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출애굽기 강해 제27강(출5:10-14)(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3. 3. 20. 00:35

출애굽기 강해 제27(5:10-14)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615(주일새벽)

 

바로의 명령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대로 전달만 하고 있는 이스라엘 자손의 기록원들(5:10-11, 15),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과 기록원들을 더욱 가혹하게 다루고 있는 바로가 세운 감독들의 횡포(5:12-14)

 

훗날 모세는 출애굽한 동족을 효율적으로 다스리기 위하여 장인 이드로의 헌책을 받아들여서 관료조직을 만듭니다; “소위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이라고 하는 직급이 생겨나게 됩니다”(18:21-26). 그것은 미디안 땅의 제사장인 이드로의 경험을 반영한 것이므로 그 제도는 이미 미디안 족속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황량한 아라비아 땅에서 유목생활을 하면서 무역을 겸하고 있는 그들 미디안 족속들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강력한 동원조직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생업에 종사를 하고 있지만 비상시가 되면 순식간에 군대조직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마치 군대의 간부조직과 같은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그리고 십부장 제도입니다.

그런데 바로는 고센 땅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강력하게 통제하기 위하여 많은 애굽인 감독을 두고 있습니다(1:11, 5:6). 그리고 그 수하에 히브리인 기록원들을 두고 있습니다(5:14-15). 그들 기록원들은 애굽인 감독들의 손과 발이 되고 있습니다. 감독의 지시사항을 동족인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지파 별로 그리고 동네 별로 어느 정도의 과업을 달성했는지를 기록하여 감독에게 보고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일종의 십부장이나 오장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 옛날 20세기 전반 한국의 역사에 있어서 일본제국주의 시대의 경우를 살펴보면, 조선은 일종의 헌병국가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경찰이 없고 그 대신에 일제의 군대경찰인 헌병조직이 조선백성을 직접 사찰하고 감독했습니다. 당시 일본인 헌병간부들은 조선인 출신들로서 자신들의 손발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이 조선인 헌병오장들입니다. 따라서 그 손발이 되고 있는 헌병오장들은 일본인 헌병대 간부의 명령을 받아서 독립군과 민족주의자들을 얼마나 탄압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여기 본문에 나타나고 있는 이스라엘 기록원들은 정반대입니다. 그들은 감독들의 지시사항을 동족들에게 그대로 전달만 하고 있습니다; “바로가 이렇게 말하기를 내가 너희에게 짚을 주지 아니하리니 너희는 짚을 찾을 곳으로 가서 주우라. 그러나 너희 일은 조금도 감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5:10-11). 기록원들은 감독들의 애굽 말을 히브리어로 통역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실적이 저조할 때에는 대신 감독들로부터 구타를 당하고 있습니다(5:14). 기록원들은 매일같이 구타를 당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 온 땅에 흩어져 곡초 그루터기를 거두어다가 짚을 대신하여 흙 벽돌을 구워내었지만 그 수가 항상 모자랐기 때문입니다(5:12-13).

요컨대, 동족들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직책을 수행하고 있는 마치 희생양과 같은 사람들이 바로 기록원들입니다. 그것은 수백 년의 세월이 흘러도 이스라엘 자손들의 민족의식이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들의 민족의식은 하나님 신앙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일찍이 그들의 조상인 야곱이 아들들과 손자들에게 간곡하게 대물림을 하여준 그 조상들의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이 그들만의 독특한 종교와 문화로 계속 뿌리를 내리고 살아서 숨쉬고 있는 것입니다(47:28-31, 48:1-49:33, 50: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