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제70과(50:1-26)(OBS1-70)(손진길 작성)
Q1. 너무나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야곱의 장례식 장면, 그 특징과 의미는 무엇인가?
l 아브라함 일족은 땅속 매장(埋葬)이 아니라 굴속 안장(安葬)으로 장사를 지냈으므로 장지(葬地)가 막벨라 굴임(23:19, 49:29-32). 그런데 야곱이 애굽 땅에서 운명하였으므로 자연히 시신(屍身)을 애굽 고센 땅에서 가나안 헤브론 장지까지 멀리 운구하기 위하여 먼저 애굽 식으로 미이라 처리함(40일 소요, 50:2-3).
l 애굽 총리의 부친상이므로 ①70일 동안의 긴 호곡(號哭) 기간(50:3). ②운구(運柩) 행렬의 출애굽을 위한 바로의 특별 허가(50:4-6). ③호송 행렬에 참여한 애굽 귀족들(50:7). ④동원된 호송용 병거와 기병들(50:9). ⑤가나안 역사에 땅 이름 “아벨미스라임”(애굽 사람의 큰 애통)으로 기록될 정도로 큰 규모의 장례 행렬(50:11) 등이 야곱 장례의 특징이 되고 있음.
l 그러한 특징이 매우 자세하게 기록된 성경의 의미는 다음 사실 때문에 수천 년이 지난 오늘 날 더욱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있음; ①먼저, 연대 계산법(상세는 제14과 Q2 참조)에 따르면, 야곱의 장례는 기원 전 1859년임(BC966+480+430-17=BC1859). ②그런데 애굽 문명이 남긴 가장 오래된 그림은 돌에 새겨진 성대한 장례식 행렬임(대영 박물관 소장). ③더구나 문헌상 찾을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장례식 설명은 야곱의 경우임. ④그러므로 오늘 날도 창50장을 가지고 그 돌 그림을 해석하고 또한 일반인에게 그 내용을 설명해주고 있음.
l 요컨대, 3,800년 이상 세월이 지나는 사이 많은 문명, 많은 제국들이 사라져갔지만, 유독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죽어서라도 찾아가려는 야곱의 신앙 열정만은 아직도 살아남아서 성경의 기록으로, 또 가장 오래된 돌 그림으로 오늘 날도 인류에게 믿음과 하나님 약속의 영원성을 증언해주고 있다고 하겠음.
Q2. 아닷 타작마당에서 7일 동안 애곡(哀哭)한 이유와 운구행렬이 지나가는 길의 의미는 무엇인가?
l 아닷 타작마당의 위치는 요단 강 동편 얍복 나루터와 숙곳 사이 어느 지점으로 추정됨. 그 이유는 그 옛날 그곳에서 야곱이 죽도록 하나님께 매어 달린 결과 위대한 이스라엘이 되는 운명의 변화가 있었고 동시에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놀랍게 체험했던 감격의 장소이기 때문임. 당시 야곱은 숙적(宿敵) 에서와의 운명적인 조우(遭遇)를 앞두고서 절대절명(絶對絶命)의 생명의 위협을 느꼈으나 그곳에서 하나님의 사자를 만나 씨름을 하고서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받았으며 동시에 하나님의 축복을 얻어서 숙적 에서와 화해할 수 있었음. 이른바 “브니엘”(내가 하나님의 얼굴을 보았으나 살아 남았다)의 감격이 살아 숨쉬는 역사적인 지점인 것임(32:30).
l 자녀들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살펴보면, 일찍이 야곱이 아비 이삭이 있는 곳 고향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에서의 추격을 받고서 풍전등화(風前燈火)같은 자신과 처자식의 목숨을 구하기 위하여 하나님께 부르짖은 장소가 바로 그곳임(32:9-12, 24-30). 그곳에서 당시 6살 배기 어린아이였던 요셉과 13살 미만이었던 형들이 다시금 옛 생각이 사무쳐서 7일이나 애통하고 있는 것임(50:10). 어린 자녀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하여 밤을 새워 하나님께 매어 달려서 씨름하던 아비 야곱의 피눈물을 결코 잊을 수 없는 자녀들의 모습은 겟세마네 동산의 주님을 기억하는 제자들의 마음과 다를 바 없음(눅22:41-46).
l 또한 일찍이 하란 땅에서 남하하여 요단 강 동편 얍복 나루터를 지나 요단 강 서편 가나안으로 입성한 바 있는 야곱이 이제 죽어서 애굽 수르 길에서 북상하여 다시 얍복 나루터에 이르는 기막힌 현실을 바라볼 때 인생의 종착지는 결국 어디로 귀결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음. 결국, 야곱의 일생은 벧엘 하나님의 제단으로 되돌아 왔으며 그 주검만이 헤브론 선영에 안장(安葬)된 것임.
l 생각해보면, 그 옛날 쌍둥이 형 에서의 원한 때문에 살해의 위험을 피하여 요단 강을 건너갔던 야곱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브니엘에서 숙적 에서와 화해하여 평안을 회복하고 가나안으로 들어갔으며 다시 노년에 이방 애굽의 객이 되었다가 이제 기이하게도 죽어서 요단 강을 다시 건너오고 있음. 따라서, 약속의 땅 가나안은 그 의미로 보아, 죽을 고비를 넘기고 얻는 평안의 땅이며 이제 죽음으로 찾아가는 하나님 안에서의 안식이 예비된 곳이라고 볼 수 있음. 여기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으로서 구원의 평안을 맛보고 있는 인생이므로 앞으로 남은 삶을 제자가 된 삶으로 일관함으로써 드디어 자신의 죽음을 넘어서서 하늘나라의 안식을 얻는다고 그 뜻을 새겨볼 수 있는 것임.
Q3. 아비 야곱의 죽음이 요셉의 형들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이며 그들이 장래 진로를 결정하기 위하여 요셉의 용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l 당장은 아비 야곱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진 지금, 자신들이 애굽 노예로 팔아 넘긴 동생 요셉이 원한을 갚지 않을까 두려움에 사로잡힘(50:15). 과거 아비 야곱이 가장 사랑하는 아들 요셉을 해치고 짐승의 먹이가 되었다고 거짓 증거를 제시했던 요셉의 형들(37:31-33)은 지금도 그 일이 아비의 가슴을 얼마나 아프게 하였던가를(37:34-35) 회상하기 보다는 오직 자신과 후손들의 안위 때문에 더욱 전전긍긍하고 있음. 그리고 그 결과가 아비 야곱의 유언을 빙자한 용서 구함임(50:16-17). 그렇지만 요셉은 형들의 몰염치와 하는 소행으로 미루어 인간적으로는 용서하기 힘들지라도 하나님 때문에 용서하고 있음(50:19).
l 그 다음으로, 아비 야곱의 죽음으로 더 이상 애굽 고센 땅에 머무를 명분(요셉의 아버지 봉양의 약속, 45:11, 요셉 앞에서의 임종을 브엘세바에서 하나님의 예언으로 약속 받은 바 있는 야곱, 46:4)이 사라진 지금 요셉 형들의 진로결정이 당면과제임. 응당 그 동안 17년 세월이 지났으므로(흉년이 끝나고 12년 경과) 다시 목초지가 된 가나안 땅으로 되돌아가야 되겠지만, 그 동안 애굽 문명의 혜택과 애굽 총리 요셉의 보호 아래서 풍요로운 삶을 맛본 요셉의 형들은 요셉이 용서만 해준다면, 또한 계속 보호만 해준다면, 고센 땅에 계속 살고 싶어하고 있는 것임. 만약, 부득이 출애굽을 한다고 하더라도 요셉의 용서와 바로의 허락이 먼저 필요한 상황임.
Q4. 창세기가 제시하는 바, 인간이 대신할 수 없는 하나님의 고유권한 두 가지는 무엇인가?
l 자녀생산(30:2)과 죄 사함의 권한임(50:19). 이삭의 경우를 보면, 아내의 자녀생산을 위하여 20년간 하나님께 간구하였음(25:20-21, 26). 그러므로, ①인간의 힘으로 자녀생산을 하였다는 생각 ②인간의 기술로 자녀생산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사고방식 ③나아가서 자녀의 진로와 삶을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등의 사고방식은 창조주의 능력과 은혜를 망각한 교만이 되는 것임.
l 다음으로, 인간은 이웃의 혐의를 용서해줄 수는 있지만(막11:25) 죄를 사해줄 수는 없음. 따라서, ①인간이 죄 사함을 대신하면 그것은 하나님 모독죄인 참람(눅5:21, 다만 한가지 예외가 되시는 예수님에 대해서는, 요10:36-38참조바람)이 되고 ②정죄하는 행위(눅6:37), 면죄부를 파는 행위, 스스로 원수를 갚는 일 등은 월권이 됨(롬12:17-21, 눅6:35, 18:7).
Q5. 애굽 체류를 희망한 요셉의 형들의 내심(內心)과 하나님의 의도는 어떻게 다르며, 요셉의 죽음으로 다시 나타나는 하나님의 뜻과 그 뜻을 이루기 위하여 준비되는 400년의 역사는 무엇과 무엇인가?
l 먼저 요셉의 형들과 그 자손들은 선진 애굽 문명의 혜택과 요셉의 보살핌으로(50:21) 좋은 땅 고센, 라암세스 지역에서 잘 살고 번영을 누리게 되자 무사안일(無事安逸)에 빠져들고 있음. 그러나 만민구원의 뜻을(50:20) 펴기 위하여 격리된 좋은 땅 고센에서 히브리 족속을 이스라엘 민족으로 기르신 후 출애굽시켜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으로 만들고 훗날 온 세상에 복음의 일꾼인 디아스포라로 내보내시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의도는 이와 다름.
l 그와 같은 하나님의 뜻과 의도가 110세에 일찍 죽게 되는 요셉의 유언을 통해서 다음과 같이 드러나고 있음; ①출애굽 가나안 입성(50:24) ②요셉이 해골이 되어서라도 앞장설 것임(50:25)을 선언하고 있음. 그리고 요셉이 죽은 후 열두 지파의 앞날에는 애굽에서의 무사안일과 안주하는 마음을 씻어내는 서러운 타향살이 및 종살이 360년과 광야생활 40년이 준비되고 있는 것임(15:13). 한 마디로, 창세기의 역사가 출애굽기의 역사로 이어서 진행되고 있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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