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원 코리아(손진길 소설)

그들의 원 코리아6(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9. 12. 01:43

 

그들의 원 코리아6(손진길 소설)

 

20189월에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평양을 방문한다. 한국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것은 역사적으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세번째이다. 남북정상이 919에 평양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한국국민은 물론 북한의 인민들이 열광을 한다;

그것도 그럴 것이 그 내용이 한마디로 곧 남북한 간에 평화가 정착이 되고 인적 물적 교류가 전면적으로 열리게 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북간에 군사회담을 하고 성명을 발표하고 있는데 그것이 군축을 단행하고 적대행위를 일체 금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사실 남한과 북한은 한반도에서 서로 군비경쟁을 하면서 엄청난 국방비를 감당하고 있다. 일단 국가예산을 국방비에 먼저 쏟아붓고 나면 경제발전을 이룰 여력이 부족하여 막대한 차관을 외국에서 들여와야 한다. 그것이 모두 국민이 감당해야 하는 나라의 빚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그 빚을 갚아가면서 그래도 악착같이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에는 한국과의 경제적인 격차로 너무 국방비의 지출이 많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경제개발이 아주 불가능한 상태이다;

그렇게 남한과 북한이 서로 불신하여 군사대결을 한반도에서 벌이고 있는 동안에 그 이익은 고스란히 주변국들이 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국방비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 이상 한민족이 한반도에서 상호불신을 하면서 총칼을 가지고 대치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봉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러한 불필요한 소모전을 이제는 줄이자고 하는 것은 그 취지가 좋다. 그렇지만 미국과의 추가적인 정상회담을 앞두고서 어째서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그러한 깜짝 쇼를 벌이고 있는 것일까?... ‘, 그 점을 생각하자 강철민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 속내를 너무나 잘 알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강철민이 중얼거리고 있다; “너무나 속이 들여다보이는 얄팍한 술수이다. 남북한 사이에 그러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놓으면 북한을 바라보는 국제여론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아무리 세계의 패권국 미국이라고 하더라도 북한에 대하여 경제제재를 풀지 아니할 수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

강철민이 내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그것은 미국이 어떠한 나라인지 너무나 모르고 있는 안이한 대응이다. 미국은 증거제일주의를 숭상하고 있는 나라이다. 이민으로 이루어진 국가이므로 여러가지 인종이 살고 있다. 따라서 철저한 계약 사회이며 확실한 물증이 없으면 서로가 믿지 아니하는 불신의 사회이다. 그러므로… “.

그가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그 앞에서 쇼를 하거나 분위기만 들뜨게 해서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의 검증단이 북한 땅에 들어와서 마음대로 조사하도록 허용해주지 아니하면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것이다. 미국은 언제라도 자신들이 상공에서 촬영한 자료를 가지고 현장에서 검증을 하고자 할 것이다;

그것을 과연 김정은 동지가 허락할 수 있을 것인가? 불가능한 일이다… “.

강철민은 개인적으로 평양에서 귀족계급이다. 그리고 북한군 내부에서의 신분이 북한의 가장 중요한 비밀기지의 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특수군의 304 부대장이다. 그러한 그가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있는 내용이 참으로 중요하다.

그가 다음과 같이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의 인민들에게 있어서 한국전쟁의 원흉이며 적대국의 수장이다. 그러한 미국의 검증단이 북한 땅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게 되면 그것은 수령동지가 적에게 항복한 것을 의미한다. 그 순간 수령의 신화는 깨어지고 만다. 더구나 수령제도의 존립을 위해서는 최후의 보루인 핵무력을 적에게 절대로 내보일 수가 없다!... “.

강철민의 부대가 최고지도자 김정은 수령의 비밀병기인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을 철저하게 은폐하고 있다. 그것을 절대로 적에게 노출해서는 안된다. 비록 수령의 지시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의 전부를 속살처럼 미국이나 한국에 내보여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 순간 북한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하여 생각해보면 오늘날 평양을 방문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수령이 합의하여 발표하고 있는 소위 9.19 공동성명이라고 하는 것은 그 진실성이 의심스러운 것이다. 한마디로, 남북간에 최전방의 군대를 약간 뒤로 물리고 적대적인 방송시설을 일부 철거한다고 하여 무엇이 크게 달라질 것인가?... ;

그것은 그저 상징적인 제스처에 불과하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을 껴안고서 살고 있는 한 그것은 북한의 실체를 이미 파악하고 있는 미국을 설득할 수가 없다. 따라서 경제제재는 풀리지 아니할 것이다!… ‘

강철민이 여기까지 생각하게 되자 그 다음에는 골치가 아파온다; ‘그렇다면, 공화국 인민들은 어떻게 되는가? 다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장마당을 통하여 겨우 살길을 마련하고 있는데 그것이 불가능하게 되어버리면 그 다음은 무엇으로 인민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가?... ‘;

강철민은 모처럼 집안에 행사가 있어 숙부인 강태섭이 방문을 하자 부친 강주성은 물론 모친 한영옥까지 따로 모시고 은밀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그 내용이 지금까지 자신이 분석한 공화국의 장래에 관한 것이다.

강철민이 모친까지 그 자리에 모신 것은 어머니가 조총련의 거물 한기룡의 딸이기 때문이다. 사실 한영옥은 일본에서 오래 살면서 박사과정까지 공부하였고 또한 그 전공이 국제정치이므로 해외사정에 아주 밝은 것이다;

 따라서 그녀는 외아들인 강철민을 일본과 스웨덴에서 국제관계를 두루 공부하도록 벌써 조치한 바가 있다.

강철민이 앞으로 닥칠 북미간의 회담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는 사실과 그 후에 밀어닥칠 공화국의 위기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자 세분의 분위기가 심상하지가 아니하다. 모두들 입을 다물고 깊은 생각에 빠진다.

한참만에 숙부 강태섭이 먼저 입을 뗀다; “그대로 수령에게 보고할 수가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보고를 해놓겠다. 그것이 만약의 경우 우리 가문이 숙청을 면할 수 있는 방편이 될 것이니까!... “;

그 말을 듣자 부친 강주성이 말한다; “나도 수령 김정은을 만나는 자리에서 은밀하게 그 내용을 말해 두겠네. 그것이 안전해... 괜히 우리가 책임을 질 필요는 없거든... 여보, 당신 생각은 어때?... “.

강주성은 똑똑한 아내 한영옥이 있기에 지금까지 출세의 가도를 달려온 사람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아내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한영옥이 조용히 고개를 끄떡인다.

그 다음에 그녀가 분명하게 말한다; “여보, 당신 말이 맞아요. 그리고 삼촌의 판단이 정확해요. 일단은 그렇게 닥쳐올 소나기를 피하도록 합시다. 그 다음에는 인민들의 동태를 예의주시해야 해요. 과연 김정은 수령이 인민들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지가 앞으로 관건이 되겠군요!… “;

그녀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 자리에 모여 있는 강주성강태섭 그리고 강철민은 어렴풋이 알 것만 같다. 그들은 북한사회가 세습제인 수령제에 의하여 더 이상 통제가 되지 아니할 경우에는 자신들이 나서야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분명히 공산주의 종주국인 중국이나 소련의 역사가 그러하다. 독재권력을 강화하던 마오쩌둥이 결국 14억 중국인민의 삶을 도탄에 빠뜨리고 말았다. 그것을 구제한 것이 딩샤오핑의 실용주의 노선이다;

 소련의 경우에는 딩샤오핑과 같은 인물이 너무 늦게 등장하는 바람에 그만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지금은 러시아연방만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공화국은 앞으로 중국이 될 것인가? 아니면 소련이 될 것인가? 개혁과 개방으로 가는 것은 분명한데 앞길이 쌍 갈래길이다. 그 점을 생각하면서 강철민의 부모와 숙부는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그들의 가문은 장차 어떻게 되는 것일까? 과연 미구에 닥칠 인민들의 고난과 북한체제의 파탄국면에서 공화국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가 있을 것인가?... 나아가서 남북한 간의 통일문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원 코리아(One Korea)인가?;

아니면 여전히 투 코리아(Two Korea)로 남게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