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의 2호2룡(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22(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2. 2. 02:23

7세기의 2222(손진길 소설)

 

그 자리에서 책귀가 포로들에게 큰소리로 말한다; “그 위대한 대업에 동참하고 싶은 포로들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시오. 소정의 교육을 받은 후에 우리의 군대에 편입할 것입니다!... .

포로들이 장졸을 불문하고 모두 그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책귀는 천부장들과 함께 그들을 한달동안 교육하고 훈련을 시킨 후에 모두 번왕국의 군사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다만 그 교육과 훈련의 장소는 백제의 번왕부(藩王府)가 있는 오늘날의 나라시() 야마토(大和)이다;

따라서 가눌치 사령관은 책귀의 건의로 제2천부장인 두라(頭羅)를 제2 장군으로 승진시키고 3천명의 군사를 그에게 주어 새로 얻은 성을 수비하게 된다. 그와 같이 조치한 다음에 그는 포로 1만명을 이끌고 야마토로 개선한 것이다.

그런데 개선하고 있는 원정군의 수가 7천명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원정군 가운데 3천명은 두라 장군이 맡아서 새로 얻은 성 부여’(夫餘)를 수비하고 있는 것이다. 대승을 거두고 개선하는 원정군을 보고 번왕 부여용(扶餘勇)이 크게 기뻐한다;

그는 차제에 가눌치(可訥治) 장군을 대장군(大將軍)으로 임명한다. 그리고 번왕은 달포전에 가눌치 사령관의 건의로 제1장군으로 승진하여 임시성주로 임명한 하다(河多) 장군을 차제에 정식으로 오사카 성주로 발령한다. 또한 두라(頭羅)를 정식으로 제2장군으로 승진하여 새로 얻은 부여(夫餘)성의 수비대장으로 발령한다.

더구나 가눌치 사령관의 건의를 그대로 받아들여 항장(降將) 부여황(扶餘皇)을 부여성(夫餘城)의 성주로 발령한다. 차제에 기존 8명의 천부장을 전부 장군으로 승진시킨다. 그리고 야마토에 있는 24천명의 군사를 나누어 각각 3천명의 군사를 지휘하게 한다.

드디어 그해 서기 6498월말이 되자 책귀(策貴)를 비롯한 6명의 장군은 사령관 가눌치 대장군을 모시고 제3차 원정의 길을 떠난다. 원정군의 규모는 18천명이다. 왜냐하면 도성 야마토를 수비하기 위하여 일부 군사를 남겨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번왕부의 도성인 야마토는 제6장군 여상(呂常)과 제9장군 구지(舊地)가 맡아서 지키도록 조치한다. 두명의 장군은 그들이 지휘하고 있는 6천명의 군사로 도성 야마토를 수비해야 하는 것이다;

  

사령관 가눌치 대장군이 지휘하고 있는 제3차 원정군의 목표는 오사카의 북서쪽에 있는 병고(兵庫)성이다. 과연 그곳에서는 어떠한 전투가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그곳에서 바로 그때에 발생하고 있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책귀는 사실 원정에 나서면서 크게 3가지를 걱정하고 있다; 첫째, 무령왕의 직계 가운데 성군으로 가장 이름이 높은 부여종(扶餘宗)이 병고성을 다스리고 있는 것이다. 어진 군주가 통치하고 있는 성이므로 군신(君臣)과 민관(民官)이 하나가 되어 있다. 그러한 성을 정복한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둘째, 병고성의 지형은 산이 높고 바다가 깊다. 그 사이에 성채가 성읍을 둘러싸고 있으므로 그러한 요새를 공격하여 점령하기가 심히 어려운 것이다;

 셋째, 성주인 군주 부여종이 유사시를 대비하여 외성을 튼튼하게 쌓고 성루를 높이 건축하고 있다. 높은 성루에서 적군을 멀리서 보고 수비군을 지휘할 것이므로 전략적으로 난감하다;

그러므로 대장군 가눌치의 책사로 원정에 나서고 있지만 책귀는 그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이 대업을 이룬다고 하는 것은 역시 하늘의 도움이 있어야 하는 모양이다. 그와 같은 사실을 이번 원정을 통하여 책사 책귀가 절감하고 있다.

원정을 떠나면서 책귀는 척후를 미리 내보냈다. 적정을 정확하게 살피고 돌아오라는 특명을 주었다. 그런데 본진이 동에서 서로 이동하고 있는 도중에 뜻밖의 급보가 척후조로부터 날아들고 있다; “병고성으로의 접근을 멈추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이곳은 지반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상”.

척후의 급한 보고를 받자 책귀가 사령관 가눌치 대장군에게 보고한다; “행진을 멈추어 주세요. 적성에서 척후가 급히 전서구를 보내오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추이를 면밀하게 살피면서 공성작전을 펴야 합니다 ”.

원정군은 병고성이 멀리 보이는 30리 지점의 산속에서 대기상태에 들어간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그곳까지 땅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책귀 장군이 사령관에게 보고한다; “일이 급하게 되었습니다. 큰 지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병고성은 우리가 공격하지 아니하더라도 그 지반이 무너질 것입니다. 그에 따라… “;

책사인 책귀의 전략은 냉정하다; “서둘러서 우리의 병사를 동쪽과 서쪽 그리고 북쪽의 산지 등 3면에 나누어 배치해야 합니다. 피난하는 적병과 백성들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는 지진을 만난 병고성을 어떻게 재건해야 할지도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

가눌치 대장군이 책귀의 전략에 따라 급히 조치를 취한다. 그 결과 큰 지진으로 성을 버리고 빠져나오는 병사와 백성들이 대거 원정군의 포로가 되고 만다. 하지만 성주인 부여종은 적에게 사로잡히지 아니하기 위하여 과감하게 배를 타고서 바다로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것이 그의 불운이다. 선박이 높은 파고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 좌초가 되고 만다. 그로 말미암아 부여종과 그의 신하들이 지진을 만나 흔들리고 있는 바다에 수장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와 같은 결말을 보고서 책귀가 속으로 한탄한다; “병고성은 전쟁이 아니라 천재지변에 의하여 멸망을 당하고 있구나. 우리는 그저 이삭줍기만을 하고 있다! 사람의 힘이란 자연의 변고 앞에 한없이 무력하구나!... “.

책귀는 하늘이 내린 재앙을 보고서 옷깃을 여미면서 깊은 생각에 잠기고 있다; ‘이곳 는 사비의 백제와 다르구나. 지반이 약하고 지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므로 훗날 강력한 통일왕조가 들어서게 되면 이웃의 반도와 대륙으로 진출하고자 하겠구나. 힘이 강하면 전쟁을 벌일 것이고 힘이 약하면 해적활동을 하겠지!... ‘;

책사인 책귀의 입장에서는 빨리 지진을 만난 병고성의 뒷처리를 해야 한다. 따라서 그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급히 취하고 있다; 첫째, 피난에 나선 적군을 전부 포로로 잡아 야마토로 끌고 간다. 둘째, 병고성을 보수하는데 피난민들을 동원하고 원정군도 그 일을 돕는다. 셋째, 새로운 성주와 수비대를 배치하여야 한다.

그 다음에 책귀가눌치 사령관에게 다음과 같이 건의한다; “소직의 생각으로는 병고성의 지진피해를 복구하고 성민들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지장(智將) 출신의 성주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복구에 도움이 되도록 수비대가 충분해야 합니다. 따라서… “.

가눌치 대장군이 고개를 끄떡이는 것을 보고서 책귀가 구체적으로 진언한다; “소직의 생각으로는 제6장군 여상(呂常)이 적임자로 보입니다. 그를 임시성주로 임명하고 5천명의 수비병을 주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원정군은 포로 1만명을 이끌고 빨리 번왕부 야마토로 되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그 말을 듣자 가눌치 사령관이 말한다; “그래, 지장인 여상이 이곳 성주로 적합하겠구만. 그렇다면 누구를 야마토로 보내고 그를 이곳으로 데리고 오면 좋을까?... “. 그 말에 책귀 장군이 얼른 대답한다; “10장군 시강(侍强)을 대신 보내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책귀의 진언을 가눌치 사령관이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 결과 시강 장군이 급히 야마토로 가서 가눌치 사령관의 뜻을 번왕 부여용에게 보고한다. 번왕은 병고성을 얻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서 가눌치 대장군이 원하는 대로 여상 장군을 병고성주로 발령하여 보내고 그 대신 시강 장군을 야마토 제2수비대장으로 임명한다.

그와 동시에 번왕 부여용은 용의주도하게도 가눌치 사령관을 대장군(大將軍)에서 상장군(上將軍)으로 승진시킨다. 그 발령장을 여상 성주에게 주면서 현지에서 전달하라고 명령한다.

병고성에서 그 발령장을 감사하게 수령하면서 가눌치 상장군이 책사인 장군 책귀에게 번왕의 의도에 관하여 문의한다. 그때 책귀가 빙긋 웃으면서 대답한다; “상장군 각하, 번왕 전하는 이제부터 당나라처럼 천부장-장군-대장군-상장군이라는 제도를 운영하시는 것입니다… “;

잠시 숨을 쉬고서 책귀가 이어서 설명한다; “우리의 번왕부가 이제는 규모가 4배로 커지고 군사의 수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군부의 최고직위인 상장군이 필요하지요. 그리고 성주의 직위는 이제 장군이 아니라 대장군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

신임성주로 임명 받은 여상 대장군이 병고성으로 부임한다. 가눌치 상장군이 현지에서 성주인 여상 대장군에게 다음과 같이 지시한다; “지진피해를 복구하는데 있어서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당장은 성민들이 거주할 수 있을 정도로만 복구하라. 그리고 여상 성주는 성내의 혼란과 민란을 예방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라!... “.

병고성에서 1만명의 적군을 사로잡아 야마토로 개선하면서도 책귀는 입맛이 쓰다. 정당하게 전투를 통하여 적성을 취하거나 적병을 사로잡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천재지변에 의하여 스스로 무너지는 적성에서 피신한 병사들을 포로로 잡아오는 것이니 그것이 당당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군사가 필요하기에 어쩔 수가 없다. 그들을 장졸로 분류하고 전향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한다. 그 다음에 번왕부의 군사로 거듭나게 하고자 체계적인 재교육에 들어간다;

그것이 책사인 책귀 장군의 임무인 것이다.

1만명의 포로를 전부 번왕부의 군사로 받아들인 결과 도합 29천명의 대군이 된다. 다음 원정을 위하여 동원할 수 있는 군사가 23천명이다;

 왜냐하면, 번왕부의 도성인 야마토를 수비하기 위하여 6천명의 군사를 남겨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성 수비군을 이번에도 제9장군 구지(舊地)와 제10장군 시강(侍强)에게 맡기고 있다.

과연 다음 원정군은 언제 어디로 향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