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원 코리아(손진길 소설)

그들의 원 코리아17(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9. 23. 19:23

그들의 원 코리아17(손진길 소설)

 

미국 대통령은 국무성과 국방성으로부터 각각 다른 내용의 보고서를 받아보고 있다. 한반도에 한민족연방이 구성되는 경우 미국의 국가이익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에 대한 보고서인데 그 예측과 주장이 각각 다른 것이다;

먼저 국방장관의 이름으로 백악관에 올린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첫째, 한국은 자유자본주의 진영의 최전선이다. 공산주의 종주국 러시아와 중국 두나라가 북한을 완충지대로 하여 자유자본주의 진영과 대치하고 있으므로 자연히 우리 미국은 한국에 주한미군을 배치하여 그들의 남침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한반도에서 북한과 한국이 민족통일을 이루고 한민족연방을 구성하고 나면 완충 지대로서의 한국은 그 성격이 달라질 것이다. 그 연방이 우방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적국이 될 것인가?에 따라서 미국의 방어개념이 달라지는 것이다;

(2)   둘째, 한민족연방이 우방으로 남을 가능성에 대한 평가이다. 만약 다음과 같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두가지 국방정책이 그대로 유효할 경우에는 분명히 미국의 우방이다; 하나는, 한국과의 상호방위조약을 한민족연방이 그대로 승계하는 경우이다. 또 하나는, 주한미군을 한민족연방이 필요로 하는 경우이다. 그 가능성을 두고서 우리 국방성은 미리 한국정부와 접촉을 했다. 그 결과 한국을 포함하여 북한과의 내밀한 합의사항이 다음과 같다; “한민족연방을 구성하더라도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주한미군은 그대로 유지가 될 것이다. 그 이유는 북쪽에서 내려오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적인 영향력을 막아내는데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3)   셋째, 계속 우방으로 남는다고 하더라도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국방정책에 있어서 불가피한 변화가 요청되고 있다. 그것은 미국의 핵우산을 의존하고 있던 한국은 군사적으로 약소국이지만 일단 한민족연방을 구성하고 나면 그때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넘겨받아 그것을 국방자산으로 보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민족연방은 핵 강대국의 지위를 암묵적으로 얻게 된다. 그러므로 미국이 군사적으로 더 이상 한국을 강제할 수가 없게 된다. 그에 따른 미국의 국가이익의 감소가 무엇인지를 예측해야 한다. 우리 국방성에서는 기본적으로 두가지 요소만 지적하고자 한다; 하나는, 종래 주한미군을 통하여 한국시장에 내보내던 미국제품이 더 이상 한민족에게 환영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는, 한국의 첨단기업을 미국에 유치하여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는 그와 같은 대전략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다. 그에 대한 국무성의 보고를 별도로 받아 보시기 바란다;

(4)   넷째, 군사적으로 새로 발족하는 한민족연방이 미국의 적이 될 가능성은 없는가? 그것은 한국이 공산주의 북한에 흡수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적다고 본다. 두가지 의미에서 그러하다; 하나는, 북한의 군사력과 한국의 군사력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비록 북한이 막강한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은 첨단 재래식 무기가 우세하기 때문에 완전한 비대칭이 아닌 것이다. 더구나 한국은 주한미군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다. 만약 미군을 돌려보낸다고 하면 더 이상 우방이 아니다. 그 점을 계속 우리 국방성은 주시하고 있다. 또 하나는, 한민족연방을 구성하기 위하여 연방의회를 먼저 구성한다고 하는데 그 숫자에 있어서 북한보다 한국이 우세한 것이다. 한국과 북한은 각각 50명씩 연방의원을 선출한다. 하지만 해외에서 10명을 더 선출한다;

 그 기준이 한민족이 살고 있는 10개국에서 1명씩 선출하는 것이다. 북한의 경우에는 우세한 국가가 러시아와 중국 뿐이다. 기타 8개국에 있어서는 한국의 영향력이 우세하다. 그러므로 한민족연방이 미국의 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평가가 된다.

이상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는 펜타곤의 보고서를 읽고서 미국대통령은 다소 안심을 한다;

그러나 국무장관의 이름으로 올리고 있는 내밀한 보고서를 읽고 나서는 그 인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어째서 그런 것일까?’. 한마디로, 그 내용의 핵심이 다음과 같기 때문이다;  

(1)   첫째, 미국의 우방인 한국은 그 지위에 있어서 쉽게 말하자면, 미국의 하나의 주와 같은 비중을 지니고 있다. 미국대통령이 한국의 대통령보다 우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국과 한국을 일대일 국가의 관계로 대등하게 보는 것은 현실적인 국제관계와 국력평가를 무시하고 있는 잘못된 판단이다. 그러나 한국과 북한이 한민족연방을 구성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지위에 있어서 변화가 발생한다. 더 이상 한국을 미국의 하나의 주와 같이 취급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여 외교적으로 한민족연방의 대통령이 미국대통령과 대등한 지위가 되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장차 한민족연방을 외교적으로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2)   둘째, 지난 2018년부터 북한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을 내부적으로 보유하게 되자 미국정부에 대하여 핵강국의 지위를 얻기 원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용인하지 아니했다. 그 이유는 북한의 국력이 형편이 없고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략자산이 러시아나 중국과 비교할 때 너무나 작은 규모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단 한국과 민족통일을 하고 연방을 구성하게 되면 더 이상 소국으로 취급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러시아만큼의 경제력을 가진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과 하나의 연방을 만들고 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러시아나 중국 이외에 극동에서 또 하나의 핵 강국을 외교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그 국력이 러시아보다 우세하기에 더 이상 약소국으로 취급할 수가 없는 것이다.

(3)   셋째, 그렇다고 하면 한국이 북한과 하나의 연방을 만드는 것을 미국정부가 불 인정하는 정책을 고수할 수가 있을 것인가? 우리 국무성의 분석으로는 그것이 어렵다고 본다. 그 이유가 다음 두가지이다; 하나는, 예측 불가능성이 큰 북한을 상대하여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것이 참으로 지루하고도 힘든 외교전이다. 정상국가가 아닌 그들과 정상국가인 미국이 대화를 한다고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어려운 작업이다. 아무리 경제제재를 가해도 똑같은 처지에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감싸고 있으므로 그마저 실효성이 크게 없다. 그러므로 차제에 북한대신에 외교적으로 새로이 구성되는 한민족연방과 대화를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또 하나는, 유럽공동체가 한국과 북한이 하나의 연방으로 민족통일을 이루는 것을 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는 사실 하나의 민족이 하나의 국가를 구성하는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들은 이민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말에 동독을 흡수통일한 서독이 지금의 독일이다. 그들이 한민족연방을 쌍수로 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한민족연방을 구성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한다고 하면 유럽공동체와의 관계가 나빠진다고 볼 수가 있다.

(4)   넷째, 그와 같은 제반여건을 감안하여 국무성은 다음과 같은 외교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1) 한국에 대한 외교관계를 그대로 한민족연방이 승계한다는 것을 대원칙으로 한다. 2) 주한미군을 그대로 유지하고 상호방위조약을 계승하게 한다;

 그와 같이 종래의 한국에 대한 외교정책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한민족연방이 구성됨에 따라 다음과 같이 미국의 경제적인 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 1) 한국처럼 한민족연방을 미국의 만만한 우방으로 대할 수가 없다. 극동에서 중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다루기 힘든 국가가 될 것이다. 2) 일본의 부와 첨단기술을 미국으로 이전하는데 있어서 20년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한국의 부와 첨단기술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일은 시작한지 3년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시점에서 그 정책을 더 이상 계속할 수가 없다. 따라서 한민족연방은 경제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핵을 보유한 그 연방이 경제력에 있어서도 커지게 된다고 하면 장차 러시아보다 더 다루기 힘드는 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 점을 백악관에서는 충분히 감안하시기 바란다. 이상.

그와 같은 내용의 국무성장관의 보고서를 읽고서 미국대통령은 한숨을 쉬고 있다. 종래 한국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아니해도 되는 만만한 우방인데 한반도에서 한민족연방이 탄생하게 되면 그것은 골치가 아픈 상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대통령은 한창 한국의 첨단기업을 미국에 빼 오는 자신의 공적을 유권자들에게 자랑하고 있는데 그것이 더 이상 가능해지지 아니하고 있다는 사실에 은근히 화가 나는 것이다. 그래서 속으로 중얼거린다; “이거,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계속 한국의 경제력을 미국으로 가지고 오는 방법이 없을까?... “.

한참 생각을 해보지만 마땅한 묘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그는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아담스 특보를 집무실로 불러들인다. 그리고 질문을 시작한다; “아담스, 자네의 의견은 어떤가? 한국이 한민족연방으로 바뀌게 되면 우리 미국은 더 이상 한국의 알짜배기 기업과 첨단기술을 빼 올 수가 없어지는데 그에 대한 대책이 있는 것이요?... “.

그 옛날 하바드 로스쿨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수재가 아담스이다. 그는 50세의 나이에 벌써 대통령특보의 자리를 꿰차고 있는 능력자이기도 하다. 그가 빙긋 웃으면서 대답한다; “각하, 너무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한국에 대하여 아직 딴지를 걸 수가 있고 한국의 재벌들을 미국으로 빼 올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하하… “;

아담스의 말에 대통령은 솔깃하다. 그래서 얼른 눈으로 설명을 요청하고 있다. 아담스가 얼른 말한다; “무엇보다 호락호락하게 한민족연방의 구성을 찬성한다고 말할 필요가 없어요. 적화통일의 가능성이 있다고 정보차원의 경고를 해야 합니다. 미국의 첩보라고 말하면서 한국사회에 일종의 위기의식을 조성하는 것이지요... “.

그 말을 듣자 미국대통령은 귀가 번쩍 뜨인다. 그래서 자신의 입으로 아담스가 하고 싶은 말을 미리 말하고 있다; “그렇군, 그것 참 묘안이야. 그렇게 되면 가만히 앉아서 우리는 한국의 부를 거의 빼 올 수가 있겠구만. 북한을 싫어하는 한국의 대기업과 기득권자들이 한민족연방의 구성을 반대하다가 그것이 어렵게 되면 미국으로 탈출러시를 이루게 되겠지. 그것참 묘책이야, 하하하… “;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이 통쾌하게 웃고 있다. 그 옆에서 아담스 특보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자신이 생각해도 참으로 대단한 묘수이기 때문이다. 과연 그들의 생각대로 한반도의 기류가 그렇게 형성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좀더 살펴보아야 할 미래의 일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