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공화국(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31(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7. 9. 07:51

너와 나의 공화국31(손진길 소설) 

 

1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 후보 김대중19971218일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자 여야가 뒤바뀌는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당인 이회창한나라당은 졸지에 야당이 되고 야당이던 새정치국민회의가 여당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이듬해 1998225일에 취임식을 가지게 되는 DJ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5가지의 큰 고민에 빠져 있다;

첫째, 자신의 정당 새정치국민회의의 원내 의석수가 너무 적다. 299석 가운데 79석에 불과하다. 우호정당인 JP 김종필의 자유민주연합의 의석수 50을 합한다고 하더라도 130석이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여소야대의 정국이다. 국회의 견제가 생각보다 심할 것이다.

둘째, 비록 당선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득표율이 너무 낮다. 전임 대통령 YS 김영삼이 42% 득표에 불과하여 국민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고생을 많이 했다. DJ 자신은 그보다 낮은 40.3% 정도이다. 그러므로 국민들의 마음에 드는 정치를 실행하지 아니하면 안되는 것이다;

셋째, 자신을 지지하는 지역이 너무 호남에 편중되어 있다. 그러므로 충청지역의 패자로 불리고 있는 JP 김종필과의 연대가 절실하다. 그만큼 앞으로 JP의 입김이 강해질 것이다.

넷째, 자신은 대통령 선거전을 4번이나 치루었다. 1971년에 박정희 대통령과 맞붙었고, 1987년에 노태우와, 1992년에는 김영삼과, 그리고 1997년에는 이회창과 대결한 것이다. 비록 이번에 4수만에 대통령에 당선이 되기는 했지만 그동안 자신에게 선거자금을 제공한 인물들이 너무나 많다. 그들에게 어떠한 보답을 해야만 하는가?...

다섯째, 경제에 어두운 YS 김영삼 대통령이 외환위기를 자초하여 한국경제가 IMF의 긴급구조를 받는 처지에 이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을 필두로 하여 미국 월가에 자리잡고 있는 국제펀드가 한국으로 밀려들어오고 있다. 그들이 한국경제의 노른자위를 집어삼키고자 한다. 그러한 경제위기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김대중 당선자의 집이 있는 동교동에서는 연일 측근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 있다. 보스의 고민을 알고 있는 그들이 위의 5가지 문제를 풀기 위하여 묘수를 찾아내고자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 가운데 일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활동하면서 국정전반에 대한 자료를 검토하느라고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대책을 완전히 마련하기도 전에 세월이 빨리 흘러 새해가 되고 어느덧 2월 하순이 된다. 그에 따라 1998225일에 김대중 당선자는 여의도 의사당 앞뜰에서 취임식을 가진 후 청와대로 들어와서 대통령 직무를 시작한다;

아직 추운 날씨이다. 북쪽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청와대는 아늑한 편이지만 그래도 창문을 열고 보면 매서운 겨울바람이 밀려들고 있다. 그 차가운 겨울바람을 쐬면서도 김대중 대통령은 도통 마음이 시원해지지 아니하고 있다.

그만큼 그가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짐이 무거운 것이다.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DJ 김대통령이 중얼거린다; “그래도 신군부 출신 전직 대통령 두사람을 YS가 사면조치를 하였기에 그 부담은 덜게 된 셈이군. 이제는 외환위기를 벗어날 통 큰 결단이 필요해… “;

  

그 통 큰 결단이 곧 발표가 된다. 주 내용이 두가지이다; 하나는, 한국의 재벌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해외펀드가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그 결과 그 소유주가 한국인에서 외국인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또 하나는, 한국의 금융기관을 국제펀드가 사들일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제는 국제펀드가 한국에서 제도금융을 통하여 얼마든지 돈장사를 할 수 있게 된다. 

김대중 대통령은 오랜 의정활동을 통하여 머리가 좋고 재무에 밝은 국회의원이라고 소문이 난 인물이다. 그 경험이 뒷받침이 되어 그러한 통 큰 결단을 한 것일까? 그 점에 대하여 1998년 가을에 모인 상록회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때 이제는 야당의원이 된 조영백 의원이 먼저 말문을 연다; “재벌기업의 주식을 51% 이상 국제펀드가 소유하게 되면 이제 그 기업군은 한국인의 것이 아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오너일가를 그대로 경영진으로 두고서 마치 한국의 기업인 것처럼 선전하고 있어. 그것은 다분히 한국인의 애국심을 이용하여 한국시장을 손쉽게 점유하고자 하는 속셈이야… “.

그 말을 듣자 이제는 여당의원이 된 재선의원 이민욱이 한마디를 한다; “유동성 함정에 빠져서 부도위기에 몰린 기업을 되살리자면 해외자본을 끌어와야 하는데 그들의 요구가 그러하니 들어주지 아니할 도리가 없는 것이야. 그대로 방치하면 기업이 망하고 국가경제가 파산하고 말 지경이야. 그러니 책임은 애초에 경제위기를 자초한 측에 있는 것이라고 나는 보고 있어… “.

한참 생각을 하더니 강훈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국제펀드라고 하는 것이 선진국에 투자하는 경우와 개도국에 투자하는 경우 그 투자수익율이 달라. 선진국에서는 금융시장이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자리수의 수익만을 얻고 있지. 그러나 개도국에 있어서는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기에 그 위험성을 감안하여 두자리수의 수익을 얻어야 해. 따라서 급전에 해당하는 높은 이자율을 가지고 헤지 펀드가 개도국에 들어오는 것이지. 그런데 문제는… “;

국회의 경제관계위원회에서 오랜 세월 입법관료로 일한 경력이 있는 강훈 교수이기에 그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한다; “국가부도의 위기에 몰려 있는 국가에 대해서는 국제펀드가 더 높은 수익을 얻으려고 두가지의 조치를 병행하고 있어; 하나가, 구조조정이고 또 하나가, 통폐합이야. 구조조정은 기업의 인건비를 강제로 줄이는 것이고 통폐합은 알짜배기 기업을 삼키는 방법이지. 그 결과… “.

강훈이 결론삼아 한마디를 한다; “한국재벌의 기업 가운데 노른자위를 그들이 먹어 치우고 있어. 그리고 금융회사를 통폐합하여 한국민들에게 제도적으로 고리대를 놓고 있지. 그것이 이름하여 카드 발급을 통한 융자인데 앞으로 수년내 그 카드 빚이 국민의 가계에 엄청난 고통을 초래할 것으로 나는 보고 있어… ”.

그 말을 듣자 이제는 검찰에서 지청장급이 되어 있는 나아문이 입술에 힘을 주고서 한마디를 한다; “이거 나라경제가 엉망이로군. 그동안 정경유착을 하여 비자금을 얼마나 빼돌리고 외화도피를 얼마나 했기에 이 지경이 되고 있는 것이야? 언젠가 때가 되면 한번 대청소를 해야 하겠군. 그리고 그들 국제펀드가 아무리 한국경제를 휘젓는다고 하더라도 땅덩어리를 떼가지는 않겠지… “;

나아문의 말을 듣자 이민욱, 조영백, 강훈이 약속이나 한 듯이 입을 다물고 만다. 더 이상 논의를 해보아야 현재로서는 별로 뽀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너나없이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내고 있는 때가 바로 1998년의 한국이다.

그래서 상록회 4인은 지난 815일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선언한 2건국이라는 말을 다시 음미해보고 있다. 당면한 국난의 극복과 민족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분한 눈물을 삼키고 다시 민족의 혼을 일깨워 국민 모두가 허리를 동이고 열심히 일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외환위기의 극복

외환위기의 여파로 환율은 한때 최고 1,900원까지 치솟았고 주가는  토막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금융사를 비롯한 6 8천여  회사가 사라졌고 100 명의 실직자가 생겨났습니다. 이후 정부는 대기업의 구조조정, 재정 긴축, 기업합병 등을 추진했고 외국인 투자자 유치, 수출 확대 등을 통해 경상 수지를 개선해나갔습니다. 국민들의 ‘ 모으기 운동 빠뜨릴  없겠지요. 결국 한국은 2001 IMF 차입금 전액을 조기 상환했습니다. 구제금융을 신청한  3 8개월 만의 일입니다.

따라서 김대중 대통령은 여권의 힘을 결집하고자 8.15선언 3일후에 우당인 자유민주연합의 총재인 JP 김종필을 국무총리에 임명하고 있다. 그것은 실세총리와 함께 김대통령이 당면한 국난을 효과적으로 타개하고 다시 경제건설에 나서겠다고 하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그러한 와중에 김대중 대통령은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자 북한과의 협상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왜냐하면, 8월초에 좋은 소식이 하나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현대그룹이 금강산 유람선 관광사업을 실시하기로 북한당국과 합의하였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그 사업을 추진하는 합영회사를 설립하기로 북한당국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 소식을 접한 정부여당은 내부적으로 북한과의 협상과 경제협력으로 또 한번의 경제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서 그 준비에 서서히 나서고 있다.

그런데 오랜 세월 소련과 중공 또는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해온 경험이 있는 북한노동당 정권이 결코 녹록하지가 아니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강경책과 온건책을 병행하면서 끊임없이 한국정부를 시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금강산 관광을 실시하여 한국인의 돈을 끌어 모으는 한편 다른 측면에서는 북한이 반잠수정을 한국 영해에 진입하여 첩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북한당국이 두가지로 응수해오자 정치경력이 많은 김대중 대통령이 결단을 내린다.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일을 직접 만나서 정상회담을 통하여 일대 담판을 짓겠다는 것이다;

 과연 그 추진상황이 어떠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