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출애굽기 강해 제11강(출2:18-22)(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3. 3. 13. 04:37

출애굽기 강해 제11(2:18-22)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531()

 

미디안 제사장 르우엘의 모세 대접에서 엿볼 수 있는 것(2:18-21a)

 

미디안은 아브라함과 후처 그두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이름입니다(25:2). 아내 사라가 헤브론에서 127세의 나이로 죽고 나자 아브라함이 137세의 나이로 가나안의 남부지역에 홀로 남겨지게 됩니다(23:1-2). 서장자인 이스마엘은 이미 35년 전쯤에(21:8-14, 아브라함의 나이 100세에 태어난 이삭이 젖을 뗄 무렵임) 사라에 의해서 남쪽 광야로 쫓겨났습니다. 적장자인 이삭 역시 부친을 홀로 두고서 가나안 남쪽 국경이 가까운 브엘라해로이로 이주하고 말았습니다(24:62). 그러자 여생이 너무 외로워진 아브라함이 가나안의 젊은 여인 그두라를 후처로 맞이한 것으로 보입니다(25:1). 그런데 창조주 하나님은 놀랍게도 늙은 아브라함에게 젊음을 되돌려 주었습니다. 그 이유는 약속의 아들인 이삭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하여 아브라함으로 하여금 아들을 많이 생산하여 가나안 주위에 포진을 시키고자 하는 계획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두라에게서 아브라함의 아들 6명이 탄생합니다(25:2). 그 가운데 네 번째 아들의 이름이 바로 미디안입니다.

훗날 아브라함은 대부분의 재산을 적장자인 이삭에게 상속을 합니다(25:5). 하지만 그두라의 소생들에게도 자립할 정도의 나이가 되면 한 재산씩을 주어서 미리 동방 땅으로 분가를 시킵니다(25:6). 그것은 적장자인 이삭과 갈등이 일어날 소지를 사전에 없애기 위한 배려로 보입니다. 그 때가 대략 BC 2,010년경입니다. 세월이 흘러 BC 15세기가 되자 모세의 시대에 미디안의 자손들은 아라비아 반도 서북쪽에 자리를 잡고서 번성하고 있습니다. 그 후손 가운데 제사장 르우엘이 등장합니다. 그가 미디안 광야에서 하나님의 섭리로 모세를 만나고 있습니다(2:16, 18).

두 사람이 만나서 함께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어나가게 됩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자손들의 출애굽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장차 하나님의 계획하심 가운데 출애굽의 역사가 있게 되면 240만명에 달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40년간을 지내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이 살기 힘든 땅에서 하나의 민족이 생존할 수가 있을까요? 하나님께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제공하며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냉난방 장치를 마련해준다고 하더라도 능숙한 리더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미디안 광야의 제사장인 르우엘의 경험을 빌리고 모세가 사전에 그의 도움으로 40년간 광야에서 목축을 하면서 먼저 생존하는 실습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부터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지게 됩니다.

르우엘은 평소보다 일찍 7명의 딸들이 가축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자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너희가 오늘은 어찌하여 이같이 속히 돌아오느냐?”(2:18). 딸들이 답변을 합니다; “한 애굽 사람이 우리를 목자들의 손에서 건져내고 우리를 위하여 물을 길어 양떼에게 먹였나이다”(2:19). 반가운 소식입니다. 외떨어진 미디안 광야에서 애굽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그 애굽 사람이 딸들의 편을 들어주고 양들에게 물을 마시도록 해주었다는 것입니다. 르우엘은 애굽의 소식도 들을 겸 그 자를 불러서 식사대접을 해주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딸들에게 명령을 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 너희가 어찌하여 그 사람을 버려두고 왔느냐? 그를 청하여 음식을 대접하라”(2:20).

모세에게 음식 대접을 하면서 미디안의 제사장 르우엘이 애굽의 소식과 모세의 신상에 대하여 이것저것 물어 보았습니다. 외지인에 대하여 먼저 의심을 하고 궁금한 사항을 모두 확인하는 것이 광야와 사막의 율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자신이 이스라엘의 자손이라는 사실만 이야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애굽 제국에서 수배하고 있는 왕자가 자신이라는 사실을 숨겨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자신이 히브리인으로서 애굽의 고센 땅에서 노예생활을 하고 있다가 애굽 인을 해치게 되었으므로 미디안 땅으로 피신을 하게 된 것으로 말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므로 그는 아무쪼록 애굽을 탈출해온 자신에게 살길을 마련해달라고 르우엘에게 부탁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평소 아들이 없어서 딸들에게 목축의 일을 맡기고 있는 르우엘입니다. 그는 기골이 장대하고 의협심이 있어 보이는 모세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모세의 제안을 기쁘게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2:21a).

 

모세가 제사장의 딸 십보라와 결혼하여 맏아들 게르솜을 낳다(2:21-22)

 

애굽 제국에서 권력의 핵심부에 있었던 모세가 아라비아의 미디안 광야에서 르우엘의 딸 십보라와 결혼을 하고서 목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2:21b). 그것은 마치 그 옛날 요셉의 경우와 비슷합니다. 가나안 땅의 대 족장 이스라엘의 총애를 받고 있던 요셉이 형들의 배신으로 갑자기 노예가 되어 애굽으로 끌려간 일과 닮아 있습니다(37:3, 28). 그런데 훗날 요셉이 자신의 인생역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술회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 이 땅에 2년 동안 흉년이 들었으나 아직 5년은 밭갈이도 못하고 추수도 못할지라.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니.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45:5-7). 똑 같은 하나님의 섭리와 여호와 이레의 역사가 모세에게서 발견이 되고 있습니다. 장차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을 하여 시나이 반도와 미디안 광야로 들어올 것입니다. 그들은 광야생활에 대하여 지식과 경험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을 인도할 목자가 필요합니다. 그 목자가 바로 모세이며 르우엘의 딸 십보라와 결혼을 하고서 이제부터 목자의 삶을 배우고 있습니다(2:21, 3:1).

그러나 자신의 미래를 모르고 있는 모세는 답답합니다. 그저 십보라와 결혼하여 미디안 제사장 르우엘의 맏사위라는 새로운 신분을 얻었을 뿐입니다. 신분보장을 받고 나서 이제는 일개 목동으로서 처가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나이 40이 되도록 애굽의 황실에서 받은 교육과 정치적인 식견은 아무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양떼를 몰고서 목초지를 찾아서 이곳 저곳을 헤매고 다닐 뿐입니다. 가는 곳마다 우물을 찾고 시냇물을 찾아내어야만 합니다. 만약 물을 늦게 발견하게 되면 가축이 떼죽음을 당할 판입니다. 그리고 맹수의 습격과 약탈민족의 기습도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자신이 애굽의 황실에서 배운 무예솜씨가 그렇게 사용이 될 줄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그러나 그는 답답합니다. 그리고 덧없이 세월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그의 웅지(雄志, 웅대한 뜻)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애굽 제국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희망이 완전히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러한 때에 맏아들이 태어납니다. 모세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아들의 이름을 게르솜이라고 짓고 있습니다(2:22b). 그 뜻은 내가 타국에서 나그네가 되고 말았구나! (이제는 꼼짝없이 타향살이만 하다가 덧없이 늙어 죽고 말겠구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모세의 고달픈 신세한탄과 서글픈 한숨소리만이 힘없이 새어 나오고 있는 이름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방법으로, 그리고 세상적인 방법으로는 완전히 꿈이 사라져버린 모세에게 마치 기적과 같은 하나님의 부르심이 훗날 임하게 됩니다(3:4). 결국 훗날 이사야의 말 그대로, 하나님의 뜻을 땅의 인간은 짐작조차 못하고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5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