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동정녀 마리아
(1) 마리아는 처녀시절부터 당찬 성품의 여자였다. 그녀는 변방 갈릴리, 그것도 산골 동네 나사렛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결코 삶에 찌들려서 숨조차 제대로 못쉬는 그런 여자가 아니었다. 당당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며 진리라고 생각되면 그것을 파수하는데 목숨까지 걸 수 있는 그와 같은 용기를 가진 처녀였다. 이러한 성품과 용기를 가진 그녀에게 하나님의 엄청난 계시가 임했다. 유다 백성들이 다윗 왕조의 유다 왕국을 잃어버린지 600년 가까이 되는 긴 세월동안 그토록 갈망해오던 다윗 왕의 후계자 메시아를 그녀에게 잉태시켜주겠다는 천사 가브리엘의 전갈이었던 것이다(눅1:26-35). 그녀는 머뭇거리지 아니하고 당차게 “아멘”으로 이 계시를 받아들였다.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눅1:38)라는 마리아의 한 마디는 마치 약 480년전 페르샤 제국의 왕후가 되었던 유다 처녀 에스더의 “죽으면 죽으리라.”는(에4:16) 각오를 다시 듣는 것과 같다. 그 이유는 유다 백성들의 율법에 비추어 보면, 약혼한 처녀가 아비없는 자식을 낳을 경우에는 돌에 맞아 죽게되어 있었기 때문이다(신22:20-21, 23-24). 그 때 마리아는 유다 지파 다윗의 후손인 목수 요셉과 이미 약혼한 처지였으며(마1:6, 16, 18, 눅1:27) 그녀의 집안 또한 아론의 직계인 엘리사벳과 친척이 되는 소위 “뼈대있는 레위 가문”인지라(눅1:5, 36) 미혼모가 될 경우에는 돌에 맞아 죽기십상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죽음을 각오하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가 자신의 자궁을 통하여 성육신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에 동의하였던 것이다(눅1:31-35, 38). 이와같이 죽음을 각오한 마리아의 결단을 가능하게 한 것은 그녀의 성품이 평소 당찼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을 믿는 한편 그 뜻을 진실로 따르고자하는 삶의 자세가 확고했기 때문일 것이다.
(2) 마리아가 믿고 있는 하나님은 일방통행식의 명령을 강제하거나 또는 맹목적인 순종만을 강요하는 그와 같은 하나님이 아니었다. 상대방을 설득하여 동의를 구하며(눅1:30-35, 37-38) 그 증거를 제시하시는 분이셨다(눅1:36-37). 마리아는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을 잉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고자 천사 가브리엘이 그 증거로서 제시해준 친척 엘리사벳의 집을 찾아 나섰다(눅1:40). 수태하지 못하던 늙은 여인 엘리사벳이 이미 하나님의 능력으로 임신한지 여섯달이 되어 있었다(눅1:24-26). 그 친척집에 석달쯤 머무르면서(눅1:56) 마리아는 자신이 이미 메시아를 잉태하고 있슴을 거듭 확인하게 되었다(눅1:42-45). 이와같은 증거를 보고서 확신을 가지게된 마리아는 하나님을 찬양했다(눅1:48-55).
하나님은 마리아를 보호하고자 여러가지 특별한 배려를 하셨다. 첫째로, 약혼자 요셉에게 주의 사자를 보내어 이 일의 자초지종을 상세히 알려주고 마리아를 조용히 아내로 맞아들이도록 조치하시었다(마1:20-24). 그리고 아기를 낳기까지 동침하지 아니하도록까지 세심하게 배려하시었다(마1:25). 둘째로, 동방박사 방문때에는(마2:11) 헤롯 대왕의 살해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동방박사를 딴 길로 먼저 빼돌리고 마리아 가족도 애굽으로 피신시켰다(마2:12-15). 그리고 헤롯 대왕이 죽은 후에 유다 땅으로 불러 들였다(마2:21). 그렇지만 헤롯의 후계자 아켈라오가 유다 땅에서 폭정을 일삼자 하나님은 마리아 가족을 보다 안전한 지역, 갈릴리 나사렛으로 옮겨 그 곳에서 살도록 조치해 주었다(마2:22-23). 셋째로, 맏아들 예수외에도 마리아에게 아들 넷을 더 주시었다(막6:3). 그래서 남편 요셉이 죽고나자 장자인 예수가 목수 일을 대신했으며 나이 삼십이 되어 예수가 출가를 하고난 후에도(눅3;23) 지차인 야고보와 그 남동생들이 목수 일을 계속해나가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마리아는 딸들까지 전부 시집보낼 수가 있었다. 넷째, 예수의 말씀과 능력이 갈릴리 지역에 전파되자 마리아는 선지자의 모친으로서 당당하게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가나 혼인잔칫집에서도 “물로써 포도주를 만드는 기적”을 아들에게 부탁할 정도로 가슴 뿌듯하게 살 수 있었다(요2:1-12). 다섯째, 아들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당했을 때에도 마리아 주위에는 그녀를 위로해주는 여러 친척과 막달라 마리아까지 있었다(요19:25). 이것도 마리아가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아니하도록 하나님이 배려하신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섯째, 예수 살아 생전에 그를 메시아로 믿지 아니했던 그 남동생들이 예수의 부활과 승천을 보고나서는(고전15:7) 모두 그리스도를 믿는 제자로서 동참하게 되었다. 마리아는 아들들과 함께 성령강림을 받게된 것이 기뻤다(행1:14, 2:4). 그리고 그 아들 야고보와 유다가 초대 예루살렘 교회에서 큰 일꾼이 되고(행15:13, 갈2:9) 성경기록까지 남기게된 것이 무척 대견스러웠다(약1:1, 유1:1). 일곱째, 노년에 이르기까지 마리아를 돌보시는 하나님의 배려가 각별했다. 그녀의 여형제인 사도 요한의 어머니가(요19:25, 막15:40, 살로메, 마20:20, 막10:35, 세베대의 아내) 평생동안 마리아와 예수의 뒷바라지를 했을 뿐아니라(요2:12, 가버나움에서 지낼 수 있게해준 것으로 보인다) 그 뒤를 이어서 사도 요한이 스승 예수의 부탁을(요19:26-27) 저버리지 아니하고 노년의 마리아를 에베소 교회에 모시고서 그녀를 평생 돌보아주었던 것이다. 이와같이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자에게 하나님의 능력과 배려하심이 함께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하겠다. 가까운 예로 안이숙 여사의 일생과 그녀의 기록들도 이 점을 말하고 있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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