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의 2호2룡(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37(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2. 19. 17:54

7세기의 2237(손진길 소설)

 

장인 오덕(吳德)의 긴 이야기가 끝나자 이번에는 좌룡 유기룡(劉起龍)이 장인에게 조심스럽게 한가지 질문을 한다; “장인어른, 혹시 상단의 물건을 가지고 토번제국(吐蕃帝國)에 들어가서 교역을 해보실 의향이 없으십니까?... “.

그 말을 듣자 오덕이 진중하게 대답한다; “무역을 하는 상인이라고 하면 누구나 자신의 교역의 범위를 넓히고 싶어하지. 나도 예외가 아니야. 하지만 토번제국의 경우에는 그 가는 길이 멀고도 험하여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지!... “;

그 말에 유기룡이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당나라 땅을 밟지 아니하고 토번으로 간다고 하면 너무나 멀고도 험한 길이 되겠지요. 그렇지만 당나라 땅을 통과하여 직진하게 되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

그 말을 들은 오덕이 자신의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사위에게 말한다; “당나라와 토번은 그렇게 사이가 좋지 못해. 그러니 자국 땅을 통과하여 토번과 우리가 교역하도록 당의 조정이 허가할 리가 없지. 그리고 토번에서도 우리 상단과의 교역을 원하는지 그것도 모르는 일이야!... “.

다음 순간 거상 오덕의 정보의 한계를 넘어서는 작은 사위 유기룡의 말이 들려온다; “장인어른, 작년에 토번제국의 재상 가르통첸의 차남 가르친링을 저희 부부가 은밀하게 장안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는 백제와의 교역을 원한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그러니 당나라를 통과하여 그곳으로 물품을 가지고 갈 수만 있으면 됩니다!... “;

그 말을 듣자 오덕이 말한다; “거참, 토번제국의 재상의 아들을 만나다니 귀한 기회를 가진 것이군. 그렇지만 당나라 땅을 통과하여 우리 백제의 상단이 곧바로 토번의 땅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어. 그것이 문제이지… “.

백제 제일의 상단을 운영하고 있는 장인 오덕이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유기룡은 더이상 묘수가 없어서 그 정도로 이야기를 끝내고 만다. 오덕 부부는 3달간 등주에 머물면서 백제에서 가지고 온 물품을 모두 팔고 당의 산물을 사들인 다음 7월에 다시 백제 사비성으로 되돌아간다;

그런데 등주를 떠나기 한달전에 오덕 부부는 딸 오해미의 배가 불러오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것을 보고서 친정어머니 충효주가 엄청 기뻐한다; “해미야, 장하구나. 네가 독자인 유서방에게 자식을 안겨주게 되었구나. 안사돈이 많이 기뻐하시겠구나!... “;

그 말이 사실이다. 며느리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자 시모인 귀실복녀가 너무나 기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속으로 중얼거린다; “여보, 일찍 전사한 당신의 손주가 며느리 뱃속에서 자라고 있어요. 이제 유수 장군 집안은 손주의 대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여보, 그곳에서도 기쁘시지요… “.

그해가 가기 전 서기 65112월 중순에 산모 오해미가 출산을 한다. 충실한 사내아기가 태어난다;

 갓난 아들을 품에 안으면서 27세의 유기룡이 크게 웃으며 말한다; “여보 해미, 정말 수고했어요. 우리 아기가 이토록 충실하니 앞으로 대장군이 될 것입니다, 하하하그 이름을 유청람(靑藍)이라고 합시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을 줄여서 말입니다, 하하하… “.

자식을 얻은 기쁨이 있고 보름이 지나자 새해 652년이 밝아온다. 새해에도 유기룡은 산동반도에서 여전히 번왕부의 천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5월초에 백제 사비성에서 오덕상단의 무역선이 등주에 도착하는데 귀한 손님 두사람이 그 배로 들어오고 있다. 그가 바로 귀실복신(鬼室福信)오상수(吳祥首)이다;

유기룡의 외삼촌인 귀실복신이 바로 손아래 처남인 오상수()행수의 상단을 호위하면서 등주에 들어오고 있다. 거상 오덕의 장남이 오상수 대행수인데 그의 동복누나 오선녀(吳善女)가 바로 귀실복신의 아내이다. 그리고 복신 부부의 슬하에는 12녀가 있는데 맏이가 아들이고 그 이름이 귀실집사(鬼室集)이다.

오선녀오상수의 모친은 맏딸 선녀를 낳고 2년 후에 둘째인 상수를 낳다가 그만 산고가 심하여 유명을 달리했다. 그 때문에 거상 오덕이 사비성에서 한해를 홀아비로 지내다가 우연히 귀족 가문의 규수인 상효주를 만나고 서로 사랑하게 되어 재혼을 한 것이다;

결혼하고 상효주가 이듬해에 곧바로 아들을 낳았는데 그 이름이 오정수(吳政首)이다. 그러므로 오덕의 맏이 상수와 차남 정수의 나이차이는 2살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오덕의 아내인 상효주가 아들을 얻은 후 10년이나 지나서 연연생으로 2딸을 얻었다. 그 이름이 오해미(吳海美)오나미(吳羅美)이다.

 그와 같은 처가 집안의 내력을 유기룡이 아내 오해미에게서 들은 바가 있다. 따라서 유기룡은 큰처남 오상수 대행수가 자신의 처인 이복 누이 오해미보다 12살이나 연상인 것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런데 아내 오해미가 기룡 자신보다 2살 아래이다. 그러니 큰 처남 오상수 매제인 유기룡 자신보다 10살이 많다.

그 점을 알고서 오덕관에 유기룡이 가족을 데리고 들러 큰 처남을 처음 만나 인사를 할 때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상수 대행수님, 저는 오해미의 남편 유기룡입니다. 제가 큰처남보다 10살이나 나이가 적습니다. 그러니 편하게 대해 주십시요!... “.

그 말을 들자 오상수가 껄껄 웃으면서 말한다; “하하, 자네는 아버지가 작년에 등주에 다녀와서 그토록 칭찬을 하던 내 매제 유기룡이구나. 반갑네, 아주 반가워. 우리 나이를 떠나서 한번 친하게 지내 보세!... “;

옆에서 오해미가 큰오빠 오상수를 만나자 마치 삼촌 오명(吳明) 대행수를 만난 것처럼 깍듯하다; “큰 오라버님, 참 잘 오셨어요. 저는 이곳 등주에서 남편과 함께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아기는 이제 태어난 지 6개월이 된 아들 유청람입니다. 사비성 가족들은 모두 무고하시지요?... “. 그 말에 오상수가 고개를 크게 끄떡인다.

나이 차이가 12살이나 되고 또한 이복오빠가 되니 그 앞에서 오해미가 그렇게 예의가 바른 모양이다. 그것을 보고서 그 옆에 서있던 귀실복신이 허허라고 웃으면서 한마디를 한다; “처제 눈에는 큰 오라비만 보이고 처제보다 17살이나 많은 여기 하나밖에 없는 형부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구만, 허허허… “;

그 말을 듣자 오해미가 얼른 귀실복신에게 인사하면서 말한다; “형부, 참으로 오래간만입니다. 선녀 언니도 잘 계시는지요?... “. 귀실복신이 싱긋 웃으면서 처제 오해미에게 말한다; “물론이지. 내 아내 선녀가 이번에 등주에서 처제를 만나면 꼭 이 말을 전해주라고 하더군. 처제가 남편복이 있다고 말이야,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유기룡귀실복신을 향하여 허리를 크게 굽히며 인사말을 한다; “외숙, 참으로 잘 오셨습니다. 집에서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십니다. 제가 재작년에 아내의 도움을 받아 이곳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

그 말에 귀실복신이 웃으면서 말한다; “그래, 우리 기룡이가 효자이지. , 효자이고 말고. 재작년에 누님이 나를 만나자 이제 늘그막에 바다건너 넓은 나라에 가서 한번 살아보게 되었다고 말씀하시더군. 그래, 잘했어. 아무렴 잘했고 말고, 허허허… “.

그렇게 좋은 시간을 보낸 그들이다. 그런데 한달후가 되자 귀실복신이 오덕관을 방문한 조카 유기룡에게 말한다; “기룡, 언제 시간이 나면 나와 함께 이곳 산동반도(山東半島)에서 장안(長安)까지 한번 다녀오도록 하자. 차제에 나는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까지 가는 길을 살펴보고 싶다!... “;

그 말을 듣자 유기룡이 말한다; “외숙, 말로 달린다고 하더라도 왕복에 한달이 소요가 됩니다. 그 먼 길을 한번 다녀오실 의향이십니까? 정히 원하신다면 제가 한달 휴가를 내겠습니다… “. 그 말에 귀실복신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그래, 그렇게 해주면 고맙겠다!... “.

그 결과 유기룡은 외숙 귀실복신과 함께 말을 타고서 오늘날의 칭다오인 등주(登州)에서 오늘날의 시안인 장안까지 편도만 따져도 4천리나 되는 그 먼 길을 이동하게 된다. 어째서 귀실복신이 그러한 수고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그가 당나라의 허실을 한번 살피고자 하는 것이다.

과연 대당(大唐)이라고 하는 당나라의 발전상이 어떠하며 그 경제력이 어떠한 것일까? 훗날 조국 백제가 당나라 군대와 전투를 하게 되면 이길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미리 살펴보고 싶은 것이다.

그러한 생각으로 귀실복신은 조카 유기룡 천부장과 함께 주마간산(走馬看山)격으로 당나라를 횡단하고 있다. 말을 타고 하루에 400리를 달리다 보니 왕복하는데 20일 정도가 걸린다.  

그런데 그들이 장안에서 낙양(洛陽)으로 되돌아 오는 길에 하나의 사건을 만나게 된다. 큰길로 말을 타고 달리고 있지만 주위가 호젓한 산길이다. 그런데 그때 산속에서 갑자기 창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다. 두사람은 무인(武人)인지라 급히 말을 몰아 그곳으로 달려간다.

그때 십여명의 무리가 30여명의 무리와 전투를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위기에 처한 십여명의 무리 가운데에는 당나라의 관복을 입은 자와 부자의 모습도 보인다. 그와 달리 그들 소수를 공격하는 무리들은 하나같이 검은 옷에 검은 복면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신분을 속이면서 상대방을 기습하고 있는 악한 무리들이다;

그 점을 간파하자 즉시 귀실복신유기룡이 등에서 칼을 빼어 들고 전장에 뛰어든다. 십여명의 소수를 도와서 다수인 복면 괴한들과 전투를 벌인다. 오덕상단에서 오래 호위대장으로 일하고 있는 귀실복신이다. 그리고 백제의 천부장이며 전투경험이 풍부한 유기룡이다.

두사람이 전투마당에 뛰어들어 복면인들을 공격하자 일식경만에 전세가 완전히 역전이 된다;

 30여명의 복면인들은 절반이상이 쓰러지자 더 이상 견디지를 못하고 삽시간에 도망을 치고 만다. 복신기룡은 구태여 그들을 추격하고 싶지가 않다.

전투가 일단락이 되자 6명으로 줄어든 무리 가운데 두사람이 앞으로 나와 복신기룡에게 사의를 표한다;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이 아니셨으면 저희들은 벌써 그들의 칼날에 죽임을 당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무엇으로 구명의 은혜에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서로 인사를 나누고 보니 관복을 입은 자는 당나라의 호부시랑인 왕자치(王自治)이다. 그리고 부자의 복색을 하고 있는 자는 당나라의 거상인 왕소평(王小平)이다. 두사람은 형제사이이다. 그들은 상대방이 백제에서 온 오덕상단의 호위대장 귀실복신과 그의 조카인 유기룡이라고 하자 매우 기뻐한다. 물론 통역은 한족의 말을 다소 익히고 있는 기룡이 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유기룡이 차제에 한가지 청을 한다; “저와 외숙은 백제에서 이곳 산동반도에 와서 교역하고 있는 오덕상단을 돕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분께서는 당의 조정 호부의 대신이시고 또한 거상이시니 저희 상단이 이곳 장안에서 장사를 하고 또한 왕소평 나리의 상단과 함께 토번에까지 들어가서 교역을 할 수가 없을까요?... “.

그 말을 듣자 호부시랑 왕자치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희 형님의 상단과 함께 토번에 들어가신다고 하면 제가 그것이 가능하도록 한번 힘을 써보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형님의 왕소평 상단과 함께 하신다면 오덕상단이 이곳 당제국 어느 곳이든지 방문하여 크게 교역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 점을 호부시랑인 저 왕자치가 약속합니다!... “;

그날 우연한 인연으로 귀실복신유기룡은 오덕상단의 발전을 위하여 큰일을 하게 된다. 과연 그들의 앞날은 어떻게 전개가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