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의 2호2룡(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40(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2. 23. 11:37

7세기의 2240(손진길 소설)

 

서기 6547월 초순에 당나라의 수도 장안을 떠난 대()행수 오상수의 상단이 거상 왕소평의 상단과 함께 곧장 서진하여 7월 중순에 토번과의 접경지역에 이른다. 오상수왕소평은 상단을 숲속에서 잠시 쉬게 한다. 그리고 대행수 오상수는 호위대장인 귀실복신과 부장 유기룡을 불러 토번의 성 타이쪼우로 들여보낸다;

유기룡은 차제에 토번말을 할 수 있는 여자신 대감을 데리고 간다. 그를 상단의 일꾼으로 변장하게 하였으므로 아무도 의심하는 사람이 없어 다행이다. 그들 3사람이 타이쪼우성의 수비대장 가르젠와를 만난다.

그 자리에서 유기룡이 하는 백제말을 여자신 대감이 통역한다; “나는 이번에 백제에서 상단을 이끌고 토번제국을 방문하고 있다. 왜냐하면, 4년전에 내가 장안에서 가르친링을 만나 그로부터 백제의 상단이 토번의 동쪽 그의 가문의 성읍을 방문하여도 좋다고 하는 허락을 받은 바가 있기 때문이다. 그 약속을 이행해주기 바란다”.   

그 말을 듣자 즉시 가르젠와가 대답한다; “나의 둘째형 가르친링4년전에 장안에 머무른 적이 있다. 그러므로 너의 말은 신빙성이 있다. 한나절만 기다려라. 내가 급히 전서구로 형에게 연락을 취하고 그의 대답을 받아서 이 일을 처리할 것이다. 그런데 형의 약속을 받은 너는 이름이 무엇이냐?... ”;

그 말에 즉시 유기룡이 자신의 이름을 가르젠와에게 말한다. 그가 전령을 불러서 지시한다. 그 방에서 유기룡 일행은 두 시진이나 머물고 있다. 그 동안에 가르젠와가 친절하게도 과일과 빵을 가져다 주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다. 인상적인 첫마디가 다음과 같다; “백제사람인 3분은 그 모습이 우리 토번사람과 별로 다르지가 않다. 어째서 그런가?... “.

그 말을 듣자 유기룡여자신 대감에게 묻는다; “가르젠와의 의문이 저의 의문입니다. 대사님, 어째서 그렇습니까?... “. 여자신이 빙그레 웃고 있다. 그러면서도 마치 상관을 대하듯이 자세를 바로잡고서 말한다.

그의 대답이 다음과 같다; “토번제국은 그 옛날 북쪽에서 남하한 유목민들이 만든 나라입니다. 그들의 조상은 대부분 흉노돌궐족이지요. 게다가 고조선의 유민들까지 한족에게 쫓기다가 토번의 땅으로 들어 갔어요. 그러니 고조선부여족을 조상으로 두고 있는 우리 백제사람들과는 가까운 친척입니다. 자연히 모습이 비슷하지요!... “;

여자신 대감의 말을 듣고서 유기룡이 간추려서 가르젠와에게 말한다. 그것을 여자신 대감이 다시 토번말로 통역한다. 그 대답을 듣자 가르젠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여복신에게 절을 한다. 그러면서 말한다; “저의 친척이시군요. 게다가 지위가 높고 연장자이시니 저의 절을 받는 것이 옳습니다!... “.

부여복신가르젠와의 예의 바른 모습을 보자 마주 절을 하면서 한마디를 한다; “역시 토번제국의 재상 가르통첸의 아들은 인품이 훌륭하군요. 좋은 접대에 제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자신의 통역을 통하여 그 말의 의미를 전해 듣자 가르젠와가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모른다.  

두 시진이 지나가 전령이 뛰어온다. 그가 전서구에서 받은 쪽지를 수비대장 가르젠와에게 건넨다. 그 글을 읽고서 가르첸와가 말한다; “가르친링 형님이 유기룡 부장을 환영하며 그의 상단이 우리 가르 영지에서 교역하는 것을 허가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

 참으로 기분 좋게 그가 말한다; “저의 성을 비롯하여 북으로는 청해(靑海, 초응왼뽀)지방, 남으로는 사천(四川)지방에 이르기까지 전부 다니시면서 장사를 하십시오. 우리 성의 출입을 허가합니다! 상단을 이끌고 곧바로 들어오십시오… ”;

그 말을 듣자 유기룡귀실복신 그리고 여자신 대감과 함께 가르젠와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별도로 가지고 온 백제의 귀중품을 선물로 준다. 그것은 백제인이 만든 아름다운 불상이다;

 그것을 보고서 그가 너무나 기뻐한다. 역시 불교가 극성하고 있는 토번제국이다.

그들 오상수의 상단과 왕소평의 상단이 타이쪼우성에서부터 장사를 시작하여 북으로 이동한다. 제법 큰 성 란쪼우에 이르자 척후로부터 연락을 받았는지 성주가 직접 마중을 나오고 있다;

 그자의 모습을 멀리서 유기룡이 안력을 돋우어 유심히 살펴본다. 그 다음 그는 말을 빨리 몰아 성주에게로 직진한다.

역시 시력은 유목민인 그 성주가 더 좋은 모양이다. 그가 역시 유기룡 쪽으로 말을 달려온다. 30세의 두 사나이가 중도에서 말을 뛰어내린다. 그리고 열렬하게 포옹한다. 유기룡이 먼저 외친다; “친링, 이거 4년만이구나. 만나고 싶었다”. 가르친링 성주의 대답이 걸작이다; “기룡, 그 사이 키가 많이 컸구나. 성주인 나보다 더 키가 크다. 이거 내가 키에서 밀리는데, 하하하… “.

포옹을 풀지 않은 채 유기룡이 호승심이 올라서 말한다; “친링, 오늘 우리 만난 김에 무예를 겨루어 누가 형인지 한번 결정을 해보면 어떨까? 하하하… “. 그 말에 가르친링이 급히 포옹을 풀면서 대답한다; “좋다. 그러면 여기서 바로 자웅을 겨루어 보자. 종목은 내가 정한다. 활 쏘기와 검술이다. 이의 없지?... “.

유기룡이 허허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좋다. 그러면 친링 네가 먼저 활을 쏘아보아라!... “. 그런데 그것이 유기룡의 실수이다. 가르친링이 자신의 말에서 활을 꺼내어 화살을 쏘는데 지평선이 보이지 아니하는 곳까지 멀리 화살이 날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어쩔 수가 없다. 유기룡이 은근슬쩍 자신의 내력을 활에 부어 넣으면서 화살을 멀리 날린다. 그 다음에 두사람이 말을 타고 달린다. 화살이 어디에 떨어졌는지 확인을 하는 것이다. 그 결과 가르친링은 자신의 화살이 유기룡의 화살보다 아슬아슬하게 더 멀리 날아가 있는 것을 본다.

가르친링이 자신의 화살을 주우면서 유기룡에게 말한다; “지금까지 내가 화살 멀리 쏘기를 겨루어 왔는데 한번도 진 적이 없다. 상대방보다 훨씬 멀리 쏘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유기룡 너의 화살보다 약간 멀리 쏘아져 있다. 그러니 이곳 토번제국에서는 내가 일인자이고 기룡이 자네가 2인자이다!... “.

그 말을 듣자 유기룡이 말한다; “친링, 그것은 자화자찬인 것 같은데 어찌 들으면 내게 대한 칭찬인 것도 같다. 그러면 이번에는 검술 시합이구나. 우리 여기서 한번 붙어볼까?... “. 그 말에 어느 사이에 가르친링이 말에서 검을 꺼내어 달려든다.

유기룡 역시 급히 말에서 검을 꺼낸다. 그리고 상대방의 검술을 소홀히 대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토번제국에서 가르친링의 무예가 가장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진작에 여자신 대감에게서 들은 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기룡은 자신의 내력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검으로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낸다. 그런데 손이 저려 오는 것을 보니 가르친링 역시 내공을 사용한 것이 틀림없다;

어느 사이에 달려온 것일까? 10보 정도 떨어진 곳에 성주 가르친링의 부장 두사람과 유기룡을 따라온 귀실복신여자신 대감이 빙 둘러서서 구경에 열심이다. 역시 고수의 검술시합은 구경할 만한다. 두사람이 내공을 일으켜 검에 내력을 주입하여 서로 공격하고 방어를 하고 있으니 검투가 일품인 것이다.

가르친링의 두 부장은 입을 떡 벌리고 관전을 하고 있다. 그와 달리 귀실복신은 숨어 있는 유기룡의 무예스승인지라 유심히 제자의 발전을 살피고 있다. 그리고 대사 여자신 대감은 유기룡이 전력을 기울여서 검을 겨루는 모습을 오늘 처음 본다. 굉장한 구경거리이기에 역시 문무에 달통한 그가 큰 호기심을 가지고 관전을 하고 있다.

서로 30합 정도를 겨루었을 때에 갑자기 유기룡의 전신에서 푸른 빛이 나타난다. 그것을 보고서 복신이 속으로 외친다; ‘나보다 높은 경지이다. 이 녀석이 언제 저렇게 내공이 강해졌는가? 나도 이길 수가 없다. 물론 가르친링도 이기지 못할 것이다!... ‘;

귀실복신의 판단이 맞다. 유기룡의 전신에서 푸른 빛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서 황급히 가르친링이 전신의 내력을 자신의 검에 주입하여 달려드는 상대방의 검을 막는다. 그러나 그 순간 막강한 내력에 의하여 자신의 검이 뒤로 밀리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르친링의 몸이 사시나무처럼 흔들리고 있다.

뒤로 두어 걸음 물러나서 겨우 중심을 잡는다. 그리고 검을 한쪽으로 내리면서 외친다; “기룡아, 내가 졌다. 활쏘기는 이기고 검술에서는 졌다. 그러니 형과 아우를 정하는 것은 나중에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는 역시 좋은 벗으로 지내는 것이 좋아,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유기룡이 자신의 검을 거두고 대답한다; “친링, 너희 토번제국에서는 황제를 캄포라고 부른다고 들었다. 그런데 우리는 좋은 벗을 깐부라고 부른다. 그러니 너와 나는 앞으로 서로 깐부라고 부르는 것이 어떻겠느냐?... “.

그 말에 가르친링이 한번 크게 유기룡을 부른다; “나의 깐부 기룡아, 반갑다. 환영한다. 너의 일행과 함께 상단을 이끌고 나의 성으로 들어가자. 이제부터 그 많은 물건을 모두 우리 성에서 한번 팔아보아라, 하하하… “.

참으로 마음이 통하고 유쾌한 사나이가 가르친링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전쟁에 능하고 무서운 무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무예를 겨루어 서로 막상막하가 되자 가르친링은 참으로 좋은 벗이다. 대단한 존경심을 가지고 벗을 사귀며 무예에 진심인 사나이가 가르친링인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유기룡과 그의 일행은 가르친링 성주에 대하여 아주 큰 호감을 가지게 된다.

오상수 상단과 왕소평 상단이 가지고 간 물건이 엄청 많다. 그러므로 아직 3분의 1이 남아 있다. 7일 후에 그것을 보고서 가르친링이 깐부 기룡에게 말한다; “기룡, 여기서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청해호(靑海湖)에 다다르기 전에 나의 친형 가르친네가 다스리고 있는 큰 성이 있다. 그 이름이 샨쪼우이다. 그곳에서 물건을 모두 파는 것이 좋겠다!... “;

고마운 가르친링이다. 그와 작별하고 유기룡2개의 상단을 이끌고 북진하여 샨쪼우성으로 들어간다. 벌써 가르친링이 전서구로 연락을 취했는지 그의 친형 가르친네 성주가 마중을 나온다. 형제 사이에 우애가 아주 깊은 모양이다. 7일간 장사를 잘 하도록 적극 도와준다.

그 덕분에 2개의 상단은 백제와 당나라의 물건을 그곳에서 전부 팔게 된다;

그 대신에 그곳에서 생산이 된 토산품을 많이 사서 다시 장안으로 돌아간다. 그와 같이 좋은 경험을 하고 있는 오상수의 상단과 왕소평의 상단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유기룡복신 그리고 여자신 대감은 토번의 무기체계와 지형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한마디로, 벗으로 삼으면 참으로 좋은 토번제국이다. 그리고 가르 가문이다. 그러나 만약에 그들과 적이 되면 정말 다루기 힘든 민족임이 틀림없다. 그 점을 절실하게 그들이 깨닫고 있다;

장안에서 왕소평 상단과 헤어진 오상수 상단은 동쪽으로 이동하여 낙양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오정수 상단을 만난다. 그들과 함께 유기룡복신은 번왕부가 있는 등주로 길을 떠난다. 여자신 대감은 장안에서 일행을 배웅하고 그곳에서 여전히 대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유기룡이 등주에 돌아오고 한달이 지나자 두 처남과 외숙 복신이 당나라의 제품을 많이 사들인 다음 무역선으로 백제로 들어간다. 그들을 환송하고 몇달을 지나고 있으니 벌써 서기 654년이 저물고 새해 655년이 밝아오고 있다. 그동안 백제의 사비성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