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원 코리아4(손진길 소설)
2018년 4월 27일 금요일 판문점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오전과 오후 두차례 정상회담을 가진다. 그 결과 판문점 공동성명을 발표하는데 그 내용이 크게 보아 두가지이다;
하나는, 6.25한국전쟁에 대한 지금의 휴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바꾸어 한반도에서 전쟁상태를 끝낸다고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남북정상이 함께 확인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북한의 최고 지도자였던 김정일이 한국의 대통령과 두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진 적이 있다;
한번은 2000년 6월에 김대중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하여 정상회담을 가졌고, 또 한번은 2007년 10월에 노무현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하여 가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시에 발표한 ‘6.15 남북공동선언’의 주요내용은, 자주적인 연방제로 남북통일문제를 풀어가며 이산가족상봉 등 인도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경제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발표한 ’10.4 남북공동선언’의 주요내용은 기본적으로 ‘6.15 남북공동선언’을 재확인한다는 것이다. 그 밖에 6.25한국전쟁에 대한 휴전협정을 조약당사국의 협조를 얻어 종전협정으로 바꾸어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를 가져오게 하자는 내용이 추가되고 있다;
그와 같은 두차례의 남북공동선언과 금번의 선언문을 비교하면 한가지 내용이 추가가 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남북정상이 함께 확인한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남한과 북한이 국제기구에 의하여 핵무기를 개발하지도 보유하지도 아니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확인을 받아야 한다. 누가 그러한 조치를 취할 수가 있을 것인가?...
그 문제는 결국 세계의 패권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남한과 북한의 정상을 만나 그 확인방법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여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제 공은 한국대통령에게 넘어간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곧 2017년 5월 10일에 임기를 시작하였다. 따라서 아직 4년이나 임기가 남아 있기에 미국대통령을 설득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게 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북한의 비핵화 정도에 정비례하여 경제제재를 풀고 동시에 국제투자를 받아들일 작정이다.
지금 북한 땅에 설치되어 있는 원자력 관련시설과 미사일 발사시설은 순차적으로 폐기하여도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 이유는 벌써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전부 개발하여 상당한 양을 은닉하여 두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이중적인 구상을 특수군 사령관 강태섭 상장이 보고하였는데 김정은은 그 계책이 마음에 든다;
한편 진짜 그 계책의 입안자인 강철민 상좌가 하루 종일 판문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다. 오후 늦게야 공동성명이 발표가 된다. 그 내용은 북한당국이 준비한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그것을 보고서 강철민이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리고 강철민이 보좌관 리상철 중위에게 말한다; “첫 고비는 무사히 넘어서고 있구만, 좋았어... 이제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여 주면 되는데… 금년안에 북미정상회담이 이루어지면 좋겠구만!... “.
한국의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의 합의문이 발표되자 그 내용이 전세계에 방영되고 있다. 그 뉴스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이 바로 한반도에 살고 있는 한민족과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이다. 그 가운데 당연히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는 한국영 목사와 의사 조우제가 포함되고 있다;
선언문이 발표가 되고 며칠이 지나지 아니하여 한국영 목사 부부가 에핑으로 조우제 부부의 집을 방문한다. 그날 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 그들 4명은 대화가 풍성하다. 먼저 마음이 부푼 한국영 목사가 말문을 연다; “형님, 장차 종전협정이 성사가 되면 비무장지대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겁니다. 1953년부터 사람의 출입이 전혀 없었으니 그러한 지역이 세계적으로 드물지요”;
남편에 이어 부인인 장미란 사모가 한마디를 보태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지요. 3가지 호재가 더 있지요. 첫째로, 부산에서 출발하여 신의주로 가는 열차가 그대로 중국을 횡단하여 장차 유럽까지 고속으로 달리게 될 거예요. 그러면 여행객은 물론 물자의 수송이 엄청날 거예요. 그리고… “.
잠시 숨을 고르고서 장미란 사모가 이어서 말한다; “둘째로, 북한의 서해안에 석유매장량이 엄청나다고 말하고 있어요. 그러니 한국과 북한이 그것을 공동개발하면 우리는 석유를 수입하지 않아도 되지요;
셋째로, 개성공단과 같은 것이 북한 땅에 수없이 생겨날 거예요. 북한의 값싼 땅과 노동력이 한국의 자본 및 기술과 결합하게 되면 부강한 한반도가 되는 것이지요!... “.
그 말을 듣자 조우제가 별안간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참으로 좋은 세상이 올 것도 같군요. 하지만 저는 다른 한가지 소원을 가지고 있어요. 그것은 저의 큰 할아버지가 사실은 북한에 살고 계세요. 생사를 알 수가 없지만 그 자손들이 북한 땅에 남아 있을 거예요. 나는 그들을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
그 말에 이번에는 한국영 목사가 조용하게 말한다; “저도 외가 쪽 큰 고모 할머니가 옛날에 일본에서 북한으로 들어갔어요. 북한사람과 결혼하여 입국을 했다고 하는데 그 자손들이 북한 땅에 남아 있을 거예요. 저도 한번 그들을 만나보고 싶군요!... “;
그 말을 듣자 장경옥이 말한다; “그렇군요. 집집마다 이산가족이 있는 셈이군요. 훗날 모두들 상봉할 수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아무쪼록 그때가 오기를 소원하면서 기도해보도록 하지요”.
결국에는 역사를 섭리하고 계시는 하나님께 기도를 드려보자고 하는 것으로 대화가 끝나고 있다. 그렇지만 신을 믿지 아니하고 있는 공산주의 북한의 인민들은 그것이 아니다. 그들은 은둔의 나라를 다스리고 있는 젊은 지도자 김정은이 당당한 모습으로 한국의 나이 많은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하는 것이 우선 보기에 좋다.
더구나 김정은 최고지도자의 아내인 리설주가 한국의 대통령 부인을 만나서 교제를 잘하고 있는 것을 보니 마음에 든다. 이제는 자신들의 공화국이 세계 어디에 내어놓아도 당당하고 멋진 수준의 나라로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잘만 되면 남북간에 경제협력이 이루어지고 서로 자유스럽게 왕래할 수도 있게 된다.
은밀하게 남한의 예술문화를 접하고 보면 북한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는 그 무엇이 있다. 드라마를 보면 한국의 물질문명이 굉장히 발전되어 있다;
일설로는 중국보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더 발전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연변에 있는 동포들이 한국에 들어가서 돈을 많이 벌어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북한에 살고 있는 동포들이 한국에 들어가서 돈을 벌어올 차례이다. 그와 같은 기대와 부풀은 꿈이 북한의 인민들에게 스며들고 있다. 그것은 강철민이나 그의 숙부인 강태섭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움직임이다.
‘만약에 북미간의 회담이 실패로 끝날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가?’… 강철민은 세간의 흐름을 파악하고 나서는 그러한 미래가 다가오지나 아니할까 싶어서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일단은 최대한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을 은폐하고 미국의 정찰망을 피하는 것이 상수이다. 일찍이 일본과 스웨덴에서 대학원공부를 한 경험이 있는 강철민은 구미강국의 정찰능력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는 보좌관 리중위와 함께 전체 부대원들을 독려하여 모든 최신 무기류를 철저하게 은닉하고 있다.
그렇게 강철민 상좌가 대비를 하고 있는데 그해 2018년 6월 12일 화요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전격적으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판문점선언이 있고나서 달포만에 성사가 된 것으로 보면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설득이 큰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그날의 회담은 강철민이 보기에 아주 순조롭게 풀려나가고 있다. 왜냐하면, 그날 채택한 선언문이 북한의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아니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선언문의 주요내용이 다음과 같다;
(1) 첫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안전보장을 약속하였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단호하고 확고하게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였다.
(2) 둘째,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은, 남북 간에 2018년에 체결된 4.27판문점 선언의 구체적인 실행을 보고서 추진한다.
(3) 셋째, 한국전쟁 당시의 포로와 행불자의 유해송환을 즉각 조치하고 새로운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수립을 약속한다.
그와 같은 합의사항을 보고서 강철민은 깊은 생각에 빠지고 있다;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은 미국의 약속만으로 가능한 것이 결단코 아니다. 그것은 북한이 핵무력과 대륙간탄도탄의 보유하고 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그 방법을 포기하고 무조건 미국의 약속만을 믿으라고 한다. 말이 안되는 요구조건이다. 그렇다면… “.
아무리 생각해도 대안은 하나 뿐이다; “우리 공화국은 철저하게 핵무력과 장거리미사일을 은폐해야 한다. 그것이 노출되는 순간 십년공부가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만다. 장차 어떻게 될 것인가?... “.
그 점을 깊이 생각한 강철민 상좌가 긴급보고사항을 작성하여 숙부인 사령관 강태섭 상장에게 올린다. 그 심각성을 확인한 강사령관이 지체하지 아니하고 최고지도자 김정은에게 그 보고서를 그대로 올린다;
김정은이 그 내용을 찬찬히 읽어본 다음에 지시를 한다; “잘 알겠어요. 적들이 우리의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의 실체를 파악할 수 없도록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세요. 그 밖의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은 전부 내가 책임을 질 것이요. 그대는 그것만 책임을 지도록 하세요”.
고마운 말씀이다. 훗날 미리 들은 그 말씀 한마디가 강태섭 사령관과 강철민 상좌의 목숨을 구하는 관건이 되는 줄 미처 몰랐다. 과연 그 다음의 역사는 어떻게 전개가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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