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81. 동방 박사(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4. 10. 03:49

81. 동방 박사

 

(1)   헤롯 대왕 마지막 해(BC4년경) 동방에서부터 박사들이 유대인의 왕으로 태어나신 이를 경배하기 위하여 그의 별을 보고서 예루살렘으로 찾아왔다(2:1-2). 사도 마태가 독점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동방 박사의 아기 예수 경배 이야기는(2:1-12)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의 고향 이야기 그리고 동방의 의인이었던 욥의 하나님 신앙 이야기와 관련되어지고 있다. 아브라함이 그 부친 데라와 함께 떠나온 곳은 갈대아 우르 지역이었다. 본토(11:28, 12:1)라고 불리는 이 곳은 고대 문명의 발상지로서 가장 선진 문명을 지니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문명을 동서양으로 전파시킨 곳이다. 성경기록상으로 보면, 니므롯의 제국(10:8-12)이 시작된 시날 땅의 바벨 그리고 고대 문명인들이 하늘에 닿을 수 있는 높은 탑(일종의 높은 천문대 또는 첨성대)을 쌓은 시날 평지(11:2)가 그 곳이다. 그런데 시날 평야의 이름이 바벨이 된 것도 그 의미가 하나님이 그들의 문명을 온 지면에 흩어지게하셨기 때문(11:9)이다. 그 의미를 더 깊이 살펴보면, 시날 평야 바벨은 인류 최초의 인본주의 문명의 발생지역이며 동시에 하나님의 뜻으로 인류 최초의 디아스포라가 발생한 지역이 된다. 그렇다면 바벨을 떠나오는 자가 하나님을 만나는 자 또는 신본주의 인생을 시작하는 자가 될 것이다. 데라와 아브람 그리고 롯이 그들이다. 그 가운데 특히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큰 복을 받아서 이웃에게 전하는 이른바 하나님의 뜻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자(12:3)로서 믿음의 조상이 되고 있다(22:12-18, 23:6, 4:16). 그 의미는 신본주의와 인본주의와의 관계를 명확히 이해한 첫 번째 믿음의 사람이라는 뜻이 될 것이다(12:29-31). 동방의 현자였던 욥은 그의 하나님 신앙을 설명하면서 내가 알기에는 나의 구속자가 살아 계시니 후일에 그가 땅위에 서실 것이라. 나의 이 가죽, 이것이 썩은 후에 내가 육체 밖에서 하나님을 보리라(19:25-26)고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살아 생전에 실제로 하나님을 보았슴을 또한 기록하고 있다(42:4-6). 이 말의 뜻은 욥과 같은 동방의 지혜자들에게 일찌기 하나님 경외사상이 있었으며 그들이 하늘에 계신 구속자가 훗날 이 땅에 메시아로 오신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슴을 의미하고 있다. 욥기 내용이 죽은 자가 부활하여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는 신앙과 함께 살아 생전에 이 땅에 오시는 하나님 곧 구속자 메시아를 만날 수도 있슴을 시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살전4:16-17, 2:26-33). 위와 같은 구약 말씀에 비추어 보면, 사도 마태가 기록하고 있는 동방 박사는 아브라함의 본래 고향 갈대아 우르 땅에서 천문을 관측하다가 수백 년만에 다윗의 별이 다시 나타나는 것을 보고서 일찌기 이사야가 예언한 바있는(11:1-10) 메시아의 탄생을 알아 채고서 이를 경하하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찾아온 자들로 볼 수 있다.

(2)   동방 박사들이 메시아를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라고 표현했을 때 헤롯 대왕과 그의 신하들은 당황했다(2:2-3). 그 이유는 헤롯 왕가가 정통성있는 유대인들의 다윗 왕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에돔 출신의 왕가였기에 평소에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고자 거금을 들여서 예루살렘 성전을 증축하는 등 온갖 애를 쓰고 있는데 이제 다시 다윗 왕가의 왕이 탄생하고 있다니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헤롯 대왕과 그의 신하들은 유대인의 왕이 아니라 모든 인류의 구속자가 메시아로 이 땅에 오신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미가 선지자의 예언대로 베들레헴 지역(예루살렘 남쪽 8KM)에서 다스리는 자 이스라엘의 목자가 태어난다는(5:2) 산헤드린의 보고를 받은 후 그 아기를 살해하고자 했다(2:7-8, 13). 자신들에게 구원과 영생을 주기 위하여 이 땅에 오시는 구속자를(3:16) 권력과 세상 욕심에 눈이 멀어서 그만 죽여버리고자 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동방 박사들이 베들레헴 지역으로 들어서자 날이 저물었으며 그 때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다시 나타났다(2:9). 그 별의 인도를 따라 무사히 마굿간에서 태어나 구유에 누워 계시는 아기 예수를(2:7)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아기 예수에게 예물로서 황금, 유향, 몰약을 바쳤다(2:11). 이 예물은 왕이나 하나님의 선지자를 특별히 예방하고자 할 때(삼상9:7, 왕상10:10) 드렸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경배를 마친 후 잠시 잠이 든 사이에 동방 박사들은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2:12). 그 계시의 내용대로 그들은 헤롯 대왕을 피하여 은밀하게 고향으로 되돌아 갔다. 하나님은 자고 있는 요셉에게도 말씀하셨다. 헤롯 대왕의 살해 위협을 피하여 애굽으로 떠나가라는 것이었다(2:13-15). 이에 따라 헤롯 대왕은 그의 뜻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 대신에 그는 차선책으로 베들레헴 지경에서 태어난지 이 년이 되지 아니하는 모든 사내 아이들을 살해하라고 명령했다. 무죄한 아기들의 피가 땅을 적셨다. 하나님은 그 핏값을 헤롯 대왕에게 물으셨다(4:10-12). 그는 그 해부터 악질에 시달리고 심신이 망가져서 마침내 별궁에 유폐되고 말았다.

(3)   동방 박사들은 동방에서 관측했던 그 별이 다시 베들레헴 땅에 나타났을 때 뛸듯이 기뻐했다(2:10, overjoyed). 왜 동방박사들은 특정한 별을 보고 그토록 기뻐했으며 그 먼길을 여행했을까? 그 이유는 그들이 공부하고 있는 천문학과 점성술때문이었다. 천체의 움직임을 살피고 별의 밝기와 별자리의 이동을 관측하게 되면 방향과 해로를 찾게될 뿐만 아니라 자연의 변화와 나라의 운세까지 어느 정도 읽게 된다. 구체적으로 자연의 변화를 알게 되면 농사를 잘 짓게되고 나라의 운세를 알게되면 그 대비책을 마련할 수가 있게되는 것이다. 그 때문에 고대 국가에서는 천문학과 점성술이 왕권을 수호하는 주요 학문이었으며 박사들이란 그 만큼 중요한 인재들이었던 것이다. 성경의 기록을 보면, 창조주 하나님께서 천체와 모든 별을 창조하셨으며 특별히 북두성, 묘성, 삼성, 남방 밀실 별들을 배치시키셨다고 말씀하고 있다(9:9). 그리고 묘성은 떨기별이며 삼성은 띠를 가지고 있고 남방에는 열두 궁성이 있슴을 설명하고 있다(38:31-32). 뿐만 아니라 하늘의 법도대로 그 권능을 땅에 베풀고 있슴을 말하고 있다(38:33). 그 의미는 예레미야 선지자의 설명을 참조해보면, 하늘의 천체도 하나님의 규정대로, 땅의 나라도 하나님의 규정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31:35-37). 그러므로 동방 박사들은 별을 보고서 하나님의 역사 섭리를 읽고자 노력했던 자들이다. 그들은 계시받은 사실이 현실화되고 있슴을 확인하고자 그토록 먼 거리를 여행했으며 그 일이 실제로 하늘과 땅에서 일직선으로 이루어지고 있슴을 보고서 그렇게나 기뻐하고 또 기뻐했던 것이다(overjoyed). 일찌기 구름 기둥, 불 기둥이 그들 위에 머물고 있는데도 하나님의 권능과 은혜를 쉽게 망각하고 있었던 출애굽 이스라엘 백성들과 비교해볼 때(40:38, 1:33-2:46) 단지 그 별이 베들레헴 마굿간에 잠시 머물러 비추는 것을 보고서 그토록 기뻐하며 왕의 예물까지 드려서 아기 예수께 경배드린 동방 박사들이 오히려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8:10-13).

(4)   BC 700년경 이사야 선지자가 이새의 줄기에서 메시아가 탄생한다고 예언한 이후(11:1-10) 그 분이 언제 태어나시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일을 성취하시는지에 관하여 유대인 현자들 뿐만 아니라 동방 박사들까지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동방 박사들이 이사야의 예언에 대하여 상세하게 알게된 것은 BC 605년 다니엘과 세 친구의 영향, BC 597년 포로로 잡혀온 에스겔 선지자와 여호야긴 왕가의 영향, BC 586년 바벨론에 이주시킨 유다 왕국 유민들의 영향 등이 있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다니엘은 바벨론 제국과 그 이후 페르샤 제국까지 진동시킨 대현자였으며 동방 박사들의 아버지로 불린 자이다(5:11-12). 따라서 그의 하나님 경외사상과 메시아 사상은(7:9-18) 그대로 동방 박사들에게 전수되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약 백 년후부터 페르샤 왕비가 된 에스더와 그녀의 후견자 모르드개가 아하수에로 황제의 신임을 얻어서 반유대주의자들을 무찌르고 이를 기념하고자 부림절을 제정하였다. 이에 따라 유대인 디아스포라들이 매년 이방 땅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호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영광과 승리를 기념해왔기에(9:20-32) 페르샤 제국내 신민들이 유대인들의 하나님과 그 분의 역사섭리에 대해서 자연히 알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페르샤 제국, 그 후의 헬라 제국과 로마 제국에 이르기까지 고향 유대 땅으로 돌아가지 아니하고 이방 땅에 그대로 눌러 살게된 유대인 디아스포라들의 수가 귀향자보다 열 배나 많은 수이므로(2:64-65, 8:1-14, 18-20, 7:66-67) 그들이 유대교 사상을 이방 세계에 계속 알려주게된 장본인들이다. 그러므로 BC 4년경 예루살렘에 나타나는 동방 박사들은 위와 같은 유대인 디아스포라들의 영향력을 새삼 느끼게 해주고 있다. 유대인 디아스포라들이 이방 땅에서 예루살렘 시온산을 쳐다보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은 여호와의 구원하심과 메시아의 오심이다. 선민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메시아로 오시는 그 분은 옛날 다윗 왕과 같은 유대인의 왕이었다. 왜냐하면, 사도 바울의 설명 그대로 이새의 아들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이며 하나님의 뜻을 다 이루는 자이기 때문이었다(13:22-23). 이와 같은 의미의 유대인의 왕이신 그리스도를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 동족 유대인들과 유대인 디아스포라들에게 사도 마태가 동방 박사들을 등장시켜서 그가 이미 아기 예수의 모습으로 탄생하였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여기서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