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살로메
(1) 살로메는(막15:40) 여러 복음서의 내용을 대조해보면 그 정체가 세베대의 아들들인 야고보와 요한의(막10:35) 어머니이며(마20:20, 27:50) 예수님의 이모인 것을 알 수 있다(요19:25). 이에 따라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의 이종동생들이 된다. 그와 같은 가까운 친척관계였기에 십자가 처형장에서 예수가 운명 직전에 자신의 어머니 마리아의 장래를 사도 요한에게 맡기면서 잘 봉양해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요19:25-27).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 부탁은 어린 요한에게 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이모 살로메에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왜냐 하면, 이모 살로메는 그 남편인 세베대가 당시의 대제사장 집안과 잘 알고 지낼 정도로(요18:15, 21:24) 갈릴리 지방의 유지였으며 생활이 넉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살로메는 공생애 기간중 줄곳 예수를 후원했으며 그 이전에도 가난한 언니 집안에 경제적 도움을 많이 준 것으로 볼 수 있다(요2:12).
(2) 의사 누가는 세례 요한의 어머니와 예수의 어머니가 친족사이라고 말하고 있다(눅1:36). 그리고 그들은 최초의 대제사장이었던 아론의 자손들이라고 밝히고 있다(눅1:5). 그렇다면 살로메 역시 대제사장 아론의 자손이며 제2성전을 지은 바 있는 대제사장 예수아의 후손이 된다. 언니 마리아가 다윗의 자손인 목수 요셉에게 시집가자 살로메는 문벌과 뼈대보다는 경제력이 있는 가버나움의 유지 세베대에게 시집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그녀 역시 대제사장 가문의 딸인지라 훗날 메시아의 왕국이 이스라엘 땅에 다시 서면 옛날 조상들처럼 그녀의 자식들을 왕국의 대제사장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그 소원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왜냐 하면, 장조카인 예수가 다윗 왕국을 재건시킬 메시아라는 사실을 그녀가 언니로 부터 들었기 때문이다(눅1:32). 그래서 그녀는 예수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물심양면으로 돕기 시작했다. 그런데 형부인 요셉이 일찍 죽자 조카인 예수가 그만 졸지에 가장이 되어버렸다. 그 때부터 살로메는 더욱 적극적으로 예수가 힘들어 할 때마다 경제적으로 언니네 가족을 도왔다. 그리고 예수의 동생인 야고보가 청년이 되자 살로메는 예수에게 집안의 목수일을 그만 동생들에게 넘기고 이제는 갈릴리의 대도시인 가버나움으로 나와서 살라고 권유했다(마4:13). 왜냐하면 살로메는 예수에게 유대교와 유대사상을 대처에서 더 많이 공부하고 넓은 세상도 익히고 좋은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경비는 살로메와 세베대가 감당했다. 그 덕택에 예수는 자신의 공생애를 가버나움에서 착실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예수는 살로메의 아들들인 야고보와 요한, 이모부 세베대의 어로 작업을 돕고 있는 벳세다출신의 건실한 어부들인 베드로와 안드레, 또 그들의 친구들과도 교분을 쌓게 되었다.
(3) 예수가 공생애 전반기에 두 차례나 유월절기간중 예루살렘으로 진출했으나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오히려 성전을 장악한 사두개인들과 유대교 경전에 밝은 바리새인들의 반발만 사게 되었다. 그들은 다윗 제국을 부활시킬 메시아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예루살렘 성전에 나타난 청년 예수는 자신이 메시아이며 스스로 다윗 제국의 심장인 예루살렘 성전을 헐고 선민과 이방인의 차별이 없는 새 세상을 만들며 자신의 몸으로 새로운 성전을 짓겠다고 설파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유대교 지도자들로부터 배척당한 예수가 갈릴리로 되돌아 왔다. 그 때 예수의 후원자인 살로메는 가슴이 답답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예수를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그녀가 믿고 있는 근거는 그녀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의 특별한 증언에 기초하고 있었다(막9:2). 그들은 변화산상에서 예수님이 메시아의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되었으며 그 때 모세와 엘리야가 좌우편에 나타나 예수를 보좌했다고 말했다(막9:3-4). 그녀는 두 아들에게 끝까지 예수를 따라다니고 후에 조상님들처럼 다윗 왕국의 대제사장들이 되라고 권면했다(막10:35-40).
(4) 살로메는 적극적인 성격이며 정이 많은 여자였다. 그녀는 예수가 갈릴리에서 두 해동안 전열을 가다듬고 명성과 세력을 얻은 후에 드디어 예루살렘으로 재입성할 때까지(마20:17) 그를 각별하게 보살피고 그 모든 일을 뒷받침했다. 마침내 살로메는 결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슴을 직감했다. 그래서 그녀는 두 아들을 앞세우고 장조카인 예수를 찾아갔다. 그리고 예루살렘을 장악하게 되면 그녀의 두 아들을 중용해줄 것을 예수에게 다짐받고자 했다(마20:20-23). 그만큼 그녀는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런데 그녀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그만 예수가 아무런 성과없이 골고다 십자가에서 처형당하고 말았다. 그녀는 갈릴리 여인들과 함께 유월절을 맞이하여 예루살렘으로 상경했다가 이와 같은 어이없고 허무한 광경을 목도하게 되었다(요19:25). 그렇지만 십자가 아래에서 정이 많은 그녀는 죽어가는 장조카 예수의 마지막 부탁까지 들어주었다(요19:27). 그녀는 언니 마리아와 그 식솔들의 뒤를 계속 보살펴줄 것을 예수에게 약속한 것이다. 그러자 예수는 안심이나 한듯이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5) 살로메는 언니 마리아와 함께 예수의 무덤을 찾아갔다(막16:1-8). 그 곳에서 그녀는 예수의 부활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녀에게 새로운 소망이 생겨났다. 그것은 모든 인간의 모든 절망이 갈무리되는 바로 그 곳, 그 무덤에서부터 나타난 창조주 하나님의 생생한 부활의 메시지이었다. 이제부터 허무한 피조세계는 새로운 창조를 맞이하고 있었다(롬8:18-25). 살로메는 과거의 천지창조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역사까지 창조하시는 하나님을 비로소 깨닫게된 것이다. 이제는 메시아의 왕국에 두 아들을 출세시키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에게도 이제 자신이 부활하고 영생을 얻을 수 있는 길과 소망이 생긴 것이다. 살로메는 두 아들과 함께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에 동참하기 위하여 부활하신 주님의 뒤를 쫓아다녔다. 예수님의 승천과 성령강림의 역사후에는 초대교회의 탄생에 적극 참여했다. 그 결과 그녀의 맏아들 사도 야고보는 십여년후에 사도 가운데 가장 먼저 순교하게 되었다(행12:1-2). 그렇지만 살로메는 믿음과 용기를 잃지 아니하고 막내 요한과 함께 예루살렘과 유대 땅에 복음을 전했다. 그리고 이방 땅에도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집안의 기반을 소아시아 에베소로 옮길 수 있게 요한을 도와주었다. 이에 따라 그녀의 막내 아들인 사도 요한이 에베소에서 이모 마리아를 봉양하는 한 편 그 곳에서 목회도 하고 뒤늦게 헬라 철학과 학문도(행4:13)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제4복음서, 요한의 서신서들, 그리고 AD 95년경에는 요한이 죽기전에 신약 가운데 유일한 묵시록인 요한계시록까지 저술하여 이 세상에 남길 수 있게 되었다(요1:1-5, 요일1:1, 요이1:1, 요삼1:1, 계1:1-11). 이 모든 업적의 뒤안길에는 강인한 여성 살로메의 헌신적인 삶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71. 도마(작성자; 손진길 목사) (0) | 2022.04.06 |
---|---|
70. 베드로(작성자; 손진길 목사) (0) | 2022.04.06 |
68. 원로 글로바(작성자; 손진길 목사) (0) | 2022.04.04 |
67. 세리 삭개오(작성자; 손진길 목사) (0) | 2022.04.04 |
66. 소경 바디매오(작성자; 손진길 목사) (0) | 2022.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