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의 2호2룡(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23(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2. 3. 05:02

7세기의 2223(손진길 소설)

 

원정에 나서기 전에 책귀가눌치 사령관에게 말한다; “전번 병고성에서는 대지진을 만났기에 그 성에 대하여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새로 성이 복구가 되면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겠지요. 차제에 좋은 이름을 하나 지어 주시면 좋지 않겠습니까?... .

그 말을 듣자 상장군이 된 가눌치 사령관이 잠시 생각을 한다. 그러더니 싱긋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이제는 천재지변을 당하지 아니하고 신의 도움으로 백성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 그와 같은 의미를 담아 그 이름을 ‘신호’()라고 하면 좋겠군. 그렇게 하도록 여상(呂常) 성주에게 전서구를 보내게!... “;

그와 같은 일을 처리하면서 책귀무영은 서기 6499월 한달을 백제의 왜번이 있는 도성 야마토에서 장군으로 지내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3월말 두사람이 왜번에 처음 도착하였을 때에 그들은 번왕으로부터 천부장으로 발령받아 근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2차례의 원정에 참여하여 큰 전공을 세웠기에 지난 8월달에 일약 장군으로 승차가 된 것이다. 무장으로서는 장군의 반열에 들어서는 것이 가문의 큰 영광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나이는 아직 20대 중반인 25세이다. 젊은 나이에 출세가 빠른 것이다.

그러나 당시 그 연령이면 노총각이다. 보통 20세 초반에 벌써 결혼을 하기 때문이다. 번왕 부여용의 경우가 그러하다. 번왕 역시 그 나이가 25세이다. 그렇지만 동갑내기인 번왕은 아내가 둘이고 벌써 자식이 5명이나 된다. 그것을 보고서 지난 6월 중순 곧 3달전에 하루는 무영이 동무 책귀에게 신세 한탄을 한 바가 있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책귀, 우리는 아직 총각 딱지도 못 떼고 있는데 동갑인 번왕 전하는 벌써 자식이 여러 명이다. 이거 우리 두사람은 멀리 왜번에서 무장으로 근무하느라고 결혼이 너무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 “;

그 말을 듣자 책사인 책귀가 미소를 띠면서 말한다; “무영아, 지난 3월달에 우리가 배를 타고 왜번으로 들어올 때에 선상에서 만난 처녀들이 있지 않느냐? 그때 대()행수 오명이 이곳 왜국에서 3달간 체류하면서 장사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내 기억으로는 그가 2명의 조카딸을 데리고 이곳 번왕부를 한번 방문한다고 말했다. 그러니… “;

그 말에 갑자기 무영이 싱글벙글한다. 그것을 보고서 책귀가 빙그레 웃으면서 말한다; “오명이 멀지 않아 조카딸 오해미오나미를 데리고 이곳 번왕부를 방문하지 않겠느냐? 그때 무영이 너는 두 처녀 가운데 마음에 드는 처녀와 한번 제대로 사귀어 보는 것이 어때? 내가 무영이 너에게 먼저 양보할 생각이 있다,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무영이 갑자기 책귀에게 질문한다; “그렇게 되면 나는 좋지! 그런데 책귀야,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냐? 내게 예쁜 처녀를 먼저 양보하고 나면 너는 손해가 아니냐? , 그들 가운데 마음에 드는 처녀가 없는 것이냐?... “.

그 말에 책귀가 다음과 같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내가 보기에 오해미오나미가 모두 미인이다. 그리고 좋은 배우자 감이지. 그러니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나쁘지가 않거든... 그러니 무영이 너에게 먼저 선택할 권리를 주더라도 나는 괜찮을 것 같은데, 하하하… “.

책귀의 설명을 들으면서도 무영은 약간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가 책귀의 내심을 짐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 순간 사실은 책귀가 지난 3월달 그 배에서 만난 다른 처녀를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책귀가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고 있다; “가야의 후손인 카라이찌미가 분명히 큐슈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유명한 호족의 딸이기에 큐슈에 와서 물으면 그 저택을 알 수가 있다고 말했지. 때가 되면 나는 그녀를 찾아갈 것이다!... “.

그런데 계속되는 원정으로 책귀가 매우 바쁘다. 따라서 그는 큐슈로 갈 시간이 없다. 그 반면에 6월 중순이 끝나기 전에 야마토 번왕부에 귀한 손님이 찾아온다. 백제에서 제일가는 오덕 상단의 대행수인 오명이 두 조카딸을 데리고 들린 것이다;

 

그들은 먼저 번왕 부여용에게 문안인사를 드린다. 서로 잘 알고 있는지 부여용이 반갑게 대행수 오명을 맞이한다. 오명은 번왕에게 주는 값비싼 선물까지 준비하여 온 것이다. 번왕 부여용은 오명을 통하여 백제의 형편을 상세하게 전해 듣고 있다. 그 자리에 오명과 함께 온 오해미오나미도 합석하고 있다.  

부자의 귀는 밝다. 특히 사업을 하고 있는 장사꾼의 귀는 더 밝다. 그래서 그런지 부여용오명이 전해주고 있는 백제와 신라 그리고 고구려 및 당나라의 이야기가 참으로 유익하다.

그 자리에 번왕의 지시로 대장군 가눌치가 배석하고 있다. 번왕 부여용의 생각으로는 대행수 오명이 전해주고 있는 고급정보를 번왕부 군부의 최고지도자가 함께 들어 두는 것이 유익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는 25세에 불과하지만 그와 같이 심려가 깊고 배려가 뛰어난 걸출한 인물이 부여용인 것이다;

이야기를 끝내면서 대행수 오명이 대장군 가눌치에게도 선물을 준다. 가눌치가 사의를 표한다. 그것을 보고서 오명이 두사람에게 말한다; “번왕 전하, 그리고 대장군님, 저는 전번에 이곳으로 오는 배에서 만난 무관이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그 이름이 무영책귀입니다만… “.

그 말을 듣자 번왕 부여용이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말한다; “무영 천부장과 책귀 천부장이 그들이군요. 지금 마침 번왕부에 그들이 있으니 한번 만나 보시지요. 대장군, 안내를 부탁합니다!... “.

번왕의 분부를 받자 가눌치 대장군이 역시 웃음을 띠면서 대답한다; “번왕 전하, 제가 안내를 잘 하겠습니다. 저를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 말에 부여용이 즐거워하면서 고개를 끄떡인다.

당시 책귀무영은 아직 천부장에 불과하므로 집무실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대장군 가눌치가 대행수 일행을 데리고 그 방에 들리자 무영 천부장이 혼자서 그들을 맞이한다;

 아마 책귀 천부장은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는 모양이다.

집무실에 대장군이 오명 일행을 데리고 들어오자 무영 천부장이 깜짝 놀란다. 그런데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있는 오명과 예쁜 미소를 띠고 있는 두 처녀를 보자 그의 얼굴이 일순 붉어진다. 그 모습을 가눌치 대장군이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대장군을 모시고 있는 부관 가평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가눌치 대장군이 가평 부관에게 지시한다; “자네는 책사인 책귀 천부장이 어디 있는지 한번 찾아보게. 그리고 그에게 귀한 손님이 백제에서 오셨으니 잠시 무영의 집무실에 들리라고 하는 내 말을 전달하도록!”;

잠시 후 책귀무영의 집무실에 도착한다. 그는 그 방에 함께 있는 오명과 두 처녀를 먼저 본다. 그리고 빙그레 그 옆에서 웃고 있는 대장군 가눌치를 본다. 책귀가 그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한 다음에 오명에게 말한다; “이거, 대행수께서 약속을 지키셨군요. 그래 언제 백제로 다시 들어가십니까?... “.

그 말을 듣자 오명이 말한다; “이거, 오자마자 책귀 천부장께서는 저를 돌려보낼 생각부터 하시는 군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섭섭합니다. 저는 일부러 처녀인 조카딸 둘을 데리고 이곳 번왕부에 들렸어요. 사실은 무영책귀 두 분이 제 마음에 들어서 말입니다, 허허허… “;

역시 장사꾼의 심려가 깊다. 그는 벌써 무영책귀의 집안이 어떠한지 그리고 이곳 번왕부에서 어떠한 전공을 세우고 있는지 전부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그 정도의 인물들이면 자신의 조카딸의 배우자 곧 조카사위로 괜찮다는 판단이 섰기에 이곳에 들린 것이다.

그 점을 지모가 뛰어는 책사 책귀는 벌써 꿰뚫고 있다. 따라서 그의 말이 흥미롭다; “하하하, 오명 대행수님은 사비성에 근거를 두고 당나라와 왜국에 무역을 크게 하고 있는 인물이라 소직은 다음 행보가 어떻게 되는지 그것이 궁금하여 여쭈어 본 것입니다. 원하신다면 이곳 번왕부에서 몇 년을 살으셔도 좋습니다,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오명이 너털웃음을 터트리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역시, 사비성에서 오랜 세월 좌평으로 일하고 계시는 명망 높은 책윤(策允) 대감의 자제다운 모습입니다. 부전자전이시군요. 그리고 근위대장이신 무상(無常) 대감의 자제분인 무영 천부장의 모습도 근사하십니다. 그와 같은 인물들이 이곳 번왕부에 있으니 저는 이곳에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만,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대장군 가눌치가 깜짝 놀라고 있다. 그는 책귀무영의 출신성분에 대하여 자세하게 파악하지 아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일신에 지니고 있는 무예가 놀라운 무장들이다. 게다가 책귀는 사비성에서 문무과에 모두 합격한 인재라고 한다.

그 정도로만 알고 있었더니 오늘 그들의 가문을 대행수를 통하여 듣고 보니 실로 대단한 것이다. 따라서 가눌치 대장군이 하하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이거, 내가 모르고 있는 이곳 무장들의 집안사정까지 대행수께서 미리 파악하고 계신다고 하니 역시 거상의 귀가 가장 밝은 모양입니다. 앞으로 많이 가르쳐주십시오. 부탁합니다,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오명이 허리를 숙이면서 대답한다; “과찬의 말씀입니다. 이곳 왜국에서 오늘날 번왕부가 욱일승천(旭日昇天)하고 있고 그 중심에 군부의 지도자인 대장군이 계십니다. 멀지 않아 무령왕의 야마토제국을 재건할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장사치에 불과한 소인이 대장군을 지도하겠습니까? 그 말씀을 거두어 주시지요!... “;

두사람의 설왕설래를 들으면서 책귀가눌치 대장군이 지장이라면 오명은 아주 영리한 사업가라는 생각이 들고 있다. 그와 달리 한쪽에서는 무영이 두 처녀 오해미오나미를 마주보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느라고 정신이 없다.

과연 무영과 책귀 그리고 오해미와 오나미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