가 충고하고 있는 중간관리층은 사실 관료제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모세에게는 그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고위층으로서는 형 아론과 유다 지파의 지도자 훌(Hur)이 이미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17:10-12). 그리고 군대를 지휘하고 있는 여호수아와 갈렙도 있습니다(17:9, 14:6-9). 나아가서 각 지파의 족장과 큰 가문의 족장들로 이루어져 있는 70명의 장로들도 있습니다(24:9-11). 그러나 그들의 특징은 한 마디로, 행정적으로나 사법적으로 모세를 보좌해줄 수 있는 손발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모세는 친위조직이 별도로 없는 외로운 지도자입니다. 그와 같은 사실을 모세의 주위에 잠시 머물고 있었던 장인 이드로가 간파하고 있습니다(18:5, 14). 그는 참으로 탁월한 정치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하면 사위인 모세를 도와줄 수가 있을 것인가? 그의 친위조직을 마련하여 열두 지파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해주자면 어떻게 하면 될 것인가? 그 점을 궁리하고 있던 이드로의 눈에 하루 종일 재판을 혼자서 계속하고 있는 모세와 자신들의 재판순서를 온 종일 기다리고 있는 백성들이 들어온 것입니다. 그 장면을 이드로가 기회로 포착합니다. 그는 다만 재판을 혼자서 계속하게 되면 하루 종일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백성들도 지치고 모세도 지치고 말 것이라는 점을 빌미로 삼아서 별 무리 없이 모세의 친위조직이 될 관료제를 수립해주고 있습니다;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의 제도를 도입하도록 권고했으며 그대로 시행이 되고 있습니다(18:21-26)”.

 

모세의 손발이 될 관료제도를 확립하도록 충언을 했던 장인 이드로가 급히 모세를 떠나고 있는 이유(18:26-27)

 

참으로 모세의 장인은 그의 이름자 이드로의 뜻 그대로 탁월한 사람입니다. 그의 비범함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3:1). 그는 자신이 모세의 장막에 오래 머물게 되면 사위의 지도력에 흠집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큰 산에 호랑이 두 마리가 함께 구역을 나누어서 살 수가 없습니다. 한 산에는 한 마리의 호랑이가 왕 노릇을 하도록 되어 있는 법입니다. 미디안 제사장이며 모세의 장인인 자신이 모세의 장막에 오래 거주하면서 정치적, 종교적인 문제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계속 진술하게 되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누구를 추종하게 될까요? 모세로 말미암아 나중에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그룹들은 자신의 주위에 몰려들 것입니다. 그 점을 이드로가 예견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사위 모세의 친정세력으로서 그 손발이 되는 관료제를 구축해주고 나서 급히 그곳을 떠나고 있습니다(18:24-27).

미디안의 제사장인 이드로는 내밀하게 또 하나의 사명을 가지고서 모세를 찾아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미디안의 땅에 들어왔기 때문에 미디안 족속들이 안절부절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세에게 말했을 것입니다(17:6, 18:5). 240만명이나 되는 대규모의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전쟁을 치를 수 있는 장정의 수만 하더라도 60만명이나 됩니다(12:37). 오랜 노예생활을 하다가 갓 출애굽을 했을 때에는 물론 어중이떠중이였습니다. 하지만 르비딤 광야에서 아라비아의 마적 떼 아말렉 족속과 전투를 치르고 나서는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17:8-13). 이스라엘의 60만 장정은 이제 잘 조련이 된 군대와 같습니다. 그들이 한꺼번에 미디안 땅 호렙 산으로 들어와서 진지를 구축하고 있기에 미디안 족속들은 밤잠을 편히 잘 수가 없는 것입니다.

모세는 장인의 도움으로 자신의 친위그룹으로 관료조직을 거느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18:24-26). 이제는 열두 지파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손발이 생긴 것입니다. 그 은혜를 갚고자 모세는 장인 이드로의 부탁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그는 장인의 동족인 미디안 족속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적절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고자 합니다; “장인에게 약속하고 있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아라비아 초입에 위치하고 있는 미디안 땅을 떠나서 시나이 반도 남쪽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그는 약속을 훌륭하게 지키고 있습니다”(19:1-2). 사위 모세의 확답을 들은 장인 이드로는 행복하게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