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56. 말라기(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3. 26. 19:39

56. 말라기

 

(1)구약시대를 마감하면서 선지자 말라기는 다음 사항을 강조하고 있다.

 첫 째로, 제사장들이 하나님을 멸시하였다(1:6). 구체적으로 더러운 제물(1:7), 병든 것(1:8), 토색한 물건(1:13)을 버젓이 하나님께 드리고 있으니 하나님을 전혀 두려워하지 아니하는 증거이다(1:6). 그러므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떠나서 이방 족속의 하나님이 되시고 그들로 부터 깨끗한 제물을 받으실 것이다(1:11).

 둘 째로, 레위 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정확하게 전하지 아니했다(2:8-9). 부분적으로 그리고 편파적으로 전한 것이다(2:9). 그래서 백성에게 생명과 평화를 주고자 하나님이 레위 인들에게 율법과 말씀을 맡겼는데 그들은 오히려 백성들을 넘어지게 만들고(2:8) 불안하게 했다. 레위 인들은 말씀으로 백성들에게 사기를 친 것이다(2:9-10).

 셋 째로, 그 결과 백성들이 가증한 일을 행하게 되었다(2:11). 이방 신을 섬기는 여자와 결혼하고 하나님이 짝지어주신 조강지처를 손쉽게 버렸다(2:14). 행악자의 성공을 부러워하면서 성공만 하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다고 말했다(2:17). 온전한 십일조를 드리지 아니하고 백성들이 마음으로 부터 하나님을 떠나버렸다(3:7-8,13-15).

 넷 째로, 하나님이 이 일을 직접 바로 잡으실 것이다. 앞으로의 역사 가운데 하나님이 그의 사자를 먼저 보내시고 또한 주님을 보내시어 이 모든 일을 직접 다스리실 것이다(3:1-5).

 

(2)말라기가 지적하고 있는 유다 제사장들과 백성들의 잘못은 대부분이 느헤미야 시대의 것과 동일한 것이다. BC 444년부터 12년 동안 예루살렘 총독을 지낸 느헤미야는 재임기간중에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고 유대교의 질서와 제도를 바로 세운 바 있다(6:15-16, 8:9-11:2). 그렇지만 그가 잠시 페르샤의 수도로 귀환한 사이에 대제사장 엘리아십이 주도하여 이방 족속과 연합하였으며(13:4-6,28) 백성들은 타락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안식일을 범했으며(13:15-22) 이방 여인과 결혼하고(13:23-27) 십일조까지 떼먹었다(13:10). 그러자 생계가 막연해진 레위 인들이 근무지를 이탈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를 전해 듣자 급거 귀국한 느헤미야는 대대적인 종교개혁을 다시 단행했다. BC 432년경 이루어진 느헤미야의 최종 개혁은 아직도 그를 신임해주는 페르샤 왕 아닥사스다1(재위 BC 464-423)가 생존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BC 423년 아닥사스다1세가 죽자 느헤미야의 개혁정치도 힘을 잃어버렸다. 대제사장 일가는 다시 이방 인과의 협력으로 유대 인 사회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했다.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구하지 아니하는 이와 같은 작태는 드디어 말라기 선지자의 입을 통하여 하나님의 마지막 경고의 말씀을 흘러나오게 만들었던 것이다(1:1).

 

(3)말라기 선지자의 경고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다.

 제사장 나라를 버리신 바 있는 하나님은 복원된 유대 사회를 다시 버리실 수 있다(1:10-11). 그 이유는 이스라엘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백성들이 공경하지 아니했기 때문이다(1:2-6). 하나님이 일찌기 야곱을 사랑하시고 에서를 미워하신 이유는 야곱이 하나님을 경외한 반면 에서는 하나님을 무시했기 때문이었다. 유다 왕국의 백성들이 악한 므낫세 왕의 본을 받아 옛 날 아모리 사람들의 행위보다 더 심하게 타락해 버리자 하나님은 제사장 나라를 멸망시켜버린 바 있다(왕하21:10-13). 이제 재건된 예루살렘 성과 성전에서 유대 인들이 또 다시 하나님께 더럽고 흠 있으며 토색한 것을 드리고 있으니 하나님은 그들을 버리실 것이다.

 

(4)유대 사회를 떠나신 하나님은 이방 족속 가운데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신령) 깨끗한 제사를 드리는(진정) 자를 찾아서 구원하실 것이다(1:11, 3:16-17, 4:2, 4:23). 야곱을 사랑하시고 에서를 미워하시던 하나님께서 이제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방 족속을 찾으시고 하나님을 싫어하고 버린 이스라엘 족속을 벌하실 것이다. 그 일을 이루시기 위하여 선지 엘리야가 다시 이 세상에 올 것이다(4:5). 복음서에서는 세례 요한이 바로 다시 오는 엘리야라고 말하고 있다(1:17). 선지 엘리야의 말을 듣고 회개하는 자는(4:6) 하나님의 징벌에서 벗어나(4:1) 메시야의 구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4:2, 3:1-6).

 이상과 같은 말라기 선지자의 경고성 예언 그대로 훗 날 세례 요한을 목베어 죽인 헤롯 왕조와 그리스도를 처형해버린 유대 인들은 AD 70년에 완전히 멸망당하고 말았다(19:4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