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의 2호2룡(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21(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1. 30. 04:36

7세기의 2221(손진길 소설) 

 

   첫번째 원정에서 큰 성을 하나 얻었다. 그러자 임시 책사인 책귀가눌치 사령관에게 건의한다; “이제는 이 성에 수비군을 남기고 또한 성주를 임시로 임명한 후에 우리는 야마토(大和)로 돌아가야 합니다. 소직의 생각으로는… “;

도중에 말을 끊고 책귀가눌치 사령관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천천히 말한다; “1천부장 하다(河多)를 제1장군으로 승진시키고 그에게 3천명의 군사를 주어 이 성을 지키게 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를 임시성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그 말을 듣자 가눌치 사령관이 크게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좋은 생각이요. 내가 먼저 선()조치를 하도록 하겠어요. 그리고 개선하는 대로 번왕 전하에게 보고를 드리고 추인을 받도록 하겠어요. 앞으로 우리 천부장들에게 그러한 특혜를 차례로 베풀도록 합시다!... “.

그 말에 책귀40대인 가눌치 사령관의 얼굴을 다시 본다. 한마디로, 포용력이 있고 배포가 있는 훌륭한 인물이다. 그러한 인물을 사령관으로 모시고 원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인 것이다.

이제 원정군은 3천의 군사를 하다(河多) 성주에게 떼어주고 그 수가 2천명이 된다. 그렇지만 야마토로 개선하고 있는 그들에게는 1만명의 포로가 있다. 그것을 보고서 번왕 부여용(扶餘勇)이 그렇게나 기뻐한다.  

첫번째 승리를 얻은 다음에 포로들을 모두 번왕부의 군사로 탈바꿈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그 작업의 총책임자가 가장군의 건의로 번왕 부여용이 정식으로 임명한 책사(策師) 겸 천부장인 책귀이다;

책귀가 힘차게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무령왕의 야마토제국을 재건하여야 한다. 그것이 우리 백제인의 시대적 사명이다. 그 일에 동참하는 자는 상급을 받을 것이고 반대하는 자는 죽임을 당할 것이다!”.

특히, 포로라고 하더라도 전향하게 되면 번왕국의 장졸과 동일한 대우를 받도록 조치하고 있다. 그러한 책귀의 전략이 성공적이다. 왜냐하면, 한달만에 포로들을 전부 번왕부의 군사로 거듭나게 만들고 말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7월초순에는 1만명의 군사로 두번째 적성의 공격에 나선다. 그런데 책귀는 원정에 나서기 전에 가눌치 사령관에게 한가지를 건의한다; “우리가 직계왕국의 첫번째 성을 성공적으로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

잠시 뜸을 들이다가 책귀가 이어서 말한다; “그 성의 이름은 동쪽에 흐르고 있는 히라노 강의 이름을 따서 히라노 언덕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사실 그 지역에는 언덕이 많기 때문이지요. 또는 원주민들은 난바(難波)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성의 이름을 달리 부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

그 말을 듣자 가눌치 장군이 의아한 듯이 책귀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것을 보고서 책귀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이제부터 그 성은 우리 야마토번국의 큰 성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취지에서 저는 오사카()라고 이름을 붙이고 싶습니다. 우리 번국이 발전할 큰 언덕이 된다고 하는 의미이지요. 그리고… “.

가장군이 경청하는 모습을 보면서 책귀가 자신의 제안을 마무리한다; “소직은 이제부터 적의 성을 얻을 때마다 그 이름을 새로 명명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바야흐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아시고 미리 마음속에 좋은 지명을 생각해두시면 좋겠습니다!... “;

그 말을 듣자 가눌치 사령관이 파안대소를 하면서 말한다; “나의 책사인 책귀 천부장, 좋은 생각이야. 어차피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이곳에서 만들어가야 하니까! 그렇게 하도록 하지. 우리의 새로운 큰 터전 오사카() 언덕이라 그것 좋은 이름이군. 이제부터 그렇게 부르도록 하지. 그리고 이번의 공격목표인 그 동북쪽에 있는 성읍을 우리가 차지하게 되면 본 사령관이 멋있는 이름을 하나 붙이도록 하겠네, 하하하… “.

두번째 성은 오사카보다는 작은 규모이다. 하지만 책귀는 신중하다. 원정군의 수가 1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공격목표가 작은 규모라고 하지만 그 성읍에는 1만명의 적군이 수비하고 있다. 그리고 수집한 첩보에 따르면 무령왕 직계 가운데 뛰어난 자손인 부여황(扶餘皇)이 그곳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책귀는 번국이 아우르고 싶어하는 무령왕 직계의 왕국에 관하여 사전조사를 철저히 한 인물이다. 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계왕국에는 부여종(扶餘宗), 부여장(扶餘長), 그리고 부여황(扶餘皇) 3명의 뛰어난 군주가 다스리고 있는 성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인 부여황이 지키고 있는 성이 이번의 공격목표이다. 부여황은 그 성의 이름을 평안’(平安)이라고 부르고 있다. 자신이 다스리며 지키고 있는 이상 그 성읍은 평안을 누릴 수가 있다고 하는 의미이다;

부여황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넓은 골짜기 분지인 평안성의 지역적인 특징 때문이다. 남쪽을 제외하고 삼면이 높은 산들이다;

 그리고 사면에 강들이 흐르고 있다;

그 가운데 남쪽에 흐르고 있는 강의 이름이 우치(宇治)이다. 책귀는 우치강에 주목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강물을 이용한 수공(水攻)으로 부여황의 성읍 평안을 손에 넣을 속셈인 것이다.

벌써 책사인 책귀는 원정을 떠나기 보름 전에 미리 무영을 불러서 한가지 임무를 부여했다; “무영아, 이번에 평안성을 우리가 차지하기 위해서는 한가지 비책이 필요하다. 그 성을 지키는 수비병력이 1만명이나 되므로 성의 함락을 위해서는 사실 그 3배인 3만명이 필요하지. 그런데 우리의 원정군은 1만명의 규모이다. 그러므로… “.

책귀가 계책을 설명한다; “무영이 너는 부하를 이끌고 은밀하게 이동하여 적성의 남쪽에 흐르고 있는 우치 강 상류에 제방을 쌓아라. 내 계산으로는 무영이 네가 지휘하고 있는 일천명의 군사이면 보름내에 그 임무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야. 따라서 보름후에 우리 원정군이 이곳을 출발할 예정이다. 이제부터 척후를 통하여 서로 연락을 하도록 하자!... “.

무영은 주로 야밤에 군사를 이끌고 이동을 실시한다. 낮에는 숲속에서 은신한다. 그렇게 하여 4일 후에 우치 강 상류에 도착한다. 그는 산속에서 경비를 철저히 하면서 계곡의 물을 가두기 위하여 제방공사를 실시한다. 큰 포대에 흙을 담아 차곡차곡 쌓고 있다.

그 일을 수행하기 위하여 한달 전에 책귀도미다 집사를 통하여 보급창에서 포대를 많이 만들도록 조치했다. 당시에는 포대를 만들 수 있는 광목의 값이 비싸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적의 성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번왕부의 옷감이 거의 그 작전에 투입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책귀가눌치 사령관을 보좌하여 원정군 9천명과 함께 부여황이 지키고 있는 적성에 도착한다. 그때 남쪽의 우치강 상류에서부터 무영 천부장이 보낸 전령이 도착하여 보고한다; “제방을 완성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

그 보고를 듣고 책귀가 즉시 명령한다; “무영 천부장에게 그대로 전달하라. 오늘 저녁 7시 술시(戌時)가 시작되면 바로 제방을 터트리라!”. 그 명령을 내리고 책귀는 서서히 성을 공격할 준비를 시작한다. 그는 서문 쪽에서 주로 공격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부여황은 많은 군사를 서쪽으로 이동하여 대처하고 있다.

그렇게 책귀가 적의 관심을 서쪽으로 쏠리게 하고 있는데 술시가 끝나갈 무렵에 갑자기 큰 물이 남쪽 언덕에서 범람하여 성읍을 덮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홍수가 심해진다. 물이 두 자로 불어나자 모든 병사와 주민들이 계곡에 있는 성읍에서 동쪽과 북쪽의 산으로 피신하기에 여념이 없다. 결국 성을 버리고 모두들 산으로 올라가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높은 산에는 어느 사이에 가눌치 사령관이 지휘하고 있는 번국의 군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부여황도 달리 방법이 없다. 그가 백성들의 억울한 희생을 막고자 가눌치 사령관에게 항복한다.

그리고 애원한다; “저를 잡아가시고 부디 우리 성의 백성들과 병사들의 목숨을 살려주십시오. 제가 아둔하여 성을 지키지 못하고 말았으니 항장(降將)은 말이 없을 따름입니다!... “;

그날 밤 책귀는 여러 천부장들에게 지시를 내리기에 바쁘다. 일단 산에 피신한 적병들을 모두 사로잡으라고 지시하고 그 이행여부를 일일이 파악하고 있다. 동시에 피난민에 대해서는 구호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마침 7월 중순의 한여름이므로 잠자리 걱정이 없다. 따라서 구호활동은 주로 먹을 것과 마실 물을 제공하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물난리를 만나 피신하다가 사로잡힌 것이기에 적병 1만명이 고스란히 포로가 되고 있다. 그리고 산으로 피난한 주민들에 대해서는 긴급 구호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적장 부여황은 상당히 안심을 한다.

그때 가눌치 사령관의 말이 들려온다; “부여황은 들으라. 그대가 항복하면서 병사와 백성들을 살려 달라고 간청하였다. 따라서 본 사령관은 그대의 충정을 믿고서 성을 그대에게 돌려주겠다. 그런데 4가지의 조건이 있다! 그것은… “;

구체적인 4가지 조건에 대해서는 책사인 책귀가 진작에 가장군에게 보고한 내용 그대로이다; “첫째, 이제부터 그대는 우리의 번왕 부여용의 신하이다. 둘째, 성안에서 물이 감해지면 즉시 성읍을 재건하고 옛날처럼 백성을 잘 다스리도록 하라. 셋째, 이제부터 성의 이름을 부여’(夫餘)라고 부를 것이다. 넷째, 수비군의 수를 3천명으로 줄이고 나머지 7천명은 우리의 원정군으로 편성할 것이다”.

패장 부여황은 한동안 어리둥절하다. 그래서 그가 가눌치 사령관에게 질문한다; “무엇을 믿고 저에게 성을 다시 맡기시는 것입니까? 제가 딴 마음이라도 품으면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

그 말에 가눌치 사령관이 크게 웃으면서 대답한다; “하하하, 그대 부여황은 어진 군주로 벌써 소문이 났지요. 내가 어찌 그 소문을 모르겠습니까? 여기 왜국에서 그대만큼 백성을 사랑하고 성읍을 잘 다스릴 인물이 없지요. 그리고 우리는 어차피 야마토제국의 재건을 위하여 함께 노력해야하는 백제인들이 아닙니까?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부여황은 자신의 그릇이 작았다는 자괴심을 느끼고 있다. 번왕부에서는 다시 그 옛날 무령왕의 야마토제국을 재건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그 직계 자손인 자신은 그러한 웅지를 품지를 못한 것이다. 따라서 그가 회한에 차서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린다.

그러면서 가눌치 사령관에게 자신의 결심을 밝힌다; “나는 벌써 50대 후반의 나이입니다. 비록 전쟁에 나가서 싸우지는 못하지만 이 성을 맡아서 다시 다스리면서 우리 백제인들이 야마토제국을 재건하는 모습만은 보고 싶습니다. 저는 무령대왕의 직계 자손이기 때문이지요!... “;

그 말을 듣자 가눌치 사령관이 상좌에서 내려와 적장 부여황의 손을 잡아 일으킨다. 45세의 가눌치 장군이 58세인 부여황을 품에 안으면서 말한다; “우리 다 함께 힘을 합하여 무령대왕의 위대한 제국을 재건하도록 합시다. 나아가서 신라와 고구려의 번국까지 전부 정복하도록 합시다. 그것이 우리 백제인들의 역사적인 사명이지요!... “.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1만명의 번왕부의 군사들이 가눌치 사령관 만세!’를 외친다;

 그리고 포로가 된 적군 1만명이 부러운 듯이 바라보고 있다. 그 자리에서 책사인 책귀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