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의 2호2룡46(손진길 소설)
서기 650년 9월 중순에 일로(日路) 장군과 두한(頭漢) 장군이 책사 책귀(策貴) 대장군의 밀명을 받고서 5천명의 군대를 이끌고 동북쪽에 있는 삼산성(三山城)으로 출발한다. 그들은 밤에는 행군하고 낮에는 숲 속에 들어가서 쉬고 있다. 그 이유는 원정군의 수를 노출시키지 아니하기 위한 것이다.
무려 5일을 행군한 다음에 멀리 삼산성이 보이는 지점에 도착한다. 일로 장군과 두한 장군은 숲 속에 군대를 숨긴다. 그리고 책사 책귀 대장군의 명령을 충실하게 이행한다. 당시 삼산성에서는 무영 대장군이 지휘하고 있는 인자부대에 의하여 성주와 수비대장이 벌써 제거가 된 상태이다.
따라서 임시 성주와 수비대장의 권한을 수비부대장인 검창곤(儉昌坤) 장군이 대행하고 있다. 그는 변고가 발생하자 즉시 성내에 비상상태를 선포하고 서쪽 신주성(信州城)에 파견나가 있던 군대를 모두 불러들였다. 그에 따라 삼산성의 군사는 다시 1만명이나 된다.
그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책사 책귀가 장군 일로와 두한에게 밀명을 내린 것이다; “4천명의 군을 동원하여 적성을 공격하는 시늉만 계속하라. 그 동안에 숲속에서는 1천명의 군사들이 약 2만명 군대의 밥을 짓는 연기를 피우고 그 정도의 군사가 훈련하는 것처럼 먼지를 일으키라. 그렇게 열흘만 버티면 된다”;
그 작전이 적에게 먹히고 있다. 왜냐하면 위기를 크게 느낀 삼산성의 검창곤 장군이 큰 성 신주성에 구원병을 요청하였기 때문이다. 그 지역의 맹주격인 신주성주 연태양(淵太陽)과 재사 연타귀(淵打鬼)는 구원병을 보내지 아니할 도리가 없다. 따라서 1만 5천명의 군사 가운데 단 5천명만 파견하고 있다.
그러면서 재사 연타귀는 남쪽 서호산성에서 자신의 성을 노리고 있는 번왕부 전방사령관 가눌치의 군대를 강력하게 견제하고자 한다. 그 방법이 바로 참수부대를 서호산성으로 보내어 적장 가눌치와 책사 책귀를 암살하는 것이다;
그와 같은 낌새를 묘하게도 책사 책귀가 먼저 파악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책귀는 무영에게 인자(忍者)부대를 끌고가서 신주성의 성주와 재사를 한꺼번에 제거하도록 벌써 지시를 마친 상태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그가 개인적으로 신주성에 심어 놓은 간자(間者)에게서 급한 전서구가 들어오고 있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지시하신 내용 그대로 저는 신주성에서 양성하고 있는 인자부대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최근에 그 부대의 일부가 남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의 전방사령부의 요인을 암살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와 같은 주요한 정보를 보내고 있는 자가 바로 구월(邱月)과 전전(田前)이다”.
구월과 전전은 작년 9월에 오십부장으로서 적후조로 선발되어 특수훈련을 받은 인물들이다. 그들은 당시 번왕부 동쪽에 있는 열해성으로 밀파되어 적정을 살피는 한편 군사용지도를 작성하는데 있어서 크게 공을 세웠다. 그 공로로 백부장이 되었으며 현재는 특수부대의 간부로 일하고 있다.
그들 2사람을 책사인 책귀가 무영(無影) 대장군으로부터 천거를 받아 신주성으로 밀파한 것이다. 아무래도 고구려식민왕국의 뛰어난 재사인 연타귀가 사전에 가눌치 사령관과 책사인 책귀 자신을 노릴 것으로 판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의 생각이 적중하고 있다. 따라서 그 전서구를 받은 책귀가 중얼거린다; “한번 붙어보자는 것이군. 나는 벌써 무영과 그의 인자부대를 급파하였다. 동일한 목적으로 연타귀도 참수부대를 이쪽으로 보내고 있는 것이군. 이제는 누가 대비를 더 잘하는가에 따라서 앞으로 승패가 갈리게 되겠군! 그러면 한번 붙어 보자구, 허허허… “.
책귀가 서호산성에 남아 있는 특수부대장인 천부장 오다(吳多)를 불러서 지시한다; “신주성에서 우리 가눌치 사령관과 나를 노리고 인자부대를 급파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천부장인 그대는 이곳 서호산성을 지키고 있는 3백명의 인자부대를 셋으로 나누어 이제부터 제1대는 가눌치 사령관을 24시간 숨어서 지키고, 제2대는 성문과 성곽을 지킬 것이며, 제3대는 책사인 나를 숨어서 지키도록 하라!... “.
그날부터 책귀 대장군과 가눌치 상장군은 퇴근하지 아니하고 집무실에서 아예 지내고 있다. 사령관실의 부관들은 경호요원의 수를 배가하고 있다. 그리고 인자부대 제1대 100명이 숨어서 사령관실 주위를 빈틈없이 지키고 있다.
책사인 책귀의 경우에는 가장 든든한 경호대장이 바로 백부장인 사오리이다. 그녀가 경호요원들을 지휘하고 있다. 그 뒤에 숨어서 인자부대 제3대가 책사를 지키고 있다. 책귀 역시 집으로 퇴근하지 아니하고 밤낮 집무실에서만 지내고 있다.
그렇게 면밀하게 대비하고 있는데 그해 9월 20일 밤에 은밀하게 서호산성의 높은 성벽을 마치 고양이같이 타고 넘어오는 많은 수의 인자들이 있다;
고구려식민왕국의 신주성에서 재사 연타귀가 선발하여 보낸 암살조이다. 그 수가 무려 150명이나 된다.
그들이 아무리 소리도 없이 마치 그림자처럼 성벽을 넘어오고 있다고 하더라도 서호산성의 인자부대원의 이목을 속일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동일한 훈련을 그들도 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성을 넘어서 내성으로 접근하고 있는 그들을 서호산성 특수부대 1백명의 제2대가 막아 서고 있다.
야밤중에 150명의 침입조와 100명의 방어조가 인자무술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특수훈련을 받은 자들이라 경공술이 뛰어나고 암기사용이 능하다;
따라서 서로 부딪힌지 한식경만에 쌍방간 많은 인자들이 목숨을 잃고 만다. 정확하게는 방어조에서 50명이 죽고 침입조에서는 60명이 죽고 만다.
그것을 보고서 침입조의 수령인 듯한 자가 급히 명령한다; “여기는 우리에게 맡기고 제1조와 제2조는 빨리 안으로 들어가서 이미 계획한대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가눌치 사령관과 책사 책귀를 반드시 제거하라. 이것은 재사님의 엄명이다!... “;
언뜻 보아 제1조 30명, 제2조 30명 정도가 현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그 뒤를 쫓으려고 하는 방어조 50명을 현장에 남아 있는 침입조 30명이 죽기 살기로 막아 서고 있다. 그러나 그들보다 먼저 움직이고 있는 2명의 인자가 있다. 그들이 바로 전령들이다. 일단 성곽을 넘어오는 참수조가 있으면 즉시 가눌치 사령관실과 책귀 책사실에 통보를 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급보를 받자 사령관실의 경호실장인 천부장 하주근과 책사실의 부관인 백부장 사오리가 호위부대와 인자부대에게 비상을 알린다. 한식경도 지나지 아니하여 과연 신주성에서 보낸 암살자들이 사령관실과 책사실로 접근하고 있다. 그들을 중간에서 막아서는 자들이 숨어서 집무실을 지키고 있던 인자부대 제1대와 제3대이다.
적들이 비록 고도의 인자훈련을 받은 30명씩의 요원들이라고 하더라도 무영 대장군이 길러 놓은 번왕부의 인자부대원을 맞상대하기에는 그 실력이 부족하다. 게다가 제1대와 제3대는 그 수가 자그마치 각각 100명이다. 그러므로 경호부대가 손을 쓰기도 전에 모조리 한식경만에 죽고 마는 것이다.
한편 묘하게도 같은 날 한밤중에 신주성에서도 인자부대들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무영이 지휘하고 있는 인자들의 수가 무려 300명이다. 그들이 성곽을 넘어서 안으로 침투하자 성주 연태양과 재사 연타귀의 방을 숨어서 지키고 있던 인자들이 먼저 막아 서고 있다.
그 수가 각각 100명씩이다. 그런데 무예실력이 차이가 난다. 백제국왕 부여의자의 수비대장을 맡고 있는 무상(無常)의 아들 무영(無影)이 키운 인자들의 실력이 연타귀가 키워 놓은 인자들보다 월등한 것이다;
그 차이 때문에 접전에서 무영의 인자들이 도합 100명이 희생이 되는데 비하여 신주성의 인자들은 200명 전원이 몰살하고 만다. 그 다음에는 경호부대가 막아 선다. 그것을 대장군 무영과 천부장 육리(陸里)가 앞장서서 격파하고 있다. 그 결과 반시진이 지나자 성주의 방과 재사의 방이 침입조에게 노출이 되고 만다.
무영이 즉시 성주의 방으로 쳐들어간다. 신주성주인 연태양이 큰칼을 빼어 들고 버티고 있다. 26세의 젊은 대장군 무영과 고구려식민왕국이 자랑하는 노련한 성주 연태양이 결전에 돌입한다. 그 주위를 삽시간에 무영의 부하들이 빙 둘러싸고 있다. 연태양이 아무리 문무에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무영의 절기를 당할 도리가 없다;
내공이 약한 연태양이 마침내 목숨을 잃고 만다.
한편 재사인 연타귀는 서호산성에서 보낸 인자부태 천부장인 육리와 맞대결을 하고 있다. 과연 연타귀는 전략전술에만 밝은 것이 아니라 그 무공 또한 뛰어난 자이다. 육리와 비등한 동수를 이루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육리가 마지막 수를 사용한다. 그것이 바로 동귀어진의 수법이다. 자신의 수비를 전혀 돌보지 아니하고 연타귀의 품속으로 파고든다.
연타귀가 그 수법을 피하게 되면 상대방은 살아남게 되고 자신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러므로 순간적으로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 짧은 순간에 연타귀가 신주성을 걱정한다. 일단 목숨이 붙어 있어야 앞으로 쳐들어오는 적의 대군을 막아낼 수가 있다. 따라서 순식간에 몸을 비틀어 육리의 칼을 자신의 심장이 아니라 어깨로 받는다;
연타귀가 휘청하는 것을 보고서 그의 부관인 천부장 고달수(高達首)가 급히 부축한다. 그리고 바깥으로 나가는 길을 뚫고자 전력을 다한다. 그때 참으로 불운하다. 성주를 해치우고 이제는 재사의 방으로 돌진하고 있던 무영 대장군을 마주쳤기 때문이다. 그것이 연타귀와 고달수의 최후이다.
목표를 달성한 무영과 그의 부대는 서문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그날 밤 성주의 방과 재사의 방에서 발생하고 있는 결투를 알고서 1만명에 가까운 성내의 군사들에게 비상이 걸리고 있다. 그들이 먼저 4대문을 봉쇄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무영이 부하들을 이끌고 서문에 도착하여 수비병들과 다시 전투에 들어간다.
무영과 200명의 특수부대원이 성문을 지키고 있는 적병 100명과 사투를 벌인 결과 겨우 서문을 활짝 연다. 무영의 부대원이 170명 정도 살아서 성문을 탈출한다. 바로 그때에 언제 도착을 했는지 책귀가 보낸 1만 5천명의 대군이 서문을 통하여 신주성 안으로 침입하고 있다;
적을 효과적으로 막는다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성주와 재사가 살아 있을 동안에 가능하다. 막상 성문이 열리고 적병 1만 5천명이 한꺼번에 돌입하자 그 큰 물결을 막을 방법이 없다. 신주성의 수비대장 갈천수(葛千手)가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어두운 한밤중에 역부족이다.
갈천수 마저 저격수들이 쏜 화살을 집중적으로 맞고 전사하고 나자 그만 모든 수비병들이 항복하고 마는 것이다;
그 밤에 신주성을 접수한 장군이 바로 대장군 무영과 5명의 장군 곧 세침(細針) 장군, 사군수(師君首) 장군, 다호령(多號令) 장군, 유준수(劉俊秀) 장군, 치우세(治優勢) 장군 등이다.
장군 한사람이 3천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그날 9천명이나 되는 적을 사로잡고 있다. 한마디로, 대승이다. 5일이 지나자 그 신주성으로 사령관 가눌치 상장군과 책사인 책귀 대장군이 부하들을 거느리고 입성하고 있다.
그들은 2달을 신주성에 머물면서 9천명의 포로들을 재교육시키고 원정군에 편입한다. 그리고 그해 650년 12월이 되자 동편에 있는 2성을 점령하고자 출정한다. 원정군의 수가 2만 5천명이다. 신주성에 9천명의 수비병을 남기고 무영 대장군을 임시성주로 삼아서 그 성을 지키도록 조치한 다음이다.
그리고 별로 어렵지 아니하게 이듬해 651년 5월까지 삼산성(三山城)과 신탕성(新湯城)을 점령한다;
2성에서 2만명에 이르는 포로를 잡아 재교육을 시키고 7월에는 원정군에 편입한다. 그렇게 활동하고 있는데 갑자기 야마토의 번왕부에서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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