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출애굽기 강해 제1강(출1:1-5)(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3. 3. 10. 00:24

출애굽기 강해 제1(1:1-5)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521()

 

야곱과 함께 애굽으로 이민을 온 자손들의 수(1:1-5, 46:7-27)

 

야곱의 허리에서 나온 사람이 모두 칠십이요, 요셉은 애굽에 있었더라”(1:5)고 모세가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야곱의 허리에서 나온 사람야곱의 자녀와 손주들을 말하고 있으므로 그 뜻을 야곱의 자손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세는 출애굽기 제1장에서 야곱의 자손으로서 애굽으로 이민을 온 수와 이미 애굽에 살고 있었던 요셉과 두 아들을 합하면 그 수가 7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세의 주장이 사실일까요? 그의 주장은 더 자세한 기록을 남기고 있는 창세기 제46장의 내용과 비교하면 미세하게 균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야곱과 함께 애굽에 들어간 자는 야곱의 며느리들 외에 66명이니 이는 다 야곱의 몸에서 난 자이며 애굽에서 요셉이 낳은 아들은 두 명이니 야곱의 집 사람으로 애굽에 이른 자가 모두 70명이었더라”(46:26-27)고 창세기 제46장에서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풀이를 해보면, 야곱의 몸에서 난 자로서 애굽에 함께 이민을 간 자의 수는 66명입니다. 그리고 이미 애굽에 살고 있는 요셉과 그의 두 아들 등 3명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 수를 더하게 되면 야곱의 몸에서 난 자로서 애굽에서 살게 되는 자의 총수는 69명이 됩니다. 그렇다면 왜 합계 70명이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야곱의 몸에서 난 자가 아니고 야곱의 집사람으로서 애굽에 살게 되는 자라고 다시 정의를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야곱의 자손이 아니면서 또 한 사람이 애굽에 이민을 갔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요? 그는 야곱의 자손도 아니고 며느리도 아닙니다. 그러나 야곱의 집사람에 속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그 수수께끼의 인물을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역시 창세기 제46장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야곱이 그 아들들과 손자들과 딸들과 손녀들 곧 그의 모든 자손을 데리고 애굽으로 갔더라. 애굽으로 내려간 이스라엘 가족의 이름은 이러하니라. 야곱과 그의 아들들 곧 야곱의 맏아들 르우벤과”(46:7-8)라는 문장 가운데 두 가지의 개념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첫째, 야곱의 자손의 이름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둘째, 야곱의 가족의 이름이 게재되고 있습니다. 야곱의 자손을 제외하고 며느리를 제외하면 야곱의 가족은 아내 레아와 라헬 그리고 두 첩 빌하와 실바입니다. 그런데 야곱의 애처 라헬은 베냐민을 낳다가 난산으로 가나안에서 죽은 지 오래입니다(35:16-19). 그러므로 애굽 이민 당시에 생존이 가능한 야곱의 안식구는 12첩입니다. 과연 그 가운데 누가 생존하여 야곱과 함께 애굽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일까요?

셋째로, 창세기 제46장 제8절에서 제27절까지의 내용을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소계를 모두 합산해봅니다; 레아의 자손이 33, 실바의 자손이 16, 라헬의 자손이 14, 빌하의 자손이 7명 등 모두 70명이 맞습니다. 그런데 그 70명은 야곱의 몸에서 태어난 자손의 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66명에 요셉과 두 아들 등 3명을 더한 수 69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46:26). 그러므로 그 70명은 소위 야곱의 집 사람들의 수입니다(46:27). 이제 누가 한 명이 더 들어가서 69의 수가 70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를 확인할 차례입니다. 문장상 거꾸로 찾아보고자 합니다; 첫째, 빌하의 자손은 단과 납달리에 손자가 5명이므로 모두 7명이 맞습니다(46:23-25). 둘째, 라헬의 자손은 요셉과 베냐민에 손자가 12명이므로 모두 14명이 맞습니다(46:19-22). 셋째, 실바의 자손은 갓과 아셀에 손자가 11명이고 손녀가 1명이며 증손자가 2명이므로 모두 16명이 맞습니다(46:16-18). 넷째, 레아의 자손은 아들이 6명이고 딸이 1명이며 손자가 23명이고 증손자가 2명 등 모두 32명입니다(46:8-15). 그런데 그 소계가 33명이라고 달리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46:15). 여기서 지금과는 다른 모양으로 한 사람이 생존하여 함께 애굽으로 이민을 가고 있습니다. 그는 과연 누구일까요?

가장 합리적인 추정은 그녀가 바로 야곱의 본 부인인 레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녀가 아직 생존하여 야곱과 더불어 애굽으로 이민을 가고 있기에 집안에서 그녀의 입김이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창세기 제46장의 이민자의 기록에 있어서도 레아는 자신의 자손과 자신의 몸종출신인 실바의 자손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서열상 실바에 앞서고 있는 첩 빌하의 소생들이 뒤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실부인인 라헬의 소생들 역시 첩 실바의 자손 다음에 위치하게 됩니다. 안방마님 레아가 철저하게 라헬과 라헬의 몸종출신인 빌하의 자손들을 괄시하고 있는 대목이라고 여겨지는 것입니다. 그와 같은 레아의 불공평한 처신 때문에 요셉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애굽에서 레아의 존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녀가 애굽에서 별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장례식의 기록이 생략이 되고 있습니다. 단지 야곱에 의해서 다음과 같이 겨우 한 문장이 나타나고 있을 뿐입니다; “나도 레아를 그곳에 장사하였노라”(49:31).

다음으로 또 하나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야곱과 함께 애굽으로 이민을 가고 있는 사람들의 명단에서 누락이 되고 있는 자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디나를 제외한 다른 딸들의 이름과 수가 모두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며느리들의 이름과 수가 역시 제외가 되고 있습니다(46:26). 그 밖에 많은 종자들과 목동들의 수가 빠져 있습니다(46:6). 뿐만 아니라 일찍이 유다 지파에 편입이 된 것으로 보이는 유력한 집안에 대한 기록이 빠져 있습니다. 여분네의 아들인 갈렙의 조상 곧 그나스 사람에 대한 애굽 이민의 기록을 생략하고 있습니다(13:6, 14:6, 14, 대상4:15). 그렇다면 의문의 한 사람은 갈렙의 조상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돋보이고 있는 적자와 서자의 구별(1:2-4)

 

모세는 출애굽기의 기록을 시작하면서 야곱의 아들 12명의 서열을 다시 정하고 있습니다(1:1-5). 그것은 나이순서에 적서(嫡庶)의 구별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레아의 아들 6명이 제일 먼저 기록이 되고 있습니다(1:2-3a). 그 뒤를 라헬의 소생인 베냐민이 따르고 있습니다(1:3b). 베냐민의 형인 요셉은 이미 애굽에서 살고 있었으므로 제일 나중에 별도로 기록이 되고 있습니다(1:5). 그 다음에는 첩의 자식들인 서자들입니다. 그들 가운데에서도 나이순서가 돋보입니다; 1의 첩인 빌하의 소생 곧 단과 납달리가 먼저입니다(1:4a, 30:3-8). 그 다음에 제2의 첩인 실바의 소생 곧 갓과 아셀의 이름이 명기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1:4b, 30:9-13).

왜 적서의 구별이 엄격해지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야곱의 아들들이라는 개념보다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라는 개념이 더 우세해졌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이제는 야곱의 씨족이 아니라 열두 부족이 모여서 하나의 이스라엘 민족을 형성해나가고 있습니다(1:7, 9, 12:37-38). 그러므로 열두 지파 사이에 서열이 중요해집니다. 이제는 개인적인 친소(親疎)관계가 아니라 연장자의 서열로 엄격해집니다. 그리고 정실부인의 자손들인지 아니면 첩의 후손들인지도 구별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훗날 출애굽을 하고서 왕정국가를 이루게 될 때는 그 세력의 크기에 따라서 서열이 다시 조정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애굽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430년 동안에는 위와 같은 연장자 서열과 적서의 구별이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12:4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