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디모데
(1) “디모데”라는 이름의 뜻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자”이다. 그의 이름의 뜻으로 부터 청년 디모데에 관한 두 가지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첫째는, 그가 헬라인인 부친과 유대인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 유니게와 외할머니 로이스의 영향으로 독실한 유대교인이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 유대교인들의 지상 목표인데 디모데는 그 뜻을 자신의 이름자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다민족국가에 살고 있지만 디모데는 유대교 문화를 헬라 문화 보다 앞세우고 있는 자였다. 그 둘째는, 진실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하게된 사람이 바로 디모데였다는 것이다. 그가 외가로부터 배운 유대교 사상만으로서는 미흡했다. 유대인들의 종교와 사상은 다른 민족을 이방인이라고 차별하고 있었으며 이방인들을 모두 선민 이스라엘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곧 하나님을 영화롭게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세계적인 그리스∙로마 문화권에서 말하고 있는 만민평등사상과 상반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절대적인 기준이나 가치관 그리고 세계관으로서의 진리는 없는 것일까? 평소 성격이 꼼꼼하면서도 내성적이고 집안에서 무언가 생각하고 연구하기만을 좋아했던 병약한 청년 디모데는 그것이 궁금했다. 디모데의 의문에 해답을 줄 수 있는 자가 그의 고향 루스드라(행16:1-2)에 찾아 왔다(행14:6-24). 그 때가 AD 45년경이었으며 사도 바울과 바나바가 제1차 세계선교여행을 하고 있을 때였다. 두 사도는 루스드라와 그 인근 지역에 모두 복음을 전했는데 그 때 루스드라에서 나면서부터 앉은뱅이된 자가 고침을 받고 뛰어 일어나 걷게된 사건이 있었다. 그 일을 보고서 주민들은 두 사도를 헬라의 신들인 “쓰스와 허메”의 화신이라고 두려워했다. 그 때 두 사도는 분명히 외쳤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 구주로 영접하는 자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나음을 얻을 수 있다. 우리 두 사람이 아니고 창조주 하나님이 그 자녀된 자를 고쳐주신 것이다”(행14:7-9, 15-17). 마침 그 자리에 있었던 청년 디모데는 깜짝 놀랐다. 그는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나타나는 하나님의 만민 구원의 뜻과 그 능력을 그 곳에서 처음으로 보게된 것이다. 두 사도 바울과 바나바가 이웃 데베에서 다시 그의 고향인 루스드라에 들렀을 때 디모데는 그들로 부터 다시 복음에 관하여 집중 교육을 받았으며 그 때부터 주님의 제자가 되었다. 그리고 루스드라와 이고니온에 여러 개의 교회가 조직되고 개척되었을 때 그는 그 일에 적극 가담하였다(행14:21-23, 16:2).
(2) AD 51년경 제2차 세계선교여행에 나선 사도 바울이 실라, 의사 누가 등과 함께 루스드라에 다시 들렀다. 바울은 현지 쳥년 가운데 한 사람을 선정하여 그의 선교팀에 합류시키고자 했다. 그 때 지역교회 지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디모데 자신을 추천해 주었다(행16:2-3). 디모데는 어린 시절에 받아야하는 할례를 그 때 받았다(행16:3). 다 자란 청년이 할례를 받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지만 주님의 제자로 살고 싶어서 그 위험을 감수했다. 평소 내성적이며 병약했던 디모데가 어디에서 그러한 강단과 열심이 솟아났는지 모른다. 두 사도는 소아시아 뿐 아니라 마케도니아와 그리스 지방에까지 선교를 했다. 디모데는 말로만 듣던 유럽 땅을 보고서 놀랐다. 그의 고향 소아시아와는 다른 차원의 지역문화들이 유럽 땅에 즐비했기 때문이었다. 우물안 개구리가 처음으로 세상에 뛰어나온 것과 같았다. 디모데의 안목이 넓은 유럽 땅에서 한껏 확대되고 있었을 때에 스승인 바울이 그 모든 세계를 하나로 꿸 수 있는 세계관을 그에게 가르쳐 주었다. 그것은 창조주의 말씀에 기초한 세계관이었다; “만민을 구원하고 피조세계 모두를 살리고자 하나님이 이 땅에 선지자들을 통하여 일찌기 계시의 말씀을 주셨으며 또한 하나님의 아들을 이 땅에 보내어 주시었다(마11:27, 요3:16).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공생애와 십자가의 죽음 그리고 부활과 승천을 통하여 믿는 자에게 구원의 길을 확실하게 보여주셨으며 또한 그 구원의 방법을 확증하기 위하여 성령을 보내어 주시었다(눅24:44-53). 성령으로 오신 하나님은 이제 올바로 믿는 자에게 평생 떠나지 아니하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고자 동행하고 계신다”는 사도 바울의 가르침이었다(롬8:1-39). 스승의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깨닫기 위해서는 말씀에 대한 더 깊은 공부가 필요했다. 더구나 그 진리를 자기 나름대로 체계화시키고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훈련과 선교적인 삶이 필요했다. 그래서 청년 디모데는 스승 바울에게 두 가지를 요청했다; 첫째로, 말씀에 대한 스승의 깨달음을 체계적이며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학교를 개설해달라. 둘째로, 세계선교가 끝날 때까지 자신을 동참시켜서 훈련시켜달라. 바울은 디모데의 간곡한 청을 모두 들어주었다. 우선 그리스 지방 선교여행도중 고린도에서 1년6개월동안 머물면서 체계적인 말씀교육을 실시했다(행18:11). 그 교육에는 바울을 수행하고 있었던 실라, 누가, 디모데가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합류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 그리고 겐그레아에서 온 뵈뵈등 현지인들도 참가했다(행18:1-3, 18, 롬16:1-5). 그들은 스승 바울에게서 배운대로 열심히 전도하고 지역교회를 개척하기 시작했다(행18:19, 26, 롬16:1). 그리고 바울은 이들에게 자신이 개척한 교회까지 맡겼으며 그들이 원한다면 언제나 자신의 선교여행에 동역자로 삼아주었다. 바울은 디모데의 요구를 모두 수렴한 것이었다.
(3) 평소 내성적이고 병약한 것으로 보였던 청년 디모데가 어떻게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하며 바울과 함께 강건하게 일할 수 있는 청년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가? 그 비결을 바울과 디모데와의 관계속에서 다음과 같이 살펴볼 수 있다. 첫째로, 디모데는 자신과 바울과의 공통점을 먼저 발견했다. 스승 바울 역시 자신처럼 내성적이고 병약했던 사람이었다(고후12:7-9, 13, 20-21). 그런데 바울은 확신에 차있었고 그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엄청난 힘이 솟아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디모데는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안에 있는 하나님의 능력이며 복음의 비밀을 아는 자에게 주어지는 변화된 모습임을 알 수 있었다. 그와 같은 변화가 자신에게도 나타나고 있었다. 둘째로, 바울의 선교에 앞 길을 열어주고 계시는 하나님과 이에 따르고자 목숨을 걸고 결단하는 스승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바울은 마케도니아와 그리스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받고서 모종의 결심을 굳혔는데 그것은 “겐그레아의 이발 사건”으로 나타나고 있다(행18:18). 그들을 통하여 바울은 유럽선교에 자신을 얻었을 뿐아니라 이제 그 앞에 로마 선교의 문까지 열리고 있었다. 특히 고린도에서 일년반동안 말씀공부를 시킨 결과 뵈뵈가 겐그레아에 지역교회를 세우는 등 그 파급효과가 엄청났던 것이다. 이에 따라 바울은 두 가지의 결심을 하고서 머리를 깎은 것으로 보인다. 첫째로, 세계의 수도인 로마에 반드시 큰 교회를 세울 것이다. 둘째로, 에베소와 로마에 청년들을 모아서 말씀공부시키고 그들을 파송하여 지역교회를 개척하도록 만들 것이다. 이와 같은 선교전략이 은밀하게 수립되는 것을 지켜보고서 디모데도 그 일에 적극 참여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디모데는 평생 주님을 위하여 무엇을 해야되는지를 확실하게 깨닫게된 것이다.
(4) 스승 바울은 디모데를 목회자로 세우기를 원했다. 왜냐 하면, 디모데가 소아시아 루스드라 지역에서 현지인 교회를 개척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행16:2). 그래서 고린도 개척교회에서 일하도록 그만을 남겨두고서 바울일행은 소아시아로 건너갔다(고후1:19, 행18:18). 바울이 제3차 선교여행에 나섰을 때 에베소에서 3개월간 회당에 들어가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그러나 유대인들의 태도가 냉랭했다(행19:9). 그래서 바울은 에베소 회당을 떠나서 두란노 서원에 일종의 말씀공부학교를 개설했다. 2년간 집중적으로 주님의 제자를 양성하고자하는 속셈이었다(행19:10). 이 일은 이미 수년전에 고린도에서 사용했던 방법이었다. 그래서 고린도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유경험자 디모데를 불러들였다(행19:22). 성공리에 2년간 교육이 끝나자(행19:20) 바울은 디모데를 마케도니아로 먼저 파견했다. 얼마후 바울은 마케도니아에서 디모데와 합류하여 그와 함께 헬라에서 3개월간 전도했다(행20:1-4). 다시 데살로니가를 거쳐서 소아시아로 돌아온 바울은 에베소의 장로들을 밀레오로 불러들였다(행20:17). 그 이유는 자신이 예루살렘에 가서 선교 보고를 마친 후 로마 선교에 나설 예정인데 그 때까지 에베소교회를 잘 지켜달라는 당부를 하고자한 것이었다(행20:18-38). 디모데는 스승 바울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갔다. 그리고 로마 감옥까지 스승을 따라갔다(빌1:1, 골1:1). AD 63년경 감옥에서 풀려난 후 스승과 함께 제4차 선교여행에 나섰다. 사도행전 마지막 장 이후의 내용으로 볼 수 있는 이 기간동안에 스승 바울이 마케도니아로 건너갔을 때 디모데는 에베소교회를 스승의 후임으로 맡아서 목회했던 것같다(딤전1:3). 바울이 마지막 유럽선교를 마무리하기 전에 소아시아의 전진기지 에베소를 디모데에게 맡긴 뜻은 그의 후임이요 믿음의 아들인 디모데가 아무쪼록 소아시아의 교회를 잘 관리하여 자신이 못다한 유럽선교의 꿈을 훗날 마무리해달라는 유언과 같은 것이었다. 스승 바울을 꼭닮은 믿음의 아들 디모데는 스승의 바램을 헛되이 하지 아니했다. 그는 AD 67년경 로마에서 스승이 순교하자 그 뒤를 이어서 AD 96년까지 30년간 소아시아의 교회를 굳건하게 지키는 한편 유럽선교에 수차례 나섰다. 그리고 도미티아누스 황제의(AD81-96) 박해 끝무렵에 그 역시 스승을 따라 순교했다. 결론적으로, 디모데는 스승 바울만큼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린 교회의 참된 목자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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