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원 코리아(손진길 소설)

그들의 원 코리아15(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9. 22. 03:35

그들의 원 코리아15(손진길 소설)

 

2023318일 토요일 오후 2시가 되기 전에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 마련이 된 한국정치학회의 토론장이 참여자와 방청객으로 가득 찬다. 그리고 방송장비들이 들어와서 중앙의 통로를 점거해버리자 늦게 온 사람들은 통행하는 것도 어렵다;

그와 같은 형편을 보고서 정치학회의 원로인 설유섭 박사가 역시 그날의 공동발표자로 자신의 옆에 앉아 있는 옥영준 교수에게 한마디를 한다; “옥교수, 통일문제와 핵문제가 우리 한민족의 현안이고 주요관심사인 것은 틀림이 없군요. 오늘 토론이 생산적으로 잘 되어야 하겠어요. 국민들의 눈과 귀가 온통 여기에 쏠리고 있는 것 같으니 말입니다”.

옥영준 교수가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선배님 말씀이 옳습니다. 아직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맞군요. 현상황이 오죽이나 답답했으면 이렇게 토론회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통해서라도 국민들이 돌파구를 마련하기를 원하고 있겠습니까?... “.

시간이 되자 드디어 한국정치학회장인 주찬영 박사가 인사말씀을 시작한다. 주 박사는 제1야당소속으로 국회 외교통일위원이지만 사실은 학문적으로 뛰어난 정치학자이기에 지금 학회장을 맡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난달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이와 비슷한 안건으로 주무부처의 장관을 상대로 하여 질의답변을 했습니다. 그때 여야간에 워낙 시각차이가 커서 하나의 통일된 견해를 마련하는데 있어서 실패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학회장으로서 오늘 아무쪼록 우리 정치학자들이 그러한 시각차이를 뛰어넘어 하나의 소중한 결론을 도출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그와 같은 주찬영 학회장의 인사말이 있자 참석한 정치학자들과 방청을 하고 있는 시민들이 나름대로 고개를 끄떡이면서 조용히 말들을 하고 있다; “통일과 핵문제는 정부차원의 문제만은 아니지. 당연히 관련학자들이 주제발표를 하고 국민들이 듣고서 나름대로 결론을 얻어서 민()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야. 우리 한민족 전체의 운명이 걸려 있는 현안이거든!... “.

그날 토론의 주제가 두가지이므로 먼저 연방제통일방안에 대해서는 옥영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한다. 그리고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을 연방이 관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원로정치학자인 설유섭 박사가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설박사는 국방정책에 대해서도 연구실적이 상당한 정치학자이기에 그 주제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가 확실하다.

그 다음에는 보수와 진보 양진영을 대표하고 있는 논객 두사람이 자신들의 견해를 차례로 피력하고 있다. 장경하 의원과 강우성 의원 두사람이 그들인데 그들은 벌써 지난달 국회의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큰 활약을 한 바가 있다. 그들 역시 정치학박사로서 학회의 회원들이다. 따라서 정치적 입장을 떠나 오늘 정치학회의 토론장에서 가급적 학문적으로 접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다음 순서로 방청객들이 주제발표자와 토론참여자에게 질문하는 시간이 있다. 질문신청자의 수가 자꾸만 많아지고 있다. 제한된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학회장 주찬영 박사가 질문과 답변의 시간을 줄이면서 마지막 순서를 진행하고자 한다. 그것이 바로 한국정치학회의 이름으로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입장문을 채택하는 것이다;

미리 옥영준 교수와 설유섭 박사 그리고 학회장인 주찬영 박사가 합의하여 만든 선언문 초안이 있는데 그것에 그날 토론된 중요한 내용의 결론을 반영하여 새로운 선언문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 선언문의 내용을 읽고서 그것을 선택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참고로 그 선언문의 핵심내용이 다음과 같다; “우리 한국정치학회는 오늘 토론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게 되었다. 첫째, 한국정부와 북한당국은 우리 한민족의 염원인 통일문제를 논의하고 연방을 구성할 수 있도록 당장 행동으로 나서기를 촉구한다. 둘째, 연방제에 합의하고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을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것으로 합의하여 주기를 바란다. 셋째, 시간이 많지가 아니하다. 그러므로 가장 빠른 합의를 촉구한다. 이상”.

그와 같은 내용의 선언문이 정치학회에서 나타나게 되자 정당과 정치인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그 이유는 자신들의 선거구에서부터 그 선언문을 지지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통일문제와 핵문제 해결을 맡겨 두었더니 성과가 전혀 없다는 불만이 그러한 방향으로 표출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의원들이 정부의 등을 떠밀고 있다.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라는 것이다. 그와 같은 움직임이 20234월이 되자 하나의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그 바람이 순식간에 남쪽에서부터 북쪽으로 거세게 불고 있다. 평양에서 그 강한 바람을 느끼고 있는 인물이 바로 강철민이다;

그는 3월 초순에 벌써 해외활동을 끝내고 평양으로 돌아왔다. 일단 사령관 강태섭 상장에게 구두보고를 한 다음에 4월달에 한국에서 어떠한 변화가 발생하는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드디어 남한에서부터 연방제를 구성하자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강철민이 정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하여 상부에 올리고 있다

강철민의 정세보고서가 강태섭 사령관을 거쳐서 최고지도자 김정은에게 올라가고 있다.  그 보고서를 읽어보고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흥미를 느끼고 있다. 그가 속으로 중얼거린다; “잘하면 미국의 경제제재를 벗어날 수가 있겠어. 우리 북한의 체제를 100% 인정해준다면 연방을 구성하고 거기에 핵무력을 넘겨버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야. 한국대통령의 확인부터 얻고 볼 일이군!... “;

한국나이로 40세인 김정은이다. 젊은 그는 일단 결단을 내리면 행동이 빠르다. 김영철을 특사로 서울에 파견하면서 한국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하게 한다. 비공개로 한국에서 국가안보회의가 소집이 된다. 결론은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그 문제를 조속히 다루도록 하자는 것이다.

드디어 한국의 판문점에서 2023520일 토요일 오전 10시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그날의 주제가 한민족연방을 구성하는 문제와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탄을 관리하게 하는 문제이다. 미리 실무선에서 3주간 여러 차례 만나서 어느 정도 합의를 한 내용이 있기에 그것을 가지고 양국 정상이 논의를 한다;

오전회의에서는 양국 정상이 관계부처장과 함께 그 문제를 논의하면서 필요한 대목에 대하여 세부적인 합의를 하나씩 하고 있다. 오찬을 끝낸 다음에는 양국 정상이 총리와 비서실장만을 대동한 채 전체합의에 나서고 있다. 그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오후 2시에 시작하여 저녁 7시가 되어서야 끝나고 있는 것이다.

양국 정상이 합의문을 가지고 연단에 서서 한 문장 한 문장 씩 교대로 발표를 하고 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한편에서 한 문장을 읽으면 상대방은 그것을 눈으로 따라 읽으면서 그 다음 문장을 입으로 읽는다. 합의문 발표가 전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국민들이 한꺼번에 환호성을 지른다. 감격적인 순간이다;

그날 합의가 되어 선포가 된 문장을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민족연방을 구성한다. 연방의회를 먼저 구성하고 연방대통령을 연방의회에서 과반수로 선출한다.

둘째, 연방의원의 수를 110명으로 하고 남한과 북한에서 각각 50명씩 선출한다. 그리고 한민족의 수가 많은 순으로 10개국의 한인들이 10명을 선출한다. 연방의원은 한반도와 해외 110개의 선거구에서 선출이 되지만 자신의 선거구가 아니라 한민족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정책결정을 한다.

셋째,  연방대통령은 한반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전체 한민족을 대표하며 외교권과 국방권을 가진다. 따라서 남한과 북한의 정부는 외교와 국방을 연방정부에 이양하도록 한다. 국방자산의 경우에도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함하여 빠짐없이 이양하여야 한다.

그와 같은 놀라운 합의가 전격적으로 판문점에서 남북한 사이에 성사가 되자 그 충격이 주변의 4대 강대국에게 가해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가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다가 그 다음에는 자신들의 국가이익과 관련하여 주판을 튕기기에 여념이 없다.

그 결과 가장 먼저 반응하고 있는 국가가 일본이다. 일본정부의 공식반응이 다음과 같다; “한반도연방의 구성에 일본정부는 반대한다. 그 이유는 한국과 북한이 힘을 합하여 이웃나라인 일본을 침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코 우호적이지 아니한 이웃나라의 힘이 강해지는 것을 용인할 나라는 없다. 따라서 일본은 자위적인 입장에서 그와 같은 위협적인 연방국이 지근거리에서 탄생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아니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일본의 침략을 당한 나라가 조선이다. 그런데 지금 일본은 그 반대로 주장하고 있다. 한반도가 자신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하는 것이다. 그 점을 생각하면서 한국사람들은 혀를 차고 있는데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미국일본의 입장에 동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미국정부는 은근히 한반도연방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을 관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100%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다. 따라서 핵무기와 ICBM을 차제에 전부 해체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제안이다.

미국의 입장이 그와 같이 나타나자 기회는 이때다 하고서 핵 강대국인 중국러시아가 동일한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그들 역시 이웃나라인 한국이나 북한의 힘이 강해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은 총체적인 난국에 처하고 있다. 그러한 변화를 평양에서는 강철민이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서울에서는 옥영준 교수 역시 깊은 생각에 빠지고 있다. 해외동포인 한국영 목사와 조우제 의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들은 과연 어떠한 수단을 마련하여 그러한 난국을 타개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