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수의 7일 기록(손진길 소설)

고현수의 7일 기록18(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10. 30. 11:53

고현수의 7일 기록18(손진길 소설)

 

설유섭 박사는 고현수 변호사의 쌍둥이 동생 고범수가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하자 그에 상응하는 진지한 답변을 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설박사는 고 변호사에 버금가는 인재인 고 차관보에게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하여 고 차관보의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와 같은 판단이 서자 설박사가 다음과 같이 내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좋은 질문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락파’(ROKPA)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 전에 고 차관보께서 내게 한가지 약속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 ‘락파의 존재와 장차 락파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 일체 비밀을 지켜 주셔야 합니다!... “.

그 말을 듣자 고범수가 확실하게 대답한다; “저의 형 고현수의 안위와 관련되어 있는 문제로 보이는 군요. 그러므로 저는 비밀엄수를 맹세합니다. 설박사님, 이제 안심하시고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시지요!... “. 

설유섭 박사가 눈을 한번 감았다가 뜨고서 천천히 말한다; “고현수 변호사가 금년에 미국에서 은밀하게 추진한 일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한국의 몇 재벌업체가 그에게 의뢰한 건입니다. 그 내용은 한마디로 미국정부의 요구에 의하여 한국의 첨단기업이 미국내에 공장을 짓게 되면 향후 첨단기술의 보호를 위하여 미국정부가 어떠한 조치를 취해줄 것인지를 문서화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것이 문제이지요… “.

일찍이 상공부의 차관보를 지낸 고범수가 설박사의 설명을 경청하면서 속으로 생각한다; ‘미국정부가 한국의 첨단기업에게 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은 두가지이지. 하나는 공장을 짓게 하여 자국민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고 또 하나가 한국기업의 첨단기술을 차제에 손쉽게 취득하는 것이지. 그러한 미국의 속셈을 뒤늦게 알게 되자 한국기업들이 비로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군!... ‘;

아니나 다를까 설박사가 그 점을 말한다; “미국정부는 선례가 없다고 하면서 한국기업의 첨단기술에 대하여 별도의 보호조치를 취할 수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어요. 따라서 고현수 변호사가 다른 방법을 선택했지요. 그것이 미국의 뒷배가 되고 있는 PAPA의 약속을 대신 받아내는 것이지요. 그 일을 위하여 나는 한국기업들의 요청을 받고서 방미하여 고변호사와 한동안 행동을 같이 한 것입니다!... “.

그 말을 들으면서 고범수가 설박사의 다음 설명을 눈으로 재촉한다. 그 점을 눈치채고서 설박사가 이어서 말한다; “PAPA의 실력자인 칼슨 하원의원을 만나기 전에 나는 고현수 변호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 결과 이왕 미국정계를 지배하고 있는 큰 손인 PAPA의 약속을 받기로 한다면 더 확실한 것을 받아내자고 합의를 했어요.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

고범수의 흥미를 크게 자극하고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눈도 깜빡이지 아니하고 경청한다. 설유섭 박사가 드디어 중요한 발언을 한다; “미국의 PAPA에 해당하는 한국의 비밀조직 ROKPA를 만들고 그 이름으로 PAPA와 계약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한국기업의 첨단기술을 미국에 제공하는 대가를 락파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PAPA의 지지로 받아내고자 하는 것이지요. 그 구체적인 내용이… “.

그 말을 듣자 고범수가 빙긋 웃으면서 먼저 말한다; “그것은 장차 락파가 추진하고자 하는 한민족에 의한 자발적인 한반도의 통일과 조상들의 나라 곧 고구려와 발해의 고토 회복을 PAPA가 지지한다는 내용이겠군요?... 그렇지 않습니까?... “;

그 말을 들은 설유섭 박사가 깜짝 놀라서 묻는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어디서 들으신 것입니까? 혹시 고 변호사가 사전에 말해준 것입니까?... “. 그 말에 고범수가 웃으면서 대답한다; “아닙니다. 다만 저는 형이 보내준 수수께끼를 그와 같이 풀었을 따름입니다… “.

설박사가 고개를 갸웃하다가 한동안 생각에 빠진다. 그 다음에 질문한다; “그렇다면, 고 차관보는 ROKPA가 무엇의 약자인지 짐작하시겠어요?”. 고범수가 금방 대답한다; “제 생각으로는 미국의 PAPA에 해당하는 것이니까 아마도 Reunification of Koreans Preparing Association정도가 되겠지요. 맞습니까?... “.

그 말을 듣자 설박사가 말한다; “고현수 변호사만 천재인 줄 알았더니 고 차관보 역시 천재이군요. 맞습니다. 그러면 락파의 중심인물은 어떻게 구성이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십니까?... “.

그것은 설박사가 다분히 고범수의 능력을 한번 시험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고범수가 이왕 자신의 소견을 말한 김에 그 대목까지 대답한다; “제 생각입니다마는 한국의 요인과 북한의 요인, 그리고 해외동포의 지도자, 나아가서 꼭 필요한 정부의 요인 정도가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겠군요. 그렇지 않습니까?... “.

그 말을 듣자 설박사가 거듭 탄복을 하면서 말한다; “잘 알겠습니다. 제가 완전히 보따리를 다 털린 것만 같습니다. 앞으로 고 차관보의 고견을 들어야 하겠어요. 그러니 이제부터 나를 좀 도와주세요. 그러면 저를 도와 주시는 것으로 알고 이제부터 형님 고현수 변호사를 이곳으로 불러들이는 계획을 자세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

고범수가 진지하게 설유섭 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것을 보고서 설박사가 간략하게 말한다; “이곳에서 이미 락파가 움직이고 있어요. 그 가운데 일부가 미국으로 들어갔어요. 그 임무는 고현수 변호사를 안전하게 미국에서 빼내어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데리고 들어오는 것입니다. PAPA를 완벽하게 따돌려야 하지요!... “;

더 자세한 사항은 비밀이다. 그 점을 짐작하고서 고범수가 말한다; “잘 알겠습니다. 저는 형 고현수가 한국에 무사히 들어오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만약 작전이 성공하면 곧바로 제게 연락을 주십시오. 이제부터 형과 함께 제가 일해야 될 분야가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차제에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만… “.

설박사가 고개를 끄떡인다. 그것을 보고서 고범수가 간략하게 말한다; “혹시 북한 정치학계의 원로인 나윤철 박사도 락파에 참여하고 있습니까?... “;

그 말을 듣자 설박사가 크게 놀란다. 그리고 급히 묻는다; “아니 그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비밀이 샐 수가 없는 일인데… “.

고범수가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한다; “그저 제가 한번 짐작을 해본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의 형이 사위에게 그 대목을 물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제가 알게 되었기에 그렇게 관련을 지어본 것이지요. 설박사님, 솔직하게 대답해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이제는 제가 설박사님을 모시고 락파가 성공하도록 작은 힘이지만 보태고 싶습니다. 그렇게 아시고 하명만 해주십시오… “;

그 말을 듣자 설유섭 박사가 크게 웃으면서 갑자기 손을 내민다. 고범수가 그 손을 잡는다. 그러자 설박사가 고범수를 힘껏 포용하면서 말한다; “고 차관보님, 오늘 제가 고 동지를 얻었습니다. 우리 힘을 합하여 한민족의 통일을 이루고 조상들의 옛 땅을 수복하도록 합시다. 더 이상 강대국들의 고래싸움에 새우처럼 우리 민족이 희생되지 않도록 만듭시다. 이제 현안문제를 하나씩 우리가 지혜를 모아 풀어가도록 하십시다!... “.

고범수도 설박사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 자신의 결심을 담아서 말한다; “좋습니다. 불감청이지만 고소원입니다. 이왕 미국이 우리기업의 첨단기술을 탐내고 있으니 차제에 그 대가를 톡톡히 받아내도록 합시다! 이번 기회에 통일도 국토 수복도 모두 이루어야지요. 아울러 핵문제도 한꺼번에 해결하도록 하고요얼마나 좋습니까?... “.

이야기가 끝나자 좀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설박사가 부인에게 부탁하여 간단하게 식사를 준비한다. 수제비를 맛있게 끓인 것을 보니 군침이 돈다. 두사람이 소박하게 식사를 나눈다. 그날 고범수가 수제비 대접을 받고 그 집을 나선다.

이제는 빨리 마포아파트에 계시는 부모님을 찾아 뵈어야 한다. 장남 고현수의 행방불명에 얼마나 노심초사하실 것인가?... 고범수가 차로 출발하기 전에 먼저 아내 차이란에게 전화한다; “마포 부모님을 먼저 뵙고 저녁식사를 함께한 다음에 집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그렇게 알고 계세요… ”.

그 다음에 고범수는 부모님이 계시는 아파트에 미리 전화한다. 83세의 모친 장미숙이 전화를 받는다. 고범수는 자신이 한국에 돌아왔음을 먼저 보고하고 한시간 내로 마포아파트에 들릴 것이라고 말한다.

고범수가 그날 비로소 부친 고현달과 모친 장미숙에게 형 고현수의 행방에 대하여 확실하게 말한다. 걱정이 태산이던 두 분이 그제서야 상당히 안심을 한다;

 모친 장미숙이 밥상을 차려오자 단란하게 3사람이 저녁식사를 같이한다. 아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 참으로 두 분은 기쁜 모양이다.

부모님을 안심시킨 다음에 고범수는 과천 아파트로 돌아온다. 그랬더니 아내 차이란이 말한다; “여보, 오늘 제가 군에 가 있는 달견이에게 전화를 냈어요. 아버지가 무사히 귀국하였다고요. 달견이는 나중에 휴가를 나오면 아버지를 뵙겠다고 말했어요”.

그 말을 듣자 고범수가 아내에게 묻는다; “달견이는 언제 전역을 하지요? 행시공부는 나중에 계속한다고 하던가요?... ”. 차이란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이제 반년만 있으면 제대를 하지요. 물론 행시공부를 계속한다고 말하더군요. 당신을 닮아서 반드시 합격할 거예요, 호호호… “;

그 말에 고범수도 빙그레 웃고 있다. 자신이 32살에 늦게 행시에 합격하고 곧바로 결혼한 옛날 생각이 나서 그러하다. 그는 그날 잠자리에 들어서 곰곰 앞으로의 일을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 그가 경험한 일은 형이 무사히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 나중에 미국에 있는 형수와 조카에게 전해주고자 생각을 정리한다. 

과연 고현수가 무사히 미국을 빠져나올 수가 있을 것인가?. 그 일이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가? 그리고 고현수의 메시지가 오늘은 어째서 늦어지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