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원 코리아(손진길 소설)

그들의 원 코리아18(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9. 24. 10:22

그들의 원 코리아18(손진길 소설)

 

20236월에 들어서자 3일 토요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민간 주도로 한민족연방을 추진하는 모임이 발족된다. 그날 남북한 및 교포사회의 민간대표자들이 다수 참석하여 회의를 통하여 회장, 부회장, 총무 그리고 교포위원장과 의회위원장을 선출한다;

회장에는 한국정치학회의 원로인 설유섭 박사, 부회장에는 북한이 자랑하는 원로학자인 나윤철 박사, 총무에는 한국의 옥영준 교수, 교포위원장에는 시드니의 한국영 목사, 의회위원장에는 여의도의 차영우 의원이 각각 선출이 된다.

일단 임원진이 구성되자 잠시 정회를 한 다음에 임원회의를 통하여 결정이 된 사항을 세가지 참석한 회원들에게 발표하고 있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첫째, 민간주도로 한연추한민족연방을 추진하는 모임을 발족한 이유는 지난 520일 남북한 정상회담을 통하여 확정이 된 한민족연방을 조속히 구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한연추는 한국의 지도자와 북한의 지도자에게 한민족연방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어떠한 장애요인이 있는지를 파악하여 보고할 것이고 동시에 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양국의 지도자들이 어떠한 행동을 취해야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권고할 것이다.

둘째, 한연추의 성격이 민간모임이지만 실제로 남북한 정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부문이 많이 있다. 따라서 필요에 따라 한연추의 임원진이 합의하여 한국과 북한의 요인들에게 전문위원의 자리를 맡아 달라고 위촉할 것이다. 그들 위촉을 받은 인물들의 신상에 대해서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그 이유는 그들 위원들이 전문적인 분야에서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자 하는 것이다.

셋째, 오늘 발족회의를 마치면서 다음과 같은 촉구문을 국내외의 동족들에게 발표하고자 한다. 그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는 회장 설유섭 박사의 음성이 감격에 겨워서 그런지 떨리고 있다; “지난 20세기 중반 19458월에 우리 한민족이 일본제국의 치하에서 해방을 맞이했다고는 하지만 남한에는 미군이, 북한에는 소련군이 군정을 실시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우리 한반도를 일제의 식민지로 보고 한민족을 일제의 신민으로 보는 잘못된 시각이 구미지역에 팽배하여 있었기 때문이다… “.

설박사가 잠시 숨을 쉬고서 낭독을 계속한다; “그와 같은 잘못된 시각 때문에 한민족은 오늘날까지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져 마치 불구자처럼 지내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21세기에 들어서서 20여년의 세월이 지나 바야흐로 20235월에 남북정상이 모여서 한민족연방을 구성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우리는 한연추를 결성하여 조속히 한민족연방이 구성되도록 필요한 제반조치를 취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국내외 동족 여러분의 아낌없는 협조를 구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

그날 한연추발족회의가 성황리에 마무리가 되자 회장인 설유섭 박사가 임원진을 전원 초청하여 자신이 살고 있는 파주의 저택으로 간다. 파주 외곽의 단독주택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마을에 자리잡고 있는 설유섭 박사의 저택은 공간이 넓으면서도 이웃과의 사이가 제법 떨어져 있어 프라이버시를 유지하기에 참으로 좋은 곳이다.

게다가 설유섭 박사는 마치 회의실과 같은 넓은 거실을 가지고 있다. 부회장 나윤철 박사, 총무 옥영준 교수, 교포위원장 한국영 목사, 그리고 의회위원장 차영우 의원 등이 거실을 겸한 회의실에 들어서니 벌써 한쪽에 뷔페요리가 차려져 있다. 설박사의 부인이 일행을 환영하면서 식사를 편하게 하도록 도와준다;

그 모습을 보고서 집주인 설박사와 평소 친분이 있으며 동년배인 부회장 나윤철 박사가 치하의 말씀을 한다; “설박사님, 사모님,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아주 맛있게 식사를 하겠습니다. 이 뜻깊은 날에 이런 성찬까지 마련해 주시니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그 말을 듣자 설박사가 웃으면서 한마디 한다; “나박사님, 인사는 그 정도하시고 먼저 음식을 가지고 오셔서 자리에 앉아 드세요. 후배들이 나이 드신 나박사님 때문에 당최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시장하시겠어요, 하하하… “.

그 말에 나박사가 함께 웃으면서 대꾸를 한다; “, 설박사님, 함께 늙어가는 처지에 구박을 그만하시구려. 앞으로 이 부회장에게 잘 보여야 합니다. 그래야 회장직을 잘 수행할 수가 있답니다,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일동이 모두 크게 웃는다. 한국의 원로 정치학자 설유섭 박사와 북한의 원로 정치경제학자 나윤철 박사의 돈독한 우정에 대해서는 이미 들어서 잘 알고 있지만 참으로 부러운 우정을 보이고 있는 두사람인 것이다. 특히 두사람은 한국나이로 72세이며 그 옛날 베를린에서 함께 공부한 동문이기도 하다.

그날 식사를 하면서 총무인 옥영준 교수는 시드니에서 온 대학 2년 후배인 한국영 목사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 도중에 옥교수는 한목사와 평양의 강철민 상좌가 친척사이인 것을 벌써 알고 있기에 강상좌의 안부가 궁금하여 묻는다.

그러자 한국영 목사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잘 지내고 있답니다. 그렇지만 상당히 바쁘지요. 그는 한연추가 발족될 수 있도록 뒤에서 수고를 많이 했어요. 그리고 평양의 유명한 정치학자 나윤철 박사를 추천하였는데 그 분이 설유섭 박사와 친분이 깊은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옥선배님이 앞으로 일하시기에 편하시겠습니다… “.

그 말에 옥영준 교수가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그렇지요. 참으로 좋은 동반자입니다. 앞으로 우리 한연추가 제대로 운영이 될 것 같아요. 하루 빨리 한민족연방이 탄생이 되도록 우리가 견인차 역할을 제대로 해야지요… “.

어느정도 서로들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본 다음에 회장인 설유섭 박사가 자신의 잔에 스푼으로 소리를 내면서 일동의 주목을 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늘은 참으로 뜻깊은 날입니다. 우리 한연추가 발족했으니 이제는 한민족연방이 조기에 탄생할 것입니다. 그날을 위하여 이제 축배를 들고자 합니다. 먼저 잔을 채워주세요… “;

그 다음에 설박사가 선창을 한다; “한민족이 하나되는 한민족연방을 위하여!.. “. 일동이 후창을 한다; “한민족이 하나되는 한민족연방을 위하여!.. “. 모두가 잔을 비우는 것을 보면서 이번에는 나박사가 축배를 제안한다.

나이 많은 회장과 부회장의 축배가 끝나자 조용히 그 자리에서 의회위원장을 맡은 차영우 의원이 일어선다. 그리고 심각한 얼굴로 말문을 연다; “어저께 저는 미국 워싱턴 DC에 살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한가지 놀라운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 내용인즉, 현재 한국이 북한과 함께 한민족연방을 구성하려고 하는데 그것이 적화통일의 위험성이 다분하다고 미국의 정보부가 발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실 유무를 떠나서… “.

차영우 의원이 한숨을 쉬면서 이어 말한다; “그 말이 널리 한국사회에 퍼지게 되면 연방제 통일을 앞두고 혼란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 와중에 부자들이 재산을 처분하고 미국으로 투자이민을 많이들 떠나겠지요. 그러므로 미국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대충 짐작은 됩니다마는 우리로서는 그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

모두를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다음에 설박사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저와 나박사는 사전에 상의한 것이 있습니다. 한민족연방을 발족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세력이 국내외에 존재하고 있지요. 따라서 불필요한 우려를 조기에 불식시키기 위하여 남북한 정상들이 하루빨리 외교전을 펼쳐야 합니다… “.

회장인 설박사가 잠시 숨을 돌리는 사이에 부회장인 나박사가 대신 말한다; “구체적으로, 한국의 대통령은 유럽의 독일과 프랑스를 방문하고 그들로부터 한민족연방의 구성에 찬성한다는 지지표명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우리 공화국의 최고지도자 동지를 설득하여 러시아와 중국을 방문하도록 하고 그들의 지지를 얻어내고자 합니다… “;

나박사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려서 회장인 설박사가 마무리를 한다; “그렇습니다. 내일부터 우리는 그렇게 움직일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임원들과 함께 잠시 상의를 드리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다. 그것은 한민족연방이 정식으로 발족할 때까지 두가지에 대한 감찰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

설박사의 말을 사전에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나박사이다. 그가 혼자서 고개를 끄떡이고 있는 반면에 나머지 임원들은 그 내용이 궁금하다. 그들의 귀에 회장의 말이 들려온다; “하나가, 핵무력에 대한 감찰이고 또 하나가, 방해세력에 대한 정보 획득입니다. 그것을 위하여 부회장이 북한에서, 의회위원장이 한국에서 수고를 좀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제서야 차영우 의원이 고개를 끄떡인다. 그것을 보고서 회장 설박사가 첨언을 한다; “만약, 두 분이 일을 하는데 있어서 필요하다면 회장인 저에게 비밀전문위원 위촉장 발부를 요청하십시오. 발부해 드리겠습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

다음날이 되자 나윤철 박사는 평양으로 돌아가고 한국영 목사는 호주 시드니로 돌아간다. 이제부터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나윤철 박사는 평양에서 친구 조운락 박사를 방문하고 서울에서 있었던 한연추의 결성에 관한 경과를 알려준다. 그 자리에는 강철민 상좌가 배석을 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조운락나윤철이 동시에 강철민에게 부탁한다; “조카분은 삼촌인 강태섭 상장과 함께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을 잘 보위해야 하네. 그대로 한민족연방에 넘길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라네. 잘못되면 연방이 허수아비가 될 가능성이 있어. 명심하게나!... “.

그 말을 듣고 강철민 상좌가 고개를 크게 끄떡이면서 말한다; “저의 집안의 사활을 걸고서 비밀병기를 보위하겠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제서야 안심이 되는지 나이 70이 넘은 두 원로가 후유 한숨을 내쉬면서 저으기 안심을 하는 눈치이다.

한편 시드니에 도착한 한국영 목사 역시 바쁘다. 집에 도착한 다음에 조우제 의사에게 연락을 취하고 만나고자 한다;

 그는 어떠한 일로 조우제를 만나고자 하는 것일까? 과연 해외동포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어떻게 진행이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