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강해 제85강(히13:22-23)
작성자; 손진길 목사(오픈 바이블 스터디 인도자)
작성일; 주후 2017년 7월 21일(금)
디모데를 형제라고 부르면서 그의 방면 소식을 성도들에게 전하고 있는 히브리서의 저자는 과연 누구이며 그가 간단하게 히브리서를 작성하여 급하게 성도들에게 보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히13:22-23)
히브리서의 강해를 마치기 전에 그 저자가 누구인지 좀더 구체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본문에서 두개 나타나고 있습니다; ①하나는 그의 서신인 히브리서를 받아 보게 되는 성도들을 그가 ‘형제들아’라고 부르면서 권면의 말을 용납하라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히13:22). 그로 미루어 보아, 히브리서의 저자는 초대교회에서 사도적인 직분이나 권위를 지니고 있는 자가 아니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②또 하나의 실마리는 디모데와 관련된 것인데 다음과 같이 세가지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1) 첫째, 히브리서의 저자가 사도 바울의 제자로 불리고 있는 디모데를 ‘우리 형제’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입니다(히13:23a);
1) 디모데를 ‘형제’라고 부르고 있는 경우는 사도 바울의 서신과 여기 히브리서에서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고후1:1, 골1:1, 몬1:1, 살전3:2, 히13:23). 그 가운데 특히 ‘우리 형제’라고 기록하고 있는 경우는 사도 바울의 서신 가운데 ‘살전3:2’ 절과 히브리서 저자의 ‘히13:23’ 절 뿐입니다. 그렇다면 히브리서 저자는 사도 바울일까요?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지 아니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 이유는 이미 살펴본 제13장 제22절 때문입니다.
2) 히브리서의 저자는 그의 편지를 받아 볼 성도들을 ‘형제들아’라고 부르면서 아주 조심스럽게 자신의 권면을 용납하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히13:22). 그 글에서는 조금도 사도와 같은 권위나 직분의 냄새가 나지를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도 바울이 아니라 그를 돕고 있는 젊은 선지자들 예를 들면, 의사 누가나 마가 등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하겠습니다.
(2) 둘째, 히브리서의 저자는 디모데가 감옥에서 풀려난 소식을 일찍 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히13:23b);
1) 디모데는 소아시아 에베소에서 사도 바울의 뒤를 이어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딤전1:3). 사도 바울은 감옥에 갇혀서도 디모데의 목회가 성공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마음을 담아서 목회서신으로 분류가 되고 있는 디모데전서와 후서를 작성하여 디모데에게 보내어 주기도 합니다.
2) 그런데 사도 바울의 옥중서신에 속하는 빌레몬서 제1장 제1절을 보면 디모데가 마치 사도 바울과 함께 로마의 감옥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것이 아닙니다. 디모데는 단지 로마시에서 가택연금상태에 있는 사도 바울을 방문하여 그의 집필활동을 도운 것으로 보입니다(행28:30-31).
3) 그렇지만 히브리서의 저자가 본문에서 디모데가 감옥에 갇혔다가 석방이 된 소식을 성도들에게 전하고 있기 때문에(히13:23) 일부에서는 그렇다면 디모데가 감옥에서 풀려나자 로마에서 가택연금생활을 하고 있는 사도 바울을 찾아가서 그의 옥중사역을 돕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그 경우에는 그 시기가 주후 61-63년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확실한 정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
4) 또 하나의 추정은 디모데의 투옥이 사도행전이나 사도 바울의 서신에 정확한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그후에 발생한 사건으로 보는 것입니다. 즉, 디모데의 투옥과 석방에 관한 히브리서의 본문 기록은 사도 바울이 죽은 다음에 발생한 일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히브리서의 저작시기는 적어도 사도 바울이 순교한 주후 67년 이후가 됩니다.
(3) 셋째, 히브리서의 저자는 석방이 된 디모데를 빨리 만나서 자신의 서신을 받아 보게 되는 ‘너희’에게 함께 가고 싶어 합니다(히13:23c). 여기서 ‘너희’가 누구일까요? 넓게 보자면 초대교회의 성도들입니다. 그렇지만 좁게 보자면, 그들은 사도 바울이나 디모데의 서방선교활동을 잘 알고 있으며 또한 지원하고 있는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본토 예루살렘교회의 소속이 아니라 시리아 안디옥교회의 소속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리고 특히 히브리서의 저자가 디모데와 함께 그들을 방문하기를 원하고 있으므로 디모데가 주로 활동한 고린도나 데살로니가 그리고 에베소의 성도들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하겠습니다.
이상과 같은 사실들을 염두에 두고서 이제부터 본문의 말씀을 한 구절씩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말씀의 묵상을 통하여 그 깊은 의미와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파악해봅니다;
첫째로, “형제들아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권면의 말을 용납하라. 내가 간단히 너희에게 썼느니라”(히13:22);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살펴봅니다;
(1) “형제들아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권면의 말을 용납하라”(히13:22a);
1) 초대교회에서 흔히 성도들을 ‘형제들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도들이 교회의 성도들을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사도 베드로, 행1:16, 2:29, 사도 바울, 롬1:13, 7:1). 장로 야고보도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약1:2). 따라서 히브리서 저자가 성도들을 ‘형제들아’(히3:1, 13:22)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2) 그런데 자신이 권면하고 있는 말을 용납해 달라고 성도들에게 요청하고 있는 것은 특별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의 경우에 단 한번 성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는데 그것은 자신이 가르친 내용이 아니라 자신의 사도직에 대한 것입니다; “원하건대, 너희는 나의 좀 어리석은 것을 용납하라. 청하건대, 나를 용납하라. 내가 하나님의 열심으로 너희를 위하여 열심을 내노니, 내가 너희를 정결한 처녀로 한 남편인 그리스도께 드리려고 중매함이로다”(고후11:1-2).
3) 어째서 히브리서의 저자가 히브리정경에 대한 풀이와 기독교의 교리를 잘 설명해 놓고서 이제 와서 자신의 권면의 말을 용납해 달라고 하는 이른바, 성도들에게 매우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아무래도 그가 사도직을 지니고 있지 아니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히브리정경에 대한 풀이와 복음에 대한 그의 설명이 뛰어난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교회에서 설교를 하지 아니한 인물로 보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히브리서의 저자는 목회현장보다는 선교현장에서 더 많이 사역하고 있는 자라고 하겠습니다.
(2) “내가 간단히 너희에게 썼느니라”(히13:22b); 오늘날 총13장으로 분류가 되고 있는 히브리서의 내용이 결코 적은 분량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간단하게 적어서 보내고 있는 내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표현으로 미루어 보아 그는 히브리정경과 그리스도의 복음과의 관계에 대하여 연구한 내용이 참으로 많은 성경학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의 글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더구나 그의 실명(實名)도 모르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선교현장에서 그림자와 같이 헌신한 인물이라고 하겠습니다.
둘째로, “우리 형제 디모데가 놓인 것을 너희가 알라. 그가 속히 오면, 내가 그와 함께 가서 너희를 보리라”(히13:23);
(1) 이미 모두(冒頭, 앞선 머리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디모데를 ‘우리 형제’라고 부르고 있는 경우는 사도 바울의 글에서 한번, 그리고 여기 히브리서 본문에서 또 한번 나타나고 있는 표현입니다(살전3:2, 히13:23). 그런데 사도 바울의 경우에는 디모데를 자신의 ‘영적인 아들’이라고 하는 표현을 즐겨 사용하다가(고전4:17, 딤전1:2, 18, 딤후1:2) 때로는 단지 ‘형제 디모데’라고 부르고 있습니다(고후1:1, 골1:1, 몬1:1). 그와 달리 히브리서 저자는 ‘우리 형제 디모데’라고 하는 표현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가 디모데와 비슷한 나이이며 디모데와 복음사역을 통하여 매우 친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는 것으로 보아 디모데를 알고 있는 그룹과 히브리서 저자는 깊은 연대감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그는 디모데를 만나게 되면 함께 자신들이 친한 교회의 성도들을 방문하기를 고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2) 히브리서의 저자만이 본문에서 디모데가 옥중생활을 하고서 이제 풀려났다고 하는 석방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이나 사도 바울의 서신에서는 명확하게 디모데가 사도 바울과 함께 옥중생활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히브리서 저자가 이 글을 적고 있는 시점은 주후 67년경 사도 바울이 두 차례의 로마에서의 감옥생활을 끝내고 순교를 당한 이후가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사도 바울이 순교를 당하고 난 후 당시 소아시아 에베소에서 목회자로 일하고 있던 디모데가 투옥이 되고 또한 석방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소식을 전하고 있는 히브리서의 작성시기는 주후 67-70년 정도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히브리서의 내용이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히브리정경에 대한 이해가 깊습니다. 그리고 선민 유대인들의 제례의식에 대한 복음적 고찰이 뛰어나며 그 설명력이 대단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초대교회의 성도들에게 “내가 간단히 너희에게 썼느니라”(히13:22b)고 적고 있습니다.
더구나 자신의 말씀의 풀이와 관련하여 권면의 내용들을 부디 성도님들이 용납하고 좋게 받아들여 달라고 하는 양해의 말씀까지 덧붙이고 있습니다(히13:22a). 그렇게 히브리정경에 정통하고 복음적인 이해가 뛰어나며 진리에 대한 엄청난 지식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성도들 앞에서 겸손한 인물이 도대체 누구일까요?
그 이름을 여전히 모르고 있다고 하는 것은 성도들 모두가 그러한 익명의 저자만큼 복음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아무쪼록 익명의 히브리서의 저자처럼 진리를 탐구하며 복음을 실천하면서 선교에 나서시는 성도님들이 모두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살롬!
(참고; 바울의 옥중서신의 수신처)
바울이 로마의 감옥에서 여러 서신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가운데 특히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 등을 바울의 옥중서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1) 제일 먼저 작성이 된 것이 골로새서입니다. 그 이유는 골로새교회의 장로인 에바브라가 교회 내의 이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가장 먼저 로마로 바울을 찾아왔으며 그때 바울이 골로새서를 작성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서신을 인편으로 두기고를 통해서 보내고 있습니다.
(2) 그 다음이 빌레몬서입니다. 왜냐하면, 골로새교회의 장로인 빌레몬에게 사도 바울이 부탁할 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빌레몬의 종이었다가 도망을 쳐서 이제는 성도가 된 오네시모를 주 안에서 부디 용서해 달라고 하는 개인적인 서신을 작성한 것입니다. 골로새로 가는 두기고 편으로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3) 그 다음이 에베소서입니다. 골로새교회에 서신을 전달하기 위하여 떠나고 있는 두기고가 에베소 항구에 들릴 것임을 사도 바울이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에베소교회의 성도들에게 보내기 위하여 서신을 작성한 것입니다. 그때를 전후하여 에베소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바울의 영적인 아들인 디모데입니다(딤전1:2-3, 딤후1:2). 그 디모데를 히브리서의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것입니다(히13:23).
(4) 마지막으로 빌립보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바울이 유럽으로 건너와서 처음으로 개척한 교회가 빌립보입니다. 그곳의 성도들은 한결같이 바울의 유럽선교를 지원했습니다. 에바브로디도 편으로 선교후원금을 보내왔습니다. 그런데 그만 에바브르디도가 중병이 들었습니다. 이제 기적적으로 나아서 빌립보교회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따라서 사도 바울은 급히 서신서를 작성하여 그 편으로 보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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