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를 보는 눈

일본 일낸다는 말의 의미(작성자; 손진길 박사)

손진길 2020. 4. 5. 18:28


제목; 일본 일낸다는 말의 의미

작성자; 손진길 박사(정치학)

작성일; 주후 2019131()

 

주후 19세기 말엽 일부 조선의 선각자(先覺者, 먼저 깨인 사람)들은 일본 일낸다. 일본을 조심하라!고 조정(朝廷)과 백성들에게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주후 21세기가 시작되고도 다시 19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 안타깝게도 똑같은 경고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이 일을 낼 수밖에 없는 시대적인 흐름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지 아니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 점을 간략하게 한번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1)  첫째로, 일본의 근대화는 주후 1868메이지 유신’(明治維新, 명치유신)에서부터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1)    그 이전에는 소위 사무라이 정권의 시대입니다.  쇼군’(將軍)을 섬기는 중앙의  바쿠후’(幕府, 막부)가 지방의 군벌들인 다이묘’(大名)들을 강력하게 통제하던 시대입니다. 다이묘들이 그들의 영지인 ’()에서 부번강병책’(富藩强兵策)을 사용하여 반란을 일으키게 되면 큰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이묘들에게 쇄국’(鎖國)을 강요했습니다. 바다 건너 구미’(歐美, 유럽과 미국)와의 접촉을 일체 끊고 서방의 선진문물을 받아 들이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규제한 것입니다. 그러한 인위적인 쇄국의 시대가 명치유신으로 끝나고 맙니다. 지방의 하급무사 출신인 명치유신의 공신들이 스스로 화족’(華族)이 되어 정치적인 근대화부터 단행합니다; 첫째, ‘쇼군을 폐하고 덴노’(天皇)를 세웁니다. 그리고 막부를 폐하고 내각을 만듭니다. 둘째, 지방의 다이묘를 폐하고 도지사를 임명합니다. ‘다이묘들의 영지’(領地)에 해당하는 을 폐하고 정상적인 행정조직 ’()를 설치한 것입니다.

2)    그 다음에는 경제적인 근대화를 시작합니다. 일본은 명치유신으로 경제적인 근대화를 시작하기 이전에 벌써 전국적으로 자본주의를 시행할 수 있는 하부구조가 마련되어 있는 특이한 나라입니다. 그 이유는 막부가 지방의 다이묘들에게 강제한 산긴 교오다이 세이’(參勤交代制) 때문입니다. 다이묘들은 중앙과 지방에서 교대로 근무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지방의 영지에 머무르고 있는 동안에도 그 가족들은 막부가 있는 중앙에 살고 있어야 합니다. 가족들이 다이묘들의 반란을 사전에 막기 위한 인질인 것입니다. 그 때문에 다이묘들은 매년 생산한 소출을 중앙으로 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지방의 토산물을 중앙으로 보냅니다. 2년에 한번씩은 자신이 중앙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모든 생필품이 중앙에서 조달이 되어야 합니다. 그 모든 일들을 감당하기 위하여 죠오닌’(商人)들의 조직이 발달한 것입니다.

3)    다이묘들이 상인들에게 소출과 토산품을 넘기고 어음을 받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중앙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서 생활을 합니다. 상인들은 그렇게 거두어들인 물품들을 중앙으로 실어 나르기 위하여 도로를 정비하고 운송시설을 마련합니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상품의 유통망과 금융망을 정비한 것입니다. 나아가서 특산품과 최고의 명품을 만들기 위하여 메이진‘(名人) 제도와 일촌일품’(一村一品) 운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 일에 종사하는 상인들과 명인들은 사무라이 정신과 맞먹는 죠오닌 도’(商人의 道)를 자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한 제도와 의식 등이 자본주의 발달의 기본 토양입니다. 그것을 우연히 구비하고 있는 일본이 동양에서 최초로 19세기말에 산업근대화를 이룩하게 된 것입니다.

(2)  둘째로, 명치유신의 원로들이 구미지역에서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여 산업근대화에 매진합니다. 그 발전의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19세기 말에 벌써 산업근대화를 이루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후발 산업국인 일본이 큰 문제에 봉착하고 맙니다;

1)    일본 열도의 공장에서는 기계로 생산한 물품이 넘치고 있습니다. 그것을 해외시장에 얼른 팔아서 구미에서 빌린 차관을 빨리 갚아야 합니다. 그런데 벌써 서구의 제국주의가 거의 완성이 된 시대이므로 전세계에 식민지가 없습니다. 일본의 생산품을 팔 수 있는 시장을 개척할 수가 없습니다. 국가의 빚이 자꾸만 늘어나게 되어 국가가 파산할 지경입니다. 그것이 독일이나 미국 그리고 일본과 같은 후발 산업국이 처하고 있는 국제적인 환경입니다. 따라서 유럽의 독일이나 북미의 미국처럼 일본도 비상수단을 마련합니다. 그것이 바로 해외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입니다.

2)    그 당시에 명치유신의 원로들이 주장하게 되는 타개책은 먼저 조선을 정복하여 식민지로 삼고 대륙진출의 교두보로 활용을 해야만 한다는 소위 정한론’(征韓論)입니다. 오늘날 그 정한론이 다시 일본에서 은밀하게 등장하면서 장차 큰일을 동북아에서 내고자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새로 비치고 있습니다. 공연히 독도가 자신들의 땅 다께시마’(竹島)라고 주장을 하다가 요즘에는 한국의 해군함정이 일본의 전투기를 위협하고 있다고 거꾸로 생떼를 쓰고 있습니다. 그것은 공연한 생떼가 아니라 구 한말에 자주 사용한 것입니다.

3)    전통적으로 일본은 자신들의 속셈인 정한론에 대하여 사전에 대내외적으로 그 명분을 얻고자 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터무니가 없는 간교한 책략을 그 포석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19세기 말의 동북아와 지금의 동북아는 그 사정이 다릅니다. 일본이 동양에서 유일하게 산업근대화에 성공을 한 그러한 시대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현실에 맞게 일본정부가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자 합니다. 그들이 다시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의 주도세력이 되고자 그 옛날 일본제국주의 시대처럼 준비하고 있는 그 책략의 핵심이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은 중국과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합작을 하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물론 그 희생양은 한반도가 될 것입니다.

(3)  셋째로, 일본인들의 책략은 자신들의 색다른 두가지 경험의 산물입니다; ①하나는, 오랜 사무라이 시대의 영향입니다. ②또 하나는, 일본제국주의 시대의 영향입니다. 그 점을 조금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1)    주후 12세기부터 19세기까지 일본에서는 수만명의 사무라이들이 칼을 차고서 열도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막부와 군벌이 부여한 즉시처형권이 있습니다. 만약 일반 백성들이 사무라이를 모욕하는 경우에는 그 칼로 즉시 베어도 좋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무시무시한  공포의 시대입니다. 따라서 일본사람들은 그 두려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하여 두가지 얼굴을 가지게 됩니다; 그것이 자신의 속내인 혼네’(本音)와 겉으로 꾸민 복종의 모습인 다떼마에’(建前)입니다. 그 겉모습 다떼마에가 주후 1945815일 미국에 패전한 일본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2)    미국을 사무라이처럼 섬기면서 일본인들이 철저하게 제2인자로 동북아에서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일본인들이 마음에 들었는지 전후에 세계의 패권국이 된 미국이 일본의 산업을 다시 발전시켜 그것으로 동북아에서 공산세력을 막는 병참의 기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쏘련의 스탈린이 사주한 한국전쟁에서 일본의 군수공장이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중공군이 밀고 내려옴으로 말미암아 한반도가 여전히 분단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자위대와 주일미군은 일본의 자본과 기술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역할을 일본인들이 순순히 받아 들이고 있는 것은 오랜 세월 역사적으로 사무라이 앞에서 절대 복종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살아남은 그 습관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3)    그런데 일본 열도의 주인처럼 군림을 하고 있던 현대의 사무라이 미국이 좀 이상합니다. 주후 1997년에 소위 IMF 사태가 발생하자 당시 국내의 제조공장의 대부분을 중국 대륙에 이전하고 있던 일본이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물론 한국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런데 그 사태에 직면한 일본인과 한국인의 행동이 상당히 다릅니다. 일본사람들은 한국사람처럼 그 사태를 온 민족이 힘을 합하여 이겨내고자 하는 노력 예를 들면, 전국의 금붙이를 스스로 모아서 국가의 부채를 탕감하고자 하는 그러한 눈물겨운 운동을 벌이지 않습니다. 그 대신에 마치 자신들의 종주국이라도 되는 것처럼 재산을 정리하여 안전한 나라 미국으로 피신을 하고 맙니다. 그 영향으로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본의 경제가 회복이 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회고해보면, 20년 전에 국민소득 개인당 4만불 시대를 자랑하고 있던 일본입니다. 그런데 지금도 그 정도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것은 국부를 가지고 많은 부유한 일본인들이 보다 안전한 나라 총을 가진 사무라이의 나라 미국으로 이주를 하고 말았다는 증거입니다.

4)    그렇게 일본의 부를 상당히 흡수를 해버려서 그런지 미국이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북미회담과 미중회담을 진행하면서 일본의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별로 반영하지 아니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소위 패싱’(Passing)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같은 민족인 한국은 북한과 나름대로 남북회담을 다양하게 전개함으로써 그 공백을 메우고 있는데 일본정부는 그 채널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면서 일본의 미래를 개척할 수가 있을까요? 일본은 그 동안 미국을 상대하면서 결코 내비치지 아니한 자신들의 속내를 이제 서서히 꺼내고자 합니다. 그것이 바로 명치유신 이후 그들이 경험한 구미열강과의 경쟁에서 나름대로 승리를 가지고 온 일본제국주의의 선례들입니다.  

5)    주후 1917년에 러시아 혁명이 발생합니다. 러시아의 지식인들이 앞장을 서서 농민과 노동자들을 선동하여 러시아의 황제정치를 청산하고 공산당이 지배하는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합니다.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최초의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성공시킨 러시아는 국제적으로 그 혁명을 수출하고자 합니다. 그 영향으로 산업화를 한 구미와 일본에 1920년대 중반부터 사회주의 운동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후발 산업국인 일본은 하루속히 식민지를 개척하고 물건을 팔아서 차관을 갚아야 하는데 사회주의 운동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군부가 나서서 사회주의 세력을 뿌리뽑고 내각을 구성합니다. 1930년대에는 일본제국주의가 만주를 침략하고 이어서 중국의 동부 해안지역을 공략합니다. 일본육군의 대륙침략은 성공적입니다.

6)    그러나 세계의 패권을 바라보면서 해군력을 강화하여 태평양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눈에는 일본제국주의가 무서운 도전국으로 비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동에서 일본이 수입하고 있는 석유의 항로를 전면 봉쇄합니다. 한창 중국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일제로서는 미칠 지경입니다. 따라서 샤쯔마 출신의 제독들이 규슈 출신의 장군들이 수행하고 있는 중국전쟁과는 별도로 태평양전쟁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것이 결국은 미국에 의하여 일본제국주의가 패전을 하게 되는 원인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4)  넷째로, 일본제국주의의 경험이 특히 오늘날 일본인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들;

1)    일본제국주의의 경험은 이제 일본인들에게 두가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①하나는, 그들의 오랜 염원인 정한론을 다시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일본이 열도를 벗어나서 대륙으로 진출을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 디딤돌이 한반도입니다. 그곳에 군사적인 발판을 반드시 마련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현해탄을 통과하는 해저터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국정부에게 정치외교적으로 사정을 해서는 안됩니다. 강압적으로 그렇게 하지 아니할 수 없도록 일본의 막강한 군사력을 행사해야 합니다. 그것도 한국이 핵을 가지지 아니하고 있는 동안에 실천해야만 하므로 시간이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2)    ②또 하나는,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세계의 패권을 지니고 있는 미국의 편에 서서 제2인자로 행동을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동북아에서 일본이 과거 제국시대처럼 해외로 진출하고자 할 때에는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미국과 일본에게 동시에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의 문제를 자신들이 처리할 수 있도록 허락을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주후 1905년 동경에서 미국의 육군장관 태프트와 맺은 카스라 태프트 조약과 같이 미국과 일본이 서로 윈윈’(win win)을 하자고 하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미국이 필리핀을 차지하고 일본이 조선을 차지하는 식의 나눠먹기였습니다. 이제는 자원이 별로 없는 한국을 일본이 차지하고 자원이 많은 북한을 미국이 차지하도록 일본이 도우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 식입니다.

3)    그런데 그러한 책략은 그 옛날 조선의 종주국으로 오래 행세를 한 중국의 존재를 무시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본이 중국과 무슨 이야기를 해야만 할까요? 그것은 중국이 바닷길을 패권국 미국에게 양보하는 대신에 꼭 가지고 싶어하는 대륙의 길을 구라파까지 연결하는데 있어서 일본이 일조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상품수출의 가장 큰 이익은 일본과 중국이 나누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은 미국의 패권을 그들이 대륙에 있어서 나누어 가지게 되는 위험천만한 책략입니다. 그러므로 미국에게 큰 이익을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5)  결어; 일본과 중국은 자신들의 것을 미국에게 나누어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 사이에 샌드위치가 되고 있는 한반도에서의 이익을 미국에게 나누어 주고자 할 것입니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이제부터 많은 학자들과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머리를 싸매고서 검토를 하여야만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한민족의 앞날을 위하여 실효성이 있는 정책을 다양하게 개발하시는 한국정부와 학계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살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