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55. 하박국(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3. 26. 19:36

55. 하박국

 

(1)하박국은 유다 왕국 말기의 선지자였다. 하박국은 생전에 성군 요시야가 BC 608년 므깃도에 나아가 애굽 군대를 막다가 허무하게 전사하는 것과(왕하23:29-30) 3년후 신흥 바벨론 제국의 군대가 갈그미스에서 애굽 군대를 격파하고 남으로 뒤쫓아와 유다 왕국마저 장악하면서 인질을 데려가는 과정까지(왕하24:1-3, 1:1-4) 목도한 것으로 보인다(1:6, 2:3).

 이제 외세의 영향권아래 장악된 제사장 나라 유다 왕국은 어찌되는가? 선민 유다 백성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하나님이 계신다면 어찌하여 제사장 나라가 세상 나라에 망하고 선민들이 이방 인들에게 조롱거리가 되는 것을 내어 버려두시는 것일까? 하박국 선지자의 갈등과 번뇌는 극에 달하고 있었다(1:2-4, 12-17).

 

(2)이 때 하나님의 계시가 하박국에게 임했다. 계시를 깨닫도록 종말적 묵시가 함께했다(1:1). 눈으로 보여주고 마음속으로 깨닫도록 확실하게 하나님이 조치하신 것이다. 그 만큼 그 내용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하박국이 묵시로 본 것은 첫 째가 유다 왕국을 위시하여 주변국 모두를 멸망시켜 버리는 강력한 갈대아 군대의 사나운 모습이다(1:5-11). 두번 째 것은 바벨론 제국을 비롯하여 세상 나라 모두를 멸망시키고 심판하시는 거룩한 자 주님의 전투 모습이다(3:2-15).

 이와 같은 종말론적 묵시가 하박국에게 임했을 때 그의 마음속에서는 하나의 깨달음이 찾아왔다. 이 것은 묵시와 관련된 하나님의 가르치심으로서 일종의 계시인데  하박국은 이를 경고성 묵시라고 부르고 있다(1:1). 그 내용을 보면, 하나님은 이방 갈대아 인 뿐만 아니라 선민 유대 인들도 마음속에 똑 같은 욕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신다(2:5). 약탈(2:6-8), 탐리(2:9, 특히 제국의 이익추구는 2:10참조), 광포(2:12), 잔인한 음모(2:15), 우상 숭배(2:18) 등이 모두 욕심에서 기인하는데 이와 같은 일을 행하는 자들은 선민, 이방 인 구별없이 모두가 멸망의 대상이라는 것이다(2:3-4).

 

(3)제사장 나라가 이방 국가와 똑같은 상태로 타락해 버리자 멸망의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은 당연했다. 공의의 하나님 앞에 어떤 특권이나 특혜를 호소하는 것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다(2:3,6). 긍휼의 하나님은 선후(先後)가 있을지는 몰라도 만민에게 똑같은 분량의 자비를 베풀어 주시는 것이다(9:16, 22-24, 11:29-36). 옛 날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관용의 도를 넘어서게 되자 가나안 땅에서 쫓겨난 것과 유다 왕국의 멸망은 같은 이치였던 것이다(15:16, 왕하21:11).

 그렇지만 하박국은 주님께 기도했다(3:1-2). 비록 제사장 나라가 망하더라도 거룩한 백성들 개개인들이 올바른 믿음을 지켜낼 수만 있다면 구원의 자리에 다시 설 수 있음을 믿음의 눈으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진정한 하나님 경외자는 하나님을 의지하여(3:19) 이방 땅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2:4). 그리고 바벨론의 멸망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 것이므로 (2:3) 자신의 믿음을 굳게 지킨 자는 수 년내에 부흥의 역사를 맞이할 수 있다고(3:2) 하박국은 기도 형식을 빌려서 예언하고 있는 것이다.

 

(4)유대 인들 뿐만 아니라 개개인들이 올바른 믿음을 지키기 위하여 반드시 청산해야만 하는 잘못된 믿음은 무엇일까? 하박국 선지자는 선민 사회의 잘못된 신앙적 모습을 뛰어넘어 그가 발견한 믿음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전해주고 있다.

 첫 째로, 믿음은 세상적인 힘을 자신의 신()으로 삼지 아니하는 것이다(1:11, 3:19).

 둘 째로, 믿음은 하나님 앞에 정직하며 이웃에게 마음속으로라도 교만하지 아니하는 것이다(2:4).

 셋 째로, 믿음은 온 천하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독점하여 나만의 하나님으로 제한하지 아니하는 것이다(2:20).

 넷 째로, 유다 왕국이 망하고 이제 신명기 제11(13-25)에 기록된 세상적 축복이 사라졌더라도 하나님이 살아 계시고 나의 인생의 주인이 되어주시는 한 나는 여전히 여호와 때문에 즐겁고 그의 구원을 온전히 기뻐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하박국 선지자가 발견한 믿음의 본질이었다(3:17-19).

 하박국은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보내시는 심판주, 주님의 소문을 들었으며(3:1) 역사를 심판하시는 그 분의 모습을 묵시로 보았다(3:3-15). 그리고 그 분 앞에 자신이 한갖 죄인임을 깨달았으며(3:16) 자신같은 죄인이 구원받은 사실이 너무나 감격스러워서 오직 하나님의 얼굴만 바라보아도 기쁘기 한량없다는 이른 바 어린아이같은 순수한 믿음을 실토하고 있는 것이다(3:17-19). 결국 하박국의 깨달음은 어린아이 같은 믿음만 있어도 이를 구원하시는 메시야의 만민구원사상과(1:11-13, 3:21-24, 3:21-30) 심판의 두려움속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구원의 기쁨으로 임하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18:36, 6:33, 11:16)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