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수의 7일 기록(손진길 소설)

고현수의 7일 기록11(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10. 22. 08:59

 

고현수의 7일 기록11(손진길 소설) 

 

2022917일 토요일 오후에 고범수의 이멜로 2건의 메시지가 들어온다. 하나는 조영탁 상무관이 보내어온 것이고, 또 하나는 최경훈 공사가 보낸 것이다. 두사람이 고현수 변호사 실종사건에 관하여 그동안 조사한 내용을 나름대로 정리하여 보내어온 글이다;

고범수가 궁금하여 먼저 조영탁 상무관의 글부터 읽어본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에 진출하여 있는 한국 대기업의 지사장들과 코트라(Kotra)의 관장들 그리고 무역협회의 임원들에게 문의한 결과 고현수 변호사가 이곳 미국에서 그들에게 공식적으로 자료를 요청한 건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고현수 변호사에게 의뢰한 건수도 전무합니다. 그것이 참으로 이상합니다”.

그와 같은 조사결과를 읽어보고서 고범수가 고개를 갸웃한다. 분명히 미국에서도 형 고현수는 국제변호사로 일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한 흔적이 공식적으로 발견이 되지 아니하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형 고현수는 누구를 위하여 국제변호사로 일하고 있었던 것일까? 형에게 의뢰한 장본인이 누구일까?... ;

당장은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추적을 해보면 그 꼬리가 드러날 것이다. 그렇게 고범수가 생각하고서 그 다음에는 최경훈 공사가 보내어온 글을 읽어본다. 흥미로운 대목이 있어서 그런지 고범수 2번이나 고개를 크게 끄떡이고 있다.

가장 고범수의 눈길을 끄는 대목이 다음과 같다; “고현수 변호사가 일부러 워싱턴DC로 와서 지난 7월에 미하원의 친한(親韓)의원으로 알려지고 있는 칼슨2차례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의 대화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는 알려지지 아니하고 있지만 의원실에서 은밀하게 흘러나오고 있는 정보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미국이 원하고 있는 첨단기술을 한국이 주면 그 대가로 미국은 한국에게 무엇을 줄 수가 있는지를 고변호사가 의뢰인을 대신하여 칼슨 의원에게 물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흥미로운 정보이다. 고범수는 그와 관련하여 두가지를 생각해본다; 하나는, 미국의 세계패권유지를 위하여 PAPA가 한국에 원하고 있는 첨단기술이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또 하나는, 그 기술을 PAPA에 넘기는 대가로 고현수 변호사의 의뢰인은 무엇을 얻고 싶어한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또한 그렇게 대단한 일을 고현수 변호사에게 은밀하게 의뢰하고 있는 자가 도대체 누구일까?... 고범수는 궁금하기 짝이 없다.

최경훈 공사의 조사결과 가운데 고범수의 눈길을 끄는 대목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고현수 변호사가 칼슨 의원을 혼자서 만난 것이 아니고 연상으로 보이는 다른 한국사람과 함께 그를 만났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칼슨 의원의 보좌진들은 일체 알지를 못하고 있다. 다만 칼슨 의원만이 그자가 누구인지 그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 점을 고범수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칼슨 의원이 철저하게 비밀에 붙이고 있다는 바로 그 대목이다. 겉으로 보면 칼슨 의원은 미하원에서 영향력 있는 정치인의 한사람이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 그는 PAPA의 유력인사이다.

그와 같은 칼슨 의원의 정체를 감안한다면 고현수 변호사와 함께 칼슨 의원을 만난 그 사람은 PAPA와 큰 거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신분의 인물이다. 그리고 아직은 그 정체가 베일에 싸여 있는 인물이다;

그러한 대단한 일을 통 크게 추진할 수 있는 한국인이 도대체 누구일까? 그 자가 어째서 고현수 변호사를 통하여 칼슨 의원을 접촉하고 있는 것일까?... 고범수는 개인적으로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게다가 고범수는 그 사람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 형 고현수의 행방을 추적하는 관건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따라서 그는 최공사가 자신에게 이멜로 보내어온 그 부분의 조사결과를 읽으면서 크게 고개를 끄떡이고 있는 것이다.

두가지의 이멜을 고범수는 형수 김정화와 조카인 고명진 변호사에게 참고하라고 이멜로 보내어 준다;

 그리고 마침 토요일 주말이므로 저녁에 고범수가 형의 집에서 2사람 곧 형수 김정화 및 조카 고명진과 함께 그 이멜 내용에 관하여 의견을 교환한다.

고범수가 먼저 말문을 연다; “조영탁 상무관과 최경훈 공사의 조사결과를 읽어보면 우리가 이제부터 관심을 가지고 추적해야 하는 대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것이 내가 볼 때에는 세가지입니다. 첫째, 형이 의뢰를 받아서 이곳에서 처리하고 있던 그 일을 미국에서가 아니고 한국에서 직접 의뢰 받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한국의 어느 회사로부터 의뢰를 받은 것인지를 먼저 알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

형수 김정화와 조카 고명진이 고개를 끄떡이는 것을 보고서 고범수가 이어 말한다; “둘째, 형과 함께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을 방문한 인물이 한사람 있다고 하는데 그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셋째, 두사람이 칼슨 의원을 통하여 PAPA의 답변을 듣고자 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내용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

그 말을 듣고 있던 김정화가 시동생 고범수의 눈을 쳐다보고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서방님, 그러고 보니 지난 7월에 저희 집을 방문한 한국분이 계세요. 분명히 비지니스로 남편을 찾아왔어요. 그 이름이 설유섭 박사였어요. 남편은 개인적으로 자신이 존경하는 대학 선배라고 말했어요… “;

그 이름을 듣자 고범수가 깜짝 놀라고 있다. 왜냐하면, 설유섭 박사가 누구인지 그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치학도라면 누구나 설박사의 이름을 많이 듣고 있다. 그가 한국정치학계의 원로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는 고범수가 그 이름을 아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고범수는 한가지를 더 알고 있다. 그래서 그가 속으로 중얼거린다; “설박사는 한국의 재벌들과도 친분이 있다. 내가 상공부에서 근무할 때에 재벌회장들과 친한 인물 가운데 설유섭 박사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한 배경을 가진 그가 움직이고 있다면 분명히 비지니스적으로 무언가 큰 건이 걸려 있는 것이다!... “.

그 말을 형수와 조카에게는 아직 자세하게 말할 수가 없다. 그래서 고범수는 혼자생각으로 일단 남겨두고 있다. 그때 조카 고명진이 말한다; “그러고 보니 지난 7월에 아버지가 제게 이상한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

두사람이 귀를 기울이는 것을 보고서 고명진이 이어서 말한다; “그 내용이 장차 남북한이 통일되면 명진이 너는 한국에 들어가서 일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생경한 질문이셨지요. 저는 그저 당시에 웃고 말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상당히 이상한 말씀이네요!... “;

그 말을 듣자 고범수김정화는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다. 먼저 고범수가 말한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통일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의 가장 큰 이익집단과 사전에 의견조절을 할 부분이 있어서 움직이신 것이겠구나!... “. 뒤를 이어 김정화가 말하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내 남편이 실종상태인 것이지?... “. 

그 말에 고명진이 입술을 깨물면서 말한다; “이제 그 문제를 파악해 보아야지요. 장차 한민족이 통일되는 것은 좋지만 그 때문에 아버지의 생사가 불명해지는 것은 안돼요. 아버지의 행방부터 우리는 찾도록 해요!... “.

고명진의 말을 듣자 고범수김정화가 동시에 고개를 끄떡인다. 그것은 같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범수가 말한다; “내가 퀴노네스를 여러 날 추적했지만 더 이상의 정보가 나오지 아니하고 있어요. 그리고 애틀랜타경찰도 별로 수배에 성의가 없어요. 그러니 형의 행방을 이제 어떻게 추적하는 것이 좋을까요?... “.

그 말을 듣자 고명진이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삼촌, 제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변호사들이 때로 이용하고 있는 유능한 정보업체가 여기에 하나 있어요. 그들은 사람을 찾고 필요한 증거를 수집하는 일에 전문가들이지요. 그들에게 제가 돈을 주고 한번 의뢰를 할까 해요”;

그 말에 고범수김정화는 한국에 있는 흥신소나 사립탐정과 비슷한 것으로 짐작을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이상이다. 왜냐하면, 고명진이 언급하고 있는 그 정보업체가 실로 대단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무기소유가 자유이고 다민족사회이다. 그러므로 미국의 정보업체는 위험한 지역에서 총잡이와 다양한 갱단을 상대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취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만큼 그들은 실력이 뛰어난  프로들이다;

이제 고범수김정화 그리고 고명진은 그들 사설 정보업체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 과연 그 결과 어떠한 정보가 수집이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