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의 2호2룡(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38(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2. 21. 04:41

7세기의 2238(손진길 소설)

 

유기룡이 외숙 귀실복신을 모시고 장안을 다녀온 때가 백제 의자왕 12년인 서기 6526월이다. 두사람은 6월 하순에 등주에 도착하자 곧바로 오덕관에 들러 대행수 오상수에게 당나라의 호부시랑 왕자치와 그의 형인 거상 왕소평을 만난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를 자세하게 듣고나서 오상수 대행수가 두사람에게 말한다; “우리가 가지고 온 백제의 물품을 여기 등주에서 파는 일은 다른 행수에게 잠시 맡기고 저는 매형과 함께 장안을 방문하여 거상 왕소평을 만나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그쪽 상단을 활용하여 백제의 물건을 당나라와 토번에서 파는 경우 이익배분을 어떻게 할지 빨리 결정을 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겠군요!... “.

일단 상단이 백제의 사비성을 떠나게 되면 모든 결정권은 상단의 주인을 대리하고 있는 대행수에게 있다. 그러므로 호위대장인 복신은 대행수인 오상수가 비록 손아래 처남이지만 상단에서는 그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그 점이 분명한 상단의 질서이다. 따라서 복신은 다음날 곧바로 조카 유기룡에게 대행수 오상수의 구체적인 결정사항을 알려준다.

물론 유기룡은 번왕부의 군사를 훈련시키는 일이 바빠서 이번에는 동행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그가 속으로 중얼거린다; “역시 상단의 대행수는 이문을 아주 빠르게 추구하고 있군. 우리 무장들은 이념을 추구하고 있는데!... 당나라의 왕소평 상단과 함께 움직이면 분명히 우리 오덕상단에게 큰 이익이 돌아올 것이야. 대행수인 큰 처남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아니하려고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지!... “.

대행수 오상수가 호위대장 귀실복신과 함께 장안까지 그 먼 길을 급히 말을 몰아 20일만에 다녀온다;

 오상수복신은 장안에서 거상 왕소평을 만나 제휴방안을 확실하게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기룡이 궁금하여 그 점을 외숙 복신에게 물어보았더니 당나라 안에서는 왕소평에게 이익의 2할을 주고 토번에서는 절반을 주기로 약정했다고 한다.

오상수 상단은 7월 한달동안 당나라의 상품을 잔뜩 사서 무역선에 싣고 7월 하순에 백제의 사비성으로 되돌아간다. 그렇지만 대행수 오상수와 호위대장 복신유기룡 부부에게 똑같은 말을 남기고 있다; “우리는 내년 5월초에 다시 온다. 그때에는 지금보다 몇배나 많은 물건을 가지고 올 것이다. 왜냐하면, 당나라토번에서 왕소평 상단과 함께 움직이면서 그 물건들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지. 그러니 내년부터 우리는 이곳에서 반년을 머무르게 될 것이야!... “.

그 말이 사실이다. 이듬해 6535월이 되자 대행수 오상수는 호위대장 복신과 함께 엄청난 양의 백제상품을 싣고서 등주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유기룡의 아내 오해미는 이제 16개월이 된 아들 유청람을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오덕관으로 출근한다. 그곳에서 행수인 오해미는 오라버니인 대행수 오상수를 대신하여 물건을 관리하고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행수 오상수는 다른 행수와 여동생 오해미에게 등주의 일을 맡겨 두고 자신은 호위대장인 복신과 함께 장안으로 출발한다. 이번에는 20대의 마차에 백제의 물건을 가득 싣고 움직이는 것이기에 장안까지 가는 길에만 달포 가까이 걸린다. 그렇지만 장안에서 백제의 상품을 왕소평 상단의 점포를 이용하여 판매하자 보름만에 완판(完販)이 되고 만다;

그것을 보고서 장안의 거상 왕소평이 깜짝 놀란다. 하기야 대행수 오상수와 호위대장 복신도 엄청 놀랐다. 왕소평이 기분 좋게 말한다; “이거 대성공입니다. 오상수 대행수, 다음번에는 더 많은 물건을 가지고 오시오. 이곳 장안에서도 팔고 동쪽으로 880리 떨어져 있는 대도시 낙양에서도 동시에 팔도록 합시다!... “.

애초 등주를 떠날 때에 대행수 오상수가 다음과 같이 오해미유기룡에게 말했다; “내 생각에는 이 많은 물건을 장안까지 마차에 싣고 가서 전부 판매하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자면 족히 6개월이 걸릴 것이야. 내가 매형과 함께 가서 모두 팔고 11월초에 많은 이문을 남겨서 돌아올 것이니 그때 다시 만나자구! 그리고 해미, 오덕관의 일을 잘 부탁한다… “.

유기룡 부부는 그들이 11월초에 돌아올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그런데 2달이나 빨리 9월초에 돌아오고 있다. 깜짝 놀란 유기룡 부부에게 대행수 오상수와 호위대장 복신이 껄껄 웃으면서 말한다; “이거, 대성공이야!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군. 내년에는 더 많은 물건을 가지고 와서 팔아야 하겠어… “.

이문을 쫓고 있는 장사꾼은 정말 적극적이고 민첩하다. 이듬해 6545월초가 되자 백제 사비성에서 아예 두개의 상단이 등주에 도착하고 있다. 대행수 오상수의 상단과 그의 동생 오정수 대행수의 상단이다. 이번에는 호위대장 귀실복신 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 귀실집사도 호위부장으로 함께 등주에 들어오고 있다;

귀실복신은 등주에 도착한 다음날 저녁에 아들 귀실집사와 함께 유기룡의 집을 방문한다. 그는 친누나 귀실복녀를 만나고자 하는 것이다. 오래간만에 조카 귀실집사를 만난 고모 복녀가 그렇게나 기뻐한다.

귀실집사가 고모에게 절을 하면서 문안하니 귀실복녀가 말한다; “이제는 집사가 헌헌장부이구나. 꼭 나의 부친 부여산 왕자님을 다시 만난 것만 같구나!... “. 귀실집사도 부친 귀실복신으로부터 자신의 가문이 왕족이라는 사실을 들어서 알고 있다. 따라서 그 말을 듣고 집사도 감개에 젖고 있다.

더구나 23세인 귀실집사7살 연상인 30세의 고종형 유기룡을 만나 너무나 기분이 좋다. 그 다음에 집사는 고종 형수 오해미에게 넙죽 절을 하면서 말한다; “형수, 처음 뵙습니다. 그 옛날 사비성에서는 이모를 행수로 만난 적이 있지만 이곳에서는 형수로 처음 뵙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그 말을 들으면서 28세인 오해미가 이제는 언니 오선녀의 아들이 아니라 시어머니의 조카가 되는 귀실집사에게 마주 절을 한다. 시동생이므로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옛날 사비성에서야 오해미는 형부인 복신의 아들이 집사였기에 이모인 그녀가 집사보다는 배분이 높아서 마주 절을 한 적이 없다.

그 모습을 보고서 귀실복신이 크게 웃으면서 말한다; “우리 처제가 역시 시집식구가 무섭기는 한 모양이구나. 비록 언니의 아들이지만 이제는 시동생이 되는 집사에게 깍듯이 맞절을 하는 것을 보니 말이야, 하하하… “. 그 말에 오해미가 생긋 웃으면서 대답한다; “형부 아들 귀실집사가 벌써 23살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어른 대접을 해준 것이지요, 호호호… “;

그날 저녁식사를 다같이 한 다음에 유기룡 부부가 아들 유청람을 데리고 귀실복신 부자와 함께 오덕관에 들린다. 그곳에서 유기룡 부부가 대행수 오상수오정수 형제를 동시에 만난다. 오상수와는 구면이지만 유기룡의 입장에서는 작은 처남 오정수가 초면이다.

10살 위의 친오빠 오정수를 만난 오해미가 먼저 그 품에 안기면서 말한다; “오빠, 보고 싶었어요. 어머니와 오나미도 잘 지내고 있지요?... “. 오정수는 혈육을 만나고 있기에 정답게 대답한다; “그래, 부모님은 물론 오나미도 잘 지내고 있다. 나미는 이제서야 왜의 번왕부에 있는 무영장군과의 혼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

그 모습을 보고서 유기룡이 작은 처남 오정수에게 인사한다; “제가 오해미의 남편 유기룡입니다. 작은 처남을 오늘 처음 뵙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 유기룡보다 8살 연상인 38살의 오정수 대행수가 크게 기뻐하면서 말한다; “매제, 참으로 만나고 싶었어. 내 동생 해미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얼마나 기뻐하였는지 몰라. 정말 반갑네!... “.

대행수 오정수는 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날 아예 유기룡을 포옹하고 있다. 그 다음에 유기룡이 아들 유청람오정수에게 소개한다. 오정수가 꼬마 유청람을 번쩍 들어 품에 안으면서 말한다; “네가 내 동생 해미의 아들이구나! 아주 뼈대가 튼튼하구나. 유수장군의 손자이고 문무에 두루 뛰어난 우리 아버지 오덕의 외손자이니 앞으로 큰 인물이 되겠어, 하하하… “;

그날 저녁 늦은 시간이지만 수인사가 끝나자 대행수 오상수가 모두에게 말한다; “우리 2개 상단은 이번에 이곳 당나라는 물론 토번에까지 진출하여 장사를 할 생각입니다. 일단 장안까지 함께 가서 동생 오정수 대행수의 상단은 그곳에서 장사를 할 것이고 나 오상수의 상단은 왕소평 상단의 도움을 받아 이번에는 토번까지 들어가서 장사를 할 것입니다… “;

모두가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오상수 대행수가 이어서 말한다; “그렇게 아시고 열흘 후에 장안으로 함께 출발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토번에는 초행길이라 매제 유기룡 부장이 우리와 함께 동행했으면 좋겠는데 그것이 가능할까요?... “.

그 말을 듣자 유기룡이 즉시 대답한다; “좋습니다. 저도 토번에 들어가서 가르친링을 만나고 싶습니다. 제가 번왕부에 말하고 필요한 출장허가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 번왕부에서 유기룡 부장이 사령관 곡나진수 장군에게 말했더니 그가 쾌히 허락한다.

그러면서 은솔 곡나진수 장군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차제에 토번에서 가르 가문의 영지를 한번 정확하게 살피고 오게나! 우리 백제의 입장에서는 안보상 그들의 도움이 훗날 필요할지도 모르거든… “. 그 말을 듣자 즉시 유기룡이 대답한다; “명심하겠습니다. 사부님, 그러면 다녀와서 자세하게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서기 6545월 중순에 등주를 떠난 2개 상단이 다음달 6월 하순에 장안에 도착한다;

 거상 왕소평은 사촌동생인 대행수 왕진평에게 지시한다; “자네는 이곳에서 백제에서 온 오정수 대행수와 함께 장사를 잘 하도록 하게. 나는 오상수 대행수의 상단과 함께 이번에는 토번의 청인지방으로 들어갈 생각이야!... “.

그 말을 듣자 호위대장 귀실복신이 아들 귀실집사에게 말한다; “집사야, 너는 이곳 장안에서 오정수 대행수와 함께 행동하도록 해라. 나는 차제에 오상수 대행수와 함께 물건을 가지고 토번에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내 조카 유기룡 부장이 나를 도울 것이야!... “;

귀실집사는 그 말을 듣자 고종형인 유기룡에게 말한다; “형님, 먼 길에 아버지를 잘 부탁해요. 그리고 무사히 많은 이문을 남기고 돌아오세요!... “. 그 말에 유기룡이 크게 고개를 끄떡인다. 과연 그들은 초행인 토번에서 어떠한 일을 만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