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의 2호2룡(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20(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1. 28. 15:42

7세기의 2220(손진길 소설)

 

책귀(策貴)는 서기 6494월 한달동안 제1천부장 하다(河多) 및 제6천부장 여상(呂常)과 함께 야마토 번국의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무령왕 직계왕국을 정벌할 작전계획을 마련한다. 책귀가 그 작전계획을 마련함에 있어서 3가지 전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먼저 두사람에게 언급한다.

구체적으로 책귀하다여상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제가 얻은 정보에 따르면 직계왕국의 인구수가 우리 번국보다 5배나 많은 100만명입니다. 그리고 군사수도 5만명이나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전군의 절반인 5천명의 군사로 원정을 실시하는 경우 도저히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승리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저는… “.

그 문제를 익히 알고 있는 하다여상이기에 책귀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것을 보고서 책귀가 천천히 설명한다; “기습적으로 적진을 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할 것을 저는 제안합니다. 그것이 첫번째 전제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

하다여상이 고개를 끄떡이는 것을 확인하고서 책귀가 이어서 설명한다; “가능하면 포로를 많이 잡아서 아군으로 편입하여야 합니다.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그 작업을 시행한 다음에 그 다음 기습공격에 나서야 합니다. 만약 그 사이에 적이 도발을 해온다면 우리는 수성(守城)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

그 말을 듣자 하다여상책귀의 구상이 기발하다는 생각을 한다. 따라서 경청을 하는데 그들의 귀에 다음과 같은 설명이 들려온다; “직계왕국방계왕국이 구원군을 보낼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은 간자(間者)를 먼저 방계왕국에 보내어 비록 금번 전쟁을 통하여 직계왕국이 승리하겠지만 양쪽 당사국의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선전하는 것입니다;

 이상 3가지 전제위에서 저는 다음과 같은 전략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천부장 가운데 선임자가 하다이다. 그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다음과 같이 발언한다; “책귀 천부장, 그대의 의견대로 작전을 세우면 우리가 군사의 수를 2만명 정도로 배가하지 아니하고서도 원정에 나설 수가 있다는 것이요? 나는 그것이 궁금해요!... “.

그 말에 책귀가 고개를 끄떡이면서 신중하게 답변한다; “우리가 군사의 수를 늘리고 훈련에 박차를 가한다면 그 정보를 얻게 되는 인접왕국들이 똑같은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피장파장이 될 따름입니다. 차라리 상대의 허를 찌르는 기습전이 유리합니다. 그것도 점진적으로 적의 요새를 하나씩 격파하는 것이지요”.

그 말에 여상이 말한다; “말씀을 듣고 보니 그 방법이 최선이군요. 그렇다면, 포로로 잡게 되는 적군을 우리편으로 만드는 비책은 무엇입니까?”. 책귀가 천천히 말한다; “그 방법은 새로운 꿈을 꾸게 해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한민족(韓民族) 일통(一統)의 꿈이지요!... “;

갑자기 여상하다가 눈을 크게 뜬다. 처음 듣는 말이지만 그 무언가 가슴속에서 올라오는 열기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두사람은 책귀의 얼굴을 유심히 살핀다. 그리고 기대를 가지고 귀를 기울인다.

그들에게 책귀가 아주 쉽게 설명한다; “아시다시피, 이곳 ()의 열도에는 크게 보아 두 민족이 살고 있지요; 하나는, 반도에서 건너온 삼국의 도래인 곧 한민족입니다. 또 하나는, 본래의 원주민입니다. 만약 한민족의 왕국들이 끝까지 서로 적이 되어 싸우게 되면 결국에는 원주민들이 득세하고 말 것입니다. 그것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어요?... “;

맞는 말이다. 따라서 두 천부장 하다여상이 동시에 박수를 친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장수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는 그들이다. 먼저 연장자인 제1천부장 하다가 대표로 발언한다.

그의 말이 무척 호쾌하면서도 지장(智將)의 면모를 착실하게 보이고 있다; “좋은 계책입니다. 현실적인 타당성이 충분합니다. 그러면 그 3가지 대전제를 가지고 이제부터 세부적인 계책을 수립하면 되겠군요… “.

하다 천부장이 깔끔하게 마무리를 한다; “앞으로 20일 정도 기간을 가지고 우리 한번 멋진 작전을 수립하여 봅시다. 필요하다면 현장답사도 하도록 합시다. 제가 앞장을 서겠습니다, 하하하… “;

하다를 마주보면서 여상이 역시 통쾌하게 웃고 있다. 그의 생각도 책귀의 의견대로 작전을 잘 짜면 한번 해볼 만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어느 사이에 두사람이 책귀의 손을 잡고서 흔들면서 말한다; “우리 번왕부에 꼭 필요한 책사가 나타난 것이군요. 환영합니다. 우리 생사와 고락을 같이하면서 이곳 열도에 그 옛날 무령왕의 야마토제국을 다시 한번 건설해봅시다,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책귀는 자신이 좋은 동료를 만났다고 생각이 된다. 두사람의 나이는 책귀보다 5살이 많은 30세이다. 그들과 뜻을 함께하여 우선 백제계의 왕국들을 하나로 통합할 수만 있다고 하면 이곳 왜의 열도에서 또 하나의 백제를 건설할 수가 있으리라!... ;

그렇게 책귀하다여상과 함께 작전계획을 수립하느라고 바쁜 동안에 무영은 다른 일로 분주하다. 그는 제5천부장인 그의 휘하에 들어온 10명의 백부장과 20명의 오십부장의 무예실력을 평가하기에 여념이 없다.

무영은 자신이 백제의 동부산성에서 거느렸던 휘하 간부들과 비교할 때 왜번의 간부들의 무예실력이 뒤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때부터 그는 30명의 간부를 대상으로 하여 자신의 무예를 전수하기에 바쁘다;

그리고 고맙게도 책귀의 허락을 얻어서 아예 제4천부장인 책귀의 휘하에 있는 백부장들과 오십부장까지 모두 합하여 한꺼번에 강훈(强訓)에 돌입한다. 60명의 간부들이 연일 연무장에서 무영으로부터 상승의 무예를 전수받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천부장 휘하의 간부들도 그 옆에서 함께 무영의 무예를 배우고자 열심이다. 그 소식을 들은 제1, 2, 3의 천부장 곧 하다(河多), 두라(頭羅), 세오(細吾)가 한번은 연무장으로 와서 함께 그 광경을 바라본다. 그들이 고개를 크게 끄떡인다.

그리고 제1천부장인 하다가 대표로 제5천부장인 무영에게 말한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우리의 백부장과 오십부장의 무예가 상승의 경지로 올라갈 절호의 기회를 만났습니다. 아무쪼록 소속을 가리지 말고 전부 한꺼번에 잘 조련하여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그 말을 듣자 무영이 겸손하게 대답한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제가 주제도 모르고 시작을 하였기에 내심 걱정이 많았습니다. 여러 선배님께서 허락하여 주시니 이제부터 모두 한꺼번에 모아서 훈련에 임하겠습니다. 그러면 이 자리에서 휘하의 간부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무영의 말의 의미를 그들이 확실하게 알아들었다. 그러므로 3명의 천부장이 각자의 간부들을 모아 놓고 일장의 훈시를 한다. 그 내용이 대체로 다음과 같다; “모처럼 무영 천부장께서 자신의 절기를 여러분들에게 사심없이 전수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전투력을 단숨에 끌어올리기 위한 비책이다. 모두들 열심히 배워서 조국을 위하여 사용하도록 하라!”.

무영은 자신의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그들 천부장들의 무장다운 모습이 마음에 든다. 자신보다 5살 정도 연상인 그들이 나이와 경력 그리고 출신의 차이를 떠나서 무영이 자신들보다 무예실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그것을 배우고 익혀서 자신들의 수하들이 뛰어난 무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 점을 생각하면서 무영이 자신의 무예를 모든 백부장과 오십부장에게 전수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 모습을 책귀가 은근슬쩍 눈여겨보고 있다. 그러면서 염화시중의 미소를 띄고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무영이 맡아서 대신하고 있으니 그것이 고마운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무예가 상승이 되면 자신이 세우고 있는 작전을 성공시킬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된다.

어느덧 한달이 지나 4월말이 되자 사령관 가눌치(可訥治) 장군이 자신의 방으로 천부장들을 모두 소집한다. 그리고 작전참모들이 마련한 작전계획을 설명한다; “하다, 여상, 책귀 천부장이 한달간 노력하여 마련한 작전계획안을 본 사령관이 이미 검토하여 그 타당성을 충분히 따져보았다. 그대로 실전에 사용하면 될 것으로 나는 판단한다. 그 개요를 책귀 천부장이 이 자리에서 한번 간략하게 설명해달라!... “.

책귀3가지 전제를 먼저 설명한 다음에 현지를 답사하여 마련한 세부작전을 설명한다. 9명의 천부장들이 전부 크게 고개를 끄떡인다. 그것을 보고서 가장군이 지시한다; “한달안에 모든 준비를 끝내도록 하라. 5월말에 드디어 첫번째 전투에 나설 것이다. 이상!”.

그날부터 번왕부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백부장과 오십부장 등의 무장들만 바쁜 것이 아니라 행정요원들도 아주 바쁘다. 전투에 나서는 병사들을 위한 여러가지 준비를 한달 안에 모두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십부장들은 휘하의 군사들과 함께 도상훈련을 실시하기에 여념이 없다.

드디어 649530일이 되자 야음을 틈타 번왕부에서 내근을 하고 있던 병사들 5천명이 은밀하게 이동을 실시한다;

 그들이 서쪽으로 진행한 다음에 인시(寅時)가 되자 목적지의 적성(敵城)이 보이는 컴컴한 숲 속에 모인다.

그 다음에 책귀무영이 특별히 선발한 잠입조 50명을 이끌고 성벽을 마치 고양이처럼 넘어간다;

 먼저 무영25명을 이끌고 한잠에 빠져 있는 요인들의 암살에 나선다. 그 수법이 정확하게 인자(忍者)의 암습이다. 지붕위에서 독침을 대롱에 넣어서 방안으로 불고 있는데 그것이 심히 두려운 술수이다.

한편 책귀는 나머지 25명의 부하를 데리고 성안의 곡식창고를 찾아서 방화를 한다. 순식간에 온 성안에 화염이 치솟는다. 그런데 성의 수비병을 지휘할 장군과 장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대혼란이다. 그때 갑자기 동문에서 혈전이 벌어진다. 무영책귀가 거느리고 있는 50명의 잠입조가 성문지기를 급습한 것이다.

서로 군사의 수가 비슷하다. 하지만 2달간 집중적으로 상승무공을 익힌 잠입조의 무예를 문지기들이 도저히 당할 수가 없다. 한식경도 견디지 못하고 모두 쓰러지고 만다. 그 다음 동문이 열리자 가눌치 사령관이 지휘하는 5천명의 번왕부 군사들이 일시에 성안으로 쳐들어온다;

묘시(卯時)가 시작이 될 무렵 멀리서 먼동이 트고 있다. 여름이 시작되기 직전이라 해가 빨리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백제의 무령왕 직계 자손들이 장악하고 있던 동부의 큰 성이 그만 하룻밤 사이에 번왕부의 군사들에게 점령이 되고 마는 것이다.

가눌치 장군은 작전계획에 따라 가급적 적군을 죽이지 말고 사로잡으라고 특명을 내리고 있다. 따라서 그 밤에 포로로 잡은 적군의 수가 무려 1만명이나 된다. 적의 큰 성도 얻고 원정군보다 2배나 되는 포로까지 얻게 되었으니 한마디로 대승이다.

감격스러운 첫번째 승리를 얻은 다음 두번째의 원정은 어떻게 준비가 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